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한인회총연합회(총회장 유진철)가 한일 과거사 문제와 관련 아키히토(明仁) 일왕에게 펀치를 날렸다.
미주총연은 30일자 “일본의 군국주의적 침략행위 지속과 관련 아키히토(明仁) 천황 폐하에게 보내는 서한”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일본은 67년 전의 무조건 항복으로 군국주의 활동에 대해 무한(無限) 책임을 져야 할 패전국으로 전락했는 바, 침략으로 초래된 일체의 문제들을 그 이전의 상황으로 원상 복귀시켜야 할 책임도 안고 있다”고 지적하고 특히 “부친 히로히토(裕仁) 천황이 극동군사재판소에서 사면을 받은 것에 대해 보은한다는 차원에서도 천황폐하께서 직접 나서서 한국과 일본간 역사와 영토문제 등을 모두 해결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회장은 서한에서 일왕을 ‘천황폐하’라는 극존칭을 사용하면서 “비록 약탈을 결정하거나 조장하지는 않았지만 그러한 행위들이 조부와 부친의 지시와 승인에 의해 자행되었다는 점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설명하고 “과거의 침략 행위를 깊이 반성하고 부친 히로히또(裕仁) 천황이 무조건 항복 선언할 때와 같은 심정으로 그 피해자들에 대해 진심어린 용서를 구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유진철 회장은 뉴스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이 서한을 일본어로 번역해 주미 일본 대사관과 총영사관, 요미우리와 아사히 신문 등 일본 언론사들에 보낼 예정이다”고 말했다.
또한 서한은 영어로도 번역돼 공화·민주 양당의 대통령선거본부에도 발송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아키히토 일왕에 보낸 서한 전문.
일본의 군국주의적 침략행위 지속과 관련 아키히토(明仁) 천황 폐하에게 보내는 서한
미국내 미국계 한인들을 대표하는 미주한인회총연합회는 일본의 많은 정치인들과 각 분야의 지도자 등이 과거 일본이 한국에 대해 엄청난 고통을 안겨 준 사실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미화하고 군국주의적 침략행위를 지속하고 있는데 대해 통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일본의 이러한 인식과 행태는 한국과 일본간 선린우호 관계 구축에는 물론 동아시아 평화와 안정에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일본이 국제사회의 모범적 국가로 발전하는 데에도 큰 장애가 되고 있습니다.
과거 일본의 야만스러운 군국주의적 침략, 약탈과 망동(妄動)은 급기야 두 차례 원자폭탄을 맞고 1945년 8월 15일 당시 히로히토(裕仁) 천황의 무조건 항복으로 저지되었고, 군국주의의 죄상(罪狀)은 극동군사재판소에서 분명하게 밝혀졌습니다.
일본은 67년 전의 무조건 항복으로 군국주의 활동에 대해 무한(無限) 책임을 져야 할 패전국으로 전락했는 바, 침략으로 초래된 일체의 문제들을 그 이전의 상황으로 원상 복귀시켜야 할 책임도 안고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에 대해 영토 침탈 그리고 위안부와 노무자, 젊은이들을 탄광과 전쟁터로 몰아 넣음으로 인해 발생한 엄청난 인명의 희생들은 패전국 일본이 겸허한 반성과 사죄의 마음으로 결자해지 해야 합니다. 그러나 일본은 지금까지 독도에 대한 역사의 왜곡, 조작으로 억지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고 위안부와 노무자 문제에 대해서는 범죄집단과 같은 거짓말을 반복해 오고 있으며 천황에 대한 충성 맹세를 강요 받았던 한국 젊은이들의 희생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그 때의 수많은 희생자들의 영혼이 지금도 만주와 동남아시아에서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떠돌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미주한인회총연합회와 미국 내 전체 한인들은 일본의 침략으로 인해 발생한 작금(昨今)의 모든 역사, 영토문제와 인적 피해에 대해 천황폐하께서 직접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합니다. 비록 천황폐하께서 반인륜적 군국주의적 약탈을 결정하거나 조장하지는 않았지만 그러한 행위들이 천황폐하의 조부와 부친의 지시와 승인에 의해 자행되었다는 점에서 천황폐하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특히 군국주의적 범죄 행위에 대해 가장 막중한 책임을 져야 할 부친 히로히토(裕仁) 천황이 극동군사재판소에서 사면을 받은 것에 대해 보은한다는 차원에서도 천황폐하께서 직접 나서서 한국과 일본간 역사와 영토문제 등을 모두 해결 해야 할 것입니다.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 시장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한국이 증거를 내놓으라’고 망언하는 것을 보면서 일본의 정부나 기성(旣成) 정치인들은 물론 일본의 젊은 세대 들에게도 기대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일본이 한국의 영토를 강탈하고 36년간 한국인을 탄압한 것 이상 어떤 증거가 더 필요한 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차세대 리더로서 한일관계의 발전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하시모토마저 이러한 인식을 갖고 있는데 대해 경악하고 있습니다.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지난(至難)한 과정을 겪어온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시일의 경과, 세대의 교체에도 불구, 결코 호전될 수 없음이 다시 한 번 입증된 것입니다. 이러한 면에 있어서도 우리는 일본인들의 정신적 지주인 천황폐하께서 군국주의적 침략으로 인해 초래된 모든 문제들에 대해 국민들을 올바로 계도(啓導)하고 반성과 자숙(自肅)의 분위기를 널리 확산시켜 줄 것도 아울러 촉구합니다.
미주한인회총연합회가 천황폐하에게 이렇게 촉구하는 것도 일본내 기성 정치인들이 이들 문제들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미국내 모든 한인들과 미주한인회총연합회는 천황폐하께서 과거의 침략 행위를 깊이 반성하고 부친 히로히또(裕仁) 천황이 무조건 항복 선언할 때와 같은 심정으로 그 피해자들에 대해 진심어린 용서를 구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2012. 8. 30.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 유진철
한편 미주총연은 하루 전인 29일(수) 1910년 일본이 한국을 강제로 합병했던 국치의 날 102년을 맞아 전체 회원들에게 공문을 보내 “독도문제, 동해문제, 위안부 문제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그들의 만행의 연장선상에 있는 일로써 무조건적인 항복(Unconditional Surrender)으로 종전문서에 서명한 패전국 일본이 모든 것을 전쟁전의 제자리에 갖다 놓아야 하는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은 뻔뻔한 처사임을 주지하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문은 “일본은 최근 발견된 일본근대교과서에서도 한국땅이라고 되어 있는 독도를 억지 주장으로 일본땅이라고 우겨서는 안된다”는 점과 “미국은 항복문서를 직접 받아낸 승전국으로서 일본이 침탈했던 아태지역국들의 모든 것을 제자리에 돌려주게 주선해야 하는 책임을 지고 영토분쟁에 명확한 정리를 해 주기를 바란다”는 주장을 회원들에게 전하고 동참을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