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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김씨 삼현파 월백대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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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산행/여행기 스크랩 창원 북면 백월산 산행(2007.7.17)
산과벗 추천 0 조회 281 18.06.21 14:4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전설속의 명산 백월산(白月山/428m) 산행

 

♣ 언   제 : 2007. 7.17(화)

♣ 누구와 : 산행친구 5명

♣ 코   스 : 월산마을-마산리 갈림길이정표-백월산 정상-헬기장-백운암-월산마을

♣ 시   간 : 2시간

 

7월16일 아버님 제사날이라 내고향 북면 시골집(월백리 월산마을)을 찾았다.

다음날인 7월17일(제헌절)이 공휴일이라 시골집에서 자고 집에 쉬고있으려니 창원 산행친구로 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제삿밥도 얻어먹을겸 백월산 산행간다며 기다리고 있으라 한다. 10:20분경 친구 일행이북면 집에 도착했다. 길도 안내할겸 등산준비도 안됐지만 허름한 차양모자 하나 눌려쓰고 함께 산행길에 나섰다.

 ↑ 백월산 전경

백월산(해발428m)은 오랜옛부터 산은 그리 높지않으되 삼봉이 태산을 압도하는 진산으로 알려진 신비의 명산이다. 경남 창원시 월백리,마산리에 경계를 이루고 있는 백월산은 산의 명칭에 얽힌 당나라 황제와 궁궐속에 연못에 나타난 사자암의 신비로운 전설과, 노힐부득과 달달박박의 양성 성불이야기는 신라경덕왕16년 (서기757년)창원최초의 가람인 백월산 남사(白月山 南寺)를 탄생케한 성서러운 불정토의 산이다

 

북면 마금산 온천으로 가는 국도를 따라 가다보면 완만한 능선으로된 작은산들이 이어지다가 우람한 바위산을 만나게 된다. 산봉우리에 커다란 바위 세개가 자리하고 있어 삼국유사에서는 전하는 전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10:20분 집을 나서다

먼산까지 시야에 들어오는 산행하기 좋은 맑고 깨끗한 날씨다. 우리일행은 집을 나서 농로를 따라 5분여 만에 첫번째 이정표를 만났다.

 ↑ 백월산 정상을 알리는 이정표

 

 ↑ 산행길의 버섯

 ↑ 의자에 앉아 잠시 휴식

우리가 잠시 쉬고있는 이곳은 그 당시에는 넓다란 잔디밭이였는데..

그모습은 간데없고 나무들만 무성하구나..

어릴적 백월산에서 나무한짐을 지고 내려오다 이곳에오면 어김없이 쉬어가곤 했었다

 ↑ 마산리 갈림길 이정표

완만한 등산로를 따라 10여분 걷다 일명"독주골'능선 이정표에 도착했다. 이곳 또한 백월산에서 나뭇짐내려오다 지고 쉬어가는 장소였다. 감회가 새롭게 다가온다.

백월산은 어릴적 내 삶에 있어 빼놓을수 없는 동반자이다. 

땔감이 없어 밥을 짖기힘든 어린시절 하루 한두번씩 땜감하려 백월산에 올랐으니..

 

↑ 창원시장을 만나..

마산리 이정표에서 5분여 오르다 하산중인 박완수 창원시장을 만났다. 

일행1명과 함께 백월산 정상갔다 내려오는 길이라 한다.

반가움에 서로 인사를 나누고 백월산이 전설속의 명산이란 의견을 교환한후

시장님께서 앞으로 더욱 많은관심을 가져줄것을 부탁하고 

아쉬운 작별을 고해야만 했다.   

↑ 정상을 향한 암응길

 

 ↑ 여기 저기 바위손이..

 ↑ 잘 정비된 암릉길

 ↑ 먼저 올라 우리를 내려다 보고있는 우리일행

 ↑ 백월산 정상과 마주하고 있는 큰 암봉에서 바라본 정상 을 떠바치고 있는암벽

↑ 백월산 정상아래 암능

 ↑ 자귀꽃과 암봉

 ↑ 정상아래 암봉

 ↑ 큰 바위봉에서 바라본 정상모습

 ↑ 자귀꽃/백월산 정상과 아래 암봉

 ↑ 어릴적 이바위를 칼바위라 불렸는데.. 

