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산 <조묘>
광주 근교 불산시에 위치한 <조묘>는 도교사원이다. 북송 원풍년간(1078~1085)에 처음 세워져 명나라때까지 여러번 중수되었고 청나라 초기에 완정되고 광서 25년(1899년)에 지금같은 모습이 완성되었다. 지방의 특색이 농후하고 도교의 진무현천상제를 모시고 있다. 국가 AAAA급관광구이고 광동성의 애국주의 교육기지이다. 광동 10개 관광시범구 중 하나다.
불산이라는 도시명은 당나라 때 발굴된, 시내 언덕위에 세워진 불상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도자기가 유명하며 최근에는 관광도시로서 주목받고 있는 인구 380만 정도의 중소도시이다. 광주에서 가깝고 광주공항에서도 가까워 접근성이 높은 도시로 관광객 유치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이름은 佛山인데 조묘보다 더 널리 알려진 불교 사찰은 없다. 불산에 있는 조묘여서 당연히 불교 관련 사원으로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대표적 도교사원이다. 진가사를 잘못 사찰로 생각하기 쉬운 것과 같은 어휘 인상 착오이다.
근거있는 착각이다. 불산이니 당연히 불교가 있어야 할 거 아니냐. 반론이 있을 수 있는데 걱정할 거 없다. 조묘의 도교는 백천해납처럼 기복이 될 수 있는 것은 모두 끌어안고 있기 때문에 불교도 당연히 끌어안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교와 도가를 구분하기도 한다. 도가는 우리나라에 수용되었고, 도교도 신선사상, 양생 수련 및 의술과 관련 있는 부분 등은 수용이 되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기복 종교로서의 도교 신앙의 수용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에게는 이와같은 도교 사원은 없기 때문이다.
좀더 품격 있는 사상이나 종교 위주로 수용한 것이 아닐까, 아니면 수용했더라도 우리 문화와 맞지 않아 전승은 되지 않았을까 한다. 마치 관우 신앙이 수용되어 그 흔적은 남아 있더라도 보편적 신앙으로 자리잡지 못한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방문일 : 2019.12.23
교통편 : 전철
입장료 : 20원, 60세 이상 10원, 70세 이상 무료
광주는 교통이 매우 편리하다. 이웃 도시 불산에 지하철이 닿아 바로 이곳까지 올 수 있다. D출구로 나오면 50미터쯤 지점에 조묘가 있다.
도교사원이라지만 공성원도 있고, 불자를 위한 석가모니 탑도 있다. 굴원의 동상도 있다. 동전을 던지며 복을 비는 금향지도 있다. 복을 준다고 생각되는 모든 것이 한 데 모여 있다. 노골적인 기복신앙은 부담스럽지만 덕분에 구경거리가 다양해지고 많은 사람을 끌어모을 수 있는 것은 분명 장점일 것이다.
불산은 월극의 발상지로도 알려져 있다. 월극이 '대회' '광동대희'로도 불리는 것이 그런 이유다. 불산은 한나라 때부터 연희가 발달한 곳이라 한다. 조묘 안에는 월극을 공연하는 만복대가 있다. 민간 예술과 생활에 밀접한 이 종교의 또 다른 강점이 나타난 셈이다.
