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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how - 무엇을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가 사실상의 본편일지도 모르겠다. 이제 본격적으로 어떤 책을 고르고 어떤 학원과 강사를 선택하고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공부를 진행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진행했는지에 대해 적어보기로 한다.
# 어떤 책으로 공부할 것인가?
* 들어가기에 앞서
책에 대해서 쓰기 전에 한 가지 이야기해둘 것이 있다.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수험을 갓 시작한 초시생의 시점이 아니라 N수생의 입장에서 쓰는 이야기다. 초시생은 대부분 강사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해당강사가 지정하는 책을 같이 구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기서는 2년차 이상이 되어 어느정도 강사에게서 자유롭게 된 공시생을 대상으로 이야기를 써 볼까 한다.
* 기본서 중심 vs 기출문제집 중심
어떤 책을 고르라고 하기 전에 적어야 할 내용이 있다.
공시생들이 어떤 방법으로 공부를 하더라도 대부분 기본서와 기출문제집은 구입한다. 그 중요성은 그 누구라도 알 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 외의 책은 사실 ‘많이 고르지만 필수까지는 아닌’ 책이다. 그래서 대부분은 기본서와 기출문제집 위주로 공부를 진행한다. 예외적이지만 이 공식에서 벗어나는 공부법들이 있다. 이론서 또는 요약집(필기노트) 무한 회독으로 고득점을 얻었다는 합격수기, 또는 강의를 듣고 기본서를 회독할 시간에 문제집을 더 봐야 빨리 합격한다는 공부법이 매체를 가리지 않고 돌아다닌다. 필자는 그 내용을 전부 접했다. 적용을 위한 시도도 해 봤다. 필자는 여러 가지 공부법에 대한 호기심이 강한 편인데 이를 이것저것 접하고 적용해보다 정작 자신의 수험생활을 말아먹은 측면도 있다. 여러분은 절대 이것저것 시도하지 말고 하나로 밀어붙이길 바란다.
그럼 무엇으로 밀어붙이라는 소리인가? 여러 가지 시도와 실패를 여러 해 거쳐 나온 필자 나름의 답을 적어본다. 다만 이 답이라는 것도 필자 나름대로의 제시책이니 이를 절대적인 해답으로 받아들이지 않기를 바란다.
- 결국은 문제풀이다
필자는 2012년 초시생 시절 학원에서 하라는 대로 그대로 실천한 타입에 속한다. 당시에 필자는 공무원시험, 그리고 노량진 학원가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다. 그래서 하라는 대로 종합반부터, 기출문제, 특강, 문제풀이 강의까지 다 들었다. 그리고 2013년 첫 시험을 쳤다. 그 뒤에 느낀 것은 ‘이 방법이 정말 맞는 건가?’였다. 학원에서 하라는 대로 했지만 내 계획은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그래서 내 나름대로의 답을 찾기 위해 이런저런 시도를 했다. 물론 그 기간에도 계속 시간은 지났고 여전히 합격선과는 20점의 차이가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깨달음 비슷한 것을 얻었다. ‘아, 결국은 문제를 푸는 시험이구나. 결국 공시는 문제를 풀어야 하는 거구나.’
문제집, 특히 기출문제집을 중심으로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아래의 몇 가지로 추릴 수 있다.
1) ‘덜 중요한 이론’을 가려낼 수 있다. 노량진에서 유통되는 기본서의 상당수는 기출 이력을 적지 않는다. 기출 이력을 표시한다고 해도 최신 기출 이력을 중심으로 표시되므로 그것만으로는 해당 내용의 중요성을 단번에 알아채기 알기 힘들다. 반면 기본서는 ‘모든’ 내용을 담아놓았기 때문에 기본서를 중심으로 보면 어떤 내용이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지를 분별하는 데에 추가적인 노력을 해야만 한다. 즉, 기출을 중심으로 하면 어떤 내용을 많이 봐야 하고 어떤 내용이 기본적인 내용인지 혹은 지엽적인 내용인지 파악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 물론 기본서에도 중요 표시가 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건 강사가 개인적인 기준을 가지고 표시한 내용이다. 강사가 평소에는 잘 나오지 않는 ‘예상 내용’을 나올 수도 있다면서 강조하는 경우도 있다.