 ↑ 정상직전 길목에 자귀나무 꽃이 군락을..

 ↑ 정상아래 야생화/파랭이 같기도 하고..

 ↑ 백월산 큰암봉과 정상부 암봉사이 이정표

11:20분 백월산 정상에 서다

큰바위사이 이정표가 있는 쉼터에서 고향사람 만나 

음식 나눠먹고 오래 수었던 탓에

산행한지 1시간 여만인 11:20분경 백월산 정상에 섰다.

 ↑ 백월산 정상 표지석

 ↑ 백월산의 유래 안내판

정말 감회가 새롭다.

어린시절 동네근처 야산은 모두 나무한그루 없던 민둥산이였지만

백월산은 아름드리 소나무와 잡나무로 그런대로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었다. 

그 당시에는 백월산이 이렇게 명산인지는 몰랐었는데..

삼국유사 기록에 남아있는 전설속의 명산임을 알고부터는

백월산 자락에서 태어난 것이 가슴뿌듯한 자랑으로 느껴진다. 

 ↑ 백월산 정상에서..

 ↑ 백월산 정상에서 바라본 주남저수지와 정병산(우측멀리 뽀족한 부분)

  ↑ 백월산 정상에서 바라본 월산마을과 월촌마을

  ↑ 백월산 정상에서 바라본 우리동네(월산마을)

  ↑ 백월산 정상에서 바라본 마산리와 북면 온천장

  ↑ 백월산 정상에서 바라본 낙동강과 모래사장

  ↑ 백월산 정상에서 바라본 주남저수지 일부

  ↑ 백월산 정상에서 바라본 북면소재지와 온천장 

  ↑ 백월산 정상을 뒤로하고 하산.. 

천년을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 줄기..

우리나리 철새도래지가 유명한 저남저수지가 한눈에 들어오고..

정병산,천주산을 비롯한 마산 무학산도 아련거리고,..

군데군데 옹기종기 모여 시골마을들..

지팡이릉 짚고와서 지팡이를 버리고 간다는 북면식염 온천..

노힐부득과 달달박박의 전설이 어린 백월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가히 천하 일품이다. 

  ↑ 하산길에 다시보는 암릉 

  ↑ 도토리가 사이좋게 조롱조롱..

  ↑ 정상아래 이정표 

 ↑ 삿갓 버섯인가? 

 ↑ 참나리꽃 

 ↑ 헬기장

지금은 헬기장으로 변해있지만

이곳 또한 추억이 어린 곳이다.

매년 10월이면 가을걷이를 끝내고 북면 월산,남백,월촌,마산리 동읍 봉강 등 이웃 주민들이

이곳에 모여 하루를 즐기는 장소로 사용되던 터였다.

과자,단감,고구마 등을 여기까지 이고와 팔기도 했고.. 

 ↑ 헬기장 주변의 물레나물 꽃술이 아름답구나..

꽃잎도 예쁘더니 꽃술 또한 예쁘구나.

헹기장 곳곳에 물레나물  꽃이 피어 우리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하는구나.

 ↑ 물레나물꽃

 ↑ 헬기장 이정표

우리 일행은 여기서 화양고개쪽 까지 갔으면 좋으려만 

다음을 기약하며 절골쪽(월산마을)으로 하산한다. 

 ↑ 하산길의 돌탑1

  ↑ 하산길의 돌탑2

  ↑ 백월산 암릉이 얼굴을 내밀고..

  ↑ 백월산 우측 바위릉

  ↑ 칡과 어름,선머루 다래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하산길..

 ↑ 칡 능쿨을 헤치고..

 ↑ 초라한 모습의 백운암 

 ↑ 백운암을 받치고 있는 주축돌이 눈길을 끌고..

 

 ↑ 백운암 마루기둥을 뜨받치고 있는 연화석

백운암 마루기둥 받침돌로 쓰이고 있는

백월산 남사 석등(추정)의 화사석과 연화대석,

돌에각과 돌에새긴 무늬가 예사롭지 않다.

 

 ↑ 수입 해바라기란다.

