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장수군 번암면 영취산에서 경남 함양군 서상면 육십령까지
백두대간 마루금을 걸었다.
제6차 백두대간
1) 언제 : 2015.8.29일(토)
2) 어디 : 전북 장수군 장계면 무령고개에서 육십령까지 걷다
3) 누구와 : 나 강쌤.안병선 선배님과 동행하여 3인행이였다.
4) 산행 코스 : 영취산~덕운봉~민령~시봉(깃대봉)~육십령...12km,(백두대간 누계 105.19km)
5) 산행 이야기 : 전북 장수군 장계면에서 함양군 서상면으로 넘어가는 벽계쉼터 위에는 영취산이 있다.나는 나의 백두대간 종주중에 나의 가족이나 친구 또는 나와 가까운 선후배와 한코스씩 동행하여 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그래서 이번에는 다른 친구들과 동행하기 위해 연락를 해 봤으나 쉽게 생각했던 나의 생각보다 산행을 안하거나 산행을 어려워하는 사람이 참 많다는 생각을 했고 각자의 취미가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나는 산에 가면 수 많은 사람을 만났고 나처럼 백두대간을 걷는 사람을 만났으니 모두들 좋아 할 줄 알았다.그러나 가까운 코스에 갈 만한 사람도 귀하고 없었다.그 중에 고등학교 7년 선배인 안병선선배님께 연락을 드렸다.공직자였던 그분은 평소에 산행을 자주 하셨으며 나와 지리산행도 하신분인데 퇴직후라서 시간적 여유가 있으신 선배님께서는 나의 백두대간중에 꼭 한번 동행하겠다고 약속을 하신분이셨다.지난달 지리산 칠암자를 같이 걸었던 선배님은 쾌히 승락하셔서 이번엔 3명이 걸었다. 나의 주변 친구들에게 부담일 수도 있어 조심스럽고 나의 이런 바램들을 이해하여 동행하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았겠지만 부질없는 욕심인가 보다.산행은 장수군 장계면 장안산 아래 벽계쉼터에서 시작을 하여 영취산을 올랐고 민령과 깃대봉을 지나 육십령까지 북진(北進)하며 걸었다.이번 코스는 비교적 가까운 코스이면서 억새와 산죽밭이 많았다.나의 키를 넘은 억새와 길을 삼켜버린 조릿대(산죽)를 헤치고 나가는 길은 그리 쉬운길은 아니였다.잘못하면 날카로운 잎새에 얼굴이 스치고 베일까 조심스러웠다.그래서 더딘 걸음으로 엎드리며 산죽밭을 빠져 나갔고 마침내 육십령 휴게소에 도착하여 휴게소 식당의 젊은 요리사 부부가 만든 육십령 돈까스를 먹고 산행을 마쳤다.
오늘의 산행기를 쓴다.
8시 30분 전북 장계면 무령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영취산 정상까지는 가파른 오르막이긴 하나
짧은 구간(0.5km)이여서 다리가 뻐근하지만 참고 단박에 오를만 하다.
지난번에 와 본 경험이 있어 벽계쉼터에서 준비운동을 하고 쉽게 걸어 올랐다.
(무령고개에서 영취산으로 오르는길)
(영취산 정상표시석)
(영취산 표시석 뒤면의 글)
오늘 산행은 3인행이다.
고교 선배님이신 안병선선배님께서 동행 해 주셨다.
영취산은(1,075m) 인도의 석가가 법화경과 무량수경(無量壽經)을 설법한
산의 이름을 본 따온것인데 신령령(靈), 독수리취(鷲)를 쓰고 있는것이
이 산이 그만큼 산세가 빼어 난다는 것이다.
영취산 돌탑 앞에서 안선배님과 기념사진 한장 남긴다.
일단 1,000m고지에 올라 섰다 . 육십령까지 구간은 비교적 표고차도 적고
거리는 12km정도의 가벼운 산행이니 이제는 마루금을 따라 유람하듯이 담소하며 걷는다.
한참을 걷고 이정표을 보니 덕운봉과 논개의 생가라는 이정표가 있었다.
