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도 거의 끝나가고 여행의 계절이 다시 온 듯 합니다
예전 인도여행(1)에 이어서 다시 한번 인도로 떠나 보시죠
함피여행을 마치고 아우랑가바드로 기차를 타고 가는 길이다
인도 현지인들 열차간은 매우 혼잡해 보였지만 우린 외국인 전용칸이 있어 여유가 있었다
기차에서 만난 다국적여행자들 사이에 동양인은 일본인과 나뿐이었는데
그 일본인친구가 말을 걸어온다 축제를 즐기러 도시로 나가는 길이라는데 같이 가자는 것이다
여행하면서 만나는 일본인이 이렇게 말을 붙여 오는 경우는 처음이다
우리 정서상으로 일본인에 대한 선입견이 있어 그런지 나도 모르게 살짝 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말을 걸어오면 비슷한 외모라 그런지 반갑지는 않아도 살갑게 느껴질 수도 있다
아마 그 친구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 때가 주말이었는데 상가마저 문을 닫고 온몸에 울긋불긋 물감칠을 한 사람들이 몰려 다니고있다
무슨일인가 했더니 말로만듣던 할로윈데이 축제란다
실제 처음보는 광경이라 신기하기도 했지만 너무 무질서해 보였다
옆에 지나가다가는 괜히 시비나 붙을까 싶을 정도로 난잡해 보여 멀리서 구경하는 것으로 만족해야했다
그 때만해도 우리나라엔 없던 문화여서 그런지 왠지 이상하고 낯설기만 했던 것이 문화차이일까
함피에서 비교적 가까운곳에 있는 구자라떼라는 사원이있다 산속 깊숙이 자리잡은
사원전체를 대리석으로 만들어놔 그 정교하고 아름다운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수 많은 탑을 전부 대리석으로 조각해 놓아 사원 전체가 예술작품 같은 곳이다
돌로만들어진 사원도 지나칠 수 없다
바위산을 깎아서 커다란 사원전체를 만들었다면 직접 보지않고서는 믿을 수가 없다
그 많은 탑이며 불상들을 갖다 붙인게 아니라 위에서 부터 바위를 깎아내려오면서
수많은 불상과 탑들을 조각했다니 그 섬세함과 엄청난 스케일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아잔타석굴 가는길이다
어렷을적 초등학교시절 사회책에도 사진이 나왔던곳으로 인도의 대표적인 유적지이다
인도에 와서 여길 와보지 않을 수 없다
조그만 회색빛 야산에 굴 입구만 여러개 소박하게 보이지만 신발을 벗고 맨발로 굴속에 들어서면
그 엄청난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수백개도 더 되는 커다란 불상들이며 탑들이
굴 안에 줄줄이 자리잡고 있어 인도 불교의 성지답다
수많은 불상들을 찾아 굴속을 돌아다니다 보니 오후 두시가 넘었다
여긴 신성한 곳이라서 그런지 마땅히 사먹을 곳도 없어 점심을 미리 준비해야한다
그렇게 열심히 돌아 다녔으니 비록 불자가 아니더라도 적잖은 공덕이 쌓였을 것이라 믿는다
아잔타 오가는 도중에 특별한 성이 하나있었다
뾰족한 바위산위에 성이있는데 인도여행중에 만난 수많은 성 중에서도 가장 특이한 성이라서
잊혀지지가 않는다
산밑에 구불구불한 성문이 6개나 잇달아 있는데 코끼리떼 공격을 방지하기위해서란다
성문을 지나면 바위속으로 뚫어 놓은 여러가닥의 굴을 통해서 성위로 올라갈 수 있게 만들어놓았다
컴컴한 굴속을 올라가다 보면 박쥐떼들이 푸드득거리며 날라가기도 하고 길을 잘못들면 다시
밑으로 내려갈 수도 있어 정말 소설속에서나 상상했던 성처럼 신기하고 재밋게 만들어진 곳이다
이정도면 정말 실제로도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성을 함락시키기가 쉽지 않았겠다
인도에 가면 다시 가보고싶은 곳중에 하나다
인도에 와보니 성들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온전히 남아있는 성들이 별로 없지만
외세의 침략이 많지않았던 인도는 많은 성들이 거의 옛날모습 그대로 잘보존돼있어
거의 도시마다 있는 성 투어만 잘해도 인도여행의 반은 성공한것
조디푸르와 우다이푸르를 거치며 북쪽으로 올라가다가 사막있는 자이살메르라는 곳에 도착했다
