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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진 :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것 같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널리즘 토크쇼 J>입니다. 오늘 함께하실 패널분들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저널리즘 전문가, 정준희 교수 함께 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정준희 : 안녕하세요?
▷정세진 : 옆에는 팟캐스트 황태자 최욱 씨 나오셨습니다.
▶최 욱 : 조선일보의 미운털 최욱입니다. 반갑습니다.
▷정세진 : 왜 그러세요? 처음부터. 뉴스 웨이터 정연우 기자입니다.
▶정연우 : 뉴스를 서빙합니다. 정연우입니다.
▷정세진 : 오늘 주제와 관련해서 숙명여대 통계학과 김영원 교수님도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영원 : 반갑습니다!
▷정세진 : 교수님은 어떻게 저희 프로그램 보신 적이…
▶김영원 : 자극적이기도 하고 잘 보고 있습니다. 재밌게 잘 보고 있습니다.
▷정세진 : 마음에 안 드셨나 보네요?
▶김영원 : 아니 뭐…
▷정세진 : 통렬한 비판이 필요합니다.
▶정준희 : 자극적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정세진 : 자극적이라는 것, 좋아하는 거잖아요. 최욱 씨가.
▶최 욱 : 저는 이상하게 그런 게 좋아요. 저에 대한 문제점은 없어 보이던가요?
▶김영원 : 재미있고 좋습니다.
▶최 욱 : 좋습니까? 고맙습니다.
▷정세진 : 조선일보에서도 저희 프로그램 매주 시청해 주시는 것 같은데… 또 칼럼도 써 주셨습니다. 보셨는지요?
▶정준희 : 봤습니다. 저는 되게 반가운 마음으로 봤습니다. 왜냐하면,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얘기하는 건 일방적으로 누군가 얘기하는 건 훨씬 안 좋은 거거든요. 그런데 뉴스 매체에서 반응이 나온다고 하는 건 그 내용이 어떻든 간에 저는 반길 일이라고 생각하고요. 저는 그 분이 워낙 글을 잘 쓰시는 분이라 개인적으로도 많이 관심이 있었던 분인데, 생각보다는 약간 평범한 느낌도 있었습니다만 좋았습니다.
▷정세진 : 저희가 더 잘하면, 잘 써주시겠죠.
▶최 욱 : 저도 그거 봤거든요. 보니까 저랑 최강욱 변호사가 욕을 가장 많이 먹더라고요. 보면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앞으로는 저도 예쁨 받을 수 있게끔 열심히 한번 해 보겠습니다.
▶정연우 : 좀 나으셨던 게 뭐가 불만인지 그런 내용이라도 있잖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거두절미하고 나비넥타이를 맨 젊은 기자가 고개를 조아려서 딱하고 우습다. 한 줄이 끝이에요. 왜 딱하고 우스운지 내용이 없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써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이런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최 욱 : 외모가 약간 딱해 보여요.
▶정연우 : 우스운 사람이 됐어요.
▷정세진 : 내용으로 오늘 존재감을 과시해주시면.
▶정연우 : 알겠습니다. 노력하겠습니다.
▷정세진 : 오늘 저널리즘 토크쇼 J에서는 경제뉴스 보도의 일부분을 다뤄보려고 하는데요. 요즘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을 놓고 뜨거운 공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사회적 갈등도 야기되고 있는 양상이고, 정치권에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7, 8월 가장 뜨거운 이슈가 되는 단어, 문제. 최저임금이겠죠?
▶정연우 : 맞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이 가장 큰 이슈였는데요. 지난 7월 14일입니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0.9% 오른 8,350원으로 결정이 됐습니다. 이 최저임금 인상분을 두고 사회적 논란이 굉장히 컸는데요. 일단 사용자 측에서는 “갑자기 최저임금이 너무 급격하게 오른다.”, “이래서 경기가 안 좋아진다.” 이런 비판이 많았던 것 같고, 노동자 측에서도 마찬가지로 또 만족을 못했던 모습이 있었습니다. 오히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공약을 사실상 스스로 파기한 것이다, 인상률이 부족하다 이런 지적을 해서 양쪽이 각기 다른 의견을 가지고 최저임금 인상 문제를 두고 격렬하게 격돌했던 현상이 벌어졌었습니다.
▷정세진 : 이런 와중에 8월 24일 한국경제의 기사 내용이 논란이 됐습니다. 제목이 ‘최저임금 부담, 식당서 해고된 50대 여성 숨져’ 라는 기사가 보도돼서 논란이 됐는데요.
▶정준희 : 상당히 충격을 먹었어요. 두 가지 이유에서 그런데. 하나는 일단은 이 사안 자체가 최저임금이 죽음과 연결됐다는 사안 자체가 충격이었고요. 그리고 기사를 보고 나서 “어떻게 이게 기사가 됐지?” 라는 충격이 사실은 더 강했습니다.
▶최 욱 : 저는 조금 달랐는데요. “이야~ 이거 진짜, 이 정부의 최저임금이 뭔가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 “이거 심각하게 돌아가는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정연우 : 이 기사가 불과 6시간 정도 기사가 온라인에 노출이 됐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댓글만 3,000개가 넘게 달릴 정도로 반향이 굉장히 컸습니다.
▷정세진 : 기사 내용을 짤막하게 소개를 해주시죠.
▶정연우 : ‘최저임금 문제 부담 때문에 식당에서 해고된 50대 여성이 숨졌다.’ 이런 제목의 기사였습니다. 네이버와 같은 포털사이트에 출고가 됐고요. 지면에는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온라인 판으로 올라왔다 내려간 기사였습니다. 해당기사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일자리를 잃은 50대 여성이 목숨을 스스로 끊었다.’ 이런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기사 아래 내용을 보면 ‘이 여성은 대전 월평동에 거주를 했고 홀로 아이들을 두 명 키우고 있었다.’ 그리고, ‘수년간 일했던 식당으로부터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고용 부담이 커졌다면서 해고 통보를 받았고 이후 월세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 다른 일거리를 찾았지만 찾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으니까 뜻대로 되지 않자 7월 말 경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런 내용이 기사에 포함이 됐습니다. 그리고 아래쪽에는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니었다는 내용도 포함됐고요. 사건 자체를 정부 정책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기사 내용 자체가 있기 때문에 정책을 비판한 기사라고도 볼 수 있는 것이고요.
▷정세진 : 일단, 삭제가 되면서 이 기사가 내려오면서 더 문제가 된 거죠? 일단 ‘최저임금 때문에’라고 하니까 “정부 비판하는 기사다, 그래서 내려온 것이 아니냐?” 이런 어떤 일종의 음모론이 조금 제기가 됐던 것 같은데요. 국민청원에도 올라 왔었다면서요?
▶최 욱 : 뭔가 좀 이상하긴 하잖아요. 일단 기사 자체가 정부에 비판적인 내용이었고 그런데 갑자기 사라져버린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우리가 경험들이 다 있으니까 정부에 의해서 언론이 좀 장악되는 모습들. 그래서 “이번에도 외압이 있었나?, 그래서 내려간 거 아닌가?” 이런 의구심을 충분히 가질 수 있고, 그것이 국민 청원으로 표현이 된 것 같습니다.
▷정세진 : 정치권이 또 가만히 있을 리는 없고요. 바로 받아서.