2) 기본서의 이론과 실제 문제 출제의 차이점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국어를 배우면 어떤 단어를 어떻게 발음해야 하는지에 대해 그 원리를 전부 알려준다. 하지만 그 원리는 문제에 거의 나오지 않는다. 대부분은 그냥 단어를 던져 주고 ‘이 단어를 이렇게 발음하는 것이 맞는가’에 대해 물을 뿐이다. 영문법도 강좌를 통해 그 원리에 대해 알 수 있지만 사실 물어보는 것은 그 원리가 아니라 문장 몇 개를 던져주고 이 문장이 문법상 맞는가 아닌가를 물을 뿐이다. ‘결국 시험에서 묻는 것은 이것이구나’를 빨리 깨달을수록 성적이 올라간다. 이것은 앞서 말한 ‘덜 중요한 내용’을 가려내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3) 문제 푸는 법에 대한 요령을 잡을 수 있다. 일부 강사가 말하는 ‘문제 푸는 스킬’이 그것이다. 의아해하겠지만 공무원시험은 ‘이게 답일 것 같아서’ 찍었는데 그게 답인 경우가 상당히 많다. 문제의 난이도가 높을수록 그런 경향이 강하다. ‘찍는 것도 기술이다’라는 말이 그래서 등장한다. 문제를 정말 많이 풀어보면 그러한 감을 실제로 익힐 수가 있다. 특히 한국사가 그렇다. 선택지가 4개 등장할 때 3개가 전혀 들어본 적 없고 1개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들어본 적은 있는 지문이라면 그 1개를 찍어서 정답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기술은 기본서만 회독하는 방법으로는 얻기 힘들다.
4) 기본서 중심으로만 공부하면 그 양이 너무 방대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우리는 5과목을 5명의 강사로부터 배운다. 하지만 우리는 강사가 아니기 때문에 5명 강사의 모든 지식을 본인의 뇌 속에 완벽하게 우겨넣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우며 가능하다 하더라도 빨리 합격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이게 가능하다면 당신은 공무원이 아닌 좀 더 높은 곳을 노리자. 따라서 강사 수준의 이론 마스터가 될 수 없다면, 대신 좀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최대한 높은 점수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리고 방법은 실제 문제 풀이를 만들어져야 한다.
- 문제만 풀면 되는가?
그렇다고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필자는 문제집만 가지고 공부하라는 소리를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강의를 듣지 말라는 소리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정말 필요한 강의는 들어야 하며, 과목별 단과(심화강좌)는 최소 한 번 들어야 그 이후의 공부가 쉬워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필자가 초시생과 이야기할 때 자주 했던 이야기가 있다. “아마 처음 책을 보면 한글인데 전혀 이해가 안 될 겁니다.” 그 말 그대로 공무원시험 과목들(특히 법학과목)은 처음 접하는 사람에겐 ‘읽을 수는 있는데 이해할 수가 없는 내용’이다. 만약 아무런 사전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아랍어 시험을 문제집만으로 공부한다면 고득점을 올릴 수 있을까? 극단적인 예를 들긴 했지만 공무원시험을 아무런 이해없이 문제집만으로 공부한다는 것은 아랍어나 러시아어를 문제집만으로 공부한다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내용)’를 ‘잘은 모르겠지만 어쨌든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바꾸기 위해선 누군가가 그 내용을 바꿔서 알려줘야 한다. 그러한 직업이 강사고 그 내용을 모아놓은 것이 강좌다. 이러한 사실을 무시한 채 강의 없이 문제집, 또는 기본서만으로도 합격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대다수 공시생을 약올리는 행위일 뿐이다. 문제집을 보더라도 ‘어느 정도 알아들을 수 있을 때’ 문제집을 접하는 것과 ‘내용을 하나도 모를 때’ 문제집을 공부하는 것은 그 수험효율성에서 큰 차이가 있다. 이를 과연 쓸데없는 시간낭비라고 할 수 있을까?
기본서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만약 문제집에서 내가 모르는 부분의 해설이 없거나 빈약하다면? 그런 경우를 위해 기본서 역시 필요하다. 또한, 특정 문제에 대해 이를 문제집의 해설에만 의존하는 것과 능동적으로 기본서를 찾아보는 것은 공부의 강도에 차이가 있다. 행정법 문제에서 처음 보는 듯한 판례가 있을 때 이를 해설에만 의존해 ‘이런 판례도 있구나’하고 넘어가는 것과 기본서에서 해당 판례를 찾아 ‘기본서에서도 실려 있는 거구나’라고 느끼는 것 중 어느 것이 기억에 더 잘 남을까? 이를 과연 쓸데없는 시간낭비라고 할 수 있을까?