가까운곳에 논개생가가 있나보다.논개의 이야기는 학교에서 배우고 책으로 읽은것과
간단한 기억만 있다.주논개(朱論介)님은 조선시대 열녀이다.
주논개는 장수군 계남면에서 태어나 임진왜란 당시 진주 남강에서 생을 마감하셨고
함양 서상면에 묻히셨다는 이야기를 돌아오는 길에 택시기사님으로부터 장황하게 들었는데
마치 문화 해설사 처럼 설명을 잘하셨다.
(덕운봉(983m) 이정목과 리본)
덕운봉(983m) 나무가지에 대간꾼들의 리본이 달려 있다.
리본를 다는 사람들의 심리는 비슷할 것이다.
리본은 마루금길 안내가 되는 장소에 나풀거리며 대간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이정표가 되어주기도 하고 나름의 사연을 담은 글이 있어 때론 읽으며 미소짓거나
아름다운 글귀를 보기도 한다.그러나 너무 많이 달려 있음은 어딘지 모르게 거북하게 보였다.
뒤돌아보니 지난번 산행 때 지나온 백운산 마루금이 지루하지 않고 매끈하며 길이 시원하게 보였다.
나는 저런 마루금을 보는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덕운봉에서 민령으로 가는길에 산죽군락인 조릿대숲를 지나야 한다.
지난번 백운산 산행때 어느정도 경험은 했지만
조릿대 이파리가 얼굴을 스쳐 베일까 얼굴을 보호하고 어린아이가 벌스듯 두손을 들어 산죽밭을 천천히 빠져 나갔다.
여름철 산행때 만나는 산죽구간은 모두 이럴듯 하다.
(민령으로 가면서 가야 할 육십령과 남덕유산을 바라보다)
민령으로 향하는 중 산죽밭을 빠져나와 적당한 조망처에서 잠시 쉰다.
가야 할 마루금은 깃대봉으로 향하고 전방에는 다음 산행때 올라야 할 덕유산
서봉(좌측봉)과 남덕유산(우측봉)이 멀리 보인다.
남덕유산 아래 마루금이 끝나는 곳이 육십령고개이다 .
아직도 한참을 걸어야 할 전망은 높낮이가 크지 않아 비교적 온순하고 편안해 보이니
룰루랄라 편안하다.민령 근처 전망 좋은 북바위를 만난다. 더 놀다 갑시다!
(북바위에 서서)
북바위에서 장수군 장계면 장안산 산마루을 보며 지나는 바람에 땀을 식혔다.
오늘은 거리가 짧아서 시간적 여유가 많으니 자주 쉬며 세상이야기로 담소하며 걸었고
새로운 사람이 동행하니 새로운 이야기를 하게 된다.
이제 북바위에 앉아 쉬어간다.북바위에서는 전북 장수군 계남면 대곡리의
오동제(저수지)가 보이고 탁트인 전망과 지나는 바람에 시원하기 그지 없다.
한나절 쉬어가도 아깝지 않을 조망터이다.
(북바위에 앉은 강쌤)
저 사내도 편안하게 앉았는데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가족을 생각하는 걸까? 아니면 가르치는 제자들을 생각하는 걸까?
민령은 옛날 이산 아래 민초들이 넘나들던 고갯길일것이다.
덕운봉과 깃대봉 사이 장수군 계남면과 함양군 서상면을 넘나들던 고개인데
지금은 이곳 주민들보다는 산이 좋아 쫓아 다니는 나와 비슷한 백두대간파(?)사람들이 지나치고
넘나 들고 있을것이다. 오늘의 마지막 봉인 구시봉 (깃대봉)에 올랐다.
표시석 뒷면에 깃대봉 안내글도 정독 해 본다. 백두대간을 하면서 안내글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리공부도 하게 되고 역사 공부를 하게 된다.
저 멀리 가야 할 능선 끝의 남덕유산 서봉에 구름이 걸쳐져 있슴을 본다.
다음 산행 때 올라야 할 덕유산은 차원이 다르게 높아 보인다.
그래서 덕유산 종주가 더욱 기대가 되고 염려도 되었다.
깃대봉 약수터를 지나는데 약수터 작은 현판에 시(詩) 한수 적혀 있다.