▶정준희 : 김용태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이 페이스북에 링크까지 달아서 했습니다. 최저임금의 충격으로 인해서 이런 사망 사건까지 발생했다고 하는 거였고, 그 다음에 또 뭐까지 달았냐면 삭제됐기 때문에 정부가 압력을 가한 거 아니냐는 뉘앙스까지 분명히 있었어요. 그리고 김성태 원내대표가 실제로 두 번이나 언급을 하는데, 8월 29일 국회 운영위에서 임종석 비서실장을 불러다 추궁하는 자리에서 이 문제를 얘기했어요. 물론 이 기사가 사실이라는 전제하에서 했으리라고 믿지만 어쨌든 중요한 건 뭐냐 하면 이 기사의 행위가 정치적인 행위로 분명히 전이됐다고 판단할 수 있는 거죠.
▷정세진 : 그런데 왜 삭제가 된 거죠?
▶정연우 : 한 가지는 기사에 대한 논란이 커지면서 ‘유족에 대한 2차 피해가 우려됐다.’ 이 점이 한 가지 있었고 다른 한 가지는 기사가 나간 이후에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경찰 쪽에서 연락이 왔는데 ‘이 기사에 나오는 팩트를 가지고 확인했을 때 사실관계가 확인이 되지 않는다.’ 이런 요청이 왔고 그래서 ‘기사를 내려달라.’ 이런 삭제 요청이 왔기 때문에 그래서 본인이 확인을 해보고 고민한 끝에 6시간 만에 내리는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거든요. 일단 경찰 쪽으로 먼저 한번 확인을 해봤어요. 경찰 관계자의 이야기부터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정세진 : 그래서 다른 언론사에서 “이건 가짜뉴스다.”, “오보다!” 이런 얘기가 나오면서 공방이 붙었습니다.
▶정연우 : 이게 워낙 민감한 이슈를 건드린 부분이었기 때문예요. 몇 몇 매체에서 사실 팩트 확인에 대해서 별도의 취재를 진행을 합니다. 기본적으로 50대 여성이 이런 선택을 한 것이 사실 확인이 안 되기 때문에 경찰에서는 그런 사례가 없다고 확인을 했고, 그러니까 이미 다른 매체들에서는 ‘한국경제에서 오보를 냈다.’, ‘또 가짜 뉴스를 만들었다.’ 이런 비판들을 자연스럽게 쏟아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세진 : 그래서 한국경제가 해명하는 내용의 후속보도를 냈는데, 5일 만에 나왔습니다.
▶정연우 : 8월 29일에 두 건의 정정 보도 해명 보도의 기사를 내놨는데요. 제목을 보면 ‘구직시장 전전했던 월평동 다둥이 엄마는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나’ 이 한 건이 있고요. 다른 한 건은 ‘한경은 가짜 뉴스를 만들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두 건의 기사입니다. 그래서 한 건은 자세한 취재 내용을 기사화했고 다른 한 건은 이번에 벌어진 논란에 대해서 해명, 반박을 실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후속 기사도 보면 좀 굉장히 의아한 게 후속 기사 자체에서 이미 너무 많은 사실이 확인이 됩니다. 50대 여성이라고 했던 사례자가 30대 여성으로 달라지고요.
▶최 욱 : 달라져요?
▶정연우 : 바로 달라집니다. 그리고 ‘고인이 자녀 2명을 홀로 부양하고 있었다.’ 이렇게 했는데, 자녀가 3명을 부양했던 것으로 바뀝니다. 고인의 사망 시점도 7월 말이라고 최초에는 보도를 했었는데, 7월 10일 경으로 바뀝니다. 또 다른 게 있는데요. 다른 게 너무 많아서. 기초생활수급자는 아니었다고 했는데, 또 기초생활수급자가 맞았던 것으로 보도가 됐습니다. 그래서 기사 자체만 보면 처음에 최초에 문제가 된 기사가 얼마나 잘못된 기사였는지 팩트 자체 중에. 팩트 중에 맞는 팩트를 찾기가 힘들어요. 문제는 이 기사의 핵심 논란이 된 게 이게 최저임금과 연관이 되느냐 이 부분이에요. 이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고, 그래서 5일 뒤에 후속 보도 내놨다면 본인이 왜 그런 기사를 썼는가. 최저임금 인상과 이 고인의 극단적인 선택에 대한 합리적 연결고리가 제시가 돼야 하는데 후속 보도에도 그런 내용은 전혀 없습니다.
▶정준희 : 그 실수가 왜 나왔느냐, 저는 선별적 노출[용어설명: 선별적, 또는 선택적 노출Selective Exposure → 자신과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들과 함께 클럽을 만들고 친구 관계를 가지는 등의 행위]에 의해서 나왔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한경이라는 신문은 실제로 정부에 대해서 대단히 비판적이었고, 최저임금 문제는 언제든 되게 비판적으로 보려고 한 기사 수천 건들을 썼던 그런 신문사이기 때문에 따라서 이와 같이 자극적이고 되게 중요한 내용이라면 사실 훨씬 더 신경 써서 했어야 하는 보도인데 잘못된 보도로 판명이 난 순간에 대해서는 사실은 억울해하면 안 되는 그런 문제인 거죠. 창피해 해야지. 이런 식의 해명을 했다는 건, 저는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정세진 : 해당 기자 입장을 들어봐야 할 것 같아요. 들어보셨어요?
▶정연우 : 해당 기자 쪽에서도 굉장히 고통스러워하는 상황이라고 설명을 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가 기사에 대한 책임의식이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자세한 이야기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해명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들어봤습니다.
▶최 욱 : 제보자 얘기를 많이 하지 않습니까? 제보자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높으면 그 분의 말만 믿고 이렇게 기사를 썼는지 궁금한데. 기자분이시니까 진짜 신뢰가 많이 쌓인 취재원이 있으면 내가 팩트체크 하지 않고 기사를 쓰기도 합니까?
▶정연우 : 팩트체크를 하지 않고 기사를 쓰면 기자가 아니고 블로거죠. 어떻게 팩트체크를 안 하고 기사를 씁니까. 기사를 보면 주변에서는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일자리가 줄어진 탓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 주변 사람들의 평가, 이거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실제로 그런 것인가. 현장에 내려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과연 최저임금 인상 이후에 급격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는 것을 우리가 주변에서 확인할 수 있는지 주변사람들을 한번 만나봤습니다.
▷정세진 : 현장에 가서 정연우 기자가 그래도 이웃 주민들을 많이 만나본 것 같습니다. 보시면서 또 후속 보도 내용과의 차이점을 확인한 점이 있다면요?
▶정연우 : 주민 중의 한 분이 3층에 에어컨 실외기가 있는데 이 에어컨 실외기가 계속 돌아가는 걸 봤을 때 일하는 시간대에도 집에 계속 계시고 일을 못하는 거로 보였다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후속 보도를 보면 에어컨조차 없는 월세 방에서 3남매와 함께 폭염을 고스란히 감내했던 김 씨가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런 기사 문구가 있어요. 가면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인데 그 조차도 확인하지 않고 상황을 뭐라 할까요. 너무 극단적으로 보이도록. 극단적으로 보이도록 그렇게 기사 처리를 한 것을 보고 개인적으로 아쉬움을 금할 수 없었고요. 이 분들 가운데 한 분의 의견만 받아서 이런 기사를 쓸 수 있다는 게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면으로도 바람직하지 않고, 고인의 이야기를 기사화하는 것으로도 바람직하지 않은 둘 다 매우 안 좋은 기사라고 볼 수 있는 거죠.