- 결론
강좌만으로 고득점을 올리는 사람, 이론서만 무한 회독해서 고득점이 나오는 사람. 그리고 문제집만 보면서 고득점이 나오는 사람. 이 모든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 하지만 너무 극단적이다. 극단적이라는 것은 그 방법을 적용할 수 있는 사람이 한정적이라는 것이고 그 말은 모든 사람에게 그 방법을 강요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수험생에겐 일반적인 방법이 있는데 ‘빨리 합격하는 방법’이라는 이름하에 특이하고 극단적인 공부법을 알려주고 그걸 또 ‘그런 것 같다’면서 시도해보는 현상이 있다.
쉽게 생각하자. 수능도 똑같은 객관식인데 고3 수험생 중 문제집만으로 고득점을 올린 사람이 있었는가? 교과서만 보고 좋은 대학을 들어간 사람은 정말로 문제를 덜 풀었을까? 이런 질문들은 제대로 대답하면서 공시에서는 자신의 성적, 그리고 앞으로 자신의 미래가 걸린 일이라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일이 많다.
일반적으로, 그리고 현실적으로 생각하자. 시험 문제가 객관식이기 때문에 객관식 문제를 일찍 접할수록 좋다. 객관식 시험을 준비하기 때문에 공부 준비도 객관식 문제를 실제로 어떻게 맞힐 수 있는가에 집중해야 한다. 다만, 전혀 모르는 분야의 내용을 최소한도로 이해하고 모든 내용을 적어도 한번은 살펴보기 위해서라도 강사의 강의는 필수불가결하다.
- 구체적으로 어떻게?
미리 적자면 아래에 적을 실천방법들은 개괄적인 과정이며 구체적인 계획은 개인마다 적절하게 조정하는 것이 좋으므로 일부러 적지 않는다. 그리고 이 내용은 ‘이렇게 해서 합격했다’는 내용이 아니다. ‘이렇게 하지 않아서 후회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필자는 이 내용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
1. 해당 과목을 단과를 듣기 전 기본서와 기출문제집을 같이 준비한다.
2. 단과를 순서대로 듣는다. 그리고 해당 단과에 대한 복습을 기출문제집을 풀면서 끝낸다. 실제로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이런 내용도 있었구나’라는 걸 떠올리는 것으로 족하다. 또한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무리하지 않고 넘어간다.
3. 단과를 전부 다 들으면(완강하면) 바로 기출문제집을 처음부터 풀자. 단과가 2개월이기 때문에 슬슬 처음부분 일부가 기억나지 않을 것이다. 문제를 푼다기보단 모든 지문에 대해 OX 체크를 한다는 느낌으로. ‘몇 개월 뒤에도 이 내용은 생각날 것’이라고 판단되는 지문은 취소선으로 지워버린다(이런 식으로). 국사의 사료도 너무 기본적이라 확실히 기억하고 있는 것은 지워버린다. 이를 ‘소거법’이라고 부른다.
4. 이런 식으로 기출문제집을 한 번 다 봤다면 그 책에는 ‘모르거나 헷갈리는’ 선택지만 남는다. 다음 회독부터는 그 내용을 확실히 이해·암기하는 과정에 집중한다. 옆에 기본서나 요약집을 펼쳐두고 해당 내용에 대해 확인하는 ‘발췌독’ 과정을 거친다. 어느 부분에 있는지 바로 찾기 힘든 내용은 그 내용이 포함된 페이지를 문제 옆에 기록해둔다. 다음 회독으로 진행될 때 그 숫자가 시간을 엄청나게 절약시켜 준다.
5. 3~4를 반복하면 마지막에는 정말 헷갈리거나 모르는 것만 남게 된다. 새해를 맞이하면 이제 그 내용을 중심으로 암기노트를 만들자. 이름만 거창하지 사실은 자신이 헷갈리는 부분을 한번 더 적는다고 생각하자. 그 내용을 시험 전까지 수정·보강하고 시험 1주일전부터는 그 암기노트만 무한 회독한다. 그 시기쯤 되면 이미 그 암기노트에서 빠진 것들은 알고 있거나 문제를 보면 본능적으로 기억나는 것들이다.
선우한국사 기출문제집 17년판 247페이지
민준호사회 기출문제집 16년판 360~361페이지
기출문제집에 취미삼아(...) 찍은 도장
날짜, X는 틀렸을 때, V는 더 이상 볼 필요가 없는 문제에 찍었다
직접 만든 이유는 저렇게 생긴 도장을 찾을 수가 없어서...
