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탈 수 있는 러시아 여행 항공권을 소개해 드렸지요. (Awesome Itinerary 17. 바이칼 호수와 시베리아 횡단열차) 사실 전보다는 많이 늘었지만 여전히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는 사람이 많지 않아 다양한 정보를 얻으려면 많은 발품을 팔아야 해요. 그래서 정리해 본 시베리아 횡단열차 꿀팁정보!
시베리안 횡단열차 노선
시베리아 횡단열차 가격정보
시베리안 횡단열차 클래스
시베리안 횡단열차 3등석 좌석지정 팁
준비물과 기타 꿀팁
이 순서로 소개해 드릴게요. 스크롤의 압박이 있으니 잘 따라오셔야 해요!
시베리아 횡단철도 노선정보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8개의 시간대를 통과하며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까지 약 1만 km, 지구 둘레의 약 1/4를 달리는 기차 노선입니다. 크루즈 배를 타고 하는 유람과 달리 기차여행은 그 나라 구석구석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중국에서 출발하는 노선, 몽골에서 출발하는 노선 등 몇 개 노선이 있지만 흔히 시베리아 횡단열차라고 알려진 노선은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해 하바로프스크, 이르쿠츠크, 노보시비르스크 등을 거쳐 모스크바로 가는 여정이랍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 가격정보
사실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구간에 따라, 날짜에 따라, 좌석등급에 따라, 그리고 기차 번호에 따라서도 가격차이가 납니다. 그리고 일찍 예매할수록 가격이 저렴하답니다. 시베리아 횡단철도 가격을 검색하면 사람들마다 다른 가격을 말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죠. 각자 예매한 시점이 다르기 때문에요. 가장 정확한 가격을 알려면 자신이 타려는 날짜와 시간, 좌석등급을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해야지요. 하지만 대략 어느 정도 되는지 알고 싶다! 하는 분들을 위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 구간의 가격을 알아보았습니다. 참고로 시베리아 횡단열차 예매는 타려는 날의 2달 전에 오픈됩니다. 저는 지금으로부터 약 1달 뒤인(현재 2016년 1월 7일) 2016년 2월 12일의 열차 가격을 알아볼게요.
블라디보스토크(Vladivostok) – 모스크바(Moscow) 구간 가격
가장 좋은 001번 열차의 경우 (총 소요시간 145시간 59분)
1등석 (Soft) : 36586루블 (약 58만원)
2등석 (Compartment) : 17679루블 (약 28만원)
3등석 (Reserved Seat) : 10621루블 (약 17만원)
099번 열차의 경우 (총 소요시간 162시간 18분)
1등석 (Soft) : 없음
2등석 (Compartment) : 14811루블 (약 23만 5000원)
3등석 (Reserved Seat) : 7125루블 (약 11만원)
출발날짜에 임박해 열차예매를 하는 경우 가격이 어느 정도로 치솟는지 알아보기 위해 내일인 2016년 1월 8일의 열차가격도 알아보았습니다.
001번 열차
1등석 (Soft) : 50016루블 (약 79만원)
2등석 (Compartment) : 31960루블 (약 50만원)
3등석 (Reserved Seat) : 매진됨…. bb
거의 20만원 가까이 치솟은 가격!
시베리아 횡단열차 탑승을 계획하고 있다면 반드시 열차표를 미리미리 예매하시기 바랍니다~
예약은 대행사를 통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것보다 직접 하는 것이 훨씬 저렴하므로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직접 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 클래스 정보
시베리아 횡단열차에는 세가지 클래스가 있습니다. 6인 1실의 3등석, 4인 1실의 2등석, 2인 1실의 1등석입니다. 3등석의 경우 6인 1실이라고 되어 있긴 하지만 복도로 개방되어 있지요.
시베리아 횡단철도 1등석 (내부는 열차에 따라 상이할 수 있습니다)
2인 1실의 1등석은 친한 친구와 함께 여행할 때 편리하겠죠. 2층 침대가 아니라 1층 침대가 나란히 두개 놓여있으며 차장을 호출할 수 있는 벨이 내부에 있습니다. 2, 3등급과는 달리 콘센트가 방 안에 하나씩 있다는 점도 장점이지요. 다만 화장실은 2, 3등급과 마찬가지로 공용 화장실을 쓰셔야 한답니다.
