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어떻게 저렇게 맑고 푸른 색갈을
만들 수 있을까…
저 푸른 하늘의 깊이는 얼마나 될까...
원래...
제가 좋아하는 공간은 화장실입니다.
아무런 간섭을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거기서 책도 보고 스마트폰도 보고..
솔직히 어떤 때는 거기 앉아서
친구가 보내준 야동도 잠간 잠간 봅니다.
소리를 죽여 놓고 말이죠.
화장실 덕분에 독서에 취미가 붙어
토지, 태백산맥, 칼의 노래, 무정, 감자
등을 보았고 이제 아리랑을 보고 있는
중입니다.
저는 글을 좋아하면서도 책읽기에는
참 게을렀습니다.
앞에 열거한 그 유명한 책들을 이제사
읽고 있으니 알만할 것입니다.
이야기가 잠간 빗나갔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화장실이 그렇게 좋은데 그 보다
더 좋은 곳을 발견한 것입니다.
화장실은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간사한 인간 같으니라구…'
ㅋ
작년 초였습니다.
평소에 다니던 병원에서
당뇨가 있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내가 당뇨라니?
운동도 많이 하고 몸도 슬림한데…'
도대체가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당화혈색소가 7.4로서 약을 먹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원장님, 일단 제가 3개월 운동해서
결과를 보고 약을 먹던지 하겠습니다."
"네 그렇게 하세요."
예상외의 답변이었습니다.
단호하게...
"안돼요 이정도는 심한겁니다.
약을 먹어야해요."
이렇게 말할 줄 알았거든요.
어쨌든 이렇게 해서 당뇨와의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우선 당뇨 체크기를 하나 구입했습니다.
택배로 배달된 체크기의 포장을 뜯자
사용설명서와 함께 다음과 같은 안내문이
있었습니다.
'저는 당뇨환자입니다. 혹시 쓰러진
저를 발견하시면 즉시 119를
불러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리고 그 안내문을 꼭 지니고
다니라는 경고가 붉은 글씨로 씌여
있었습니다.
슬펐습니다.
그러나 곧 정신을 차렸습니다.
'당뇨...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한번 해 보자…'
이렇게 해서 산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산을 오르기 시작한지 일년반이
지나갑니다.
당뇨와의 싸움은 아직 진행중이나
뜻하지않게 새로운 안식처를
발견한 것입니다.
양산 서창...
우리 회사 바로 뒤쪽으로 대운산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구름이 많아서 대운산이라 붙여 졌다고
하는데 참 아름다운 산입니다.
정상까지는 740미터 고지이고
거기까지의 산행은 꽤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3분의1정도 지점인
400 고지를 산행코스로 정했습니다.
그곳에는 여기 저기 바위가 흩어져
있어서 전망바위라고 부르는데
한자리에 앉아서 고개만 돌리면
사방이 내려다 보입니다.
북쪽으로 울산이 저멀리 보이고
남촉으로 부산의 금정산..
서쪽으로 천성산 하늘릿지가 보입니다.
그리고 서창시가지가 한눈에 펼쳐집니다.
동쪽이 대운산 정상이며 시명산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저만치 아래로 파란 저수지가 보이고
가끔씩 노루가 치닫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한 삼십분 걸리는데 가쁜 숨을
고르며 바위에 앉아 사색을 즐기기
안성맞춤인 곳입니다.
산을 오르며 보이는 모든 것들과
대화를 합니다.
나무, 바위, 물…
그리고 살아 있는 것들…
까마귀, 참새, 개미, 나비,뱀…
이런 세상도 있습니다.
이상도하지요...
산속에만 들면 생각이 날아듭니다.
새가 날아든다
왼갖 잡새가 날아든다아…
이게 아니고..
생~각이 날아 든다
왼갖 잡생각이 날아 든다아~
ㅋ
그래도 어떤때는 꽤 괜찮은
생각들도 날아 듭니다.
그래서 스마트 폰에 그 생각들을
옮겨 적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산중일기의 시작입니다.
오늘은 갑자기 산중일기가 어떻게
시작이 되었는가 정리해보고 싶었습니다.
한장 한장의 일기장에 벌써 일년 반의
세월이 묻혀졌습니다.
이제 이것은 저의 보람이자
저의 행복입니다.
어느새 저랑 함께하는 분들이
많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이 가을을 사랑하시는 분들이죠.
yes~~~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대운산객 드림
첫댓글 산중일기..
삶에 대한 반성과 참회~
다시 읽어도 가슴을 울리는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을 감지합니다..
나를 편하게 하는 화장실과 자연속의 나무,바위,물..까마귀,참새,개미,나비,뱀...과 대화를 하는듯 ,자신과의 진솔해지는 만남이 가슴 따뜻하게 전해옵니다..
알콜은 본시,
적당히 마시어 건강과 행복을 추구함에 있을텐데요~
사회적 전반 분위기상~
술없이 비즈니스가 이뤄지지 않고 사람의 마음을 간파하는곳에 사용되고 있는듯 합니다..큰 술돈을 들여서 건강을 좀먹히공 뒤늦게 아차~하는 아쉬움은 삶의 시간이 꽤나 오래 지난 후가 아닐런지요..
직장인,오너 누구나 예외없이 술자리가 많은 현대인에게,술은 누굴 위하여 만들어지나요
좀더 실용적이고 건전한 기업문화..사회적문화가 이루어 졌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건강하고 행복하고 풍요로운 하루 만드셔용~🙏🍀💖
바위에 앉아 적으시는 산중일기발생의 역사를 알게되니 영광 됩니다
대운산객님 열린마음님 감사합니다
정상혈당으로 복귀되어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