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에 2구간을 하기로 한다. 16일(금) 서울에는 폭우가 쏟아졌다. 저녁 19시에 집을 나설 때도 비는 억수로 오고, 모든 길은 막혔다. 외곽순환도로도 김포Toll Gate부터 장수IC까지 1시간이나 소요 되었으나, 그 이후 분당IC-경부고속도로는 잘 풀렸다. 남쪽으로 내려올수록 비는 멎고 길은 말라있다. 청원-대전IC 구간은 차선이 줄어드는 관계로 또 막힌다. 대구를 지나 영천IC에서 나가 시티재에 있는 안강휴게소로 좌회전해 들어가니 01:30, 차창을 조금 내리고 모기장을 드리웠다. 바람이 통해 덥지는 않지만 외부 소음이 그대로 들려온다. 빈번히 지나는 트럭들, 옆에서 떠드는 사람들 소리에 잠을 설쳤다.
04:30 일어나서 휴게소 화장실을 이용하고, 어제 예약한 기계택시가 전화를 받지 않아 죽장택시에 해도 불통이다. 야단났다. 7시가 돼야 기사가 나온다 했는데, 그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잠자는 주유소 직원을 깨워 물어 안강택시에 전화를 하니 역시 안 받는다. 식당으로 가서 감자국수를 주문하고 택시를 문의하니 역시 안강 택시를 가르쳐준다. 다시전화를 걸어 겨우 연결이 되었다.
산행구간: 한티고개(06:00)-블랫재(07:45)-운주산(10:00)-이리재(12:00)-봉좌산 갈림(13:15)-도덕산 갈림(15:15)-오룡고개(16:10)-시티재(18:40)
거리 24.4Km, 시간: 12시간 40분
누구와: 마눌과 나
돈: 아침 8,000원, 안강택시(054-761-3405) 시티재-한티고개 30,000원, 모텔숙박 20,000원
안강읍은 안강휴게소에서 가장 가깝다. 동쪽으로 넘어가면 바로 안강읍이고, 안강에서 북쪽으로 더 가서 31번 도로 변에, 한티재를 오르기 전에 기계면이 있다. 기계택시(054-246-8151)이건 안강택시 건 요금을 절충해서 이용해야 한다.
새벽의 안강휴게소
한티고개(06:00)
턴넬을 동에서 서로 지나 왼쪽의 구길 입구에서 내렸다. 지난주 하산을 해서 동쪽 턴넬까지 가는 동안 수풀에 등산화를 물이 새도록 적셨기에 오늘은 서측으로 온 거다. 거리는 동쪽보다 훨씬 가깝고 길도 좋았다. 지난주엔 본 기억이 없는, 이정표가 날머리에 서 있다. 하늘엔 검은 구름이 흐르고 있고, 바람도 불어 시원하다.
한티고개의 이정표
20여m올라오니 달성 배씨 묘지에서 왼쪽으로 리본이 있다, 그전 마찻길처럼 넓은 길은 정맥길이 아니다. 점점 잡목이 많아지고 길이 보이질 않으나 봉을 향해 서서히 올라간다. 날이 매우 덥다.
06:25 오르막이 끝나고 평지 길로 변하면서 우측에 작은 성곽처럼 돌을 막쌓아 놓은게 보인다. 그 후 3갈래인데 우측은 희미하고 왼쪽으로 리본이 있다. 길은 평탄하게 진행을 하다 서서히 오름으로 변하고는 가파르게 한참을 오른 후, 묘지를 지나면서 3각점이 없는 545m봉 정상에 섰다(06:40). 여기서 길은 9시 방향으로 꺾어져, 살짝 내려와서 평탄한 길을 계속 걷고 가시나무숲을 지나니, 헬기장 같기도 한 오래된 묘를 지난 후 길은 오르내린다.
7:05 한참을 내려온 후 재를 만났는데, 양쪽으로 길이 나있고 왼쪽은 지도상 남계리이다.
잡목 숲을 헤치고 봉에 오르고, 정상도 내리막도 잡목 숲이다. 영천 지방이 복숭아로 유명해서 인지, 등산객이 복숭아를 먹고 버린 씨에서 자랐는지 등로 주변에 개 복숭아나무가 많다.
개복숭아
운지버섯
블랫재 (07:45)
가파르게 내려오니 비포장 임도인 블랫재가 나온다. 이곳에서 물을 구하려면 우측 동네로 한참을 내려가면 될 것 같다. 등산로는 왼쪽 묘지 앞으로 올라붙어야 하고, 봉을 향해 사정없이 올라간다. 08:00 봉을 기를 쓰고 오니 갈증은 나고 기운도 없지만 바람만은 시원하게 불어주어 살 것 같다. 그 봉에서 평탄하게 내려온 후 약간 도톰한 곳에 3각점(471.3m)이 있다. 3각점에서 25m 아래 큰 묘가 있는데, 밑에는 돌 축대를 쌓았다.