시베리아 횡단철도 2등석
2등석, 4인 1실의 모습. 침대 위쪽에 2층 침대가 접혀 있어 낮에는 앉아서 가다가 밤이면 내려서 잘 수 있습니다. 1등석과 2등석은 문이 있어 잠글 수 있기 때문에 한 방에 타고 가는 사람들을 믿을 수만 있다면 도난 걱정에서는 조금 더 자유롭죠. 대신 4명이 함께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면 밀폐된 공간을 완전한 타인과 써야 하기 때문에 여성이 혼자 여행하는 경우에는 공간이 개방되어 있는 3등석을 쓰는 것이 낫다고 하네요.
시베리아 횡단철도 3등석
방의 구분이 거의 없이 완전히 오픈된 3등석의 모습. 가장 많은 배낭여행자가 선택하는 좌석등급인 3등석입니다. 3등석은 앞서도 말했듯 개방된 공간입니다.(feat. 설국열차 꼬리칸) 장시간 동안 기차를 타야 하는 시베리아 횡단열차 특성상 다양한 사람들이 한데 부대끼게 되는 공간이지요. 러시아인을 비롯한 서양인들은 물론, 중국인이나 때로는 북한 사람을 만나게 되기도 합니다. 운이 좋지 않을 경우 코골이나 발냄새, 시끄러운 이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곳이지만 반대로 나와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온 지구 저편의 누군가와 인간 대 인간으로 친해질 수도 있는 곳이 바로 이 3등석입니다.
참고로 시베리아 횡단 철도는 다양한 열차로 운영되는데, 열차번호가 0번에 가까울수록 더 신형의 열차입니다. 001번 열차의 경우 최신형, 그리고 200~300번대 열차의 경우 더 구형에 가깝지요. 신형 열차는 내부 시설도 훨씬 좋고 깨끗한데다 총 소요시간도 구형 열차보다 빠르답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로 가는 여정의 경우 099번 열차가 가장 최신형인 001번 열차에 비해 약 16시간 정도 더 걸리죠. 099번 열차는 그래도 나름 최신형 열차에 속해 내부 시설은 깔끔하다고 해요. 그런데 만약 열차번호가 2**번이거나 3**번이라면? 우선 기차 탑승 전에 묵념을…..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있는 동안 참새방앗간처럼 찾게 될 이것! 뜨거운 물이 나오는 온수통입니다. 하루종일 뜨거운 물이 콸콸 나와 컵라면 등 각종 음식을 해먹거나 차를 마실수도 있어요. 찬물은 열차를 타기 전 미리 사서 타시거나 도중에 큰 역에 정차할 때 열차 밖으로 나가서 사오셔야 해요. 물론 열차 내 식당에서 사먹는 방법도 있습니다.
시베리아 횡단철도 화장실 정보
시베리아 횡단 철도의 화장실은 이렇게 생겼답니다. 세면대는 수도꼭지 아래의 버튼을 위로 눌러야 물이 나오는 방식이예요. 001 기차(신형)은 샤워실이 있고 차장한테 말하면 1회에 150루블(3천원) 정도를 지불하고 쓸 수 있습니다. 모든 001 열차에 있는건 아니니 미리 체크해보세요.
사용하는 동안 계속 버튼을 눌러야 하기 때문에 물을 받을 수 있는 세숫대야를 들고 가면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죠. 변기는 자연방출(?) 형태로 되어 있어 변기 아래의 레버를 밟으면 변기 구멍이 열리며 대소변이 밖으로 배출ㅋㅋㅋ된답니다. 이 때문에 철도역이 똥밭이 되지 않도록 각 역에 도착할 무렵이 되면 화장실 문을 잠그고 사용할 수 없으니 이 점 기억하셔서 화장실에 다녀오세요. 신형 열차인 경우 자연방출형태가 아니어서 역에 정차할 때도 화장실 이용이 가능하기도 하다고 하네요.
