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왜 하필 Chunk야? : 청크의 비밀 상자
‘청크, 말뭉치, 의미단위. 이제 이 단어들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대충 알 것 같은데...
그리고 학자들이 이렇게 공부하면 좋다고 하는데...
뭐가 어떻게 좋다는 건지 말해주는 사람도 없고...
이대로 이 글은 끝인 건가?’
노노!! 이제 이 청크가 영어공부에서 가지는 파.죽.지.세를 보여드릴 차례에요.
우리가 알고 있던 ‘단어를 딸딸 외우는 영어’를 집어던져야 할 이유,
이제 그 비밀 상자를 열겠습니다.
1) 청크를 통해 Coordinate Bilingual 이 되어 볼까나
: 신속하게 영어로 native처럼 말하기!
국내에서 영어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실제 영어를 자연스럽게 말해야 되는 상황에서
얼마나 유창하게 영어를 말할 수 있을까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말해야 되는 상황에서
한글 단어에 상응하는 영어 단어를 떠올리느라 많은 시간을 들일 것이에요.
하나 쉬운 예를 들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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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현장 근무 중 커피숍에서 클라이언트를 만난 정소심씨!
가뜩이나 영어가 잘 안 돼서 긴장하고 있는데 요즘 잠을 못 자서인지 잠이 마구 쏟아지네요!
잠을 깰 수 있도록 진한 커피를 마시고 싶은데 영어로 표현하자니 막막하기만 하네요.
그럼, 지금 현재 이 상황에서의 정소심씨의 머릿 속을 잠시 들여다 볼까요?
지금 정소심씨의 머릿 속에는 많은 영어 단어와 한글 단어들이 뒤죽박죽 섞여서 돌아다니고 있을 거에요.
정소심씨는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표현을 영어로 바꾸기 위해서
한글 단어 하나 하나에 해당하는 영어 단어를 머리 속에서 생각해내려고 애쓰고 있네요.
오, 근데 이를 어떡하죠?
그럭저럭 나머지 단어들은 영어 단어가 다 떠올랐는데 진한 커피를 표현할 때
‘진한’을 어떻게 영어로 표현할 지 막막해 하네요.
정소심씨는 결국 골똘히 고민하다가 단어를 생각해 냈는데 다음 그림과 같은 결론이 나왔네요.
열심히 떠올린 영어 표현을 입가에 계속 중얼거리며 충분히 연습한 후에
점원에게 가서 잔뜩 긴장해서 말하는 정소심씨!
“I want to drink a dark coffee!”
아니, 그런데 점원이 못 알아 듣는군요.
뭐가 틀렸지 하고 고민하는 정소심씨.
이번에는 dark를 다른 단어, thick으로 바꿔서 표현해 보네요.
“I want to drink a thick coffee!”
그런데 돌아오는 건 역시나 점원의 알 수 없다는 표정 뿐이네요.
결국 정소심씨는 그냥 맹맹한(?) 커피를 시키고 말았다네요.
정소심씨는 왜 ‘strong coffee'라는 표현을 쉽게 떠올리지 못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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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 상황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은
실제로 영어 공부를 할 때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일 쉽게 빠지게 되는 일종의 함정이기도 해요.
그것은 다름 아닌 정소심씨는 bilingual, 즉 두 개의 언어를 나름 사용하기는 하나
Compound Bilingual person 이라는 것이죠.
Compound Bilingual person 이란 자신의 생각을 먼저 한국어로써 구성한 뒤,
이를 영어로 표현하기 위해 번역의 과정을 거치는 시스템을 가진 사람을 뜻해요.
이런 사람들은 마찬가지로,
영어로 된 메시지를 이해할 때도 그 뜻을 이해하기 전, 먼저 한국어로 번역의 과정을 거치게 돼요.
