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여행] 하늘내린 인제, 원시림과 함께 살아온 목기들의 고장, 인제 목공예전시판매장
하늘내린 인제
인제의 또 다른 자랑거리인 원시림이 내린 목기
강원도 인제로의 여행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인제 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못살겠네.'
그런 인제가 언제부터인가 나그네에겐 친숙한 고향에 가는 듯 정겨운 곳이 되었습니다.
머나 먼 인천에서 차로 부지런히 달려도 2시간 30분 이상 걸리는 거리임에도 전혀 피곤하지 않고 편안하게 운전해서 찾아가는 곳이 된 인제, 맑은 공기와 푸르른 자연, 산으로 둘러쌓인 소양호를 바라보며 드라이브를 한다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랍니다.
오늘은 인제의 또 다른 자랑거리인 목기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44번 국도를 따라 인제 읍내의 강변쪽 도로를 달리다 버스터미널로 들어가기 위해 좌회전을 하면 좌측에 관광안내소와 목공예전시판매장이 나그네의 시선에 들어옵니다. 목공예전시판매장에 들려 인제의 목기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인제의 목기는 인제의 지역적 특성과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나무들을 이용하여 생활도구들을 만들어 사용하였던 것이 인제 목기의 시작이랍니다.
인제군은 전체 면적의 89.7%가 산림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이러한 지리적 특징으로 인해 조선중기부터 최근까지 설악산, 점봉산, 대암산, 방태산 등의 원시림과 풍부한 산림자원을 이용한 생산문화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고 합니다.
인제의 지리적 특성 때문에 조선시대에서는 궁궐의 재목으로도 사용하는데 인제의 나무들이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인제의 나무에 관한 기록들이 역사에 나오는 데, 조선왕조실록 태종 18년(1418)의 기록에 의하면 "목수를 강원도에 보내어 인제 등지에서 나무를 베었으니 장차 창덕궁을 수즙하려는 때문이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는 15세기부터 인제의 나무들이 궁궐의 재목으로 쓰이는 질좋은 목재를 생산하고 있었다는 것을 설명해주는 자료입니다. 수즙의 뜻(집의 허름한 데를 고치고 지붕을 새로 이음, 고치고 새로 이다.)
또한 19세기 중반에 편찬된 '인제읍지'(1840, 현종 6년)에는 당시 벌채를 금지하였던 봉산(封山)으로 설악산, 한계산,용대산이 기록되어 있고, 특히 한계리 지역에는 황장금표를 세우는 등 조선시대 인제는 중요한 국가 산림자원 생산지였다고 합니다.
인제읍 비봉로 50번지에 위치하고 있는 목공예전시판매장
내부에는 인제 목공예전시유통관으로 전시판매장, 교육시설, 전시실, 사무실 등이 있고, 목공예 공동 작업장에는 작업장, 옻칠실 등이 있습니다.
프로그램으로는 목공계 전문대학 운영, 실버 목공예교실 운영, 어르신 목공예 생산사업단, 체험 프로그램 등이 있습니다.
6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인제 목공예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장으로 들어갑니다.
목공예전시판매장 입구 좌측에 있는 귀틀집
귀틀집은 통나무를 정자형(井字形)으로 양 귀를 맞추어 쌓아올려 벽을 만들고 그 위에 지붕을 얹은 집으로 지방에 따라 방틀집·목채집·틀목집·투막집 등으로 불리며 주로 산간지역의 화전경작지 취락에 분포하고 있습니다.
지붕의 재료는 주로 너와·새·굴피·화피 등이 사용되며, 까치구멍·우진각·맞배지붕 등의 여러 형태가 있습니다.
전시장에서는 인제전통 귀틀집학교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다고 합니다.
전시판매장 입구
목기를 만드는 과정은 나무와 산을 섬기며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생활을 잠시 엿보려 합니다.
그 옛날 우리들 선조들에 의해 만들어져 일상생활의 생활도구로 사용되었던 목기가 이제는 유물이 되어 유리상자 안에 전시되고 있습니다.
목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산신제를 지내고, 벌목, 겉투리, 갈이, 재림(건조) 순으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목기제작은 원목을 벌목하여 그릇모양으로 깎는 곁투리 작업을 하는 '갈이산판'으로 시작되는데 목상과 산판꾼들은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가장 먼저 산신제를 올렸다고 합니다.
산신제는 사고 등의 제액을 방지하기 위해 산을 관장하는 신에게 봉행하였는데, 이는 깊은 산을 관장하는 산신에게 벌목을 통한 침범과 부정행위, 사고 등에 대한 선처를 바라는 '섬김'의 신앙행위로 목기제작에 참여하는 벌목꾼과 갈이대목들에게 가장 중요한 의례행위였다고 합니다.
산신제가 끝나면 산판꾼들이 원목을 베어 이남박 등의 겉모양 형태를 내는 겉투리 작업을 하고, 나무의 질을 판단하여 능숙하게 다루는 '갈이대목'에 의해 목기를 깎고 전조하는 단계를 거쳐 20여종 이상의 목기가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인제군은 점봉산, 방태산과 방동계곡, 진동계곡 등을 중심으로 국내 최고의 원시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들 산림자원 중 활엽수종이 차지하고 있는 면적은 60,985ha로 전국에서 최고의 분포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나무를 이용한 생산문화가 발달하게 된 배경이 되는 것입니다.
