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9일 화요일
벌써 아홉번째 이도산행이다.
한달에 두번 가는 산행인데 벌써 청주 근교의 산을 다 돌아서 산행지를 물색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낙숫물이 바위 뚫는다'는 속담은 이런때 쓰는 것이겠지? ㅋㅋ
하지만 이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어서 산행출발지에 도착하자마자 몸이 쳐진다
옥경샘이 한아름 들고오신 오이로 비타민 충전하며 백화산을 향한다.
처음 가는 등산로를 찾지못해 잠시 해메는 사이 백화산을 자주 오르는 느낌을 몰씬~~ 풍기는
아저씨 두분을 만나서 길을 물으니 친절하게도 쉽게 오르는 길을 알려주셔서 따라 나선다.
청주의 뒷산들이 모두 모여 있는 듯하다.
그리고 우리가 올랐던 산들이 다 보인다.
5달 동안의 이도산행 멤버들의 발자취가 널리 닿았구나~
백화산에는 산행을 온 시민들이 많았다.
그런데 우리와 다른 점들이 눈에 띤다.
바로바로......
다들 가볍게 ~~~ 오른다는 것~!!
우리는 마치 설악산이라도 오를듯 중무장을 했다면
그들(?)은 반바지에 배낭하나 없이 집앞에 마실나온듯한 차림들이었다.
왠지 민망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기죽을 우리가 아니지~~
우린 배낭에 도시락과 이야기를 가득~ 담고 다니니까~~^^
지난 낙가산때 유난히 힘들어하던 은정이는 아주 가뿐해 보인다.
이 또한 이도산행의 낙숫물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지옥의 계단길을 피해 아저씨가 알려주신 등산길도 만만치는 않다.
오르막길은 이어지고 꽤 많은 사람들이 다닌다는 것을 짐작케 하듯
등산로의 나무들은 뿌리를 드러내고 있다.
땅 위의 나무와 잎사귀와 열매만을 보지말고
보이지 않는 땅속의 뿌리도 알아챌 수 있는 시선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인생살이도 그렇겠지...
눈에 보여지는 대로만 보고 판단하지말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때로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더 큰 의미를 띄고 있을테니..
애매미 허물을 발견했다
땅속에서 7~10년의 애벌레 기간을 거치고 땅 위로 올라와 고작 7일정도를 살다
생을 마감하는 매미에 대해 우리는 이야기했다.
우리의 시각으로 본다면 매미의 인생은 고작 7일이지만
매미의 실제 삶은 7년 7일일 수 있는 것이다.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기준을 어느 것에 두느냐에 따라
해석의 결과는 상상할 수 없는 차이를 만들어 낸다.
백화산의 나무 수형은 어떤 것이 있나 살피며 산행을 한다.
나를 설레게 하는 독특한 수형의 나무를 보며 자석처럼 이끌려 사진을 찍게 된다.
나무야~ 나를 잠시 견뎌주겠니????? ㅎㅎ
은영샘의 포스가 꽤나 멋지다~!!
꼭 찍을때면 생각나는 삼각대...
하지만 늘상 안 챙기게 되는 셀카봉......ㅋㅋ
없으면 없는대로 또 하나의 추억을 담아본다.
은영샘,옥경샘,정윤샘,민지,은정
모두를 내 머리위로 올렸다~
"윗쪽 공기는 상쾌하십니까???? "
산행도 사진도 재미나다.
무더운 여름날씨지만 나무그늘이 가득한 산속은 견딜만 하다.
참나무인데 흔히 보던 참나무의 모습이 아니다.
여러 줄기 무성한 모습...
사람도 제각각이듯,
나무도 제각각의 모습을 가지고 있나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라 그런지 등산길이 잘 만들어져있다.
이도산행 첫 날 고라니길로 등을 굽히며 걷던 야생의 산행이 생각난다 풉~~
조망을 거의 볼 수 없었던 백화산...
헬기장에 오르니 맑은 하늘을 볼 수 가 있었다.
내가 넘나 좋아하는 하늘...
나의 사랑을 담아 너에게 보낸다~
이젠 꽃을 보기란 힘든 계절....끽해야 개망초가 많이 보이는데 예쁜 꽃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무슨 오줌이라고 한거 같은데....가물가물......ㅎㅎ
한시간쯤 오르니 벌써 백화산...
정상이 빠르다~산이 낮다는 뜻이겠지..
