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02년 02월 17일 06:30-22:30
◉산행장소 : 강원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1,563.4m)
00 산악회를 따라 두 번째 산행에 참가하기 위해 새벽에 눈을 뜨니 3시 반경이다. TV를 틀어도 보고 하면서 뒤척이다 보니 5시가 되어간다. 일어나 도시락과 식사를 준비하고, 배낭을 점검하고 꾸렸다. 겨울산행이니 보은이 필수다.
6시에 식사를 마치고 20분이 되어 집을 나섰다. 일요일에 출타하는게 미안했다. 그러나 종교관이 좀 다르다. 무조건적 복종과 일요일을 다른일에 바치면 죄악시하는 풍조는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나라가 선진국에 들어서고 잊지 않은가!
우리는 놀뫼앞 오거리에서 00관광 버스를 타고 6:40에 출발하여 연무대를 경유하여 호남고속도로(07:00) - 경부 - 중부를 달려 영동고속도로를 아무런 막힘없이 운행하여 08:00에 음성휴게소에서 휴식을 취했다. 10시에 평창휴게소에 도착하니, 강원도에 온 것을 경고라도 하듯 날씨가 차고 바람이 세차다. 안온했던 날씨에 괜히 걱정하고 두터운 옷을 가져왔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오리털 파카가 든든하게 느껴졌다.
10:25에 월정사 전에 있는 국립공원 매표소에 토착하고 이곳부터는 산 아래부터도 흰눈이 그대로다. 월정사에서 상원사에 이르는 길은 좁은 2차선인데 눈이 빙판길이라 모든 차량들이 조심을 한다. 거의 6km를 더 가니 우리의 목적지인 상원사 주차장에 도착했다. 많은 산행 차량들이 가득 주차해 있는 모습이다.
내려 보니 휘몰아치는 찬바람에 보온모자를 쓰고 이정표를 따라 힘차게 비로봉을 향해 출발했다. 수백미터를 오르니 상원사가 나오고 윈쪽 오름길로 들어서니, 이제부터 가파르게 오르는 산행이 시작되고 있었다. 중대사에 오르는 이 길은 가파르지만 둥근목재로 길을 보듬어 놓아 아이젠 없이 오를수 있었다. 이렇게 계곡길을 거의 다 오르면 중대사가 왼편에 자리하고 있으나 지금 한창 중건 보수중이었다. 그 길을 올라서니 완만한 능선길이 나타나고 길은 계속하여 잘 다듬어져 있었다. 능선길에 올라서니 눈보라가 세차고 빙판길이 많아졌다. 눈구름에 쌓인 설경을 조망하려고 애쓰며 길을 재촉했다.
큰길이 다하고 왼편으로 오르는 넓은 계단이 있는 곳에 안내판이 보였다. 적멸보궁에 대한 안내다. 이곳은 우리나라에서 가장좋은 명당으로 신라시대의 자장율사가 인도에서 부처님 정골사리(머리부분)를 봉안한 곳으로 오만 불신도가 예배 했다하여 오대산이라 했다 한다. 나는 먼저 정상 정복이 우선인지라 이정표를 따라 비로봉을 향해 길을 재촉했다. 여기서 부터는 경사면이 가파르고 위에는 흰눈이, 그 밑에는 다져진 눈이 얼어 붙은 빙판길이다.
아이젠을 하고, 스패취를 두르고, 오리털 파카를 입고, 머리에는 보온모자로 볼과 귀를 두르니 휘몰아 치는 눈보라를 막아주고 어려움 없이 오를수 있었다.
가파른 빙판길을 오르는 중에 어떤 등산객은 아이젠 없이 오르다가 미끄러저 턱에 큰 부상을 입는 사려를 목격했다. 적멸보궁에서 약2km를 이렇게 오르니 태백산과 같이 돌로 제단을 쌓은 것이 보인다. 정상이다. 정상은 사방에 막힌 것이 없어 가슴이 후련하다. 여기도 세찬 눈보라와 구름이 시야를 가리고 오래 머므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구나!
비로봉 비석을 붙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천천히 하산을 했다. 11시에 산행을 시작하여 12시 30분에 비로봉(1,563.4m) 정상에 서고, 1시경에 적멸보궁에 다시 도착하여 무거운 발길로 계단을 올라 적멸보궁에 올랐다. 많은 신도들이 예불에 열심이다. 이곳은 부처님 사리를 봉안해서 부처님을 모시지 않은 특징이 있었다. 그리고 뒤편에는 조그만 비석과 함께 석가모니 묘소가 있었다. 많은 신도들이 눈보라가 몰아치는 보궁을 돌며 바닥에 엎드려 예불을 드린다.
그곳부터는 하산 발길을 재촉하여 중대사에서 윈편길로 들어서서 상원사에 도착하니 1:30분이다. 교과서에서나 배웠던 동종과 그곳을 둘어보니 현대적 불교 건축에 산사의 고고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곳에서 물을 마시고, 수백미터를 내려오니 주차장이 저기에 보인다.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해 점심을 먹지 못하고 내려와서 인지 더욱 배고픔이 느껴진다. 눈쌓인 계곡을 찾아 내려가서 눈위에 앉아서 도시락을 꺼냈다. 아직도 온기가 있다. 허기진 배를 채우고 나서, 보온병에 넣어온 꿀과 유자차로 피로를 풀었다.
눈쌓인 계곡에서 따끈한 도시락을 먹는 이 모습, 이 맛, 이 줄거움을 어떻게 표현하랴!
2시 40분경에 주차장에서 버스에 오르니 몇분은 이미와서 탑승하고 있었다.
우리는 3시경에 출발하여 월정사에 도착했지만, 나는 차에 남아 피로를 덜기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4:10에 그곳을 출발하여 고속국도에 들어서니, 많은 차량들로 서행을 계속했다. 7:30경에 문막휴계소에 도착하여 가락국수로 저녁식사를 대신하고 잠을 청했다. 반잠 상태로 논산에 도착하니 10가 넘어 있었다. 10:30에 집에 도착하여 샤워를 하고 눈보라와 빙설속의 오대산 산행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