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비치 다이빙 스페셜티
(Shore/Beach Diving Specialty)
글 김수열 (PADI Course Director, 노마다이브 대표)
나는 2013년 티니안 서쪽 해안에서 아주 특별 한 해변에 발을 내딛으며 자연의 경이로움에 또 한 번 감동하게 되었다. 낭만적인 ‘별모래’ 의미 를 간직하고 싶지만 궁금증을 풀어보니 유공 충(有孔蟲)이라는 단세포 생물이 죽어 속살은 사라지고 석회질의 껍데기만 남은 것이라 한 다. 유공충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고 해저표면 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많지만 ‘별모래’로 불 리는 유공충은 티니안 일부, 오키나와 이리오 모테, 다케토미, 이시가키섬에서 찾아볼 수 있 다. 위키 백과사전에 따르면 유공충은 유공충문 (Foraminifera)에 속하는 단세포 생물로 석회질, 규산질의 껍질을 가지며 육안으로 보일 정도로 크다. 껍질에 있는 작은 구멍에서 실 모양의 발 을 내밀어 먹이를 얻는다. 유공충의 껍데기는 보통 세포질을 둘러싼 여러 개의 방으로 구성되 어 있다. 대부분 바닷속 또는 바닷물 위에 살지 만 일부는 플랑크톤으로 떠다니며 염분이 있는 호수에서 살기도 한다. 유공충이 죽은 후 껍질 이 쌓여 된 진흙인 유공충 그대로 육지가 된 것 은 백악이 되고, 그대로 다져진 것은 석회가 되 어 석회석과 분필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고 한다. 이렇듯 아름다운 의미를 가진 해변을 맨발로 걸 어 바다로 들어가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떠나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는 순간을 맛보게 된다. 이것이 바로 스쿠바다이빙의 매력이 아닐 까 싶다. 보통 높은 보트에서 뛰어내리는 것을 주저하는 예비다이버들을 위해 초급 다이버 코 스는 해안가에서 시작하는 것이 유리하다.
Shore/Beach 다이빙이란?
지난 호에서 다룬 보트다이빙의 경우 각 지역의 최상의 다이브사이트로 다이버들을 이동시켜 주는 수단으로 여러 가지 형태의 보트를 다루어 112 | 해안/비치 다이빙 스페셜티 (Shore/Beach Diving Specialty) 글 김수열 (PADI Course Director, 노마다이브 대표) TECHNIQUE 2017 MAY/JUNE | 113 보았다. 지역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우리는 육지와 바로 맞닿은 곳인 해안 에서의 다이빙이 더욱 자유로운 것을 알 수 있다. 흔히 다이버들 사이에서 보트를 이용하지 않은 다이빙의 형태를 비치(Beach)다이빙이라 부른다. 사 전적 의미로는 바다에 접한 육지의 일부분을 Shore라 하는데, 지역에 따라 해변이 없이 방파제나 도크(dock), 그리고 입출수가 편리하도록 만들어진 계단과 같은 시설을 이용하기도 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다이버들의 편의를 위해 비치다이빙이라 하겠다.
비치다이빙의 장점
유연한 스케줄 : 개인 사유지의 호수나, 멕시코의 동굴이 아닌 경우 보통 바 다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으니 환경이 허락한다면 개인의 스케줄에 마음껏 즐길 수가 있다.
공간의 제한이 적다 : 동해지역과 같이 어장이 형성된 곳을 제외하면 개인 의 실력에 따라 다이브 활동 범위를 정할 수 있으니 마음껏 연습하고 즐길 수 있다.
시간의 제한이 적다 : 동해와 같이 일몰 후 다이빙을 제한하는 곳이 아니라 면, 공기량이 충분하다는 가정 하에 장시간 다이빙을 즐길 수 있으며, 정해 진 보트 스케줄로부터 자유롭게 몇 번이고 반복해서 다이빙을 할 수 있다.
멀미로부터 자유롭다 : 간혹 수면이나 낮은 수심에서 느껴지는 써지(Surgy) 와 흔들리는 해초 등으로 어지러움을 느끼기도 한다. 보트다이빙처럼 수면 에서 지속적으로 느껴지는 진동과 연료, 냄새가 만드는 멀미로부터 자유롭 기에 비치다이빙을 선호하는 다이버들도 많다.
초보부터 전문다이버까지 모두 즐길 수 있다 : 보통 해안가에 부서지는 파 도로 인해 입출수가 어렵지 않다면, 모든 다이버들이 즐기기에 충분하다. 압력평형에 어려움을 겪는 초보다이버들은 낮은 수심의 참고물을 이용하여 아름다운 산호를 구경하며 바다를 즐길 수 있고, 부력조절 연습, 수중사진 연습을 하기에 아주 좋다.
보트다이빙에 비해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 지역에 익숙한 다이버들은 본 인이 편리한 때에 다이브를 즐기고 싶어 한다. 해서 일부지역의 경우 스쿠 바실린더를 빌려 자가용을 이용하여 해변가에 자리잡고 다이브를 즐긴다. 이는 보트 스케줄에 얽메여 서두르거나, 많은 사람들과 함께 혼잡한 공간에 있지 않아도 되므로 여유있는 다이빙을 즐길 수 있다.
비치다이빙의 단점
조석간만의 차이나 물의 흐름을 익혀야 한다 : 해당지역에 대한 정보를 수 집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날씨와 물때표를 읽을 수 있도록 약 간의 공부가 필요하다.
공기충전, 이동 서비스가 적다 : 보통은 해안가에 자리잡은 다이브센터나 리조트가 지역정보와 다이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 예 를 들어 한국의 칡소폭포의 경우는 공기탱크를 충전하여 개별 차량으로 이 동하고 스스로 다이빙해야 하므로 준비에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한다.
