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 모든 것 여기에서 나오다
삼천대천세계의 칠보를 가지고 보시하면 얻는 복덕이 많지만,
그 성품 가운데는 하나도 이익이 없다.
마하반야바라밀다에 의지해서 수행하여 자성으로 하여금
모든 만유의 현상계에 떨어지지 않게 하여야 이것이
복덕의 성품이다.
마음에 주관 객관이 있으면 곧 복덕의 성품이 아니며 주관
객관 하는 마음이 없어져야 이것이 복덕의 성품이다.
마음이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지하며 행이 부처님의 행과
같으면 이것이 이름이 복덕의 성품이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지하지 않아서 부처님의 행을 밟아서 실천하지 못하면
곧 복덕의 성품이 아니니라.
열 두부의 가르침의 대의가 다 이 네 글귀 가운데 있는데 어떻게
그런 줄 알 것인가. 모든 경 가운데 네 글귀를 찬탄한 것이 곧
마하반야바라밀다이니,
마하반야로써 모든 부처님의 어머니를 삼는바 三세의 모든
부처님이 이 경을 의지해서 바야흐로 부처를 이루시는 바이다.
그래서 반야심경에
「삼세의 모든 부처님께서 반야바라밀다를 의지하므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다.」하셨도다.
스승을 따라서 배우는 것을 받는다(受)하고 뜻을 알고
수행하는 것을 지닌다(持)하며, 스스로 알고 스스로
행함은 이것을 자리라 하고 남을 위해 연설하는 것은
이타라 하나니 공덕이 광대하여 끝이 없느니라.
이 경이라 함은 이 한 권의 글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불성이 그 본체로부터 작용을 일으켜서 묘한 이치가
무궁함을 나타낸 것이다.
반야라 함은 곧 지혜를 뜻하니 지는 방편으로써 공을 삼고
혜는 결단으로 용을 삼는데, 곧 어느 때 어느 곳에서나
깨달음이 비치는 마음이 그것이다.
그러므로 일체의 부처님과 아뇩다라삼먁삼보리가 깨달은
마음의 비침 가운데서 나오는 것이므로 이 경으로부터
나온다고 하신 것이다.
여기서는 일체의 문자와 글귀는 표와 같고 손가락과 같으니
표나 손가락은 그림자와 같을 뿐이다. 표에 의지해서 물건은
찾게 되고 손가락을 의지해서 달을 보게 되는 때문인데,
그러나 달은 손가락이 아니고 표는 그 물건이 아니다.
이와 같이 다만 경의 글자를 의지해서 법을 찾는 것이고 경이
곧 법은 아니니 경의 글을 육안으로 볼 수 있지만,
법은 곧 혜안이라야 능히 볼 수 있으니, 만일 혜안이 없으면
다만 그 경만 볼 뿐이고 그 법은 볼 수 없다.
만일 그 법을 보지 못하면 곧 부처님의 뜻을 알지 못하는
것이니 부처님의 뜻을 알지 못했다면 마침내 불도를
성취할 수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