[환경에세이] 해서는 안 될 삼악산 로프웨이
의암호를 가로질러 승마장에서 삼악산 정상 용화봉 근처까지 잇는 노선이 의암호 로프웨이 노선으로 확정됐다. 로프웨이 길이는 3.6km로 국내 최장이라고 한다. 하루에 1만 2천여 명을 삼악산 정상근처까지 곤돌라로 실어 날라 춘천 경제가 활성화 될 것이라고 한다. 삼악산 로프웨이는 과연 춘천을 명품관광지로 탈바꿈시키고, 춘천에 축복을 가져다줄까?
삼악산은 춘천에 대대로 내려온 생태지구 유산이다. 삼악산성 유적지는 지역 조상들의 혼이 깃든 보전지구다. 공익의 삼악산 규제를 풀어버리고 민간투자 곤돌라사업을 유치하며, 생태자연 1등급 조림지를 등급을 하향시키면서까지 곤돌라를 설치해 돈을 벌어야겠다는 논리를 이해 할 수 없다. 삼악산 자연환경이 곤돌라 타고 올라오는 수많은 인파에 견딜 수 있겠는가! 자연 훼손과 생물의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자연산림의 규제는 시민들에게 불편이 아니라 여러 가지로 큰 이득을 준다. 자연산림규제는 마땅히 지켜야할 마지막 불문율이다.
등산은 걸어 올라가는 일이다. 한발 한발 걸으며 돋아나는 새싹, 피어나는 꽃들을 보고, 지저귀는 산새소리를 들으면서 산의 품에 안기는 것이다. 곤돌라가 설치되면 등산문화, 관광문화 개념인식이 천박하게 변질된다. ‘걷는 등산’은 곤돌라를 ‘타는 등산’으로 바뀔 것이다. 산을 좋아하는 등산객의 땀을 걷어가고, 걸어서 오르는 과정의 경관 보는 눈을 빼앗아가고, 걷는 발을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린다. 등산으로 건강유지를 하려는 시민들의 건강권을 해친다.
살아있는 삼악산, 삼악산에는 산 기운이 있고 산의 맥이 있다. 산자락의 줄기를 잇고 이어가며 산세를 형성하고 있다. 이 산세가 춘천을 보듬고 있다. 삼악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산을 등산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강 건너 멀리서 아름다운 경관을 바라보는 사람들도 많다. 이러함에도 로프웨이 곤돌라가 설치되면 산세를 망칠 것이고, 눈으로 멀리 보는 춘천경관 조망권을 훼손시킬게 뻔하다.
공유지이면서 공익의 삼악산은 명산으로 남아 자손대대로 온전히 전해져야 한다. 경기가 좋지 않다고 산과 강이 돈벌이 대상이 될 수는 없는 일이다. 산은 산이고 강은 강인 것이다. 산과 강이 투자자들의 이익을 남겨주는 대상으로 변해서는 안 된다. 춘천명산의 공유지가 투자이익을 남기는 대상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또한 로프웨이 곤돌라로 남는 장사가 될 것 같지만 제로섬게임이 될 수도 있다. 기존의 춘천관광 여행의 보고인 김유정 실레길, 문배마을 구곡폭포 등 생태탐방 등산문화가 로프웨이사업으로 위축되고, 기존의 관광지 주변 상가주민들 이익을 침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자체마다 케이블카 곤돌라로 넘쳐나는데 경기불황에 재미 못 볼 가능성도 클 것이다.
결국 춘천 삼악산 곤돌라 설치로 들어오는 돈보다 금전으로 바꿀 수 없는 유형무형의 공유가치, 자연가치, 인문가치를 잃기 때문에 춘천 시민에게 크나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걸어서 올라간다는 것이 등산이라는 것은 상식 중에 상식이다. 정도를 벗어나는 것은 비정상이다. 이익을 셈하는 잔머리는 상식을 넘어서는 안 된다. 비정상은 문제가 따를 수밖에 없다. 삼악산 로프웨이, 포기하는 게 정답이다.
한재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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