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령시장 경동시장을 눈팅만 하다오다
때 : 2017년 7월18일 09시30 ~11: 50분
장소 : 서울시 동대문구 제기동 경동시장
누가 : 아내와 함께
무엇 : 경동시장 구경 및 수삼구입
아내가 췌장 수술을 하여서 이젠 인슐린을 맞아야 하루 정도로 당뇨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 되는 성황이 벌어졌다. 사실은 재작년 11월 강화에 인삼을 사러 간다고 버스를 탔다가 출발 직후에 급브레이크를 밟은 것 때문에 버스에서 쓰러져 대퇴골을 다쳐서 3개월간을 꼼짝 못하고 누워있어야 하는 사고를 당한 후에 건강에 이상이 생겨 점점 나빠지게 된 모양이었다.
지난해 8월 22일에 췌장 수술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판정을 받고 부득이 췌장을 60% 이상이나 잘라내었고, 비장도 함께 떼어 내고 말았다. 그런 상황에서 아내가 점점 기운을 잃고 시달리고 있는 모습을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가 없어서 멀리 가기 어려우면 서울에서 사올 수 있는 곳이 있지 않느냐 경동시장의 약령시장을 이용해보자고 하여서 오늘은 기어이 가보자고 하였다.
아침을 먹자마자 곧장 서둘러서 다녀오기로 하였다. 9시 20분쯤에 집을 나서서 전철로 홍제에서 종로 3가까지 5정거장 종로 3가에서 제기동까지 5정거장을 달려서 도착을 한 것은 10시 쯤이었다.
제기동에 도착하자마자 우선 인삼판매장을 찾아서 시장 안의 매장과 2층의 인삼상가까지 다 돌아보는데 10여분 밖에 안 걸렸다. 2층은 주로 인산제품들을 팔고 있었고, 우리가 사려는 수삼은 별로 보이는 것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다시 시장으로 내려 와서 돌아다니다가 처음에 보았던 가게에서 두 제 1,5kg을 사가지고 나오다가 몇 가지 분말도 싸고, 시장물건 중에서 눈에 띄는 것들을 좀 사가지고 돌아 왔다.
집에 도착을 하여 보니 두 시간이 조금 더 결렸다. 왕복 시간이 더 많고 시장을 보는 시간은 별로 많이 걸리지 않았다.
그 동안 빨리 다려 먹이고 싶었으나 한사코 자기가 사야 한다는 고집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다. 어찌 되었든 이제 인삼을 사왔으니, 잘 다려서 먹고 기운을 좀 차려주었으면 좋겠다.
홍삼이 당뇨에 좋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일이었고, 정보이었는데 여태 안 해준 것이 내 책임이라 할 것이다. 그래서 서둘렀던 것이다.
경동시장이라면 우리나라의 최고의 약령시장이 있는 곳이다. 그런데 한사코 여기에서 사다가 먹자는 말에 잘 응하려 하지는 않았던 때문에 일찍 갈 수가 없었다.
사실은 2015년 11월에 강화에 가서 인삼을 사오겠다고 나섰는데,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강화행 3000번 버스에 올라타고 출발을 하자마자 버스가 중앙선으로 진입을 하여야 하므로 급히 중앙선 쪽으로 차선을 변경하는 순간 택시가 달려들어서 접촉사고가 나고 말았다.
현대백화점 앞의 강화행 정류장은 노변의 인도 쪽에 있고, 다음 정류장인 동교동은 중앙차로 정류장이어서 차선을 변경하지 않으면 안 되는 위치이었기에 부득이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막 승차하여 자리에 앉으려는 순간에 접촉사고가 나면서 급 브레이크를 밟아서 자리에 앉지도 못한 우리 두 부부가 함께 나뒹굴어서 앞 유리창 밑의 공간으로 쳐박히는 사고를 당하였었다. 이 사고로 아내는 8주 진단을 받고 대퇴골 골절로 겨우내 고생을 하였으며, 거의 1년 내내 몸을 추스리지 못하고 고생을 하였다.
이런 사고를 당하고서는 강화로 인삼을 사러 가자는 말을 하지 못한다. 강화라는 말만 나와도 그 때 기억에 치를 떠는 통에 아예 포기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 경동시장으로 바꾸어서 인삼을 사러 가자고 하여서 간신히 가기로 한 것이다.
오랜만에 멀리 경동시장까지 갔으니 차분하게 구경도 좀 하고, 무엇 먹을 것이 좀 있나 찾아도 보아서 무얼 좀 먹고도 왔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더워지기 전에 얼른 가서 씻어서 홍삼기에 앉히자는 것이다. 그렇게도 바쁜 일을 왜 여태까지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제야 온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나오다가 경동시장으로 건너려는 건널목에서 파는 분말들을 보고 아사이 베리, 마키베리 등의 가루를 좀 사고 싶다고 해서 마키베리를 좀 사가지고 왔다. 또 나오다가 너무 좋아 보이는 피망을 크기도 아주 크고 싱싱하고, 그리고 값도 너무 싼 것이므로 2천원 어치를 산 것이다.
동네 시장에서라면 한개에 1000원을 받을만한 크기인데 여기선 반값이니 손이 절로 갔다.
이래서 ‘경동시장’, ‘경동시장’하는가 보다 싶었다.
일단 인삼을 샀으니 어서 집에 가서 홍삼기에 앉혀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여서 서둘러서 집으로 향했다.
서둘러서 집으로 돌아와서 나는 인삼이며 피망 등의 씻어야 할 것들을 모두 씻어서 건져 놓고, 그것들을 널어서 물기를 말려서 앉혀야 하기에 준비를 하였다.
먹을 것도 많고 볼 것도 많은 시장에 가서 겨우 30분 정도 꼭 사겠다고 했던 것들만 사가지고 집으로 돌아오고 나니 조금은 섭섭하다. 시장에서 맛집이라도 찾아서 점심을 먹게 하고 싶었는데 찾아보아도 그럴듯한 곳이 안 보였다.
그저 눈팅만 하고 정신없이 살 것만 사가지고 돌아 왔으니 참 시골스럽게 장을 보았나보다.
2017.08.02.17:25‘<14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