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제주도 향토음식 하면 뭐가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자리물회, 오메기떡, 몸국, 고기국수, 꿩 메밀 칼국수 등등 많은 음식들이 떠오르실 텐데요. 그럼 면 종류의 향토음식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저는 간단한 식사로도 좋은 고기국수가 가장 먼저 떠올랐습니다. 제주도민이라면 대부분 고기국수를 먹어보셨을 텐데요. 고기국수는 제주도의 대표적인 국수 요리로 돼지고기와 뼈를 푹 삶아 소금으로만 간한 육수에, 면을 넣고 삶아 국물과 면 위에 고명으로 돼지고기 수육을 올려 만든 국수입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경사가 있을 때 잔치를 열어 국수를 대접하는 문화가 발달해 잔치국수를 축제나 잔치 때 온 사람들에게 대접해왔습니다. 제주도에서도 축제를 여는 날에는 항상 돼지고기를 잡아 손님들에게 대접하는 문화가 있었는데, 이때 돼지의 살은 수육으로, 내장과 피는 순대로 만들고 남은 뼈와 살코기를 처리하기 위해 큰 솥에 남은 재료를 모두 넣고 푹 고아낸 뒤 면을 삶아 먹은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제주도민들 중 몰랐던 사람도 있겠지만, 고기국수는 제주도에만 있는 음식입니다. 과거에 다른 지역에서도 만들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제주 흑돼지가 아닌 다른 돼지를 사용해 육수를 만들면 돼지 특유의 잡냄새가 있기 때문에 결국 고기국수는 제주도의 향토음식이 되었습니다. 제주 흑돼지가 다른 지역에 비해 유달리 역한냄새가 적고 지방과 살의 함량과 고소함이 육지의 돼지와 비교해 볼 때 월등히 뛰어나 고기국수 특유의 담백하고 깔끔하지만 돼지 특유의 잡냄새가 없어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제주 흑돼지>
지금 우리가 먹는 고기국수를 언제부터 먹기 시작했는지 아시나요? 돼지머리와 살코기들을 사용해 만든 육수에 건면을 삶아 곁들여 먹는 지금의 모양과 같은 고기국수는 사실 1950년대 일제 해방이후 건면이 생산되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졌다는 설이 지배적인데요. 예로부터 논농사가 불가능해 주식으로 밀과 보리를 자주 먹어왔던 제주도의 경우 메밀과 같은 거친 음식을 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부드러운 식감의 건면의 등장은 제주도민들에게는 대단이 매력적인 것이었습니다. 건면이 제주도에 전파된 이후 우동면이라고 불리는 굵은 면을 사용하는 대신 건면을 사용한 고기국수는 담백한 고기 국물로 자연스럽게 제주를 대표하는 향토음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고기국수가 과거에 사라질 뻔 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고기국수가 제주의 향토음식으로 알려진 것은 불과 30~40년여 전의 일이었습니다. 일제시대와 6.25전쟁을 거치며 다양한 식재료와 음식들에 국내로 들어오게 되었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 각 지역의 정통음식들은 많이 사라지게 됩니다. 제주의 고기국수 또한 이런 이유로 몇몇 집만을 통해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1970년대부터 제주의 향토음식으로 알려져 육지 사람들에게도 알려지기 시작하였고, 박정희 대통령이 시행하였던 국민 식량 자급자족 운동 중 혼-중식 장려 정책을 통해 많은 이익을 얻게 됩니다.
이렇게 우여곡절 속에서 살아남은 고기국수. 어떻게 만드는 지도 알아봐야겠죠?
http://blog.naver.com/swsb4536/90177258839 <고기국수 만드는 동영상>
위의 동영상은 고기국수 만드는 방법이 간단하게 설명된 동영상입니다. 보통 고기국수 육수를 만들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육수는 미리 만들어두시거나 구입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3인분을 기준으로 한 요리법입니다. 고기국수를 만들려면 돼지등뼈 1짝, 목살 1근, 중면 3인분, 당근 1개, 대파 2대, 국간장, 소금 약간, 생강 5톨, 백포도주 1컵, 무 1조각, 월계수 잎 3장이 필요합니다.