 ↑ 백운암 아래 이정표

 ↑ 백운암과 관련이 있는 집인듯..지금은 폐옥으로..

 ↑ 아래에서 바라본 백월산 암봉

 ↑ 아래에서 바라본 백월산 암릉/우측봉

 ↑ 백월산 남사 신축/복원사찰 

백월산 남사 복원공사가 시작됐다.

"삼국유사"에는, 경덕왕이 정유년(757년)에 사람을 보내 백월산 남사를 세우게 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절은 764년에 완공되었으며, 미륵존상을 만들어 금당에 모시고 "현신성도 미륵전"이라 하고, 아미타상을 만들어 강당에 모시고 "현신성도 무량수전"이라고 하였는데 아미타상에는 금물이 모자라서 다 바르지 못해 얼룩진 흔적이 있었다고 한다.
  
백월산 남사는 나라에서 세운 절이라 규모가 큰 절이었을 것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그러나 그런 절도 1,300년을 내려오는 동안 언제 무너져 내렸는지 건물들은 사라져 버리고, 절터는 감나무 과수원으로 변하였다. 그곳이 절터였던 흔적이라고는 과수원 여기저기 나딩구는 기와조각 뿐인데, 산 위쪽으로 백운사라는 암자에 백월산 남사의 유물로 보이는 석물이 두어 점 남아 있는 것이 그나마 요행이라면 요행이다. 거기 암자의 마루기둥을 떠받치고 있는 돌이 백월산 남사의 석등 연화 대석과 화사석으로 추정되고 있는 것이다. 이 암자는 백월산 정상에서 동쪽 방향에 있는 너덜 지대 바로 아래 자리하고 있고 거기에 샘도 있는데, 그 위치가 『삼국유사』에서 노힐부득의 거처였다고 하는 "동쪽고개 돌무더기 아래 물 있는 곳"으로 비정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 백월산 남사에서.. 

 ↑ 꽃봉오리가 너무 아름답워..

 

 

 ↑ 백월산 남사 전경 

  ↑ 백월산 남사에서 바라본 백월산 정상부(1) 

백월산 정상부 사자암은 와불의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부처님이 누워있는 모습같습니다. 

자세히 관찰해 보면

좌측 봉우리가 머리 부분이며,

가운데 봉우리가 손을 가슴에 모으고 있는 형상입니다. 

 

   ↑ 백월산 남사에서 바라본 백월산 정상부(2)

   ↑ 북면단감 

   ↑ 도라지꽃

 ↑ 월산마을 이정표

12:30 월산마을 도착(산행종료)

 

산행후기

준비도 없이 갑자기 백월산을 찾았지만 감회가 새로웠다.

창원시에서 등산로 곳곳에 이정표도 세우고

위험한곳은 난간도 만들어 누구나 쉽게 찾을수 있게 했다.

창원시에 감사드린다.

옛시절 흔적들은 많이 지워졌지만 백월산 정상부의 암봉(사자봉)은

옛모습 그대로였다.

그리고 산행코스가 짧아 아쉬웠지만 뜻깊은 산행이였다.

다음에는 화양고개에서 출발하는 코스로 탐방한번 해야 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정말 뜻깊은 산행으로 기억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백월산에 얽힌 전설
신라 굴자군에는 모습이 아주 괴이하면서도 오묘한 산이 하나 있는데, 그 이름이 백월산으로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 오고 있다. 옛날 중국 당나라 황제가 황궁 안에 아름다운 연못을 만들었는데, 보름달이 휘영청 밝은 밤에 황제가 연못가를 거닐다가 우연히 연못 속에 어려있는 풍경을 보게 되었다.
황제가 자세히 살펴보니 사자처럼 생긴 바위산이 연꽃사이로 보이는데그 산봉우리가 기이하게 빼어났다. 황제는 연못 속에 비친 산을 찾으려고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펴보았으나 아무리 봐도 사자형상을 한 산봉우리를 찾을 수 없었다.

