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별신굿의 드렁갱이 장단과
삼오동 장단 및 거무장단
이소라*1)
1. 머리말
2. 드렁갱이 장단
3. 삼오동 장단
4. 거무장단
5. 드렁갱이.삼오동.거무장단의 이동(異同)
1. 머리말
동해안별신굿 일반제차의 장단은 푸너리(부정굿에서는 드렁갱이)-청보 또는
제마수장단-청보무가에서의 거무장단(세존굿에서는 삼오동)-‘베자’1)에서의 굿
거리나 그 응용장단-동살풀이-수부잔 사자채로 진행된다.
얼른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동해안별신굿의 장단에 대
하여 필자도 그동안 계속 관심을 가지고 연구대상으로 삼아왔다.
여러방면의 연구자들이 동해안별신굿에 관한 서적을 발간하는 중에 그 장
*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1) 각 제차의 중심 체(.)를 이루는 청보무가 제마수 무가를 끝낸 무년가 잠시 춤을 춘 뒤에
단가.유행가 등을 부르는 것을 배자라 일컫는다. 유행가를 ‘신식배자’라고도 한다.
단을 기술한 것들이 있지만, 다 망라하지 못한 형편인고로 아직 발표된 바가
없는 것 중에서 우선 드렁갱이장단과 삼오동장단 및 거무장단에 대하여 그
윤곽을 알림으로써, 어려운 장단 이해에 기여하고자 한다.
이들 세가지 장단은 모두 동해안별신굿의 춤장단들이다.
2. 드렁갱이 장단
드렁갱이 장단은 동해안 오구굿의 제일 큰 제차인 초망자굿의 춤장단이다.
동해안별신굿의 부정굿의 시작과 세존굿의 바라춤 뒤에서도 유용되지만, 요즈
음은 약식으로 간단히 추거나 생략되기도 한다. 양중들의 반주에 맞춰 무녀는
춤만 춘다. 중요무형문화재 ‘동해안풍어제’의 예능보유자이신 양중 김석출의
변으로는 장고잽이가 ‘고짜’, 징잽이는 ‘떡쇠’, 꽹과리잽이는 ‘짝쇠’이다.
동해안 양중들(김석출, 김명대 등)은 드렁갱이를 4장 구성으로 본다.
1996년 6월 강릉시 강문 진또배기굿에서 별도 녹음한 드렁갱이 장단을 정
리하면 <표 1>과 같다.
<표 1> 드렁갱이 장단
(장고:김명대, 징:한기성)
1996. 6 장단위주의 별도녹화 video
박 자 1징*의 소요시간 비 고
드렁갱이 초장 10박** 13∼12초
.징잡이의 머리움직임이나 손동작
에서 1박을 셈할 수 있다.
" 2장 10박 6초좌우*** .초장에서 2장으로 넘어갈 때와
같이 장단이 변화할적에 장고잽
이가 ‘떵’(북편과 채편을 동시에
울림)을 뒤에 나올 장단의 1박 한
배로 연거퍼 올려줌으로서 예시
해 준다.
" 3장 6박
1.6초
(M.M37.5)
" 4장 4박
1초∼0.7초
(M.M=60∼86)
동해안별신굿의 드렁갱이 장단과 삼오동 장단 및 거무장단 3
* 1징이란 징과 징사이의 간격을 말함. 장고잽이가 무릎을 들어올리며 징이 들어
갈 자리를 표시해 주곤한다.
** 초장1박은 ♪♩♪♪♪♩리듬을 기초로 하며, 청보 초장의 기본리듬과 같다.
*** 드렁갱이 제2장의 1징의 한배는 처음에 6초정도이나, 뒤로 가게되면 3.7초 되고
끝무렵엔 2초 정도 된다. 김석출은 드렁갱이 10박을 말아치면 쇠정작궁이 된다
고 하며 쇠정작궁도 10박장단이라 한 것으로 보아 제2장의 끝무렵의 드렁갱이
가 쇠정작궁이라 할 수 있다.
1징=10박의 한배가 2초까지 조여지면 그 6박까지만 취하여 제3장에서의 1
징의 한배로 삼는다. 드렁갱이 제4장의 1징=4박을 양중들은 단약 2박으로도
설명한다.
3. 삼오동 장단
삼오동(삼오장) 장단은 동해안별신굿과 오구굿의 세존굿 제차에 나오는 춤
장단이다.
