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면 롯데백화점 후문은 맛집 경연장이다. 점심때가 되면 골목마다 집집이 손님들이 몰려든다. 이 거리 한 건물 2층에 2015년 8월 이탈리아 식당 '벤베누토'가 문을 열었다. 넓지 않은 가게를 아기자기하게 구획하고 다양한 소품을 배치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곳이다.
이탈리아 말로 '환영한다'는 뜻의 벤베누토는 이탈리아 알마 국제요리학교에서 유학한 부산 출신 진보라 씨가 남편 박민찬 씨와 함께 운영한다. 귀국해 서울의 한 레스토랑에서 함께 일하다 만난 서울 요리사 박 씨가 부인을 따라 부산에 자리 잡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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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베누토 - 왕새우 비스큐 소스 탈리아텔레 |
점심시간 이 집을 찾아가 직원이 추천하는 왕새우 비스큐 소스 탈리아텔레를 주문했다. 파스타 여러 종류 가운데 탈리아텔레는 칼국수 면처럼 넓다. 비스큐 소스는 가재나 게 같은 갑각류를 우려 만든 소스여서 특유의 진한 풍미를 자랑한다.주문 후 얼마 뒤 크고 작은 새우로 가득한 파스타가 나왔다. 애호박과 방울토마토, 바지락 등이 풍성하게 들어갔고 향긋한 초록빛 고수가 맨 위에 얹어졌다. 비스큐 소스는 탈리아텔레를 덮고 약간만 남을 정도의 양이었다. 흥건하게 넘치는 여느 파스타와 달랐다. 진 대표는 "비스큐는 원래 프랑스에서 수프로 즐겼는데 이것을 이탈리아 사람들이 소스로 만들어 파스타에 접목했다"며 "여성들이 좋아하는 탈리아텔레에 비스큐 소스를 얹으니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갑각류의 진한 풍미를 간직한 비스큐 소스에다 새우와 바지락까지 먹으니 입안에 바다가 펼쳐졌다. 탈리아텔레 넓은 면발이 그 속에서 노를 저었다.벤베누토는 이런 대중적인 파스타 외에도 라자냐 요끼 라비올리 등의 파스타도 각각 6~10인분 한정판으로 준비한다. 아직 부산에서는 대중적이지 않은 메뉴이기 때문이다. 진 대표는 "이탈리아에서 맛볼 수 있는 다양한 파스타를 더 많은 부산 시민들께 선보이고 싶어서 매일 조금씩 준비한다"며 "색다른 파스타를 찾는 분들이 조금씩 늘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라자냐 요끼 라비올리 등 한정판 메뉴가 요즘은 초저녁에 동나는 경우도 생긴단다. 장을 보는 일에서부터 재료 준비와 반죽, 조리까지 거의 모든 주방 일을 부부가 손수 하기에 힘든 점도 많다. 그렇지만 두 사람은 마지막 조리만 간편하게 하면 되는 반제품은 쓰지 않는다. 모양은 비슷해도 현지에서의 맛과 차이가 분명히 나기 때문이다. '한국식 파스타'도 지양한다. 국물에 익숙한 우리 입맛에 맞춰 소스를 흥건하게 얹는 것이 대표적인 '한국식'이다. 진 대표는 "현지에서는 면에 흡수될 정도로만 소스를 적게 얹는다"며 "이탈리아 현지의 음식 맛을 제대로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왕새우 비스큐 소스 탈리아텔레 파스타 1만 8000원, 볼로네제 소스 생면 라자냐 1만 8000원, 버섯 샐러드 1만 1000원.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10시 30분(오후 3~5시 브레이크 타임). 월요일 휴무. 부산 부산진구 부전로66번길 6(부전동). 070-7311-67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