▶정준희 : 제보가 얼마나 위험한 거냐 하면 기자니까 정연우 기자 더 잘 아시잖아요. 일부러 의도적으로 반대 제보를 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아요.
▶정연우 : 반대 제보를 하는 경우가 더 많죠.
▶정준희 : 더 많죠 사실은. 이른바 악의적 제보를 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것도 물론 짐작이기 때문에 저도 확신을 가지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제보자가 일반적인 제보자였을 거라고는 생각은 안 해요. 한국경제를 선택해서 전화를 걸어서 특정한 내용을 제보했잖아요. 최저임금하고 연관된 방식으로 얘기를 했죠. 이건 일반적으로 그냥 단순한 사실을 억울해서 한 그런 제보가 아니라 분명히 자기 프레임이 있는 분이라는 느낌이 든다는 거죠.
▶정연우 : 그런 추정이나 의심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입니다.
▷정세진 : 중요한 반성의 계기로 저희도 삼아야 될 것 같습니다. <저널리즘 토크쇼 J> 먼저 한국경제 기사 오보 논란. 최저임금 관련 기사 오보 논란을 살펴봤습니다. 정연우 기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정연우 : 고맙습니다.
▷정세진 : 지금 보고 계시는 저널리즘 토크쇼 J는 KBS 1TV, 그리고 myK, pooq, 유튜브,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정세진 : 지난달 26일이었죠. 청와대가 통계청장을 교체했습니다. 강신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임명이 됐고 황수경 전 통계청장은 13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돼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KBS 경제 전문가 박종훈 기자도 이번에는 함께하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박종훈 : 안녕하세요? 박종훈입니다.
▷정세진 : 통계청장 교체를 두고 논란이 연일 계속되고 있습니다. 노조에서 반발도 심하다고요.
▶박종훈 : 그렇죠. 통계청 공무원 노조에서는 공정성과 중립성을 무너뜨리는 그런 조치라고 굉장히 비판을 많이 했거든요. 여기다가 보수 야당은 정부의 입맛에 맞게 지금 통계를 일종의 전문 용어로 연구원들은 ‘마사지’라는 표현을 썼는데… ‘일종의 마사지를 하려는 그런 게 아니냐?’ 이런 표현까지 하면서 맹비난을 하고 있는 상황이죠.
▷정세진 : 통계청장이 전격 교체되면서 경질되면서 언론 보도가 정말 쏟아져 나왔습니다. 박종훈 기자 그 내용 좀 소개해드릴까요?
▶박종훈 : 청와대는 통계청장 교체는 경질이 아니라고 당시에 밝혔어요. 그런데 대부분의 언론은 통계청이 지난달 23일에 발표한 가계동향조사 때문에 통계청장을 교체했을 것이다. 이런 분석을 내놨거든요. 대표적으로 지난달 27일 중앙일보 같은 경우에는 ‘가계소득 논란 속 통계청장 13달 만에 교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올렸고요. 그리고 동아일보 같은 경우도 같은 날짜에 ‘통계청장 교체, 소득분배 악화 통계 때문?’ 이렇게 물음표를 붙였습니다. 조선일보 같은 경우에는 ‘고용·양극화 참사에 통계청장 교체, 통계 왜곡 시도하나’ 이런 제목으로 달았고요.
▶김영원 : 제가 보기에는 사실은 좀 논란이 될 소지가 있죠. 왜냐하면, 지난 8월 23일 가계동향조사 결과가 발표가 되고 사실 그 결과가 현 정권의 경제정책에 좀 반하는 그런 결과였기 때문에 국민들이 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바로 3일 후에 통계청장을 경질을 했기 때문에 사실은 좀 논란이 많이 일어날 수 있는 그런 사태고요. 통계청의 독립성이나 임기 보장에 대한 얘기는 지금 처음 나온 이야기가 아니고요. 지난 보수정권에서도 항상 있었습니다. 사실 그렇잖아요. 정권 입장에서는 자기네 어떤 경제 정책을 폈을 때 그걸 입증해줄 수 있는 그런 지표가 대부분 통계청에서 생산이 되고 있기 때문에 사실 통계청에서 자기들이 원하는 그런 통계가 나와 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측면이 있기 때문에 그 당시에는 또 진보 진영에서도 통계청의 독립성 얘기를 많이 했던 게 사실이고요.
▶정준희 : 이 인사권을 쓴 게 잘못됐다가 아니라, 쓰는 방식과 시기가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는 거에 대해서 저는 동의할 수 있을 것 같고 임종석 비서실장 같은 경우에는 이게 교체 시기가 됐으니까 교체한 거라고 생각했지만, 저는 문책성 인사였다고 생각하고요. 그 문책성 인사의 핵심은 가계동향지표라든가 이런 걸 할 때 사실은 통계도 조심해야 될 부분이 제대로 조심이 안 된 채 나온 그런 어떤 실수성이라든가 이런 게 있었다고 보고 경질 조치가 있었다고 판단을 해요. 또 한 가지는 뭐냐 하면 저는 보수 야당에서 얘기하는 것도 마음에 안 듭니다. 하는 발언들이나 이런 내용들을 보면 통계 절대 믿을 수 없어, 앞으로 생산된 통계 안 믿을 거야 라는 식의 정치적인 언사들을 써요. 그럼 이건 뭐냐. 우리 사회가 동시에 기반을 둬야 되는 신뢰해야 할 수치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동이거든요. 이거는 자신의 기반도 무너뜨리는 행동입니다. 전 정권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행동이고. 지나치게 낮은 수로 통계를 정치적으로 완전히 왜곡시켜버린 그런 식의 발언도 있었기 때문에 저는 이 두 가지에 대해서 다 되게 비판적인 입장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최 욱 : 교수님, 가계동향조사를 두고 이런 저런 논란이 굉장히 많지 않습니까? 한 쪽에서는 ‘양극화가 너무 심해졌다’ 그리고 또 한쪽에서는 ‘그거는 착시효과다.’ 이런 얘기들이 있는데 그 내용을 잘 모르니까 뭐가 진짜인지 판단하기 어려워요. 자세하게 좀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영원 : (가계동향조사는) 우리나라 전체 가구들의 소득이나 지출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서 하는 조사입니다. 그래서 이 조사는 역사가 굉장히 오래됐어요. 1960년대부터 계속. 물론 형태를 조금씩 도시가계조사 해서 형태는 조금 바뀌었지만 계속 유지돼 왔던 그런 조사였습니다. 그런데 전전임 청장님 시절에 이 도시가계조사를 폐지, 더 이상 유지하지 않겠다는 그런 결정을 했는데요. 가계동향조사는 9000가구 정도를 조사하거든요. 그런데 저희가 보통 로테이션, 연동이라 그래서 9000가구를 뽑아놓은 상태에서 매년 3000가구가 빠져나가고 3000가구가 새로 들어오는 그런 형태로 들어갑니다. 그래서 3년이, 일단 한번 들어가면 3년 동안 유지돼서 이런 식으로 쭉 움직이면서 표본이 되어 있습니다. 지난 2017년도에 우리가 이 조사를 폐지하겠다고 했을 때 그러면 2017년도에 이렇게 가면 빠지는 부분이 있는데 들어오는 부분이 있어야 되잖아요. 이걸 안 한 겁니다, 들어오는 파트를. 그러니까 어떻게 됐냐면 2017년도에는 샘플이 6000가구 정도로 줄어든 상태죠. 그런데 사실은 사연이 좀 있는데요. 2017년 4분기에 그 때는 어떻게 했냐 하면 이 조사를 폐지하기로 했기 때문에 사실은 통계청에서 보도 자료도 안 내고 공식 발표를 안 하는데 일단 조사는 하고 있으니까 내부 자료로 활용을 했어요. 그런데 내부 자료에서 ‘소득 불균등이 상당히 해소가 됐다.’는 이런 굉장히 좋은 시그널이 사실은 나왔습니다.