블랫재
길은 서서히 내려가서 안부에 왔는데 좌우로 옛길처럼 희미한 길 자욱이 있고 여기서 또 서서히 올라 봉을 얕게 넘은 후 좌우로 뚜렷한 길이 있는 십자로를 만난다(08:10).
얕으막 하게 천천히 오른 후 잠시 앉아 간식을 하고, 내려와서 작은 봉을 올라서면서 왼쪽에서 온 확실하게 난 길과 만난다. 그쪽 길엔 빨간 천에 “농원”이라 쓴 리본이 달려있다.
소나무
운주산(10:00)(807m)
8:47 두어개의 얕은 봉을 지난 후 421m봉에 왔는데 3각점은 없고, 앞의 높게 보이는 운주산은 정상부를 구름 속으로 디밀고는 보여주질 않는다. 421m봉을 내려오는데 왼쪽으로 하산하는 길이 보인다. 이후 나무를 잘라내어 리본이 보이지 않아 땅에 떨어진 리본을 주워 다시 나무에 맨다.
8:55 야영하기에 좋은 넓직 한 안부이다. 200여m 왼쪽에는 물이 있을 법도 하다. 운주산을 향해 계속 오른다. 앞의 작은묘를 가지고 있는 문성김씨의 커다란 묘의 주변은 나무를 잘라 놓았다. 길은 점점 가파르게 변하고..
09:15 봉을 3개정도 오르고, 앞으로도 두어개 올라야 운주산이다. 바람은 세게 불고 운주산은 여전히 얼굴을 구름속에 묻고 있다.
09:30 폐 헬기장을 지나 길은 평탄한데 모닥불을 폈던 자리가 있다. 그곳에서 20m 더 오니 야영장 자리가 있고, 왼쪽에서 오는 넓은 길과 만난다. 이산에는 일반 등산로와 겹쳐서 갈래갈래 길이 많다.
09:58 정상직전, 야영장소. 그리고 헬기장 직전에 야영장소, 그 2-30m후에 정상표지가 서 있다. 오늘 오르는 가장 높은 산이다.
운주산 안내도
위치: 포항시 기계면 남계리, 높이 807m, 구름을 받치고 있는 형상이라 雲柱山이라 한다. 임란 때 김대남 장군이 성을 쌓아 항전 하였고, 1910년대 삼남 항일의병의 근거지였단다. 이 정상표지 외에, 정상에 또 다른 표지석, 표지판이 서 있다. 정상에서 직진을 하려 하니 리본이 안 보인다.
운주산 안내문
다른분의 산행기를 잘 읽어야 하는데, 운주산 전 봉(돌탑봉)앞에 길이 두 갈래인데, 우리는 우측으로 우회를 해서 운주산 정상엘 왔다. 정맥길은 그 돌탑봉 정상에서 왼쪽으로 갈라져 내려가야 한다. 운주산은 정맥길에서 조금 떨어져 있다.
운주산에서 내려오면서, 그 돌탑봉으로 가지 않고 직전에서 우측으로 우회해서 돌탑봉에서 온길과 만나 정맥길에 복귀한다. 비가 조금씩 뿌린다.
조금 내린 후 평탄하게 오다가 식탁바위에 앉아 과일통조림하나 따 먹으니 기운이 난다. 이후 길은 서서히 내리막과 평지가 이어지고, 봉이 나오면 우회하고... 걸음을 재촉하는데, 기운이 나는지 종소리는 더더욱 요란하게 울린다.
마눌의 등산화가 뒷축이 떨어져 “콰이강의 다리“ 처럼 너덜너덜 한다. 배낭을 뒤져 끈을 찾아 잡아매고 간다. 길은 계속 내려가는데 땅에 떨어진 다래를 주워 맛을 보니 시금털털...길은 계속 내려간 후 높게 보이는 봉을 기어오른다.
뒷창떨어진 마눌의 등산화
재 같은 안부인데 왼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잘나 있고, 정맥 길은 안부를 지나 갈림이 나오면서 직진은 봉으로, 우측으로는 리본이 펄럭이는 우회 하는 길이다. 평탄하게 우회한길은 봉을 넘어온 길과 다시 만나고 식탁바위를 지나 밀림 같은 숲을 헤치고 약간 경사 길을 내려서서 앞의 높은 봉(621m)을 오르는것 같다.
넓은 개활지(월성최공 묘)를 지나 평평한 숲속 길을 간다. 길가의 멍석딸기를 따 먹으니 시큼.. 평지길을 정신없이 걷는데 5-6명의 운주산을 향하는 등산객들과 마주친다.
이리재(12:00)
앞에 봉좌산이 사다리꼴로 올려다 보인다. 왼쪽으로는 건설 중인 고속도로와 그 끝에 아련히 보이는 포항
봉좌산
봉좌산 왼편의 고속도로 건설
한참 순탄하게 오던 길은 마즈막 봉을 오르고는 내리막길을 내려선 후 이리재 도착한다. 도로는 우측에 넓은 공터를 가지고 있고, 그 한 켠엔 꿀벌통이 3-4개 놓여 있다. 두명의 부인들이 앉아있다. 그들에게 다가가서 부칭개와 얼음물을 얻고 점심을 먹는다. 아까 산을 올라간 분들과 일행이란다.