시베리아 횡단철도 3등석 좌석지정 꿀팁
3등석을 예약할 때 좌석 선정에 대한 팁입니다.
3등석 좌석 배치도를 보면 다음과 같이 복도를 사이에 두고 침대 A, B, C가 한 세트로 되어 있습니다. 각각 위아래 2층 침대로 되어 있지요. 이 중 A코너의 침대는 B, C코너의 침대보다 폭이 좁습니다. 그리고 침대의 긴 면이 복도에 면해 있어 복도를 지나는 사람들 때문에 신경이 쓰이기도 하죠. 예민한 분이라면 아마 더 힘들겠죠? 또 A코너의 1층 침대 같은 경우 낮에는 침대 가운데 부분을 높여 테이블로 쓰게 되기 때문에 낮 시간 동안에는 눕거나 낮잠을 잘 수 없습니다. 등받이가 90도인 좁은 의자에 하루종일 앉아있어야 한다는…. 그러니 왠만하면 B, C코너의 좌석을 선택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럼 B, C코너에서는 2층이 좋을까요 1층이 좋을까요?
먼저 장단점 비교 들어갑니다~
1층 장점: 드나들기 편함, 테이블 사용이 좀 더 편리함, 1층 침대 아래쪽에 캐리어를 넣는 공간이 있으므로 짐에 대해 조금 안심됨,
단점은 낮 시간 동안에는 2층을 쓰는 사람이 앉을 수 있도록 침대를 의자처럼 공유해야 한다는 점.
2층 장점: 침대를 남과 공유할 필요가 없음, 아무때나 낮잠을 잘 수 있다
단점은 2층 천장이 낮아 앉아있을 수 없음, 오르내리기 불편함, 테이블 쓰기 불편함, 짐을 1층 아래 넣어야 하기 때문에 1층 사용자가 모르는 사람일 경우 다소 불안함
그리고 좌석번호가 앞쪽에 가까울수록 차장의 방과 가깝고 화장실에서 멀므로 쾌적하다는 점도 기억해 주세요. 대신 화장실 앞에는 콘센트가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오래 타고 가는 기차인 만큼 좋은 좌석을 선점해 조금이라도 편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합시다:)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 시 꼭 챙기면 좋은 물품 정보
–보조배터리: 3등칸에 탈 경우 콘센트가 많지 않아 쟁탈전이 심하므로 미리 보조배터리를 챙겨가는 것이 좋습니다. 여유가 된다면 멀티탭을 챙겨가시는 것도 한 방법이예요. 멀티탭을 척 꺼내드는 순간 여러분은 그 칸의 인기스타…. ♥
–뜨거운 물로 익혀먹을 수 있는 전투식량, 컵라면 등의 음식: 기차 내 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할 수도 있지만 가격이 만만찮게 비싸답니다. 열차가 정차했을 때 밖에 나가서 음식을 사오는 방법도 있겠지만 역시 컵라면 등이 가장 만만하죠. 그밖에 뜨거운 물로 마실 수 있는 커피나 티백 등도 들고 가면 요긴한 아이템!
–물: 기차 내에서는 뜨거운 물 밖에 제공하지 않으니 미리 마실 물을 사가지고 타세요. 참고로 러시아에서는 탄산수를 많이 마시기 때문에 자칫하면 탄산수를 사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FA는 탄산수, HE가 붙어있는 물은 일반 물이니 잘 확인하고 구매하시기 바랍니다. 아무 물이나 샀다가는 룰루랄라 사가지고 탄 물을 기차에서 마시는 순간 멘붕이….
–세숫대야: 위에서도 언급했듯 물을 쓰려면 버튼을 계속 눌러야 하기 때문에 양 손을 자유롭게 쓰려면 물을 받을 수 있는 세숫대야를 가져가는 것이 좋습니다. 컵은 기차 안에서 빌리거나 구매할 수 있어요. 이 컵은 좋은 기념품이 되기도 하는데, 품절되는 경우도 잦으니 만약 필요하다면 일찌감치 차장에게 부탁해 얻어놓을 것….!