▷정세진 : 작년 말에, 4분기에.
▶김영원 : 그렇죠. 2017년. 그러니까 사실은 정부에서는 그런 시그널이 나왔으니까, 통계청에서 폐지하기로 했는데 국회에서 예산이 갑자기 잡힌 거예요.
▶정준희 : 국회에서.
▶김영원 : 그래서 예산 줄 테니까 표본 확대해서 제대로 좀 해라. 그래서 통계청에서는 어떻게 했냐면 6000개로 줄었는데 원래 같으면 3000개 빠지고 이렇게 9000개가 돼있어야 하잖아요. 6000개 빠진 상태에서 그 다음에 갈 때 작년도에 들어가기로 예정돼 있던 표본들, 2017년. 그거 3000개에다가 원래 2018년에 들어가기로 예정되어 있던 표본들이 들어가면서 실제적으로 1년에 교체돼야 될 한 30% 정도가 교체가 돼야 되는데 그 1년을 쉬었기 때문에 60% 정도가 새로운 표본이 들어간 형태가 된 거죠.
▶최 욱 : 제가 얘기 많이 듣기로는 저소득층이 너무 많이 들어가고 고령자들이 너무 들어가서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얘기를 들었는데 그건 그러면 사실 아닙니까?
▶김영원 : 제가 보기에는 그렇게 주장하기는 무리가 (있어요.)
▶최 욱 : 무리가 있습니까?
▶김영원 : 일단, 이 정도가 되면, 이거(통계를) 생산할 때 최종적으로 어떻게 하냐 하면 최종적으로 가중치를 벤치마킹 저희가 한다고 하는데 뭐냐 하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 구조에 맞도록 이렇게 가중치를 조정을 합니다. 그 때 쓰는 게 뭐냐 하면 각 지역 가구들의 주택 유형, 아파트, 단독, 연립, 이런 거, 주택 유형. 그 다음에 가구원 수. 이것의 전반적인 구조와 이 가계동향조사에서 나중에 추정을 했을 때 그 세 가지 장소에 대한 구조가 맞아 떨어지도록 가중치 규정을 하는데 그런데 문제는 뭐냐 하면, 2017년까지는 뭘 기준으로 가중치를 했냐면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로 했습니다. 그런데 2018년은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가지고 했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2010년도의 가구 구조하고.
▶최 욱 : 달라졌죠.
▶김영원 : 이 차이가 있죠. 그래서 이거에 따른 틀림없는 어떤 영향은 있지만 그렇지만 제가 보기에는 그 차이, 여태까지 계속 있어 왔던 거거든요. 그 차이 때문에 이 조사를 우습게 보는 건 그건 제가 보기에는 좀 실수하는 거죠.
▶정준희 : 저는 사실 이 부분에서 불편한 게 다른 게 아니라, 통계치를 너무 우습게 보는 것도 저는 사실 불편하고요. 통계치를 입맛에 따라 해석하는 전형적인 경향이 나오는 것도 되게 불편해요. 이게 어느 쪽에 있는 분들이든 간에 왜 흔히 그러잖아요. 메시지가 마음에 안 들면 메신저를 공격한다고 얘기를 하죠. 그러니까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수치가 안 나왔으면 이 수치는 잘못된 것 이라는 방식으로 공격을 하는 경향들이 좀 있어요. 그런데 이것의 가장 중요한 핵심적인 문제는 지금 나온 수치를 가지고 우리가 충분한 해석을 이끌어 낼 만큼 이 통계치가 일정 기간을 두고 쌓였느냐. 그리고 이것을 만들어낸 원인에 대해서 우리는 파악이 되어 있느냐 라는 부분인데 사실 이건 사라진 채 정치 쟁점화가 돼 버렸잖아요. 그리고 그걸 언론이 뒷받침을 해줬고. 그러니까 지나치게 민감해진 상태예요, 정치적으로. 그러니까 사실은 이 통계, 통계만 한 분들끼리 딱 모여서 얘기를 하면 ‘오케이’, 이 정도는 이렇게 볼 수도 있고 저렇게 볼 수도 있고 충분히 자연스럽게 얘기할 텐데 지금 굉장히 조심스러울 거예요. 왜냐하면 어떻게 얘기하느냐에 따라서 ‘이 편에 손을 들어주느냐? 저 편에 손을 들어주느냐?’ 이런 식의 문제가 되어버렸기 때문이죠.
▶박종훈 : 사실 제가 보기에 통계청은 자기가 할 일을 제대로 했거든요. 여기서 문제가 있는 건 뭐냐 하면 언제부터 가계동향조사에 이렇게 관심이 있었나요? 제가 경제부를 처음 시작한 지가 20년이 넘었는데, 경제부 기자를. 저는 가계동향조사 기사를 이렇게 열심히 기사를 쓴 적이 없어요. 그러니까 언론에서 먼저 이 일을 굉장히 크게 키운 거고.
▶정준희 : 정치적 민감도를 급격하게 증진시킨 게 바로 언론 보도잖아요. 정부도 당연히 민감해질 수밖에 없고 정당도 민감해질 수밖에 없고 대중도 민감해질 수밖에 없는 게 언론 보도 양이 엄청나게 늘었기 때문인데. 보수 언론들이라든가 아니면 그 다음에 경제지들 같은 경우 최저임금 자체가 싫은 듯한 느낌이 드는, 그래서 소득주도성장 자체를 완전히 폐기해달라고 얘기하고 싶은 마음으로 통계치를 인용하는 그런 방식이었고, 정 반대편에서는 우리가 한겨레라든가 경향처럼 기본적으로 현 정부 정책에 대해서 호의적인데, 대신 뭐냐 하면 구조적인 요인이라든가 아니면 다른 어떤 정책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약간 보완하는 그런 관점에서 통계치의 문제를 얘기하는 그런 경향이 있고, KBS 얘기를 안 할 수 없는데요. KBS는 특별하게 호의적이거나 비판적이었다라기보다는 이걸 제대로 붙잡고 얘기하려고 하는 태도가 없었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약간 분위기를 보고 얘기한 경향이 있다는 생각을 하고.
▶최 욱 : 오히려.
▶정준희 : 그래서 급격한 인상이 아무래도 좀 문제가 있지 않을까 정도의 퀘스천 마크(Question Mark: 의문 부호)를 붙이는 그런 정도의 보도들이 많았던 것으로 파악이 됩니다.