지나가는 등산객에게 부탁해서 찍은 단체사진.
우리는 여전히 밝음!!
점심먹기엔 넘 이른시간이라 상당산성을 향해 좀더 걷기로 한다.
40분쯤 더 걸어 드디어 점심먹기 적당한 곳을 발견..
올라치는 가쁜 숨을 잠시 고르는 사이....
갑자기 이도산행 요가교실이 펼쳐진다.
몸이 찌뿌뚱해서 이리저리 기지개 켜고 허리도 흔들고 했더니
요가를 배우시는 옥경샘이 코칭을 해주신다.
이래이래~ 잡고
더 꺽고~~
더더더~
아프면서 시원하다.
시성샘에게 배운 머리 잡고 숙이기도 해보고
반대로도 하고...
코너속 코너처럼 '이도산행 숲속 요가교실'이 개설 되었다~ ㅋㅋ
이제 그만하고 밥먹자며 자리를 깔고 앉았는데 또 다시 요가교실이 펼쳐진다....
앉아서 하는 자세로 1차시보다 고난이도의 자세가 요구된다.
산행중 요가도 가르쳐주는 곳은 청주에 이도산행이 유일할 듯하다~
잠시 요가를 배웠던 기억을 되살려 최대한 몸을 늘여본다~
에구구구~~
운동후 먹는 밥은 진짜 꿀맛인데
산행후 요가후 먹는 밥이라 더 맛날 듯하다.
그치만 운동안해도 밥은 참 맛있다는거......비밀? ㅎㅎ
소박하면서도 화려한.....
늘상 보는 반찬들이지만 산에 와서 더 가치를 발하는 음식들이다.
밥알 한톨한톨 맛나게 씹어 먹고 있는데 옆에 누가 지나가신다~
앗~
산행 초입에 길을 알려주신 아저씨 두분이시다.
역시 홀몸(?)으로 오셨는데 벌써 상당산성 찍고 출발지도 돌아가시는 중인가 보다.
바람처럼 휙 스쳐지나면서 남기신
아저씨의 명언에 우리는 밥을 어디로 넘겨야 할지 잠시 망설였다는......
"상당산성은 내일 갈꺼유???"
ㅋㅋㅋ
늘 계획대로만 되는 건 아니니까...
우리는 도시락먹고 이야기만 하면 어디까지 가는지는 크게 중요치 않는 이도산행이니까~!!!
웃음속에 맛난 점심 식사를 마치고
각자의 갈길을 정한다.
상당산성으로 가자는 팀과 출발지로 돌아가겠다는 팀으로 나뉘어 헤어짐의 인사를 한다.
네명의 일행은 상당산성으로 가서 버스타고 출발지로 갈 계획이다.
멀리 청주공항의 활주로와 비행기 집?이 보인다.
이 정도의 초록색이 보장된다면 환경적으로는 꽤나 좋은 일이겠지?
초록이 많아 보기 좋은 풍경이다.
지난 이도산행에 결석한 민지샘은 힘든 기색을 보인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엔돌핀을 팍팍 얻은 일이 있었으니.....
그건....넷만의 비밀~~!!!
그날 우리가 보았던 것은 기억 속에만 간직해주시길...ㅎㅎ
궁금하신 분들은 이도산행 오세요~ ㅎㅎ
내가 주인공인줄 알고찍었으니
실상은 내가 조연이었던 사진.....ㅎㅎ
요즘 이 친구들 덕에 사는 재미가 곱이다~!!
드디어 우리가 원하던 상당산성에 도착!!
왠지 사극의 한 장면 같은 분위기..
오줌이 아니고 수염이었던거 같은...
까치수염이었나? ㅎㅎㅎ
예뻐서 또 찍었네`~~
이 별거 없어 보이는 사진속에 보물이 잔뜩 숨어있었다.
뭘까?
뭘까????
언능 와봐바~~~
환상적인 게 있어~~~
사진을 계속 찍어댄다...
온갖 종류(4종류?)의 나비들이 춤을 추며 날아다닌다.
한 장소에 여러 종류의 나비가 날아다니는 모습은 정말 황홀할 지경이었다.
입이 저절로 벌어져서 한참을 지켜보고 왔다는.....
산성에서 마지막으로 내려다보고
버스를 타기위해 발길을 서두른다.
잠시 내려오니 또 한번의 황홀경을 보여주는 것들이 있다.