황비홍기념관이 있다는 것도 그렇다. 황비홍은 이 지역 출신이고 중국인들의 마음속 근대 영웅이다. 이런 영웅을 길러낸 지역의 긍지와 책임감이 반영된 기념관을 조묘 안에 둔 것이다. 도교라는 종교의 민중적 면모가 아직도 여전히 많은 사람을 끌어들이는 힘인 셈이다. (황비홍기념관은 별도 검토)
기복이 민중에 대한 물질적 정신적 위무 방식이라면 황비홍을 통해서는 정신적 위무를, 만복대를 통해서는 예술과 휴식의 위무를 하는 셈이다. 조묘는 이처럼 종교의 복합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점은 광주 여지공원 옆의 인위조묘와 확연히 다른 점이다. 인위조묘는 기복신앙에 철저한 사당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공묘는 조묘 내의 유교 유적이다. 공자 사당으로 공자 탄신 기념 의식이 2012년부터 거행되고 있다. 공묘에까지 이르면 도대체 조묘의 정체성이 뭔지 헷갈리게 된다. 그러나 방문객으로서는 온갖 것을 한 곳에서 다 만날 수 있으니 방문의 효용성은 그만이다. 정체성 모호는 단점이라 할 수 있으나 백천해납의 포용력은 중국다운 특성을 보여주는 보편적인 강점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불산은 간식거리가 유명하고 근처 순덕은 쌀국수가 유명하다. 특별히 면발이 넓은 국수를 많이 먹는다. 조묘 뒷골목은 완전히 먹자골목이다. 이름이 황비홍의 비홍가다. 가지가지 현란한 간식거리가 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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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묘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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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묘 대문을 들어서면 사자대와 용벽을 먼저 만난다. 용벽 앞의 수호신은 정체가 모호하다. 불교의 사천왕상과 같은 의무를 띈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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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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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묘 안의 또 다른 용벽이다. 중국의 전통 민간 신앙과 닿아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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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총 패방 뒤쪽에 황비홍기념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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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내에서는 트럼프가 한창이다. 중국 관광지 안 따뜻한 곳을 가면 어디든지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심지어 샌프란시스코 화교 구역 공원에 가서도 볼 수 있었다. 북경 천단 공원 복도에는 안팎에서 이런 노인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직접 참가하지 않은 사람도 한 떼가 모여들여 구경을 한다. 구경꾼과 선수가 자리교체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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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방 안쪽에는 비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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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응. 성역문 안쪽의 편액은 영응이다. 신령이 응하는 곳이다. 사람들이 본전 앞에 있는 연못 금향지에 동전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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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응사, 조묘의 본전이다. 지붕 위의 수많은 목조각품들이 진가사의 배경을 보여준다. 목조 공예는 이 지역 특화된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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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소궁. 본전의 주전에 모셔신 신상. 진무현천상제
이 신상이 누구인지는 중국 포털 바이두에서도 논쟁거리다. 주묘의 신앙대상이 누구인지 수수께끼로도 나와 있을 정도다. 1)남제 2)북제 3)남해용왕 4)조타, 여러분은 이 답항 중에서 무엇을 선택하시겠는가.
답은 2)북제이다. 불산조묘는 도교도교에서 숭상하는 북방진무현천대제의 사당이라 한다. 조묘는 북송 원풍연간(1078~1085)년간에 세워졌고 명나라 홍무 때까지 여러번 중수했다. 영남의 대표적 건물물이어서 동방민간예술궁, 영남건축예술궁이라는 영예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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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향지. 조묘 본전 앞의 연못 금향지에는 동전이 가득하다. 거북이마저 이렇게 가득하니 정말 복을 받을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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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에서부터 조묘의 성역이 시작된다. 이 소슬대문 바로 앞이 월극 공연장이다. 속세와 성세가 구분되는 기준이다. 안쪽은 금향지를 넘어 본전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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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극 공연장이다. 어제가 동지, 어제는 많은 극이 공연되었는데 오늘은 공연이 없다. 보통 1시반~3:30까지 공연이 있다. 월극의 발상지라 하니 원형을 볼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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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원의 상이다. 도교 사원이지만 온갖 역사적 인물이 다 모여 있다. 특히 굴원의 애국주의의 상징이므로 도교의 현재적 의미를 위해서도 필요한 거 같다.
성황묘에 가도 공자와 시진핑이 있는 것과 배경이 같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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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모니불상도 있다. 숭배 가능한 대상, 복을 준다고 생각하는 대상은 어느 것도 좋다고 생각하는 거 같다. 사람들은 석가모니불 앞에서도 절하고 공자상 앞에서도 절한다. 종교갈등이 없는 이유 아닐까.
*아래는 불산조묘역사문화진열관과 그 안의 전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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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묘 의식을 재현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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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 공성원. 공성원 안에 공묘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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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성원은 따로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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