▷정세진 : 해결책을 두고도 언론사마다 일단은 ‘소득주도성장 폐지해야 된다.’ 이런 식으로 아주 극단적으로 나가고 있는 것 같아요.
▶박종훈 : 정말 완전히 달라요. 매일경제 같은 경우는 일부 전문가들의 입을 빌어서 소득주도성장을 폐기하고 기업의 기를 살려주는 정책으로 전환을 해야 한다, 이렇게 주장을 했거든요. 그런데 한겨레는 정책기조 전환은 섣불리 꾀할 일이 아니다, 사회안전망 보강과 함께 기존 대책을 재정립하는 게 더 중요한 것이다, 이렇게 보도를 했습니다.
▷정세진 : 언론들도 참 조급증에 시달리고 있는, 벌써부터 결론을 내고.
▶김영원 : 그런데 사실은 경제학 하시는 분들도 그런 말씀을 많이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렇게 단기적으로 경제 정책 효과를 과연 볼 수 있느냐. 다시 말씀드려서 가계동향조사, 분기별로 나오는 이걸 가지고 정부의 어떤 경제 정책의 효과를 판단할 수 있느냐, 이거에 대해서 사실은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박종훈 : 최저임금이라는 게 당장 판단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그러다 보니까 독일에서는 2년마다 한 번씩 최저임금을 올리는데 그 이유가 한 2년은 돼야 최저임금의 효과를 알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지금 최저임금 올린 지가, 급속도로 올린 지가 바로 8개월쯤 된 시점이죠, 8개월. 그런데 지금 벌써부터 결론을 내리고 정책을 전환해야 된다, 아니면 더 보강해야 한다. 벌써 갑론을박을 하는 거죠. 어떻게 보면 우리처럼 이렇게 급하게 정책을 판단하고 그 다음에 재단하는 경우는 굉장히 세계적으로 드문 사례가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최 욱 : 거봐요. 그러니까 언론이 문제잖아요.
▶박종훈 : 제가 잘못했습니다.
▶정준희 :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든가 우리가 더 민감한 것 같다는 거에 대해서 저는 기본적으로 동의하는데, 사실은 정치적인 논리나 온라인 생리상 절대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쟁점화가 될 수밖에 없어요. 왜냐하면 실제로 이 정책을 정부에서 내걸었기 때문에 이 정책이 마음에 안 들면 당연히 쟁점화하죠. 옳고 그르든 간에. 그래서 이것이 ‘우리는 기다려줘야 되는데 왜 못 기다려줬어? 참을성이 없구나.’ 라고 얘기하는 걸로 문제가 해결해주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대신 뭐냐 하면 예를 들어 정부가 정책을 8개월, 7개월 뒤에 좋은 통계치가 나왔다고 ‘내 정책 효과 있었어.’라고 얘기해도 저는 거짓말이라고 보고요. 그 다음에 그 반대로 지금 따라서 소득주도성장이 문제가 있다고 하는 언론도 당연히 저는 거짓말이거나 잘못됐다고 판단을 하는 게 시청자들의 몫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정세진 : 통계를 가지고 언론이 해석하는 부분에 있어서 정말 입맛대로 하는 보도들이 예전에도 굉장히 많이 있어 왔습니다. 그런 사례들을 알려드릴까요?
▶박종훈 : 참여정부 때 정말 대표적인 사례가 있는데요. 2004년에 소주 판매량이 대폭 줄었다. 이런 통계가 나오니까 그 때 보수언론에서는 불황 때문에 돈 없어서 소주를 못 마신다, 못 사 마신다. 이런 기사를 대거 쏟아냈거든요. 그런데 그 다음 해에 2005년에는 소주 판매량이 늘었어요. 그랬더니 불황을 이 소주로 달랬다, 그 시름을. 그리고 홧김에 소주를 더 많이 마셨다, 이런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정준희 : 창의적이다.
▶박종훈 : 그러니까 ’기-승-전-불황’인 거죠. 불황 때문에 소주 못 마셔, 불황 때문에 소주를 더 많이 마셔. 그러면 실제 통계는 어땠느냐, 2004년의 경제성장률은 4.9%였어요. 그 전 해가 2.9%였기 때문에 사실 경제가 굉장히 좋았거든요. 그런데도 불황으로 몰고 가는데 소주를 이용했던 거죠.
▷정세진 : 이 내용 기억하세요?
▶김영원 : 인용한 수치 자체는 문제는 없는데 너무 창의적으로 해석들을. 그런데 이게 진보 쪽 신문은 이런 케이스 없나요?
▶박종훈 : 당연히 있을 것 같긴 합니다. 제 생각에는 언론이 큰 문제인 게 어떤 자기가 하고 싶은 주장을 위해서 자기 마음대로 통계를 곡해하는 경향은 분명히 있거든요.
▷정세진 : 그래서 요즘 조선일보와 한겨레가 통계 왜곡 공방을 아주 치열하게 벌였습니다. 경제성장률과 관련돼서 공방을 벌이고 있는데요. 처음에 조선일보가 한국과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비교하면서 발단을 일으켰습니다. 7월 27일 조선일보 보도 ‘우리 경제가 2분기에 0.7% 성장하는 데 그쳤다. 한국보다 경제가 12배 큰 미국이 2분기 무려 4.3% 괄호 열고 연율 환산 성장을 내다본다.’ 이렇게 기사를 내니까 그 다음에 지난달 17일에 8월 17일에 한겨레가 다시 보도를 냈습니다. ‘통계 가지고 장난치지 말라’는 제목의 칼럼이었습니다. ‘한국은 전기 대비 성장률이고 미국은 전년 대비 성장률을 연율로 환산한 수치로 기준 자체가 다르다. 기준 자체가 다른 보도를 했다’고 공격을 했습니다. 나흘 뒤에 다시 조선일보가 통계 장난친 곳은 따로 있다며 반박 기사를 냈습니다. 성장률을 발표할 때 한국은행은 전기 대비 성장률을 앞세우고 미국 상무부 경제 분석국은 전기 대비 연율을 발표한다, 연율로만 발표한다, 이렇게 보도를 냈습니다. 그리고 이틀 뒤에 다시 한겨레가 조선일보의 주장에 반박한 내용의 칼럼을 다시 실었는데요. ‘비교를 하려면 기준이 같아야 한다는 건 상식이다. 미 상무부 홈페이지 들어가면 연율 환산뿐만 아니라 전기 대비와 전년 동기 대비가 바로 확인된다’라고 옮겨놨습니다. 경제 공부를 해봐야 될 것 같은데요. 최욱 씨 다 알아듣고 있어요?
▶최 욱 : 조선일보와 한겨레가 싸웠다는 얘기인데 하나도 못 알아듣겠습니다.
▷정세진 : 한국과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비교하는 기사. 그런데 기준이 달랐다. 기준 다른 걸로 똑같이 비교하면 안 된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김영원 : 용어를 조금 설명 드리면.
▶최 욱 : 너무 어려워요.
▶김영원 : ‘전년 동월 대비’ 이건 우리가 쉽게 작년도 5월하고 올해 5월하고.
▶최 욱 : 이건 압니다.
▶김영원 : 그 다음에 ‘전년 동기 대비’, 이것도 지난 2분기 작년 2분기, 올해 2분기.
