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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식당 상호 : 해다미횟집 2) 전화 : 064-742-3319 3) 주소 : 제주 제주시 용담로5길 25 용두암1차현대아파트(용담3동 505) 4) 주요 음식 : 생선회 |
2. 맛본 음식 : 광어회(90,000원)
3. 맛보기
1) 전체 : 일단 회가 얍샵하지 않고 푸지다. 두터운 광어살의 고소한 맛이 혀에 착착 감겨든다. 탕은 지리 미역국으로 끓여준다. 곁반찬도 모두 찰지고 맛있다. 평소 뒷전인 사소한 고구마튀김마저 놀랍다. 적당히 단 밤고구마를 고른 솜씨, 사각거리는 소리와 적당히 단단한 느낌이 나도록 바삭하게 튀긴 솜씨, 조리비법을 한수 배우고 싶다.
2) 주메뉴 : 주연인 광어를 다시 보자. 신선하고 탱글탱글한 살이 눈으로도 혀로도 쉽게 분별할 수 있는 물리적인 특징, 문외한이 봐도 자연산 활어가 맞다. 결마다 제 색깔로 선명하게 빛나는 탱탱한 살의 결에는 양식으로는 얻을 수 없는 자연의 힘이 담겨 있다.
게장 : 작은 게로 만든 게장이 부드러운 살맛으로 입에 감긴다. 주요리인 회를 챙기다 다 먹을 수 없게 되어 안타까울 뿐.
조개류 : 멍게, 소라, 전복, 산낙지류, 보조 해물 모두 너무나 신선하다.
해물, 생선 : 구멍 숭숭 뚫린 쇠미역이 금방 건져올린 듯 싱싱하다. 생선구이도 좋다.
3) 찌개 : 지리탕은 미역국으로 끓여 고소하고 맛있다. 고춧가루 넣고 끓이는 전라도 매운탕과 달리 맑은 미역국으로 끓이는 이 지역 특색이 광어의 다른 면을 보여준다. 경상도에서 먹는 도다리국 맛이 생각난다.
4) 밥 : 밥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지리탕이 나올 때는 맨밥을 주지만, 회를 먹을 때는 초와 기름으로 무친 밥을 준다. 이 초밥을 광어회와 씻어내 온 묵은지와 김에 함께 싸서 먹으면 토속적 김말이초밥이 된다. 싱싱한 재료들이 어우러져 광어는 조연인 채로 한없이 먹게 되어 걱정이다. 주연 자체로만은 어떻게 즐기나.
5) 김치 : 익은 배추김치와 씻어낸 묵은지가 나온다. 배추김치도 적당히 익어 회와 잘 어울린다.
4. 맛본 때 : 2016.10.
5. 음식 값 : 광어 9만원, 황돔 12만원, 다금바리 20만원
6. 먹은 후
역시 회는 제주도구나. 반도가 아닌 사면이 바다인 곳. 적어도 제주도 근해에서 나는 생선회는 제주도가 맞는 거 같다. 청정해역에서 자연산으로 바다맛이 그대로 담겨 있는 데다가 곁반찬도 상당한데 누가 겨루겠는가.
중국인은 회를 먹지 않는다. 아니 중국 음식에는 회가 없다. 회를 먹으려면 조선족 자치주에 가야 하는데 거기서도 한국같은 제맛은 즐기기는 어렵다. 그런데 이들 중국인들도 한국에 와서 시간이 지나면 하나둘씩 회를 먹기 시작한다. 오래 거주하고 있는 사람 중에는 한국인보다 더 회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단지 가격이 부담스러워 참고 있을 뿐, 점차 한국사람과 같은 입맛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일본에 가도 이런 회를 즐기기는 힘들다. 사면이 바다인데 왜 회가 그렇게 비싼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우선 가격이 매우 부담스럽다. 거기다 양이 많지 않고 곁반찬도 푸지지 않아서 이렇게 상이 부러지게 차려내는 생선회상차림은 접하기 힘들다. 일본사람들도 부담없이 실컷 먹고 곁반찬까지 덤으로 즐기고 싶으면 거꾸로 한국으로 온다. 서울 명동에는 이런 일본사람들을 상대로 비교적 저렴한 값에 성황리에 영업을 하는 횟집이 꽤 된다.
원래 우리는 오늘날의 생선회를 그다지 즐기는 민족은 아니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동포와 현지인 모두 일반 생선회가 아닌 무침회를 주로 먹는다고 한다. 동포들이 이전해가기 전에는 회를 즐기지 않았고, 그 후에는 무침회를 먹는데, 바다 생선을 구할 수 없어 민물생선으로 무침회를 만들어 먹는다. 이름도 우리말을 가져다 ‘해’라고 하며, 시장에 가면 ‘해’를 쉽게 구할 수 있다. 우리가 생선회가 아닌 무침회, 물회를 즐겨온 것을 알려주는 사례다. 요즘 즐기는 회덮밥이 바로 그 무침회의 변형이 아닌가. 한다. 일본에서는 회덮밥을 즐기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인은 한국인이 즐기는 무침회, 물회, 회덮밥은 즐기지 않고 생선회나 초밥을 주로 먹는다. 한일 모두 회를 먹지만 서로 조금씩 다른 형태를 선호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오늘날의 생선회를 즐기게 된 건 일제시대부터이고, 대중화된 건 황교익(<음식문화박물지>, 따비, 2016)의 견해에 의하면 활어의 운송과 보존이 가능하게 된 1980년대 이후이다. 하기야 그건 회를 즐기는 일본에서도 시골에서는 회를 잘 먹을 수 없다 하니 회의 보급에는 운송과 보존수단의 발전이 필수적인 것은 어디나 요구되는 선결조건이라 할 수 있다.
생선회 상차림 또한 일본과 매우 다르다. 회는 조리 전 상태로 오르고, 조리를 한 곁반찬은 모두 한국식 음식이어서 한식 상차림이 된다고 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한식의 기준을 정하기 힘들므로 '한국에서만 구할 수 있고, 한국에서 나는 것이 제일 맛있는 식재료'(황교익, 위의 책)로 만든 것이 한식이라고도 한다. 생선회 곁반찬이 대개 거기에 해당될 것이므로 한식은 일식과 변별되는 우리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제주회 일반을 말하느라 이 식당의 섬세한 솜씨를 충분히 말하지 못했다. 제주회에 이렇게 찬사를 보내는 것은 이처럼 일선 식당의 솜씨와 정성의 결과 아니겠는가. 이번 제주 여행에서 다시 느낀 것은 제주 사람이 착하다는 것, 인간적이라는 것, 그래서 아픈 역사 버텨오고, 그래서 관광으로도 생활로도 살기 좋은 동네를 만들고 있을 것이라는 거. 인심과 솜씨에 다시 감사와 감동을 전한다.
용두암을 끼고 서쪽으로 해변가를 5분만 걸으면 식당을 찾을 수 있다. 제주공항이 지척에 있어서 식당 앞에 서면 바다 위에 배를 깔고 나는 비행기를 볼 수 있다.
인근 분위기 좋은 카페 <모드락>에서는 용두암 앞바다를 내려다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다. 바다의 운치와 커피카페 본연의 분위기와 커피향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낭만을 즐길 수 있다. 이러니 제주도를 떠나고 싶겠는가.
<한국신명나라 http://cafe.daum.net/koreawonderland>
7. 상차림 모습과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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