그 뒤에도 보름달이 뜨면 그 산의 모습이 연못 속에 어려서, 황제는 화공에게 산을 그리게 하고 신하를 시켜 연못 속의 산을 찾게 하였다.
신하들이 중국 전역을 샅샅이 돌아보았으나 그 산을 찾지 못하여 우리나라에까지 오게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전국을 찾아 헤매다가, 마침내 우리고장 창원에 이르러 그림과 똑같은 산을 찾게 되었는데, 그 산은 줄기가 수백 리에 뻗어 있는 진 산이라 할 만한 산이다.
신하는 산을 찾았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까? 생각하다가 바위산 정상에 신발 한 짝을 얹어 놓고 중국으로 돌아갔다.

신하는 황제를 만나 뵙고, 그 산을 해동 국에서 찾았다고 말하자 황제는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느냐?" 고 물었다. 신하는 자기가 신었던 신발 한 짝을 산봉우리 바위 위에 놓고 왔다고 말했다. 보름이 되자 황제와 신하는 연못가에 서서 달이 떠오르기를 기다렸다. 아니나 다를까! 밝은 달이 떠오르자 연못 속에 바위산이 비치는데 바위 위에 신하가 벗어둔 신발 한 짝도 선명하게 보였다.
황제는 감탄하여 그 산을 "보름달과 같이 연못 속에 하얗게 비친다"하여 "백월산"이라 부르게 하고 정상부근에 기이하게 생긴 바위 세 개는 사자가 하늘을 보고 울부짖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어 사자암이라 불렀다 한다.


이 이야기는 삼국유사에 전해오고 있다.

 

백월산과 노힐부득,달달박박 얽힌 전설

노힐부득과 달달박박
옛날 신라의 진산으로 알려진 백원산(지금의 경남 창원 소재)아래 자리한 어느 마을에 노힐부득과 달달박박이란 두 청년 선비가 살고 있었다.
풍채가 좋고 골격이 범상치 않은 두 청년은 속세를 초월한 높은 이상을 지닌 좋은 친구였다.
이들이 20세가 되던 어느 가을날.

두 사람은 백월산에 올라 먼 산에 곱게 물든 단풍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겨 있었다. 이때 부득이 먼저 입을 열었다.
『여보게, 우리가 이렇게 평범한 생활에 만족하여 지낼 수가 없지 않은가.』
『자네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군. 나도 동감일세.』
두 청년은 그날 함께 출가할 것을 결심, 그 길로 마을 밖 법적방(창원에 있던 절)에 가서 머리 깎고 스님이 되었다.
그 후 부득은 회진암에, 박박은 유리광사에 각각 터를 잡은 뒤 처자를 데리고 와서 밭을 일구며 정신수양을 했다.
양쪽 집이 서로 왕래하며 오손도손 재미있게 지냈으나 두 사람은 속세를 떠나고 싶은 마음을 잠시도 버리지 않았다.
『아내와 자식들과 함께 지내며 의식이 풍족하니 좋기는 하지만, 연화장 세계에서 여러 부처가 즐기는 것만 못하네. 더구나 불도를 닦아 참된 것을 얻기 위해 머리를 깎았으니 마땅히 몸에 얽매인 것을 벗어 버리고 무상의 도를 이루어야 할 것일세.』
추수를 끝낸 어느 날 밤. 두 사람은 장차 깊은 산골짜기에 숨어 공부할 것을 다짐했다.
그날 밤 두 사람은 꿈을 꾸었다.
백호의 빛이 서쪽에서 오더니 그 빛 속에서 금빛 팔이 내려와 두 사람의 이마를 쓰다듬어 주는 상서로운 꿈이었다.
이튿날 아침, 서로 꿈 이야기를 주고받던 두 사람은 똑같은 꿈을 꾸었음에 감탄과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들은 드디어 백월산 무등곡으로 들어갔다. 박박은 북쪽에 판잣집을 만들어 살면서 미타불을 염송했고, 부득은 남쪽 고개에 돌무더기를 쌓아 집을 만들어 살면서 아미타불을 성심껏 구했다.
그렇게 3년이 지난 경덕왕 8년(709) 4월 8일. 해가 뉘엿뉘엿 서산에 걸릴 무렵, 20세 안팎의 아름다운 한 낭자가 난초 향기를 풍기면서 박박이 살고 있는 판잣집으로 찾아들었다. 그녀는 말없이 글을 지어 박박 스님에게 올렸다.