목기의 재료가 되는 나무로는 가볍고 깎기 쉬운 피나무, 무겁고 단단한 박달나무, 질기고 단단한 난티나무, 무늬가 좋은 엄나무 등 10종 이상의 활엽수가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인제 지역에서 목기 제작이 20세기 초반까지 생산되었던 것은 풍부한 원시림 속에 다양한 수종과 규모를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1940년대 인제 방동리 방태산 주변 대학동, 아침가리, 곁가리 일대는 이남박 등 목기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갈이산판꾼'들로 성황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갈이산판꾼은 "바가지 산판꾼"으로 불렀는데 이들은 이남박 등 목기 생산을 생업으로 하는 사람들로 목기를 깍는 기술자인 "갈이대목"과 갈이틀의 줄을 움직이는 "줄꾼", 원목을 벌목하여 겉투리 작업을 하는 "산판꾼" 등 30~40여명으로 구성되어서 목기를 만들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이남박'은 무엇일가요?
저도 이곳에서 '이남박'이란 단어를 처음으로 접해보았는데 설명이 없어서 집에 돌아와 사전을 살펴보고 알았답니다.
'이남박'은 쌀 따위를 일때 쓰는 함지박으로 안쪽 부분을 이가 서도록 여러 줄로 돌려 파서 만든다고 합니다.
인제목기는 서민들의 부엌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해방 전후(1927~1945) 인제군 방동리 지역을 중심으로 전업자들에 의해 생산된 목기의 종류는 부엌용기, 제례용품, 저장용기, 잡기류 등 20여종에 달했다고 합니다.
기능에 따라 부엌용기가 70%, 기타 저장용기와 잡기류가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렇게 생산된 목기는 중간상인들에 의해 서울, 경기도, 전라도 등지로 판매되었는데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좋았던 제품은 이남박과 함지, 제기, 소반 등이었습니다.
인제군에서는 1927년부터 1945년까기 이남박, 남박, 함지(메함지, 귀함지, 용태함지, 나부함지), 백골박, 서두리(빨래통, 목욕통), 두가리(국그릇), 소반, 오합(반찬그릇), 죽류(국자), 소댕(솥뚜껑), 도매(남비뚜껑), 전모박(구유통), 식원리(깔때기) 등 부엌용기가 생산되었다고 합니다.
나무와 산을 섬기며 목기를 만드는 사람들
인제 목공예 목기의 역사기록을 살펴보면
조선왕조실록(1418년, 태종 18년)에 질 좋은 목재를 궁궐의 재목으로 사용, 1843년 인제읍지(현종 6년)에는 황장금표를 설치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세종실록지리지에는 목기와 옻칠이 인제의 공물과 토공품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또한 1909년(순종 9년)에 쓰여진 규합총서에서는 인제 지역의 특산물로 '나무 김치독'이 나오며, 1927년 조선의 물산에는 우리나 2대 목기명산지로 인제가 소개되었으며 이곳에서 이남박, 함지 등 17종 생활목기 생산, 전국각지 공급, 조경동 갈이남박만들기 민속놀이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목공예품들이 전시실 한편에서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둑판
인제 목기의 특징은
인제에서 생산되던 목기는 귀함지를 비롯하여 약 18여종에 이르면 타지역의 목기 (남원목기)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남원목기는 제기나 불교용품에 치중되어 생산된 반면에 인제목기는 서민용 실생활 용기로 제작되어 대중화 되었다고 합니다.
또다른 특징은
인제의 목기 중에서도 귀함지는 그 쓰임새가 우수하며 모양새가 미적으로 우수하여 많이 사용되어져 왔습니다. 또한 2006년 대한민국공예품대전에서 "인제전통 귀함지를 이용한 테이블 웨어"로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그 우수성을 입증한 바 있습니다.
함지박이란 무엇인가요?
함지박은 통나무의 속을 파서 큰 바가지 같이 만든 그릇을 말합니다.
귀함지는 양쪽에 귀가 달려 이를 손잡이로 쓸 수 있게 만든 함지로 주로 굵은 통나무를 파서 만듦니다.
'다듬는 손길이란' 브랜드를 가진 하늘내린공예영농조합법인에서는 2008년 롯데월드, 국립중앙박물관 2009년 경기프랜차이즈 박람회, 인제빙어축제 등 다양한 행사에서 목공예 체험 및 전시회를 개최하였다고 합니다.
인제의 목공예 개인공방은 인제공예사를 비롯하여 원통공예사, 한일바둑판, 한계공예사, 강원바둑판, 강원공예, 고려공예, 백담공예 예인산방, 예공방, 대일공예, 다손공방, 나무의 숨결 등이 있습니다.
주걱을 들어보니 아주 가볍습니다.
집안에 도둑을 막아주고 재물을 모아준다는 슬기로운 조각 부엉이
그래서 구입했습니다.
집안의 도둑을 막아주고 재물을 모아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거실 장식장에 잘 모셔 놓았습니다.
인제관광정보센터
인제군을 여행하고자 계획을 한다면 이곳에 들려 많은 정보를 가지고 가시기 바랍니다.
인제의 먹거리 특산물로는 겨울의 황태, 봄의 곰취, 오미자, 풋고추, 콩 등이 있습니다.
체험안내
시간 : 09:30 ~ 18:00
휴관일 : 설, 추석 당일, 법정공휴일 다음 날
찾아가는 곳
인제 목공예전시판매장, 인제목공예갤러리, 하늘내린인제목공예영농조합
주소 :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비봉로 50
전화번호 : 033-463-2233
홈페이지 (다듬는 손길): http://www.dason.in/index.php
첫댓글 부엉이 목공예가 인상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