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핵 추진 항공모함이 부산에 들어왔습니다.
오전 11시 경 항공모함이 입행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오후 3시로 예정되어있는 기자회견과 캠페인 준비에 더욱 속도를 냈습니다.
오후 2시경 현장에 도착하니 괴물같은 항공모함이 보입니다. 방파제 한쪽을 다 사용해야 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입니다.
미국의 전략무기들이 전개되는 이번 키 리졸브 연습에 북한의 반발과 위협 수위도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12일, 급기야 부산, 평택, 광양 등 유사시 미국 증원 전력을 한반도에 투입, 전개하는 주요 항구를 핵으로 공격하겠다고 협박했습니다. 이같은 극한 대결이 군사적 충돌로 이어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평화의 힘이 더 커져야 할 때입니다.
존 C. 스테니스 핵 항공모함(CVN-74). 스태니스 항모 전단은 9천200t급 구축함인
스톡데일(DDG-106)함, 정훈(DDG-93)함, 윌리엄 P. 로런스(DDG-110)함, 9천800t급 순양함
인 모바일베이(CG-53)함, 제9항공단, 제21구축함전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비행갑판 면적이 축구장의 3배에 달해 미 해군 호넷(F/A-18) 전투기, 프라울러(EA-6B) 전자전기,
호크아이(E-2C) 조기경보기 등 항공기 80여대를 탑재한다. 그야말로 '떠다니는 군사기지'다.
오후 3시에 해군작전사령부 앞에서 시작한 기자회견에서 평통사 회원들은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전쟁위기를 가속화하고 대결을 격화시킬 핵 항공모함 부산 입항을 규탄하며 즉각 돌아갈 것을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전날 포항 상륙훈련 반대 실천에 참가했다가 부산을 방문한 민주노총 박석민 통일위원장은 "어제 포항에서도 확인했지만 이번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은 북한의 체제를 붕괴시키려는 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박 위원장은 "이를 위해 미국은 선제공격무기들을 한반도에 보내고 있는데 지금 여기 입항한 핵 항공모함이야말로 한반도 유사시 가장 우선적으로 투입되는 대표적인 선제공격 전력"이라면서 "아무런 위기관리체계도 없는 상황에서 북미, 남북 간 벌어지는 극한 대결은 민족의 생존과 민중의 삶을 더욱 벼랑끝으로 내몰 것"이라고 규탄했습니다.
이 날 스테니스 호 입항을 취재하러 온 많은 언론사들이 부산평통사 기자회견에 주목했다.
박석민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이 기자회견에 참가했다. (사진=한겨레)
미군이 동아시아 지역에 항모를 추가 배치하기로 한 결정에 따라 지난 1월 15일 모항인 워싱턴 주 브리머틴 킷샙 해군기지를 출발한 스테니스 함은 7개월간 동아시아 지역에서 작전을 펼치게 됩니다. 이로써 미군은 요코스카를 모항으로 하는 로널드 레이건호와 함께 동아시아에서 두 척의 항공모함을 운영하게 되는 것입니다.
지난 해 평통사가 밝혔듯이 레이건 항공모함은 동북아 MD 작전의 (선제)공격작전을 임무로 하는 주력입니다. 레이건 항공모함 선단을 이루는 이지스 순양함 사이로(CG-67)는 항모 선단의 BMD 사령관이자 7함대 BMD 사령관으로, 사이로함뿐 아니라 타함의 MD 작전도 지휘합니다. 한미일 3국의 동북아 MD 작전 지휘부와 전력을 갖춘 레이건 항공모함에 더하여 스테니스 항모까지 동아시아에서 운영된다는 것은 북한 뿐 아니라 남중국해 분쟁 도서와 관련해 중국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중국의 경계와 대응작전을 불러올 것이며, 동북아의 긴장과 대결을 가일층 높이게 될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 5일 중국은 존 스테니스호가 남중국해에 들어오자 함대를 바로 투입, 미 항모 전단 주위에 근접해 감시작전(포위)을 펼쳤습니다. 2010년 연평도 포격전 직후에도 당시 요코스카에 배치되었던 핵항모 조지 워싱턴호가 대북 무력시위를 위해 서해로 진입했다가 중국의 강력한 항의를 받았으며, 중국은 북경군구와 선양군구를 동원해 대응 작전을 펼친 일이 있습니다.
이같은 미중간 긴장 격화는 미국과 공동으로 대북 선제공격 작전계획을 수립하고 호시탐탐 대 한반도 군사적 개입을 노리고 있는 일본의 군사 개입 빌미를 제공할 것입니다. 일본 합참의장이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을 전폭 지원하겠다고 한 것은 한미연합연습이 공격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한반도 위기가 조성될 경우 일본의 개입 의지를 밝힌 것입니다.
회원들은 한반도 뿐 아니라 동북아에 대결과 긴장을 높이는 핵 항모 입항과
키 리졸브 연습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한겨레)
회원들은 특히 핵항모와 핵잠수함 등 미국의 핵추진 전력들이 부산을 이용하여 전쟁연습을 벌이는 것은 부산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최근 주한 미해군사령부가 해군작전사령부로 이전하면서 한미 해군 간 공조가 훨씬 강화되는 상황이 부산을 더욱 위험한 지역으로 몰아갈 것이라는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공세적 전쟁연습은 북핵 폐기는커녕 도리어 북한 핵전력 강화로 귀결될 뿐입니다. 한반도 비핵화의 길은 대북 군사적 압박이 아니라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을 중단하는 데 있습니다.
회원들은 민족의 생명과 한반도, 동북아 평화를 담보로 한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의 즉각 중단과 스테니스 핵 항모의 철수를 강력히 촉구하고 대화를 재개하여 비핵화를 실현하는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만이 우리가 선택할 유일한 평화의 길이라고 소리높여 외쳤습니다.
기자회견 후에 남산 놀이마당의 풍물놀이와 이민아 시 낭송을 진행하여 색다른 홍보활동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또한 핵 항모가 보이는 방파제 쪽으로 나가 1인시위를 전개하고 시민들에게 유인물을 나누어주기도 했습니다.
날이 흐리고 비가 뿌리기 시작하여 계획한 만큼 캠페인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 아쉬움을 안고 모든 일정을 마쳤습니다.
방파제 앞에서 1인시위
시낭송에 나서준 이민아 시인
남산 놀이마당의 풍물공연
한편 부산 민중연대 회원들도 이날 오후 2시부터 이기대에 모여 해작사까지 행진을 한 후 집회를 열었습니다.
또한 해상에서 시위를 벌인 단체도 있었습니다.
회원들은 오늘 핵 항모 입항을 계기로 부산에 더 이상 핵 추진 무가체계가 들어올 수 없게 하기 위한 새로운 차원의 평화운동이 절실하다는 공감대를 만들었습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기자회견문 보기 : http://cafe.daum.net/bsspark/jnQm/145
관련기사 보기 :
http://news1.kr/articles/?2600833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89709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3466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