탈의, 샤워 등 편의시설이 적거나 없을 수 있다 : 어떤 곳은 환경을 보호하 는 차원에서 시설을 갖추지 못한 곳도 있으며, 모험을 즐기는 이들은 스스 로 물이 있는 곳은 어디든 찾아 다이브하기도 한다. 이러한 곳에서는 약간 의 민물을 미리 가지고 간단한 샤워를 하기도 한다. 또 간식과 음료를 미리 챙겨둬야 할 것이다.
입수절차가 까다롭고 입출수 시 장거리 수영을 해야 할 수도 있다 : 어느곳 이나 있을 수 있지만 야간다이브를 즐기고 난 뒤 썰물(low tide) 때 출수하 게 된다면 바닥이 드러난 해변을 한참이나 걸어 나와야 하기 때문에 성게 등을 피하느라 고생하게 될 수 있다. 또한 네비게이션의 실패로 출수지점을 올바로 인지하지 못하면 장거리 수면 수영을 하게 되므로 지역의 특성을 잘 아는 전문가의 오리엔테이션을 듣거나 가이드를 받도록 해야 한다.
소지품들을 보관할 곳이 마땅치 않을 수 있다 : 보통은 차량을 가지고 해 안가로 가 다이브를 즐긴다. 해서 필요한 용품들은 모두 차에 두고 최소한 의 다이브 장비만 가지고 다이브해야 한다. 보트다이빙 때처럼 입수 후에 잊은 물건들을 건네받을 수 없기 때문에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한 번 더 점 검해야 한다.
비치다이빙에 유리한 5가지 팁
일반적으로 비치다이빙은 쉽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바다가 꼭 그렇지만은 않 다. 아래 사항들을 읽어둔다면 이후에 하게 되는 비치다이빙은 보다 쉽고 안 전해질 것이다.
1. 입수하기 전에 반드시 출수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해두자
보통의 비치다이빙은 쉽게 입수할 수 있다. 하지만 물때가 바뀌거나 바람으로 인해 서핑을 해야 할 정도의 파도가 생긴다면 출수가 쉽지 않을 것이다. 지역 전문가의 조언을 따르고 경험이 적다면 무리 말고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2. 핀(Fins)을 언제 착용하고 벗을지 생각해 두자.
버디와 함께 다이빙을 하고 있지만 다이빙 자체는 내가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 스스로 핀을 착용하고 벗을 수 있어야 하는데, 어느 시점이냐가 중요하다. 파도가 없이 잔잔하다면 허리가 잠길 정도의 수심에서 BCD에 공기를 넣고 편안히 떠서 착용할 수 있지만, 해안가에서 부서지는 파도를 견디며 착용하기 어렵다면 짝의 도움을 받아 해변에서 미리 착용 후 뒤로 걸어 입수하는 것이 좋을 수 있다. 물론 출수할 때에는 반대로 하면 되겠지만, 해변에 다달으면 호 흡기를 입에 물고, 넘어지지 않게 무릎을 꿇고 엎드린 자세로 파도가 나가길 기다리며 벗는 것도 유리할 것이다.
3. 쉽게 입수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자.
해안가로 밀려오는 파도의 패턴을 잘 파악해 위 2번 항목에서 언급한 핀을 착용하고, 이후 내 키를 넘는 파도라면 마스크는 목에 걸어두고 파도 속으로 한두 번 수영하면 이후 파도는 쉽게 넘을 수 있게 된다. 이때 마스크를 다시 착용하고 다이브를 시작하도록 한다. 짝을 잃기 쉬우니 반드시 짝과 함께 입 수 수신호를 주고받도록 하자.
4. 반환점을 정해두자.
필리핀의 세부, 모알보알의 지역은 입수 후 조금만 수영해도 40~50미 터 직벽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보통의 비치다이빙 사 이트는 한참을 수영해도 5~10미터 수심을 넘기 힘들다. 그리고 해안선 이 복잡하기 때문에 방향감각을 상실하기 쉽다. 때문에 출수 지점으로 돌아올 충분한 공기를 남겨두고 반환점을 정해야 할 것이다. 안전을 위 해 최소 50bar 정도의 공기를 남겨두고 출수하려면 120~130바가 될 때 출수지점으로 방향을 바꾸는 것이 좋겠다.
5. 쉽게 출수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자.
출수를 위해 모래톱을 보며 출수 방향을 참고하게 되는데, 너무 낮은 수 심(해안)까지 수영해 나오려고 하지 말고, 2~3mm 정도 되는 수심이라 면 고개를 들어 위치를 재확인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후 나를 떠 미는 파도의 패턴을 읽고 핀(Fins)을 벗어낼 기회를 보자
지역과 문화에 따라 Shore/Beach 다이빙의 형태가 많이 다를 수 있다. 때문에 초급 과정 중에 겪었던 비치다이빙의 형태와 다르다고 해서 너무 놀랄 필요 없 다. 또한 별것 아닌 다이브사이트로 생각했다가도 위의 추천 다이브사이트와 같 이 깜짝 놀랄 만한 곳을 만나게 될 수도 있으니 스쿠바다이빙은 모험이며 도전 이라는 것을 잊지 않기 바란다. 비치다이빙 스페셜티 칼럼을 통해 공부의 필요성을 느꼈다면 여러분의 강사의 도 움을 받아 바다에 대한 지식을 쌓아 둔다면 어느 곳에 여행 가서도 시간과 공간 의 제약을 덜 받고 다이브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편하다는 이유만으로 늘 가던 곳만 고집하지 말고 더 멀리 낯선 곳으로 떠나 열린바다를 누리기 바란다.
출처
http://www.sdm.kr/bbs/board.php?bo_table=magazine_view&page=3&pag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