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냥 노는 날이다.
아이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경주월드를 가는 날.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놀이동산 두 곳이 있는데 바로 에버랜드와 롯데월드다.
그 외, 서울을 제외하고 전국 3대 놀이동산이 더 있다.
대전 오월드, 대구 이월드, 그리고 이 곳 경주에 있는 경주월드이다.
이번 숙소 위치가 너무 좋은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경주월드.
걸어서 가도 될 정도로 숙소 바로 옆에 있기 때문이다.
숙소를 나서니 오늘 날씨는 정말 따뜻했다.
경주월드 갈 날짜를 참 잘 잡았다.
이상하게 경주 온 뒤로 날이 안 춥다.
이곳이 유독 춥지 않아 따뜻한 건지, 아니면 전국적으로 날씨가 그런 건지 알 수가 없다.
남원에서는 춥기만 했는데...
하루 종일 놀 것을 생각하고 종일권을 끊어 입장했다.
아이들은 휘황찬란한 놀이동산에 텐션업이 되어 뛰어다니고 소리를 지르며 좋아한다.
일단 팀을 둘로 나누었다.
아내와 첫째 한 팀, 그리고 나와 둘째, 셋째 한 팀.
아내 팀은 무서운 놀이 기구를, 내 팀은 유아용 놀이기구를 타기로 했다.
오늘은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이 않아서 어딜 가든 오래 기다리지 않고 놀이기구를 탈 수 있었다.
에버랜드나 롯데월드를 가면 타는 시간보다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 힘든데, 여기는 수준급 놀이 기구에 기다리는 시간도 길지 않아 시간 가성비 짱이었다.
굳이 서울까지 가지 않아도 아쉽지 않을 정도로 마음에 든 놀이동산이다.
‘다음에 반드시 또 와야겠다.’란 생각을 한두 번 한 게 아니다.
나는 어린 자녀들을 돌보며 아기자기한 놀이 기구를 셋째와 함께 타며 그 동안 잊어버린 동심의 세계로 떠날 수 있었다.
실은... 큰 놀이 기구가 무서운 이유도 있다.
한번은 아내가 바꿔줘서 첫째와 바이킹을 탔는데 여기서 사단이 났다.
예전에 잘 타서 이번에도 잘 타리라 기대했지만 내가 탈이 났다.
내려오자마자 멀미 증세가 생긴 것이다.
식은땀이 나고 헛구역질이 나며 머리가 너무 어지러웠다.
바이킹에게 한방에 져버렸다.
바이킹 제일 뒷자리에 앉은 것도 아닌데... ㅠ,.ㅠ
바이킹은 역시 대단한 민족이다.
‘내가 더 이상 젊지 않구나.’란 생각에 너무 슬펐다.
반면 아내는 아무렇지도 않아 ‘역시 젊구나.’ 싶었다.
겨우 한 살 차이인데...
시간이 지나도 멀미 증세가 나아지지 않아 결국에는 의무실을 찾았다.
놀이동산에 와서 의무실을 찾다니...
흑...
굴욕이다...
의무실에 가니 간호사 분이 ‘많은 어른들이 그런다.’며 베드에 누워 한 숨 주무시란다.
아~ 창피하기도 하고 내 자신이 처량해지기도 했다.
그런데 어쩌랴 몸이 너무 힘드니 시키는 대로 누울 수밖에.
아내와 아이들에게 미안했다.
내 자신을 너무 믿었나 보다.
방심했다.
다음부터는 나 자신을 과신하지 않고 더 몸조심 해야겠다.
가늘게 오래 평탄하게 살고 싶다.
나는 의무실에 누워있고 아내와 아이들은 남은 시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 다시 놀이기구로 향했다.
“얘들아 아빠 걱정하지 말고 타고 싶은 거 다 타그라.”
“오늘은 아빠의 굴욕적인 날이구나.”
퇴장시간인 6시까지 시간을 가득 채워가며 원 없이 놀이 기구를 탔다.
나만 빼고.
다들 힘든지 이제는 집에 가자고 졸라댄다.
그래 오늘 정말 신나게 놀았구나.
이런날도 있어야지.
자 다들 또 긴장해라.
내일부터는 다시 역사 공부 시작이다...
[초3의 일기]
오늘 경주월드에 갔다. 처음 가는 경주월드! 너무 떨렸다. 들어가 보니 애니메이션 안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았다. 각각 다 다른 놀이기구를 타봤는데 발키리가 제일 재미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먹은 닭꼬치 정말 맛있었다. 정말 좋았다.
#경주일기, #6일차, #경주월드, #바이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