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덧 봄이이 다가 오고 있다. 추운 날씨에 실내 활동만 하던 사람들이 연일 발걸음을 밖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야외 활동이 점점 많아지는 시기이다. 하지만 야외 활동에 자외선 차단제를 꼭 챙겨야 할 것 같다. ‘자외선 때문에 피부암 걸린다’는 이야기가 더 이상 백인에게 국한되지 않기 때문이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피부암 발병률은 백인과 동양인이 약 40:1의 비율로 동양인 피부의 '멜라닌 색소'가 나름대로 자외선 보호 기능을 했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2009년 국내 암 발생 건 중 피부암이 1.74%를 차지했다는 중앙암등록본부의 통계 또한 이를 방증한다.
그런데 이 멜라닌 색소가 동양인 피부암 발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최근 조사결과가 나와 화제다. 우리에게도 예외 없는 피부암에 대해 알아보자.
남 일 아닌 ‘피부암’은 무엇?
피부암은 피부에 생긴 상피성 악성 종양을 뜻한다. 크게 암을 처음부터 해당 부위에서 발생한 '원발성 암'과 다른 장기에서 전이한 '전이성 암'으로 나누는데, 일반적으로 피부암은 처음부터 피부에서 발생한 원발성 피부암을 뜻한다.
피부는 표면에서 가까운 순서로 표피와 진피, 그리고 소위 지방층이라고 부르는 피하 조직의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피부는 표피를 비롯해 혈관, 림프관, 림프계세포와 멜라노사이트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여기에 어떤 발암자극이 가해지면 구성요소가 악성증식해 피부암이 생긴다. 피부암은 피부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조직과 세포에서 발생할 수 있다.
이런 피부암은 크게 발생 부위에 따라 피부나 점막에서 발생하는 ‘편평상피세포암’, 볼록한 흑·갈색의 병변인 ‘기저세포암’, 그리고 가장 악성도가 높으며 흔히 반점으로 보이는 ‘악성흑색종’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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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암정보센터는 피부암을 예방하기 위해 자외선 차단이 필수적이라고 권고했다. ⓒ국가암정보센터 |
발암자극, 즉 발생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으나 일반적으로 유전적 요인과 자외선 노출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피부를 일광에 과도하게 노출할 경우 편평상피세포암과 악성흑색종에 취약해진다.
최근 생활습관이 급속히 서구화됨에 따라 레저 활동이나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났다. 반면 오존층 파괴는 날로 심각해져 지표에 도달하는 자외선 양은 증가해 피부암 위험이 그만큼 높아지는 추세다. 연구에 따르면 오존층이 1% 감소하면 피부암 발생 빈도는 2%가 증가한다.
그러나 과거에는 멜라닌 색소의 자외선 보호기능 덕에 동양인이 백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피부암에 자유로웠다면, 우리의 멜라닌 색소가 그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바로 ‘점’인줄만 알았던 ‘악성 흑색종’이 멜라닌 색소와 관련있기 때문이다.
조심해야 할 악성 흑색종과 그 예방법은? ‘악성흑색종’이란 멜라닌 색소를 만들어내는 세포의 악성화로 생긴 종양이다. 악성흑색종은 주로 표피 기저층에 산재한 멜라닌 세포에서 발생한다. 멜라닌 세포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발생할 수 있지만 특히 피부 발생빈도가 가장 높은 데다 피부암 가운데 악성도가 가장 높다.
특히 기존의 색소 모반(검은 점)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20~50%에 육박해 이미 있던 색소 모반이 변하고 표면 상태에 변화를 보이면 악성화를 의심해야 한다는 것. 특히 발바닥 등 쉽게 신경 쓰지 않는 부위에 발생하고 특별한 증상이 없어 식별이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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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성흑색종의 모습. 얼핏 '점'의 모습이다. ⓒ국가암정보센터 |
때문에 발견한 후에는 이미 암이 진행된 상태인 경우가 많다. 특히 림프관과 혈관을 따라 전이도 쉬워 조기 진단과 치료가 절실하다. 악성흑색종이 림프절이나 장기에 전이될 경우 전이가 부분적일 경우에도 5년 후 생존율이 30%정도로 매우 낮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강윤구)이 최근 심사결정자료를 분석한 결과 악성흑색종의 진료인원은 36% 증가했다. 지난 5년간 악성흑색종 진료인원은 약 682명(26%) 증가했으며 특히 50대 이상 장·노년층에서 77.1%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홀히 여기다 키우는 병인만큼 일상적인 관심이 최선의 대안인 셈이다.
국가암정보센터는 이런 악성흑색종을 초기에 발견하기 위해 ‘점’의 비대칭성과 경계, 색조와 직경을 유심히 살피라고 권고했다. 일반적인 점의 경우 중심점부터 균등하게 성장하므로 대부분 좌우대칭이지만 비대칭일 경우, 또 일반 점처럼 가장자리가 부드럽지 않고 울퉁불퉁하거나 들쭉날쭉하면 악성흑색종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또 점은 대체로 한 가지 색조를 띠는데 만일 두 가지 이상의 색조와 음영, 특히 흑청색이나 흰색과 적색을 보이거나 크기가 0.6cm보다 크다면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노인의 경우 검버섯이 흑색종으로 자랄 수 있으므로 조직 검사를 받는 것이 빠른 예방과 치료의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