이름하여 '하얀 보자기 속의 후추통'
꽃이며 줄기며 뿌리며 어느 것하나 맘에 들지 않는 것이 없는 연꽃이다.
아삭아삭 맛난 연근을 언젠가 진흙 속에서 직접 뽑아볼 날을 기대하고 있다. ㅎㅎ
4월 어린이집 생태수업을 위해 찾았을때는 시커면 후추통이 있었는데
연하디 연한 노랑색 후추통은 자체가 설레임이다.
자태가 너무 고운 연꽃들..
감탄을 자아내지 않을 수가 없다.
연꽃들을 보며 눈호강을 하고 있는데
나도 봐달라 하는 생물들이 있으니...
바로바로 올구리??
처음들어보는 이름이다.
올채이도 개구리도 아닌 올구리...
정체성을 찾으려면 시간이 좀더 있어야겠지?
꼬리가 다 떨어지기 전까지는 먹이를 먹을 수 없다는 올구리.
그 동안은 꼬리의 영양분을 먹고 생명을 유지한다고 한다.
생태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신기하고 신비롭다.
이쪽 길로 오길 잘했다고 자화자찬을 하면서 우리의 산행을 마친다...
버스타고...... 택시타고.......주차장으로 이동해서
며칠전 딸아이랑 보았던 그림책을 샘들께 보여준다.
책이 넘 예쁘고
우리가 봄부터 산행하는 내내 마주쳐서 알게되었던 꽃들이 나와 있어서
더 반가운 그림책이었다.
흰 눈 - 공광규 -
아는 만큼 보인다고....
산행을 시작하지 않았으면...
생태공부를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
아무런 감흥없이 지나쳤을 그림책이었을꺼다.
그러나 봄에 제일 먼저 피는 꽃이 매화나무인걸 알기에
찔레꽃이 어떻게 피어나는지를 보았기에
이팝나무가 왜 이팝나무란 이름이 된건지를 알기에
가슴으로 와닿는 그림책이고 시였다.
자연을 배운다는 것은 소소한 것에 감사하는 법을 배우고
작은 것에 감동하는 법을 배우는 일인거 같다.
누가 와도 밀어내지 않는 오솔길
함께 걸어보실래요????? ^^
첫댓글 진짜 진짜 재밌다. 샘 글을 읽는 데 나도 함께 산행한 것 처럼 기분이 상쾌해지네요. ~~😘
진짜 산행은 말도 못하게 잼나요~
이도산행 초대합니다~♥ ㅎ
와~~~ 완전 짱!!♡♡
사진도 잘 찍고 후기도 잘 쓰고
이도산행 진짜 재미있는데
산속에서 아모르파티 춤도 추고
엉덩이 흔들고 팔 흔들고 맘대로 흔들고...ㅋㅋ
비밀인데 다 말하시면 어케요~~~~ㅋㅋ 신비주의 실패했네요 ㅋ
와~~~ 예술적인 글이네!!
진짜 글 좋고 사진은 글을 더 값나가게 해주고!!
와~~~~~~진짜 최고!!👍
백화산의 하늘에 하트사진 good!
매미의 삶은 7년7일!
보이지않는 곳에 시선!
기준에 따라 해석의 결과차이!
마무리에 진짜 감성의 문구
'누가 와도 밀어내지 않는 오솔길'
월석샘의 후기글에 뿅~ 가네요^^!
이렇게 감탄해주는 댓글이 있으니 힘이 뿜뿜~!!!
후기를 쓰면서 느끼는건데 산행을 두번한 느낌이 들어서 좋아~^^
그 하얀 잔꽃이어지는 꽃
까치수염 꽃여!
이도산행을 몹시 부러워하는
1인 올림
이도산행 멤버가 함께하길 기다리는 1인이십니다~^^ 언젠간 함께 산행해요~♥
후기 잘 썼다는 소문 듣고 찾아왔어용~~ 어쩜 칭찬이 자자할만하네!! 숲속요가도 잼있고, 아모르파티 춤도 웃기고 ㅋㅋ 으아~ 담주도 기대기대! 애들이랑 잘 놀아봐요 ㅋㅋ
벌써 담주네~~기다려지는 그날이...^^
담주엔 어떤 모험이 펼쳐질까 기대된다~^^
애들과 함께 춤을? ㅋㅋ
월석샘 후기 인기짱이네요^^
이런 재주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