1.돼지등뼈는 3~4시간 물에 담가 핏물을 제거하고 씻어낸 다음 맹물만 넣어 한번 끓고 나면 그 물을 버리고 뼈는 미지근한 물에 헹궈서 다시 찜통에 넣고 목살과 함께 생강 5톨, 백포도주 1컵, 대파 1대 무 1조각, 월계수 잎 3장을 넣어 푹 고웁니다. 2. 다 삶아지면 뼈와 목살은 따로 건져 식히고 국물만 따라내어 식으면 면 보를 이용해 기름을 걷어내고 국간장과 소금으로 알맞게 간을 맞춥니다.
3. 대파는 송송 썰고, 당근은 채 썰어서 팬에서 물 2큰 술, 식용유 1작은 술, 소금을 넣고 볶고, 돼지고기 목살도 식힌 후 먹기 좋게 썹니다.
4.준비한 중면을 삶아 2번에서 준비한 육수를 팔팔 끓여서 붓고 당근과 파, 수육을 올립니다. 취양에 따라 깨소금, 고춧가루, 김 고명, 계란지단 등을 오려서 드시면 됩니다.
저는 담백한 고기국수 요리법을 가져왔는데요. 만드는 사람마다 재료와 맛이 변할 수는 있겠지만 크게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지금까지 고기국수 제조법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고기국수와 제조법이 비슷한 요리는 어떤 게 있을까요?
<돼지국밥>
고기국수는 경상남도의 향토음식인 돼지국밥과 제조과정의 유사성을 보입니다.돼지국밥은 밥을, 고기국수는 면을 사용하는 만큼 그 차이성도 있고, 고기국수 가게 중 일부에서는 돼지국밥과 비슷한 맛의 육수를 내는 집도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육지돼지와 제주흑돼지라는 돼지고기의 차이성 때문에 그 맛의 차이가 존재하며, 돼지국밥은 살을 많이 끓이는 반면, 고기국수는 돼지뼈의 함량이 많아 육수에 젤라틴 성분이 더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돈코츠 라멘>
지리적으로 해안가에 위치하고 있는 일본 후쿠오카의 돈코츠(豚骨) 라멘과도 제조과정이 흡사합니다. 고기국수와 돈코츠 라멘은 생김새만 보더라도 매우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제조과정과 사용된 재료를 살펴보면 더욱 더 흡사함에 놀라게 됩니다. 돈코츠 라멘은 돼지뼈를 베이스로 하며 구운 돼지고기를 올려놓은 모습이 고기국수와 동일한 모양새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 음식임에도 빻아놓은 마늘과 생강을 곁들여서 먹는 것까지 한국식 식습관과 매우 동일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돈코츠 라멘은 닭발과 돼지다리 등을 많이 넣어 처음부터 혼합 육수를 만들어 젤라틴 성분을 많이 보충하는 반면 고기국수는 돼지뼈 육수에 다른 육수를 섞어 쓴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돈코츠 라멘의 육수는 진한 국물의 기름진 맛이 되는 반면 고기국수는 돈코츠 라멘보다 한층 더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도드라진다는 차이가 생깁니다. 일본의 오키나와 지방에는 과거 제주의 음식이 일본으로 건너갔다는 기록이 남겨져 있습니다. 그리고 예로부터 후쿠오카는 일본 내에서도 오키나와와 빈번히 교류하였고 다양한 문화와 식습관을 받아들였습니다. 이러한 점을 통해 제주도와 후쿠오카에서 비슷한 음식이 탄생한 배경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주 향토음식 고기국수에 대해 설명했는데요. 제주도민들 중 고기국수가 향토음식이란 사실자체를 몰랐던 분도 계실 것이고, 고기국수를 아직 먹어보지 못 한 분들도 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우리가 사는 제주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어떠할까요? 힘든 일이 아닙니다. 그냥 우리가 평소에 지나다니던 길, 먹던 음식, 보이는 것부터 관심을 가져보세요. 그저 조금의 호기심만 있다면 가능한 일입니다. 향토음식이 무엇인지, 어떤 맛인지 제주의 어떤 환경, 문화로 인해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제주도민으로서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학기수행평가보고서-설명하는글쓰기(김민정).hwp
설명문--고기국수(매체X).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