갈 길 더딘데 해는 져서 먼 산에 어둠이 내리니
길은 막히고
성은 멀어 인가도 아득하네
오늘 이 암자에서 자려 하오니
자비스런 스님은 노하지 마소서

글을 읽은 박박이 생각할 여지도 없이 한마디로 거절했다.
『절은 깨끗해야 하므로 그대가 머물 곳이 아니오. 지체하지 마시고 어서 다른 곳으로 가 보시오.』
낭자는 다시 부득이 살고 있는 남암으로 찾아갔다.
『그대는 이 밤중에 어디서 왔는가?』
『맑고 고요하기가 우주의 근본 뜻과 같거늘 어찌 오고감의 경계가 있겠습니까. 다만 어진 스님의 뜻이 깊고 덕행이 높다는 풍문을 듣고 보리를 이루는 데 도움을 드릴까해서 찾아왔습니다.』
이렇게 답한 낭자는 다음과 같이 게송을 읊었다.

해 저문 깊은 산길에
가도가도 인가는 보이지 않네
대나무와 소나무 그늘은 그윽하기만 하고
시내와 골짜기에 물소리 더욱 새로워라
길 잃어 잘 곳 찾는 게 아니고
존사를 인도하려 함일세
원컨대 내 청을 들어주시고
길손이 누구인지 묻지 마오

부득은 이 게송을 듣고 내심 몹시 놀랐다.
『이곳은 여자와 함께 있을 곳은 아니나, 이 깊은 산골짜기에서 날이 어두웠으니 어찌 모른 척할 수 있겠습니까. 어서 안으로 드시지요.』
밤이 깊자 부득은 자세를 바르게 하고 희미한 등불이 비치는 벽을 마주한 채 고요히 염불삼매에 들었다.
새벽녘이 되자 낭자는 부득을 불렀다.
『스님, 제가 산고가 있으니 스님께서 짚자리를 준비해 주십시오.』
부득이 불쌍히 여겨 자리를 마련해 준 뒤 등불을 비추니 낭자는 이미 해산을 끝내고 다시 목욕하기를 청했다. 부득은 부끄러움과 두려움이 일었으나 어쩔 수 없이 물을 덥히고 낭자를 통 안에 앉혀 목욕을 시키기 시작했다.
『아니!』
부득이 놀라 크게 소리치니 낭자가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리 스님께서도 이 물에 목욕을 하시지요.』
마지못해 낭자의 말에 따라 목욕을 한 부득은 또다시 크게 놀랐다. 갑자기 정신이 상쾌해지더니 자신의 살결이 금빛으로 변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옆에는 연화좌대가 하나 마련되어 있었다. 낭자가 부득에게 앉기를 권했다.
『나는 관음보살이오. 대사를 도와 대보리를 이루게 한 것입니다.』
말을 마친 낭자는 홀연히 자취를 감췄다.
한편 북암의 박박은 날이 밝자
『부득이 지난밤 필시 계를 범했겠지. 가서 비웃어 줘야지.』
하면서 남암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부득은 미륵존상이 되어 연화좌 위에 앉아 빛을 발하고 있지 않은가.
박박은 자기도 모르게 머리를 조아려 절을 하며 물었다.
『어떻게 해서 이리 되셨습니까?』
부득이 그간의 사정을 말하자 박박은 자신의 미혹함을 탄식했다.
『나는 마음에 가린 것이 있어 부처님을 뵙고도 만나지를 못했구료. 먼저 이룬 그대는 부디 옛 정을 잊지 말아 주시오.』
『통 속에 아직 금물이 남았으니 목욕을 하시지요.』
박박도 목욕을 하고 무량수를 이루었다.
이 소문을 들은 마을 사람들이 다투어 모여 법을 청하자 두 부처는 그들에게 불법의 요지를 설한 뒤 구름을 타고 올라갔다.
훗날 경덕왕이 즉위하여 이 말을 듣고는 백월산에 큰절 남사를 세워 금당에 미륵불상을 모시고 아미타불상을 강당에 모셨는데 아미타불상에는 박박이 목욕시 금물이 모자라 얼룩진 흔적이 그대로 있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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