- 기본서와 기출문제집 선택조건
초시생은 대부분 강사를 고르면서 그 강사가 쓴 책을 고르기 때문에 해당사항이 없다(아마 이 글을 볼때쯤이면 이미 구매를 끝냈을 것이다). 또 한번 시험을 말아먹고(?) 다시 공시공부를 시작하게 되면 강사를 바꾸지 않는 한 해당 강사의 책을 재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는 특정 책을 추천하기보다는 기본적인 기본서, 기출문제집의 선택기준에 대해 적는다. 구체적인 강사별 책에 대해선 과목별 공부법 부분을 참고하자.
앞서 적은 내용을 다시 떠올리자. 거기에 따르면 기본서는 ‘기출문제집에 나오는 내용 확인용’ 책이다. 발췌독을 위한 책이다. 아는 내용을 매번 찾아보지는 않을 것이다. 중상난이도의 문제에서 모르는 내용을 확인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기본서가 심하게 요약식이면 곤란하다. 단 여기서 말하는 ‘요약’은 형식적인 요약이 아니라 내용의 요약이다. 강민성 한국사 강사는 자신의 기본서를 요약서처럼 보이게 제작한다. 하지만 아무도 그 기본서를 요약서라고 하진 않는다. 대부분의 한국사 내용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능에서 넘어온 강사들을 중심으로 ‘필요한 내용만 추린 기본서’를 광고하는데 이는 기본서 회독을 공시공부의 주된 수단으로 삼는 공시생에겐 적절한 아이템이겠으나 우리가 하려는 ‘발췌독’에 적절한 교재는 아니다.
그렇다고 기본서가 모든 내용을 포함할 필요는 없다. 현재 국사 기본서는 800~1500페이지 정도인데 그 사이면 (강사마다 넣고 빼는 내용이 다르겠지만) 공무원시험에 필요한 대부분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그 이상의 무언가를 찾으려면 국사 전공서적을 찾아야 하겠지만 우리는 공무원시험을 위한 책을 찾는 것이지 전공 공부를 위한 책을 찾는 것이 아니다. 강사가 수험생보다 더 기출문제에 민감하다. 그런데도 기출문제에 있는 주제가 기본서에 없다면 우리가 찾지 못했거나 또는 너무 어려우면서도 재출제 가능성이 희박한 내용이라 일부러 넣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만약 기출을 풀다가 그 내용이 기본서에 없다면 책이나 강사를 욕하지 말고 해당 내용을 기본서에 따로 적어두면 된다.
부가적으로 기본서는 가독성이 높아야 한다. 원하는 내용이 어디 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행정법이 특히 그렇다. 분명 문제는 ‘다음 중 처분성이 인정된 것은?’인데 ‘처분성’ 단원에 해당 판례가 없고 다른 단원에 끼어들어간 경우가 있다. 국사에서 ‘시대별 XX제도에 대한 내용으로 옳지 않은 것은?’이라는 문제는 종종 등장하지만 보통 국사 기본서는 ‘XX제도’만 시대별로 따로 모아두지는 않는다. 그런 내용을 잘 찾을 수 있는 기본서가 좋은 책이다.
기출문제집은 편제 순서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연도별, 그리고 시행된 곳에 따라 해당 문제를 그대로 실어놓은 책이 있다(시행처별 기출문제집). 그리고 기출문제 전체를 분해해 단원별로 재구성한 책이 있다(단원별 기출문제집). 강사가 직접 관여한 기출문제집은 대부분 단원별 구성을 따르며 시행처별로 된 기출문제집은 많지 않다. 예외적으로 영어의 경우는 시행처별 기출문제집과 단원별 기출문제집이 반반 정도. 특별한 저자 없이 중저가로 판매하는 기출은 시행처별 기출문제집인 경우가 많다. ‘XX개년 XX과목 기출문제집’이라고 된 책들은 보통 여기에 포함된다.
둘다 특징이 달라서 어느 쪽이 더 좋다고 말하기 힘들다. 단원별 기출을 풀게 되면 비슷한 내용들을 반복해서 학습할 수 있다. 그래서 어떤 내용들이 해당 단원에서 자주 출제되는 내용인지를 더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단원별 기출문제집은 대부분 기본서의 순서를 따르기 때문에 발췌독을 할 때 기본서에서 더 빨리 찾을 수 있다. 반면 단원별 기출문제집은 실제 문제를 시간까지 재면서 풀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20문제가 출제될 때 출제자가 고의로 만점이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한 고난도 문제를 집어넣는데 단원별 기출문제집으로는 이를 파악하기 어렵다. 시행처별 기출문제집을 풀면 이러한 만점방지용 문제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다.