▶최 욱 : 이것도 알겠습니다.
▶김영원 : 그 다음에 ‘전기 대비’ 하면 2018년 2분기하고 1분기하고 비교.
▶최 욱 : 2분기를 1분기와 비교한다는 거군요.
▶김영원 : ‘전월 대비’하면 5월을 바로 전 4월하고.
▶최 욱 : 그렇게 비교하는 거.
▶김영원 : 그런데 이게 경제지표 비교를 할 때는 좀 주의를 하셔야 할 게 뒤에 두 경우에 전기 대비하고 전월 대비를 쓰실 때는 이게 대부분 경제 지표들이 계절성을 가지고 있거든요. 예를 들어서 어떤 상황에 따라서 어떤 달에는 조금 높았다가 어떤 달에는 내렸다, 그러니까 계절이 패턴을 가지고 움직이는, 월별로, 또는 분기별로. 이런 게 있기 때문에 전기 대비 또는 전월 대비 비교를 할 때는 반드시 계절성을 조정한 개념으로 해야 합니다.
▶최 욱 : 여기까지 이해가 됩니다.
▶김영원 : 그래서 그렇게 하는 거고 여기에 ‘연율 환산’은 그러면.
▷정세진 : 연율 환산은 잘 안 들어봤는데…
▶김영원 : 전년 동기 대비면 그건 그 해당 하나의 분기 동안에 예를 들어 1%가 성장했다. 이러면 이걸 연(年)으로 환산을 하면 1년에 분기가 4개 있는 거니까 아, 1%씩 1%, 1%, 1%, 1% 하면 연으로 환산하면 4% 정도가 증가하겠다. 이렇게 얘기한 거죠. 지금 여기서 문제가 된 건 미국 같은 경우는 연율로 쓰고 그 다음에 우리나라는 분기 기준으로 이렇게 써놨기 때문에 사실은 물론 괄호 치고 표현을 해놨습니다. 그렇지만 독자들이 그런 것까지는 세부적으로 잘 모르니까.
▶최 욱 : 그렇죠.
▶김영원 : 혼란을 줄 소지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최 욱 : 그럼 여기에서 0.7에 곱하기 4를 해야 한다는 겁니까?
▶김영원 : 그렇죠. 계절적으로 그렇게 볼 수 있겠죠.
▶최 욱 : 이거는 나쁜 데요!
▶김영원 : 연율 환산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저 같은 사람은 알죠. 그렇지만 그런 개념을 잘 모르는 일반 독자들은 굉장히 혼란스럽죠.
▶박종훈 : 문제는 조선일보 해명이에요. 조선일보 해명대로 만약에 미국은 연율을 발표하고 우리는 전기 대비로 하니까 우리나라 건 그냥 전기 대비, 그래서 3개월 치만 하고 미국은 연율로 하니까 12개월 치를 해서 그렇게 비교를 했다, 우리는 그렇게 발표했으니까 비교했어. 이러면 두려운 게 뭐냐 하면 요즘 제가 진짜 겁나는 게 있어요. 2016년에 로이터에서 로봇이 이제 기사를 쓰게 됐거든요. 기자가 들어가서 계산해보고 이러지 않고 미국 정부가 발표했으니까 미국 정부 숫자, 한국 정부가 발표했으니까 기사 이렇게 그냥 쓸 거면 기자는 더 이상 필요 없는 거죠. 이걸 독자들한테 쉽게 내가 로봇이 아니니까 저는 사람 기자니까 심층보도를 하고 싶으면 당연히 전기 대비를 똑같이 비교를 해서, 석 달, 석 달 이렇게 비교를 해서 ‘한국은 0.7, 그리고 미국은 1.0이다’ 이렇게 하든지 아니면 똑같이 연율로 해서 ‘한국은 2.8 하든지 아니면 미국은 4.3’ 이렇게 해서 똑같이 3개월을 비교해서 3개월 하든지 12개월 하든지 해야 되는데 제가 보기에는 이 부분에서 굉장히 문제가 있다고 보고요.
▶최 욱 : 그런데 우리 기자님 말씀 중에 틀린 게 있어요. 만일 컴퓨터가.
▷정세진 : 하면 더 정확하죠, 그렇죠?
▶최 욱 : 로봇이 기사 썼으면 이 기준점을 맞춰서 썼겠죠, 오히려.
▶박종훈 : 걱정입니다. 진짜로 직장이 흔들거리고 있네요.
▶정준희 : 그 정도 가지고 ‘로봇 저널리즘’이라고 하지는 않죠.
▶박종훈 : 두렵습니다.
▷정세진 : 조선일보는 ‘미국 상무부 경제 분석국은 전기 대비 연율로만 발표한다.’ 이렇게 얘기를 했잖아요. 그 부분도 사실이 아닌 거죠, 그러면?
▶박종훈 : 지금 제가 보기에는 기자라면 이런 말하기 힘들어요. 경제부 생활을 한 석 달만 해도 말이죠. 정부에서 발표할 때 숫자 하나만 달랑 발표하는 정부 기구가 어디 있습니까? 미국에, 그것도 상무부에서 발표했는데 그 숫자만 하나만 발표한다고요? 그 발표할 때 보도 자료, 보도 참고 자료, 우리나라만 해도 엄청나게 많은 자료들을 내거든요.
▶김영원 : 사실은 어떤 특정 통계가 있으면 이 통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이렇게 보도를 하거나 비교하는 경우는 두 매체 말고 다른 매체에도 굉장히 많습니다.
▶박종훈 : 사실 저도 했을 것 같아요, 제 생각인데.
▶정준희 : 저는 일반적으로 거의 대부분의 언론들이 이런 실수를 당연히 찾아보면 다 하는 것으로 나온다고 보고요. 우리나라 언론들의 특징이 뭐냐 하면 ‘내가 원래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이 이야기였기 때문에 앞에 있는 자잘한 것들은 문제가 안 돼. 우리의 진심을 알아줘’ 이런 식의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는 거죠.
▶박종훈 : 지금 2분기 가지고 기사를 썼기 때문에 이렇게 된 거지 1분기로 기사를 쓰면 정 반대의 기사를 쓸 수 있어요.
▶정준희 : 물론 그렇죠.
▶박종훈 : 왜냐하면 1분기 에는요. 미국이 성장을 고작 0.5%밖에 못 했거든요, 전기 대비. 그런데 전기 대비 우리나라는 1%를 성장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가 두 배나 성장을 했죠. 조선일보 식으로 기사를 쓰면 어떻게 기사를 쓸 수 있냐면 미국은 1분기에 0.5%밖에 성장하지 못했다. 그런데 한국은 4.1% 성장했다. 괄호 열고 괄호 닫고 연율 환산. 이렇게 쓰면 0.5 대 4.1을 만들어요.
▶최 욱 : 그런 기사 있었습니까?
▶박종훈 : 그런 기사는 없었죠. 그런 기사는.
▶최 욱 : 없었구나.
▶박종훈 : 우리나라가 경제 성장률이 두 배였는데 그런 기사는 한 번도 본 적 없어요. ‘미국 경제 정말 걱정된다, 큰일 났다. 이 나라 망할 것 같다.’ 이런 기사를 쓸 수도 있는 거예요.