–슬리퍼와 편한 옷: 안에서 옷을 갈아입기는 매우 힘들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갈아입을 옷이 많이 필요하지가 않아요…..(또르르)
–휴지와 물티슈 : 화장실에 제공되는 휴지 질이 매우 안좋아서 챙겨가는게 좋습니다. 두루마리로 하나 가져가면 테이블에 올려놓고 여러 용도로 사용 할 수 있어서 편합니다. 물티슈도 요긴하게 사용 할 수 있어서 작은 물티슈 여러개 챙겨가시는걸 추천드립니다.
–기차 정차 시간표: 기차 정차 시간표는 차장실 문에 러시아어/영어 두가지 버전으로 붙어 있고 기준은 모스크바 시간입니다. 모스크바 시간은 기차내 전광판에서 항상 안내되고 있어요. 기차 정차 시간표를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두면 편합니다. 기차역마다 정차시간이 다른데요, 작은 역은 2~3분밖에 정차하지 않고 큰 역은 20분 30분씩 정차합니다. 정차시간도 시간표에서 같이 안내되고 있어요. 기차가 정차했을때 데이터가 잘 터지는데요, 데이터가 터질때마다 구글지도로 현재 위치를 확인해보는것도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재미입니다.
기차에 탑승하면 차장이 티켓을 확인하고 가져갑니다. 가져간 티켓은 내리기 1정거장전이나 2시간정도 전에 돌려줍니다. 돌려주는 티켓이니 차장이 가져갈때 걱정하거나 화내지 마세요!
앗차, 가장 중요한 정보! 모든 시간은, 정말 모-든 시간은 다 모스크바 시간을 기준으로 적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모스크바와 5시간 시차가 나는 이르쿠츠크에서 오후 6시에 출발하는 기차가 있다고 가정했을 때, 이 기차는 +5시간, 즉 밤 11시에 출발하는 기차라는 뜻. 의외로 러시아 기차는 출도착 정시성이 뛰어납니다. 항상 시간표를 잘 확인하세요.
그밖의 사소한 팁…
시베리아 횡단열차 안에서 와이파이나 데이터 사용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현지 유심을 구매해도 와이파이나 데이터 사용이 가능한 것은 역에 정차했을 때 뿐이라는 점!
힘들고 지루할 수도 있는 시베리아 횡단열차여행. 하지만 약 7일간 함께 여행하는 동안 국적이 달라도, 언어가 달라도 한데 뭉쳐 위아더월드가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시베리아 횡단철도 꿀팁 정리
- 모든 기차시간은 모스크바 시간 기준으로 표시되어 있다.
- 기차 번호가 0에 가까울수록 시설이 좋은 새 기차다.
- 기차표는 매진이 임박할수록 가격이 높아지니 미리미리 끊자! (예매 오픈은 출발일 2달 전)
- 안에서 먹을 물과 음식은 직접 해결해야 한다.
- 수건 비스무레한 것은 안에서 줌! (3등칸 기준)
- 세숫대야를 챙겨가면 매우 유용하다.
- 기차 안에서는 와이파이나 데이터 사용이 불가능하다. (역 정차시에만 가능)
- 007열차 12호차 07번 자리에 콘센트 있었습니다.
- 화장실은 3등석 기준으로 앞/뒤로 있어서 너무 앞자리나 너무 뒷자리는 화장실을 지나다니는 사람들로 인해 시끄럽거나 불편 할 수 있어요.
- 기차안에 영어가 가능한 외국인은 소수입니다. 구글번역에 러시아어, 영어 등을 다운받아가면 오프라인일때도 사용 가능합니다. 미리 다운로드받아가세요. 러시아>한국어 번역은 잘 되지 않으므로 러시아>영어 번역 후 영어>한국어로 추가 번역 하는 방법을 추천드립니다.
러시아 숫자 정도는 외우고 가세요. 1~10정도는 외워두시면 사용할 일이 종종 있습니다.
즐거운 여행 되세요!
첫댓글 2020 년 여름 계획입니다. 남북미 관계가 잘 풀리면, 서울에서 평양을 거쳐 블라디보스톡, 모스크바를 거치는 철도여행을 해보려고 합니다.
언젠가 꼭 가보고 싶은길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