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 앉은 부동산시장에 올림픽이나 월드컵보다 경제적·사회적 파급효과가 더 크다는 여수 엑스포 대형호재가 불쑥 나타났다. ‘호재 빈곤’의 부동산 시장에서 엑스포는 투자 입장에서 군침을 흘릴만한 소식이다.
지난해 신청 이후 될까말까하는 반반의 가능성을 가진, 이민 알려진 재료라고도 할 수 있지만 확정됐다는 사실의 의미는 크다. 탈락할 경우와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이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확률 절반의 불안한 투자라면 지금부터는 100% 확실성으로 투자하는 것이다.
엑스포 유치로 여수 일대에는 엑스포를 지원하고, 엑스포를 계기로 지역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려는 각종 개발 사업이 붐을 이룰 전망이다. 부동산에서 이만한 호재가 없는 셈이다. 각종 개발은 자연히 땅,집 등 부동산 가치 상승을 동반한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엑스포는 최근 대형 호재인 용산국제업무지구와 비슷하다고나 할까. 먹잇감은 크지만 먹을 게 별로 없다는 의미에서 그렇다. 각종 규제 등이 쉽게 먹잇감에 손을 대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알짜’ 지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초대형 개발사업에서 투자 1순위로 꼽히는 것은 땅이다. 쓸모 없다시피 하던 땅이 개발 바람을 타고 개발될 것이어서 개발 기대감에 땅값이 치솟게 마련이다. 개발이 안 되는 땅이 개발이 가능한 땅으로 풀리고, 농지 등이 주거지역으로, 주거지역은 상업지역 등으로 탈바꿈하며 땅 가치가 높아질 것이어서다.
그러나 현지인이 아닌 외지인이 여수지역의 땅을 사기가 쉽지 않다. 엑스포 등 각종 개발사업 주변 일대가 모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다. 여수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은 모두 52.46㎢. 여수 종합리조트 단지 조성과 관련 화양면 장수리·이목리·서촌리·화동리·안포리 일대 40.3㎢가 2003년 12월 11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다.
엑스포 후보지역으로 수정동·공화동·덕충동 일대 3.6㎢는 2004년 11월 10일, 이어 오천동 5.5㎢도 엑스포와 관련해 6월 10일 각각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경도종합개발계획과 관련해 경호동 일대 3.06㎢도 9월 25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선 1년 이상 전세대원이 거주해야 땅을 살 수 있다. 때문에 여수에서 엑스포 유치 추진이 이미 알려졌지만 외지인들은 토지거래허가에 막혀 거래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실제로 외지인의 여수지역 땅 매입은 전남 전체 평균 수준보다도 낮다. 올 들어 10월까지 여수지역 토지거래 필지는 1만98필지. 이중 26.8%인 2715필지가 여수·전남 이외 거주자가 구입한 땅이다. 같은 기간 전남지역에서 거래된 총 10만8306필지 가운데 36.4%인 3만9445필지가 전남 이외 거주자가 샀다.
외지인 중 서울 거주자가 구입한 땅은 여수에서 거래된 필지의 7.5%, 전남의 10.1%였다.
엑스포 개최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불확실한 투자를 하지 않았다고도 볼 수 있지만 그만큼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장벽이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때문에 주요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있고 앞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이 늘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땅 투자는 만만찮은 셈이다.
주택 투자 메리트 높지 않아
외지인에게 개발지역 주택 특히 아파트 투자성은 땅보다는 낮은 편이다. 엑스포 유치, 개발에 따라 적지 않은 인구유입이 예상되지만 땅과 달리 집값을 하루아침에 금값이 되게 할 재료는 아니다.
주택 투자는 엑스포 개최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고 개발 역시 이 기간 동안 진행되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봐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외지인의 경우 이미 집을 갖고 있다면 2주택 양도세 중과(50%) 등 세금 부담이 커 별 메리트가 없는 셈이다.
굳이 중장기적으로 주택에 투자한다면 중소형이 상대적으로 낫다. 지방에서 공시가격 1억원 이하는 양도세 중과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수에서 웬만큼 좋은 집의 시세도 99㎡(30평대) 이하가 1억원을 훨씬 밑돈다. 지방에선 공시가격의 시세반영률이 수도권(80%)보다 낮기 때문에 웬만큼 올라선 공시가격이 1억원을 넘기가 힘든 셈이다.
그렇더라도 멀리 있는 곳의 집 투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유치로 반짝 상승했다 잠잠할 수 있어서다.
분양권도 마찬가지다. 기존 분양이 많지 않아 분양권이 많지 않은 데다 가격이 움직이더라도 아파트와 같이 움직일 것이어서다.
때문에 주택 투자는 현지인들이 적극 관심을 가질 만하다. 기존 아파트들이 낡은 상태여서 새 아파트 위주로 마련해두면 중장기적으로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분양될 새 아파트를 노릴 많다.
그런데 현재로선 내년 3월께 웅천지구 분양 정도만 계획돼 있다. 신영이 공급하는 82~247㎡의 2050가구 대단지다. 공공택지로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아 중소형 5년, 중대형 3년간 전매제한된다. 분양가는 3.3㎡당 400만원대 후반에서 500만원대 중반으로 예상된다.
상한제 적용에도 대부분 오래된 기존 아파트보다는 비싸고 올 들어 분양된 단지와는 비슷한 가격이지만 여수에서 이곳 택지지구 외에는 공급이 많지 않을 것이어서 충분히 메리트가 있어 보인다.
엑스포 호재를 물고 업체들이 민간택지에서 주택사업을 많이 하기도 힘들다. 이전 같으면 너도나도 달려들겠지만 앞으로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대규모 개발지역 주변에서 후광 효과를 기대하고 주택사업을 마구 벌이기가 어렵다.
땅값은 많이 뛸 테고 분양가상한제로는 수익을 크게 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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