▷정세진 : 이번에는 자영업 폐업률 90%의 진실, 이 부분, 이 언론 보도를 짚어보고자 합니다. 한 언론사가 잘못 낸 통계를 다른 언론사들이 줄줄이 받아쓰는 경우가 있는데, 한국경제가 지난 7월에 ‘지난해 자영업 폐업률이 전년 대비 10.2%포인트 높은 87.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라는 보도를 했습니다. 이후 다른 언론들이 해당 수치를 그대로 받아써서 문제가 됐습니다. 이 기사가 왜 잘못됐는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종훈 : 최욱 씨한테 먼저 질문을 하나 해보겠습니다.
▶최 욱 : 다 맞혀버리겠습니다.
▶박종훈 : 김영원 교수님은 전문가이시기 때문에 답변 자격이 없으시고요. 한 해에 10쌍이 결혼을 하고 그리고 8쌍이 이혼을 했다. 그럼 이혼율이 얼마나 될까요?
▶최 욱 : 너무 쉬운 거 아닙니까? 80%.
▶박종훈 : 그렇게 답변하실 줄 알았어요. 이게 정답은 사실은 그게 아니고 ‘모른다!’ 입니다.
▶최 욱 : 몰라요?
▶박종훈 : 왜냐하면 전체 인구에 대한 정보. 그리고 결혼한 사람에 대한 정보, 이게 없기 때문이거든요. 보세요. 진짜 있었던 일인데 이혼율이 47.4%다 그래서 두 쌍 중에 한 쌍이 이혼을 한다. 이런 기사가 났어요. 그런데 여러분이 쉽게 아실 수 있을 거예요. 지금 여러분 아는 사람들 중에 2쌍 중에 1쌍이 이혼을 했던가요? 그렇지 않은데도 이때는 2쌍 중에 1쌍이 이혼을 했다고 해서 정말 난리가 났었습니다. 정말 이혼이 이렇게 엄청나구나. 내가 결혼을 하면 이혼할 확률이 50%쯤 되는 거 아니냐? 이랬거든요. 그런데 이런 착각들을 하기 정말 쉬운 게, 똑같은 우를 범한 게 바로 한국경제 기사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한국경제 같은 경우는 사업자 중에서 도소매업과 음식, 숙박, 이런 4대 업종에 한해서, 딱 이렇게 사업자 중에서 그렇게 네 개 업종만 딱 골라낸 다음에 2016년에 폐업을 신고한 사람들을 뭐로 나눴냐. 바로 사업을 신규 사업자 해서 이걸 나눠버렸어요. 이렇게 나눠버리면 구하기는 굉장히 쉽겠죠. 그래 놓고 이걸 ‘자영업자 폐업률’이다 이렇게 얘기를 해버렸거든요. 아까 이혼율과 똑같은 거예요. 그 해 마침 이혼한 사람들이 47.4%로 보일 수 있지만 (그해 결혼한) 그 사람들이 이혼한 게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지금 당장 신규 창업한 사람이 폐업을 한 게 아니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해서 폐업률이라고 얘기를 하면 2002년 때처럼 두 쌍 중 한 쌍이 이혼한다. 이거하고 똑같은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걸 정확하게 얘기하려면 ‘자영업자 폐업률’이 아니라 ‘신규 대비 폐업 비율’이라고 했어야 하는 거죠.
▶정준희 : 저는 그 부분조차도 적합한 게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신규 대비 폐업을 왜.
▶김영원 : 별 의미 없지.
▶정준희 : 그 비율을 왜 조사하지.
▶박종훈 : 안타까운 건 이게 마치 통계청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자료처럼 여러 언론사가 이걸 인용해서 다시 또 썼다는 거예요.
▷정세진 : 여기 통계 국세통계에 따르면 그냥 통계 자료를 가지고.
▶정준희 : 원(原)자료를 가지고 온 거죠.
▷정세진 : 폐업률은 여기에서 갖다 붙인 거라는 거죠.
▶김영원: 한국경제에서 아마 계산을 한 거 아닌가 싶은데요.
▷정세진 : ‘폐업률’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박종훈 : 그러니까 그 비율 자체를 절대로 계산할 필요가 없는 거예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거니까. 아까 말씀드린 이혼율처럼.
▶김영원 : 만약에 자영업 실태를 제대로 통계 수치화해서 보려면 생존율 개념으로 해서 보는 게 맞을 것 같은데요. 거기에 중앙일보 기사 같은 걸 보면 ‘창업 3년에서 5년 사이에 만나는 죽음의 계곡 넘으려면’ 이런 기사가 있는데 이것처럼 예를 들어 어떤 기준 시점 안에 창업한 사업체들 중에서 1년 안에 폐업한 그런 사업체의 비율, 2년 안에, 이런 식으로 생존율 개념을 따져야지 사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그런 자영업의 어떤 위기를 설명할 수 있는 통계가 될 수가 있겠죠.
▶박종훈 : 사실 오류가 또 있어요. 한국경제 해당 기사 지면에 실렸을 때는 그 때는 지난해 자영업 폐업률이라고 명시가 되어 있었거든요.
▶정준희 : 2017년.
▶박종훈 : 그렇죠. 2017년이죠, 지난해니까. 그런데 지금 이 한국경제 인터넷 기사를 보면 지난해가 아니라 2016년으로 이게 고쳐져 있습니다.
▶김영원 : 사실은 통계 작성하거나 인용할 때는 기준 시점 같은 걸 명확하게 해야 합니다. 그런데 보통 국가 통계 같은 경우에는 조사 시점하고 공표 시점이 보통 꽤 차이가 많이 나요. 왜냐하면 통계 자료를 수집한 다음에 그걸 여러 가지 검증도 해야 하고 저희가 보통 데이터 에디팅이라고 하는데 잘못된 부분을 만져야 되고 그래서 통계 작성하는 데 1년도 걸리고 그러거든요. 그래서 공표 시점하고 조사 기준 시점은 사실 차이가 굉장히 많이 나기 때문에 조사 기준 시점이 언제인지 이런 거 기사 쓸 때 명확하게 해줘야죠.
▶최 욱 : 여기서 연도가 중요한 것은 정권이 다르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정준희 : 실수였는지, 의도였는지, 이 또한 모르지만 2016년 수치라는 건 전 정부랑 연관된 문제가 된단 말이죠. 현 정부의 정책에 의해서 이와 같이 ‘폐업률이 올라갔다.’ 라든가 이런 식의 표현을 쓰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인데 이게 연결이 됐다는 건 역시도 아까 제가 얘기했던 체계적 편향이라고 얘기를 했지만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이 어려움을 만들어냈다고 하는 그 어떤 틀 안에 뭔가를 자꾸 보려고 하는 그런 태도가 들어가 있다는 거죠.
▶김영원 : 그래서 사실은 그런 얘기를 많이 합니다. 기자분들을 대상으로 해서 통계 소양 교육을 많이 해야 된다. 그런데 사실 전에 통계청 같은 데서도 그런 기획을 한 적도 있고 기자협회에서도 그런 기획을 한 적이 있는데.
▷정세진 : 들으러 오지 않아요?
▶김영원 : 잘 안 오세요.
▶박종훈 : 어렵거든요.