이러한 과정으로 인해 영어로 무엇인가를 말하려고 할 때
자연스럽게 자기도 모르게 한국어의 문법적 또는 어휘적 간섭을 받게 되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 흔히 말하는 이상한 영어, 즉 한국어로 번역하면 말은 되나 실제로는 말이 안 되는 영어,
예를 들면 ‘thick coffee’ 같은 것이 입에서 튀어나올 수 있게 되는 거에요.
이러한 Compound Bilingual person과 대조되는 개념으로서
Coordinate Bilingual person 은 정보를 이해하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두 개의 언어, 즉 한국어와 영어가 독립적인 시스템으로 작용해요.
Coordinate Bilingual person 은 한국어와 영어 둘 중 어떠한 언어로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말할 수 있게 되죠.
쉬운 예를 들어보면, Compound Bilingual person은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영어를 배우는 일반적인 사람들이라 볼 수 있어요.
이 유형의 사람들은 빵을 보게 되면 한국어로 “빵” 하고 떠올리게 되는 것이죠.
반면에 Coordinate Bilingual person은 어릴 때 미국에 가서 영어를 배운 사람들이라 볼 수 있어요.
즉, 이 유형의 사람들은 빵을 보게 되면 자연스럽게 “빵”과 “Bread"가 동시에 떠오른다는 거죠.
별도의 번역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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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렇다면 여기서 큰 문제에 봉착하게 돼요.
“어라, 난, 한국에서 이미 태어나 버렸고, 어릴 때 해외에 가지도 않았고,
더군다나 현재 해외에 가서 영어를 배울 여건도 안 되고... 그럼 어쩌란 말인가! 포기하란 말인가!”
좌절하지 마세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단박 청크 영어'가 모든 문제들을 해결해 줄 수 있습니다.
청크로 영어를 공부한다면 Coordinate Bilingual person 이 될 수 있어요! 아니, 되고도 남는답니다.
단어를 하나 하나 따로 떼어내서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한 것을 자신의 머리 속에 장기적으로 저장하기 위해서
의미를 통한 연상적인 연결 과정을 거쳐 학습하는 것이죠.
기존에 학습한 것에는 새로운 언어 경험을 덧붙여 새로운 단위를 또 생성하고
계속적으로 이런 과정을 거쳐서 자신의 언어 단위를 늘려나가는 것이에요.
이렇게 의미있게 그룹화된 청크를 통해서 어떠한 상황,
즉 자신이 영어로 무엇인가를 표현해야 되는 상황에 도달했을 때,
기존 단어 하나 하나씩을 떠올려서 번역하는 그런 과정을 거치는 것이 아니라
의미단위인 청크를 그!대!로! 떠올려 상황에 맞게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어
빨리 말하고 또 빨리 쓸 수 있게 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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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 coffee’에 이어서 또 다른 실생활에 밀접한 예를 들어 볼까요?
업무상 이권과 관련해서 외국 바이어들과 토론을 벌이던 중,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펼치기 위해서
“당신이 의미하는 것을 알겠어요. 하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라고 말하는 상황을 가정해 보면, “당신”, “의미하다”, “알겠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우리 말의 단어 각각에 해당하는 영어 단어를 하나씩 떠올려서,
게다가 문법적 관계까지 따져가며 영어로 말하려면 시간이 상당히 많이 걸릴뿐더러 대화의 흐름이 뚝 끊기게 돼죠.
상대방은 제가 무언가를 말하기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구요.
그러나 청크를 활용한다면, “I see what you mean but...” 이라는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표현을 바로 떠올릴 수가 있게 되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I think that..." 이라는 청크도 자연스럽게 바로 떠올릴 수 있는 것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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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의미있는 단위인 청크를 활용하면 영어로 자신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빨리,
그리고 무엇보다도 쉽게 별다른 번역과정을 거치지 않고 표현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죠!
이처럼 청크를 통해서 여러분도 훌륭한 bilingual 이 될 수 있으니
앞으로 달라질 자신의 모습을 기대해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