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견해)과 이론(학문적 앎)의 차이는?
유튜브 등에서 “썰을 푼다”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그런데 무엇이 썰을 푸는 것이며, 무엇이 진정한 이론이나 앎을 제공하는 것인지 그 기준이 헷갈릴 때가 있다. 그 구분을 해 보자.
첫째, ‘썰을 푼다’는 것은 3~5%의 펙트나 근거를 가지고, 95의 자신의 견해를 말하는 것을 말한다. 한마디로 ‘이야기를 풀어가다’는 정도가 될 것이다. 이야기의 근거가 되는 팩트(진위가 분명한 진술이나 출처가 확실한 명제 혹은 보도 등)는 따라서 이야기를 풀기 위한 ‘동기’ 정도가 되며, 그 전체 이야기의 진위를 뒷받침 해 줄 수는 없다. 플라톤의 언어를 빌리자면 ‘진정한 앎(theoria/scientia)’에 대비되는 ‘견해(doxa)’가 될 것이다. 그래서 썰은 진위 여부나 참된 정보(앎)를 제공하기 보다는 한 개인의 독특한 견해를 재미있게 듣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썰은 시간을 보내기에 적절한 프로그램이라고 할 것이다.
둘째, 이론 혹은 앎이란 ‘50%’ 이상의 팩트나 근거가 있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40%’ 정도의 논의 및 설명, 해명이 추가될 것이며, 그리고 나머지 10%는 말하는 자의 개별적인 평가나 주장이 있을 것이다. 이는 이야기를 풀아가는 것과는 전적으로 다르며, 분명한 팩트를 바탕으로 엄정한 논리적 논의 과정을 거치면서 어떤 사실에 대해 분명한 진위, 분명한 의미나 가치 등을 밝히는 것이다. 플라톤의 말로는 ‘참된 앎’ 혹은 ‘이론(theoria)’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다. 이러한 앎은 전체적으로 논리적 일관성이 있으며, 팩트나 근거가 진정성을 담보해 주기에 믿을 수가 있다. 과정은 일종의 논증과정으로 건조하고 재미는 적을 수 있다. 하지만 참된 앎 혹은 지식을 추구하는 사람에게 매우 유용한 것이다.
셋째, 가끔은 썰을 풀어가도 매우 의미가 있을 수 있는데, 이 경우는 이미 모든 앎이나 이론을 섭렵한 큰 학자가 정확성과 진정성이 담보된 자기 분야의 썰을 풀어갈 때이다. 어렵고 딱딱한 이론적인 앎보다는 재미도 있고 참된 앎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막 학문의 세계에 발을 디딘 초심자라면, 학문적 자리에 이렇게 썰을 풀아간다면 그는 십중팔구 ‘교만하다’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요즘은 시대 분위기가 이상하게 흐르다보니, 논문을 심사해도 셋 중 하나는 이렇게 썰을 푸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다. 인터넷이나 AI 등이 논문을 쓰는데도 쉽게 활용되기 때문일 것이다. AI는 분명한 출처 따위는 결코 밝혀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은 학문적 성격의 변화일까, 학문의 타락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