이리재
점심
점심후 12:20 출발해서 길을 건너서 산을 오른다. 산을 힘들게 오르는 도중 서쪽으로부터 검은 구름이 몰려오더니 갑자기 비가 오기 시작한다(13:00).
재빨리 판쵸우의를 뒤집어쓰고 오름을 계속한다.
13:15 봉좌산 갈림에 올라서는 2시 방향으로 내려간다. 그 후 작은 오르내림을 반복한 후 봉 정상(14:00)에서 2시방향으로 간다. 비는 계속 오고, 바람이 불고..
도덕산 갈림(15:15)
14:25 임도를 만난다. 아무런 표지가 보이지 않아 한참을 살피다 리본을 하나 매고 임도의 우측으로 따라간다. 30여m와서 왼쪽으로 숲으로 들어가는 리본이 보인다. 길은 도덕산을 향해 계속 오르기만 하는 길인데, 나무를 모두 잘라내서 리본이 없어 또 하나 맨다.
15:15 도덕산 갈림에 왔다. 도덕산 정상(703m)은 왼쪽으로 2-300m 더 가야 한다. 비는 조금 줄어들었으나 바람이 불고 날이 춥다. 갈림길에서 3시 방향으로 내려서는데, 내리막길의 경사가 매우 가파르고, 미끄러워 넘어지고,자갈길엔 다래가 많이 떨어져 있고, 우측 나무숲 건너편으로 긴 너덜이 보인다.
한동안 자갈길을 내린 후 점점 완만하게 변하면서, 경운기 길을 만나고 경주이씨 쌍묘를 지난다. 묘 옆엔 술병이 나 딩굴고 있어 술이 남아있나 하고 빈병들을 기웃기웃.. 그 앞을 지나 좀 넓은 길을 따라 간다. 길옆엔 도라지꽃이 피어 있고, 수없이 산에 왔어도 더덕한번 못캤으니 산 도라지라도 캐서 먹자고 스틱을 사용하여 도라지 두 뿌리를 캔 후 나뭇닢에 묻은 물로 씻어 먹는다. 비는 서서히 멎는지 안개가 끼어있고..
오룡고개(16:10)
길이 없던 걸 새로 내서 그런지, 묘지-밭-마찻길을 따라오면 되는걸, 묘지로해서 또 다른 묘지로 없는 길의 숲을 헤집고 돌아오니 그 마찻길과 만난다. 도로에 나왔다.
오룡고개
여기가 오룡고개이다. 포장도로.... 두어시간 가면 오늘 산행 종료이다. 등산화엔 물이 철벅대고.. 잠시 쉬면서 간식을 먹는다.
왼쪽으로 2-300m 민가가 있어 물을 구할 수 있겠다. 비가 많이 와 고추밭 옆 배수로로 물이 많이 흐르지만 먹기엔 부적합하다. 오룡고개에서 판쵸를 벗고, 마눌의 다른 한쪽 등산화 바닥마저 떨어져 이것도 끈으로 잡아 묶고, 길을 건너 리본을 따라 들어서 밭 우측으로 농로 길을 따라, 위의 밭으로 와서 가장자리로 리본을 따라 와서 오니 봉 같지 않은데 3각점이 박혀있음(407m봉). 동네가 가까워서 경운기 굴러가는 소리도 들리고..
407m봉에서 가파르게 내려와서 평탄한 묘지를 지나고, 구름에 가린 봉을 오르는데 도덕산 오름 만큼이나 가파르게 오래 오른 후 521봉(17:30)에 왔다. 옛 정맥길은 왼쪽에서부터 와서 만나고, 정맥은 우측으로 간다. 포크레인 소리가 들린다. 길은 좋아지고 햇빛도 난다.
봉 정상에 비석등을 제대로 갖춘 월성 이 공 지묘 있다. 옛날 헬기도 없었을텐데 이곳까지 저 무거운 石物을 어떻게 옮겼을까...그 묘 앞에 3각점있다.
시티재/안강휴게소(18:40)
봉을 가파르게 내려와서 다시 평평하게 진행 하는데, 바로 시티재로 가는 게 아니고, 지루하게 와서 또 높아 보이는 봉을 오른 후, 지루하게 와서 경사길을 내려가니 자동차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18:40 안강휴게소 동쪽 코너로 내려오는데 내려오는 것도 상당히 길게 내려오고 축사에서 풍겨 오는지 안 좋은 냄새가 계속 난다.
휴게소 모텔에 방을 빌려 젖은 옷을 벗고는 마른 옷으로 갈아입는다. 다리도 아프니 꼼짝도 하기 싫다. 배낭에서 햇반과 즉석 청국장, 참치 통조림으로 저녁을 일찌감치 하고는 내일 산행을 위해 잠자리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