세존굿의 서주(서주)로 무가없이 푸너리를 연주한 다음, 제마수장단에 얹어
긴 서사무가인 당금아기를 부르는데, 이 무가가 끝나고 나면 무녀가 세존고깔
을 쓰고 색동옷을 걸치곤 나서서 삼오동장단에 맞추어 춤을 춘다.
삼오동 춤이 끝나면 무녀는 여전히 색동옷 입고 고깔 쓴채로 앉아서 이잡
는 시늉.양치질.세수하고 화장하기.거울보기.허리띠 풀어 짚신 엮기를
한다.
삼오동은 3장 구성의 춤장단이다. 삼오동 3장은 모두 각각 한 장단에 징이
4회씩 들어간다. 한장단 4회의 징을 각각 제1징 제2징 제3징 제4징으로 나누
어 보면, 한 장단이 40박씩인 삼오동 초장은 제1징=5박, 제2징=5박, 제3징=10
박, 제4징=20박이 된다.
초장에서는 장고잽이가 제4징의 20박중 제6박에서 시작하여 15박 동안 “중
아 중아 나리어 온다”라든지 “백발 염주 손에 들고 온다” 등의 바라지를 한
다.
춤은 예를 들어, 초장에서는 부채없이 한 손에 수건(큰 손수건 등)들고 제1
징 5박 동안에 오른팔을 들어올려 돌려 흔들어 내리고, 제2징 5박 동안에 왼
팔을 들어올려 돌려 흔들어 내린다. 제3징 10박 동안에 다시 오른팔을 들어
올려 흔들고는 몸을 휘젓고, 제4징 20박 동안에 몸을 빙글빙글 돌리며 마무리
지으며 새 동작의 시작을 예비한다. 제2장의 춤도 제1징에서 일으킨 동작이
제4징에서는 여운으로 남으며 마무리 지음으로써 다음 동작의 전기(轉機)를
마련하는 경향을 보인다. 제3장의 춤은 동해안 무속춤에서 자주 나타나는 바
의 독특한 빠른 춤사위를 보인다.
1996년 6월. 강문 진또배기의 세존굿(장고:김명대, 징:박현수)에서 보면,
삼오동 초장 1장단의 소요시간은 처음에 24초 남짓하다가 20초 정도로 빨라
진다. 제2장은 한 장단이 8박이며 제 1,2,3,5박에 징을 울린다. 제2장 1장단의
소요시간은 처음엔 6초 남짓하다가 5초 정도로 잦아진다. 제3장은 한 장단 8
박의 빠른 장단인데 그 1,2,4,5박에 징을 치되 그 제1징의 한배를 기준으로 했
을 때 그 제2징은 두박 길이에 조금 못미치는 경향이고 제3징은 1박보다 길
어 1박반에 가까울 정도로 친다. 아무튼 제2.3징을 합한 길이가 제1징 길
이의 3배 남짓 되므로 1장단 8박 중에서 제4지의 길이는 4박에 달한다고 볼
수 있겠으나, 아무튼 제3징의 길이는 제1징에 비해 길어지는 경향이다(<표 2>
참조). 제3장의 1장단을 연주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4초∼3초 정도 된다.
<표 2> 삼오동 제3장의 징길이
(수치는 필자가 녹화한 1996년 6월 강문 진또배기에서의 삼오동 제3장 둘째장단
과 1996년 4월 경북 울진군 영해 별신제-김유선 춤.김용택 장고.김영희 징-
에서의 그것을 스톱워치로 측정한 값이다)
제1징 제2징 제3징 제4징
1장단의
총길이
총길이에 대한
측정 오차
강 문 0.44 0.81 0.68 1.93 3.96 -0.1
영 해 0.52 0.91 0.72 1.96 4.09 +0.02
삼오동이란 장단명칭은 제2장을 총 8박으로 셈했을 때, 그 제 1,2,3,5박에
동해안별신굿의 드렁갱이 장단과 삼오동 장단 및 거무장단 5
징을 치는 특징에서 유래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초장의 제1,2,3,4징의 박
의 비례도 5:5:10:20(박)=1:1:2:4로 되어 제2장의 1장단과 같은 비례가 되기 때
문이다.