또 발췌독을 조건으로 한 기출문제집은 해설이 자세할 필요가 없다. 어차피 기본서를 찾아본다는 전제하에 책을 고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세한 해설’이라고 광고하는 기출문제집이라고 해 봤자 그 해설은 이미 기본서의 내용의 복사판이거나 요약판이다. 정말 좋은 기출문제집은 ‘기본서에 없는’ 내용에 대한 해설이 자세한 책이나 직접 풀지 않고서는 이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예외가 있다. 다른 기출문제집은 몰라도 영어 기출문제집은 모르는 게 있어도 기본서의 발췌독으로 알기 힘든 문제가 많다. 그래서 영어 기출문제집은 충분한 해설이 되어 있어야 한다.
- 추록
기출문제집 추록
단행본으로 파는 경우도 있고 PDF 다운로드 형태인 경우도 있다
대부분 강사 카페나 학원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가능
공무원시험의 기본서는 매년 개정된다. 예를 들어 현재 2017년 여름에 기본서가 나온다면 그 책은 2018년 치러지는 시험을 대비하기 위한 기본서이므로 2018년판 기본서가 된다. 그리고 2018년 여름에 2019년판 기본서가 새로 나오면 2017년 여름부터 2018년 여름까지 있었던 9급·7급 기출문제 중 기본서에 없었던 내용들이 업데이트되는 식이다.
하지만 실제로 매년 책을 구매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상당수 강사들은 작년판과 비교해 바뀐 점을 ‘추록’이라는 형태로 올려준다. 이를 통해 수험생은 ‘너무 많이 바뀌었으니 차라리 새로 사는 것이 낫겠다’, 또는 ‘별로 바뀐 게 없으니 추록 내용을 직접 추가해 쓰는 것이 낫겠다’의 선택을 할 수 있다. 이것은 개개인의 판단에 달린 문제이므로 무엇이 더 좋다고 말하기 어렵다.
강사 중에선 추록을 내지 않는 강사도 있다. ‘그다지 바뀐 내용이 없어서’ 추록을 내지 않는 부류가 있고 ‘너무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가 이유인 강사도 있다. 주의할 점이 있다. 이 ‘너무 많이 바뀌어서’가 매년 반복되는 강사는 무조건 피해야 한다. 주변의 공시생에게 ‘기본서가 매년 많이 바뀌는가?’라고 질문하면 보통의 대답은 ‘아니요’다. 진짜 공시 강의를 새로 시작한 신입 강사가 아니라면 이론서의 내용은 크게 바뀔 구석이 없다. 영어 문법이 1년 사이에 혁신적으로 변할 일이 있을까? 국사책 속의 팩트가 1년 사이에 획기적으로 바뀔 확률은 얼마일까?
그런데도 (어디인지 가르쳐 주지 않으면서) 매년 내용을 계속 갈아치우는, 또는 갈아치운다고 광고하는 강사의 책은 원래부터 해당 책의 퀄리티가 낮았다(또는 이전 판의 교재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다. 그런데도 ‘전면 혁신판’이라거나 ‘이전과는 다른 새로움’ 등의 그럴듯한 문구를 쓰면 여기에 낚이는 공시생이 많다.
그리고 기출문제집은 빠르면 가을, 늦으면 초겨울에 출시되기 때문에 일부 문제가 실리지 않는 경우가 있다. 또 기출문제집이 모든 기출을 다 싣는 곳도 있지만 중요하지 않다고 강사가 판단되는 문제를 빼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본인이 직접 최신 기출문제를 찾아야 한다. 국가직이나 지방직의 경우 사이버국가고시센터(gosi.kr)에서 찾을 수 있고 서울시 기출은 서울시 인터넷 원서접수센터(gosi.seoul.go.kr)에서 받을 수 있다. 기타 기출문제도 검색을 통해 손쉽게 받을 수 있다. 다만, 해당 사이트를 가면 기출문제와 정답만 있다. 해설의 경우는 학원 홈페이지나 해설파일을 따로 모아놓은 블로그, 카페에서 따로 다운로드받아야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