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小宗(中) 결성에 대하여
조선시대 가족제도의 핵심은 종법(宗法)에 근거한 적장자상속(嫡長子相續)입니다. 그래서 적장자손(嫡長子孫)을 종자(宗子)라고 합니다. 특히 조상에 대한 제사는 대종(大宗)이든 소종(小宗)이든 적장자손이 영구적으로 승계하는 적장승조주의(嫡長承祧主義)에 기반해 왔습니다. 宗子는 대대로 가계(家系)와 제사를 이어 가야 할 의무와 특권을 동시에 지닙니다. 宗子의 개념에는 장자(長子)는 물론 독자(獨子)ㆍ양자(養子)도 포함됩니다.
(1) 長子는 대대로 가계와 제사를 계승해야 할 의무와 특권을 동시에 지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별도의 종(宗)(즉 파派)을 결성하여 시조(즉 파조派祖)가 될 수 없습니다. 長子가 새로운 宗(派)을 결성하여 시조(파조)가 되는 것은 이른바 '숭조(崇祖)' 정신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행위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장자(종자)이신 5세 문정공(휘 상충尙衷)을 파조로 하여 별도의 새로운 宗(派)을 결성한다면 4세 밀직공ㆍ3세 진사공(참의공)ㆍ2세 급제공ㆍ1세(시조) 호장공께서는 어떻게 되시겠습니까? 밀직공의 차자이신 판서공(휘 상진尙眞)(과 그 후손)께서 대종(大宗)을 이어가야 할까요? 혹은 4세 밀직공께서는 무후(?)가 되시고, 아우(?)이신 현장공(휘 려麗)(과 그 후손)께서 대종(大宗)을 이어가야 할까요?
(2) 獨子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6세 평도공(휘 은訔)을 파조로 하여 '평도공파'(!?)를 새롭게 결성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한번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3) 養子의 경우는 두말할 것도 없습니다. 입후(立后) 제도 자체가 가계 계승자를 들이는 것인데 그것을 무시하고 양자 스스로 종(파)을 만들어 파조가 된다면 입양 자체를 무효화하는 것이니, 이 역시 인륜을 저버린 행위로 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물론 파양(罷養)을 통해 본생(本生)으로 돌아갔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말입니다.
유의사항:
①시간보(始刊譜)인 임오보(1642)를 살펴보면, 13대(代)가 시작되는 첫머리에 <참판박규장자사직병문파(參判朴葵長子司直秉文派)>라는 기록이 나옵니다. 이를 보고 일각에서 長子도 派를 결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지만 이는 오해입니다. 임오보의 이 기록은 별도의 宗(소종=파)의 개념이 아니라 자손록에서 누가 누구의 후손인지를 분간하기 위한 방편일 뿐입니다. 수많은 후손들을 등재하는 세보(족보)에서는 이러한 구분을 하지 않으면 열람의 극심한 불편이 일어날 것입니다. (참고: 별도의 소종(小宗)을 결성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단순히 누구누구의 후손임을 배타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OO公后'ㆍ'OO公 □세손' 등의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무방하다고 봅니다.)
②물론 長子가 가계 상속을 포기하고 자신으로 하나의 종(宗)(소종小宗=파派)을 따로 만드는 것이 절대 불가능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은 『대전후속록(大典後續錄)』에 나오는 예외 규정입니다.
<凡嫡長子無後者, 以同宗近屬立後, 欲以身別爲一宗, 則雖疎屬聽。(무릇 적장자로 후사가 없는 자는 동종의 가까운 친속으로 후사를 세우되, 자신으로 하나의 종(宗)(소종小宗)을 따로 만들려고 하면, 먼 친속으로 후사를 삼더라도 들어준다.)>
위에서 말하는 '근속近屬'은 할아버지가 같은 경우(즉 아우의 아들: 질자姪子)를 의미하고, '소속疎屬'은 증조가 같은 경우(즉 종형제의 아들)를 의미합니다(참고: 재종질(7촌 조카)이나 3종질(9촌 조카)을 후사로 삼으려면 국왕의 특지를 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조선시대 입후제도는 법전의 규정과는 달리 무질서하게 이루어진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끝으로 한 마디 보탭니다. 뛰어난 조상의 후손임을 내세우고 싶어 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지만, 후손들의 욕심 때문에 오히려 선조를 욕보이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숭조(崇祖)'가 아니라 '숭기(崇己)'(?!)일 뿐입니다. '국반(國班)'임을 내세우는 집안에서는 더욱 삼가야 할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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