4. 거무장단
거무장단은 동해안별신굿의 청보무가 나오는 제차에서 무녀가 청보무가를
부른 다음, 굿거리 또는 살풀이 춤을 몇장단 춘 후, 동살풀이에 얹어 한참 축
원을 해 죽는 “우여차 놀고씨고 가자”라고 스스로 외치고는 부채대신 큰 손수
건을 들고 춤출 때 양중들이 쳐주는 장단이다.
거무장단은 4장으로 구성된다. 초장은 12박이며, 제2장은 잦은 12박, 제3장
은 4박, 제4장은 빠른 4박(단모리)이다. 제2장을 굿거리 12박, 제3장을 단약4
박, 제4장을 단거무에다 단거무 몬장단이라고도 일컫는다. 제4장은 수부사자
채초장의 전반부에 해당한다.
(악보참조)
동해안세존굿 삼오동 초장 바라지
김용백 창
이소라채보(199.4. 영해별신제)
♩=120∼100 실음은 장3도 더낮음
<거무장단 초입 신호>
김영수 창(구산풍어제 천왕굿)
이소라 채보(98. 11. 14. video)
♩.=120∼100
<거무초장>
춤은 12박에 한 사위가 단락지어지기도 하고6박을 단위로
단락짓기도한다.
(예 1)은 장고 없이 손으로 기본가락 예를 보인 것이고
(예 2)는 실제 굿현장에서의 경우이다
(예 1)♩=86 장수는 장고의 첫 합박의 간격을 가늠하여 매12박마다 쳐 나간다.
거무2장은 거무초장을 조금 조여 친다 ♩=120
(예 2)♩=100
동해안별신굿의 드렁갱이 장단과 삼오동 장단 및 거무장단 7
5. 드렁갱이.삼오동.거무장단의 이동(異同)
이들 세 장단은 동해안별신굿의 춤장단임에 공통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차이점이 있다.
① 드렁갱이는 동해안 오구굿의 초망자굿과 동해안별신굿의 부정굿의 시작
부분과 세존굿의 바라춤 뒤에 원용되는 장단이며, 삼오동은 동해안 오구굿의
세존굿과 동해안별신굿의 세존굿에서의 제마수 무가 뒤에 나오는 춤장단이고,
거무는 청보무가가 나오는 제차에서 청보무가 뒤에 일반적으로 나오는 춤장
단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거무는 <일반제차적> 춤임에 비해 타2자는 특별제차
적 춤이라 할 수 있다.
② 드렁갱이는 4장 구성이며 각 장은 각기 10박.10박.6박.4박씩이고
각 장의 첫박에 징이 1회 들어감에 비해 삼오동은 3장 구성이며 매 장마다
징이 4회씩 들어간다. 삼오동 초장은 제1징=5박, 제2징=5박, 제3징=10박, 제4
징=20박으로 각 징의 길이가 1:1:2:4의 비율이며 제2장 징길이의 비율도 이와
같으나, 제3장은 약간 다르다. 거무는 4장 구성이며, 각 장은 각기 12박.잦
은 12박.4박.빠른 4박씩이고 각 장의 첫박에 징이 1회 들어간다.
따라서 드렁갱이와 거무에서는 매 장의 처음에 규칙적으로 징이 1회씩 들
어감에 비해, 삼오동에서는 매 장에 불균등한 징이 4회씩 들어간다.
<거무 3장> <거무 4장>
♩.=60 ♩.=120
③ 거무에서는 무녀가 “우여차 놀고 씨고 가자-”라고 외침을 신호로 거무
장단을 치게되고, 세존굿에서 무녀가 색동옷을 걸치고 나면 삼오동장단을 치
며 장고잽이의 고정된 바라지(“백발염주 손에 들고 온다” 등)가 나오는 점이
드렁갱이와 다르다.
④ 각 장별(章別)의 춤이 드렁갱이에서는 삼오동 초장의 제4징에서처럼 통
산적임에 비해 거무에서는 반장단씩 분활하는 경향이 보인다. 삼오동 초장과
제2장에서는 제1징의 길이를 단위로 춤사위를 배분해 볼 수 있다.
⑤ 드렁갱이는 굿의 시작부분에서도 나오지만 타2자는 굿의 중심 체(.)
뒤에 나온다. 또한, 무복으로 삼오동에서는 색동옷을 걸친다.
이상으로 세장단의 윤곽을 그려보았다. 앞으로 춤사위와 함께 각 악기의
총보가 나와야 이 작업이 일단락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남해안별신굿 장단
과 어떠한 내왕이 있는지도 앞으로 연구되어야 할 과제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