"약수터에서 목을 축이는 길손이시여
사랑하나 풀어 던진 약수물에는 바람으로 일렁이는
그대 넋두리가 한가닥 그리움으로 솟아나고
우리는 한모금의 약수물에서 구원함이 산임을 명심합니다."
라고 써 있었다...
(약수터의 시(詩))
드디어 육십령 고개마루에 도착한다.
8시 30분 시작한 산행은 13시 40여분에 육십령에 도착했다.
오늘은 거리가 짧고 표고차도 낮아서 편안하고 쉽게 걸을만 했다.
다만 산죽밭을 지날 때 약간의 불편함이 있었지만 참을만 했다.
(육십령 터널위로 동식물 이동통로가 이어지고 백두대간도 이어지고 있다)
육십령! 덕유산과 백운산 사이 육십령은 옛날 신라때부터
영,호남을 잇는 교통의 요충지였으며 이 산은 깊었고 높았다.
그래서 옛날 육십령에는 산적과 호랑이가 많았다.
산도적이 많아 60여명이 산아래 주막에 모여 한꺼번에 넘었다는 고개!
산이 높고 험하여 산 굽이가 60여개나 되어 부르게 됐다는 육십령!
과거 함양관아에서 장수관아까지 거리가 육십리 길이여서 부르게 됐다는 육십령!
뭐가 맞는지 모르지만 유래는 많고 그래도 부르기가 친근하고 재미있다.
차량이 많이 넘나들던 육십령 고개길은 중부고속도로가 산 아래로 관통하여 이제는
한적한 도로가 되었다. 다만 육십령은 백두대간 구간이여서 전국의 등산객들이
육십령을 지나거나 지금의 한적한 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 적당하여
최근에는 사람들이 심심치 않게 찾아오는곳 인듯 했다.
(육십령 돌탑 앞에 선 강쌤)
세 남자는 그렇게 무령고개(영취산아래 고개)에서 육십령까지를 걸었다.
육십령고개 한쪽에 큰 돌탑 있었다.장수군(長水郡)은 산이 높고 물의 많다는 고장이다.
무령고개 근처에 수분리(水分里)에 수분치(水分峙)가 있는데 섬진강과 금강의 분수령이라는
의미이며 물을 나눈다는 수분리라 이름지어진 것이니 마을 이름을 보면서 조상들의 이름짖는
지혜를 알 수 있다. 이곳에는 언제부턴가 특급호텔 출신 셰프께서 로컬푸드 양식당을
운영하신다. 돈까스,까르보나라,스파게티, 3가지 주요리만 하는데 적어도 30분이상은
기다려야 맛을 볼 수 있다.어느때부턴가 입소문을 타서 대간꾼들이 많이 들리기도 하고
젊은 연인과 식객들이 많이 찾아 오는것 같았고 나름 정성을 담아 음식을 만드시는것 같았다.
우리도 번호표을 받아 40여분을 기다려 겨우 맛을 볼 수 있었다.
우리는 맥주 몇병을 사서 육십령 팔각정에 앉자 마시며 장수군 번암면 택시를 기다렸다.
어느덧 나도 모르게 50대중반의 중년이 되었다.백두대간 길을 걷겠다고 했더니 대부분 만류한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될 줄도 알고 고독한 길인 줄도 안다.
나의 인생에 어떤 도움이 되기보다 체력적으나 시간적 소모와 경제적으로도 소비적인것들이
많음을 안다.그러나 아직 힘이 있을때 걸어 보려고 한다.
친구와 동행(同行)하며 조금씩 나누어 걸으려 한다.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다.
힘들면 조금씩 더 나누어 걸을 것이다. 백두대간을 완주 할 때까지 출발 할 수 있는 용기가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데 걷고 ,보고, 생각하는것을 내가 좋아해서 다행이다.
진부령에 도착하는 그날까지 무탈하고 행복하게 걷기를 다시 한번 기원 해 본다.
오늘 동행 해 준 안선배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오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하늘과 땅, 바람과 공기에 나를 맡기고 우리의 산하! 지리산에서 진부령까지
산 마루길을 따라 걷는다는 것은 정말로 행복한 일이다.
2015년 8월 29일(토) 걷고, 9월 23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