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수중전골>
진주 사람들은 어떻게 먹고 사나, 궁금하다면 가볼만한 집이다. 평범한 찬이지만 어느 찬이나 허수가 없다. 그리고 개운하다. 입맛이 예민한 사람이라면 담백한 맛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틀림없이 만족할 만한 집이다. 게다가 저렴하다. 상다리가 부러질 것같은 찬이 어떻게 이 가격으로 가능한가.
1. 식당얼개
상호 : 두꺼비수중전골
주소 : 경남 진주시 촉석로132번길 4-1
전화 : 055-745-3797
주요음식 : 쌈밥
2. 먹은날 : 2022.11.29.점심
먹은음식 : 쌈밥 9,000원
3. 맛보기
시장 속에 은자처럼 숨어 있다. 숨으려면 오히려 이런 곳이어야 할 듯하다. 그러나 귀신같은 사람들은 기어코 찾아내 자기들끼리 즐긴다. 끼리끼리 편하게 조용하게 와서 먹는다. 날마다 먹어도 질리지 않게, 소박하지만 정성과 솜씨가 담긴 밥상을 받는다. 이러니 진주가 전주와 맞장뜬다고 하는 거 같다.
된장찌개는 확 끼치는 집된장 기운, 개운하면서도 새우로 풍성한 맛을 낸다. 죽순은 식재료 맛이 고스란히 식감으로 느껴진다. 참나물은 잘 데쳐진 나물에 고소한 참기름 맛이 제 맛을 살린다. 더욱 놀라운 것은 고등어 조림, 무맛이 고등어보다 더 고등어조림답다.
그래도 서운한 것이 있다면 쌈밥이란 메뉴와 어울리는 고기반찬이 없다는 것, 고기가 부담스럽다고 느끼는 경우 보통 진한 우렁된장을 끓인다. 아니면 별도의 돼지불고기 메뉴를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다. 채소찬으로만은 속이 헛헛한 사람을 위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생선조림과는 다른 차원의 상차림 원리다.
고등어무조림. 무를 한 조각 베물면 혀가 호사하는 거 같다. 진하게 배인 국물맛, 고등어보다 더 고등어조림같다는 느낌이 드는 무. 무를 넘어서 무다.
쌈채소. 눈에 띄는 파란 잎은 머위잎이다. 머위대들깨탕은 흔히 접하지만 머위잎찜은 만나기 힘들다. 진주에서 흔한 음식이라는데, 간단한 조리에도 지역 특성이 반영된다. 맛은 쌈쏘롬하게 입맛을 돋군다.
참나물무침. 정통 참나물무침이다. 쫄깃한 나물 식감이 좋다.
버섯볶음. 개운한 맛이 좋다.
파래무침. 약간 쌉쏘롬하다.
홍합국. 홍합이 가득하여 국물도 온통 홍합맛. 재료 자체로만도 국물맛이 훌륭하다.
윤기 차르르 흐르는 쌀밥. 부잣집 안방 밥상같다. 고급 쌀의 차진맛이 그대로 감지된다. 쌈밥, 밥이 메뉴 이름에 들어 있다. 밥이 중요한 메뉴에 적당한 밥맛 그대로 난다.
쌈장. 아마도 된장국의 집된장인 듯. 콩알이 살아 있는 된장, 맛도 개운하다.
갈치속젓. 눌은밥과 먹으니 제격이다. 쌈장으로 먹어도 훌륭하다. 양념이 너무 진하지 않고 속젓 본래의 맛이 많이 살아 있다.
4. 맛본 후 : 시장 음식
진주 맛집은 대부분 시장통에 있는 거 같다. 시장이 살아 있는 도시문화, 서민이 움직이는 도시문화가 음식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시장에서는 진주비빔밥도, 복국도, 집밥도 다 모여 있다. 장을 보러도, 밥을 먹으러도 시장에 와야 한다.
상점과 식당은 쌍끌이로 시장문화를 이끈다. 화려한 백화점은 이런 구수함이 없다. 진주는 이런 집을 계속 만들어낸다.
전골을 하다가 쌈밥으로 점차 기울어 이제는 쌈밥을 주로 한다. 서민음식, 시장사람들이 먹고 싶은 음식이 이렇게 수렴되었다. 다른 도시 시장에서는 만들어지기 어려운 밥상을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진주 사람들은 이렇게 만들어낸다. 진주는 시장에 와야 맛있는 음식도 만난다.
진주성이 멀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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