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림 ; 본 내용과 동일한 글이 [격려시] 메뉴에도 있습니다.
냇가의 작은 모래알
-생활관 일터를 떠나며
이재익 선생님 (2011. 06.04. 아침에)
해는 뜨고 지고
꽃은 피고 지고
사람도 오고 또 가네.
지는 해를 노을이 붙들어도 어둠은 오고
지는 꽃잎을 바람이 받쳐도 떨어지고
가야 할 사람은 마음 주어도 소용없다네.
다만, 해있을 때 열심히 땀 흘리고
꽃피었을 때 한 번 더 바라보고
만났을 때 진심으로 대하는 것이 인생인 것을.
하늘 아래 그 무엇이 영원하리오.
산마루의 큰 바위도 솔씨 하나 뿌려지고
봄바람 가을비에 젖고 젖어서
어느 세월에 구르고 흘러
냇가에 작은 모래알이 된다네.
* 부경고 생활관 사감 일터를 떠나며
[작별인사 말씀]
여러분, 작별인사도 않고 떠나서 죄송합니다.
여러분들도 조금 섭섭하고 야속하셨겠지만,
저도 어제 아침까지도 몰랐고, 점심때도 몰랐습니다.
저녁때가 되어서야 아!, 이제 떠날 때가 되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작별인사는 눈물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 참았죠.
저의 즉흥시 한편으로 대신합니다.
그동안 여러분들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은 한 사람 한 사람 어찌 그리도 착하고 아름다운지...
여러분들과 함께 한 시간들은 저에게는 힘든 줄도 몰랐고
행복한 나날이었습니다.
더 친절하게 보살펴드리지 못해서 미안하고,
때로는 너무 심하게 대해서, 지금은 안타깝고 후회가 됩니다.
무엇보다도 이름을 많이 못 불러주어서 미안합니다.
이렇게 빨리 떠날 줄 알았으면 더 잘하는 것인데
아직도 철이 덜 든 늙은이였나 봅니다.
왜 사람은 항상 지나고 나면 후회하게 되는 것인지…….
여러분들은 성장과정의 한 에피소드로 점하나 찍으시고,
저는 마음 한가운데 담긴 추억과 그리움으로 살겠습니다.
좋은 여자 선생님 오시니 마음 맞춰서 열심히들 하세요.
모교와 여러분들의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그러면, 벌써 그리워지는 여러분, 사랑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11.06.04. 이재익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