▷정세진 : 저희가 인터뷰를 정식으로 요청을 해봤습니다. 인터뷰는 거절하고 자신의 입장을 전해 와서 그 내용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자영업 폐업률 계산 방식이 잘못됐다는 지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는데요. 폐업률에 대해 기사에서 신규 창업자 중 87%가 문을 닫았다고 표현하지는 않았다. 지난해 새로 문 연 곳의 숫자, 폐업한 곳의 숫자를 보여주고 그만큼 자영업과 창업 시장의 경제 상황이 어렵다는 점을 보도하기 위한 근거 자료였다. 그리고 아까 말씀드린 지난해라고 했는데 인터넷 기사는 2016년이라고 바로 잡은 이유.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를 토대로 기사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다. 국세청 초기 자료에서 이를 국세통계 2017년으로 표기되어 왔고 이것이 전년 소급적용된 것이라는 것을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 이 오기된 것을 확인된 후에 온라인에 송출된 기사가 수정됐다. 타사 보도에서 이전 버전의 기사가 그대로 인용되고 혼란을 야기한 점에 대해서 실수를 인정하고 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이렇게 한국경제 기자가 답변을 해왔습니다. 어떻게 내용들을 보시나요? 해명에 대해서.
▶박종훈 : 사실은 경제 부처를 조금이라도 출입을 해봤다면 2017년에 나온 통계가 어떻게 2017년을 다룬 통계겠어요. 그러니까 전년도 통계일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2017이라고 표시가 되어 있으니까 이게 2017년 통계인 줄 알았다. 그건 제가 보기에는 좀 많이 미숙했던 거고.
▶정준희 : 더 중요한 문제는 시기가 아니라 개념 자체의 불성립 문제잖아요. 그런데 저는 이 분의 지금 자기의 입장의 표명에서도 사실 더 정작 중요한 이 폐업률이라고 하는 개념이 불성립한다고 하는 이 의식이 없는 상태라는 거. 저는 이게 더 큰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정세진 : 교수님은 어떻게 보세요? 이렇게 잘못된 통계 보도가 계속 나오고 계속 받아쓰는 이유들.
▶김영원 : 글쎄요, 일단 전문성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은 기자분들이 이렇게 통계 관련된 그런 교육을 심층적으로 받아본 그런 경험들이 없기 때문에 전문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고요.
▶ 정준희 : 경제 문제는 정치 문제로 바라보면 안 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저는 그렇지는 않다고 봐요. 정치에서 굉장히 중요한 이슈는 경제거든요. 그리고 한 정부의 정책이 평가할 때 결국 경제 성과로 평가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고 다른 나라도 많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뭐냐 하면 이 경제 정책을 평가할 만한 역량과 소양과 지식을 가지고 평가하느냐라는 거예요. 저는 통계에 대한 전문성 부족뿐만 아니라, 이른바 경제 전문 기자 그 다음에 경제지라고 하는 데들이 우리나라의 경제 정책을 제대로 평가할 만큼의 역량을 가지고 있느냐에 대해서 상당히 부정적입니다.
▶박종훈 : 경제 분야에서 왜곡된 기사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가 우리가 예를 들어서 날씨를 한번 예를 들어볼게요. 오늘 지금 당장 비가 오고 있는데 비오지 않고 있다는 기사, 이 기사 쓸 수 없거든요. 그런데 1분기에 우리가 성장률이 1.0%였고요. 2분기에는 0.6%였습니다. 최욱 씨가 보시기에 ‘경제 성장률 낮아졌네.’ 피부로 느낄 수 있습니까?
▶최 욱 : 쉽지 않죠.
▶박종훈 : 어렵죠. 이건 정말 숫자를 다루는 사람 아니면 느낄 수 없어요. 체감할 수 없기 때문에 제가 보기에는 경제 쪽에서 충분히 왜곡 기사가 끊임없이 나오고요. 더 큰 문제는 나쁘다, 나쁘다 이런 기사가 나오면 진짜 나쁘다고 생각을 하게 되고 그러면 어떻게 되냐? 지갑을 닫게 됩니다. 지갑을 닫게 되면 어떻게 되느냐. 진짜로 경제가 안 좋아져요. 그리고 정책 입안자들이 과연 여기에 영향을 받느냐 안 받느냐. 이제는 제 친구들이 저도 경제과를 나왔으니까 많은 친구들이 정책 입안을 하면서 기획재정부나 이런 데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언론에 얼마나 신경을 쓰는지 몰라요. 왜냐하면 내가 어떤 의도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그리고 내가 이런 정책이 옳다고 믿는다고 하더라도 국민들의 여론이 그 쪽으로 가고 그렇게 되면 정치권이 움직이고 정치권이 움직이면 의외로 정책 입안자들이 그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어요.
▶정준희 : 국회의원은 언론과 대중들의 심리하고 굉장히 밀접하게 연관이 돼 있어요.
▶최 욱 : 당연하겠죠.
▶정준희 : 아무리 경제 전문가들이 관료 쪽을 채우고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입법 기능을 가지고 있는 국회의원의 어떤 영향, 이런 것들을 벗어날 수 없는 거죠.
▶박종훈 : 제가 최근에 이런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호흡곤란 환자한테 항우울증 치료제를 준 거예요. 그래서 이 분이 숨졌는데 여기에 의사 책임을 일부 물었어요. 아무리 좋은 명약이라고 하더라도 증상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진단하고 그 다음에 처방을 해야 그 약이 돌고 효과가 있는데, 지금 우리의 경제에서 아픈 부분이 있죠. 다리가 아프든지 팔이 아프든지 이럴 수 있어요. 그런데 그런 사람한테 두통약을 준다면 그게 치료가 될 리가 없거든요. 언론도 마찬가지예요. 충분히 공부를 하고 정말 철저하게 그 통계가 왜 나왔고 그 다음에 그 통계가 가리키는 방향이 어디인지 정확하게 알지 않는 한 그렇게 섣부르게 기사를 써서는 안 된다는 거죠. 그럼 우리 경제 전체를 망가뜨렸다 이거에 대해서 기자가 ‘기레기(기자 쓰레기를 줄인 신종 속어)’라는 비난을 어떻게 피해가겠느냐는 거죠. 그러니까 저도 굉장히 부끄럽고 오늘 나와서 많이 창피합니다.
▷정세진 : 제일 좋은 멘트였어요.
▶최 욱 : 아까 약간 좀 진부했거든요. 마지막에는 좋았습니다. 자기반성.
▶박종훈 : 최욱 씨한테 칭찬 받았네요.
▷정세진 : 어떠세요? 오늘 <저널리즘 토크쇼 J> 나와 보시니까.
▶김영원 : 오늘 통계 관련된 주제를 다룬다고 해서 가능하면 시청자들이 쉽게 이해하실 수 있도록 이렇게 풀어서 설명을 했으면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그런 의도를 갖고 나왔는데 제대로 의도대로 설명이 됐는지 모르겠고요. 그 다음에 패널분들이 워낙 잘해주셔서 아주 편안하게 녹화했습니다.
▷정세진 : 오늘 <저널리즘 토크쇼 J> 11번째 시간이었습니다. 어떻게 또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따끔한 비판, 충고, 또 의견 많이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이 방송은 KBS 1TV, myK, pooq, 유튜브,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주에도 한 주 쉬었는데요. 다음 주에도 다른 방송이 되고요. 23일 일요일 밤 10시 30분에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언론의 관행은 여러분이 바꿀 수 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