사막 한가운데 우뚝 서있는 자이살메르성은 영화속에 나오는 성처럼 생겼다
해질녘이면 성벽에 앉아서 저멀리 사막에 떨어지는 붉은 석양을 즐기는 선셋이 환상적이다
여행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나와 성벽에 앉아서 한마음으로 바라본다
이 선셋포인트가 집떠난 여행자들한테는 하루를 마무리하는 의식처럼 일종의 문화가 되었다
여행하다 보면 멋진곳마다 이 선셋포인트가 자리잡고 있다
인도에서도 서북쪽 사막지대인 이곳에도 마침 한국인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가 있다길래
찾아갔더니 젊은 처자가 나를 맞이해준다
인도에 왔다가 현지인과 결혼해서 여기서 숙소를 운영하고 있단다
여행을 좋아하는 젊은 처자가 멋진 인도 남자와 사랑에 빠졌을까
여행하다보면 가끔 이런 커플들을 만나게 된다
여기 자이살메르에선 사막투어가 유명해서 도착하자마자 예약을했다
다음날 아침 낙타를 타고 1박2일 사막투어에 나섰다 낙타를 타보는건 처음이다
생각보다 높은 낙타등위에서 사막한가운데를 바라보는것은 꽤 낭만적이다
여섯명이 한팀이었는데 유럽인들틈에 동양인은 나혼자였다
특이한친구 하나는 스무살 먹은 이스라엘 여자애인데 다들 1박2일 일정인데
혼자서만 3박4일이나 있을 예정이란다
진짜 리얼로 다음날 그여자애와 가이드1명만 사막 한가운데 떼어넣고 왔다는 사실
저녁이 되자 사막 한가운데 자리를 잡고 가이드들이 불을 피워 요리를 하고
드디어 밤이되니 사막 가운데 모래밭에 담요를 깔고 별을 보고 누웠다
쏟아질것 같은 별을 헤다가도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난리가 아니다
모래가 날라와 숨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밤이 깊어지면서 바람도 잦아지고
한낮에 달구어진 모래의 열기가 등을 따숩게 해선지 잠이 솔솔온다
인도여행의 하이라이트 타지마할 궁전으로 갔다
명실공히 인도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라서 가기전 부터 마음이 설렌다
드디어 내일이면 이 역사적인 장소를 볼 수 있다니
부킹사이트에서 타지마할 가까운 곳으로 숙소 예약을 하고 밤늦게 도착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아침일찍 눈을 뜨자마자 옥상 루프탑으로 사진기를 들고 올라갔다
과연 멀지않은 곳에 아침햇살을 받아 반짝거리는 흰색의 대리석 지붕이 보인다
인도의 상징이자 자존심 같은 타지마할의 독특한 모양이다
조식을 먹자마자 타지마할로 달려갔다 이른아침인데도 관광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실제보니 사진으로만 보던 모습 보다 더 훨씬 웅장하고 거대하다
가까이서 보니 엄청난 크기에도 압도 되는 듯하다
사진 찍느라 돌아다니다보면 현지인 사진 포인트 도우미가 접근해온다
그가 도와주면 확실히 멋진 장면을 찍을수가 있는데 나중에 돈을 요구한다
궁전을 나와서도 그냥 가버리기에는 아쉬운 마음에 다리를 건너 강건너로 갔다
여기서는 타지마할 전체를 강건너로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인도여행에서 가장 궁금했던 곳중에 하나인 바라나시로 향했다
인도인들이 신처럼 여긴다는 갠지스강에서 정말 죽은사람들을 화장하는 것일까
바라나시 가는 열차안에서 한무리의 한국 젊은이들을 만났다
여기 북부에 오면 한국 여행자들을 많이 만난다
단체여행객부터 배낭여행하는 젊은친구들까지 수많은 한국인들이 여기서 관광을 한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도 몇개있어 시디신 김치맛도 볼 수있다
젊은이들 틈에 껴서 어느 허름한 뒷골목의 게스트하우스를 얻었다
여긴 워낙 유명한 곳이라서 여행자들도 필수로 들러가지만 인도 현지인들도 평생 한번은
순례하듯 다녀 가는 곳이라서 성수기엔 방구하는 것도 어렵다고 한다
실제로 수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좁은 골목길에선 사람들에 등떠밀려 다니기도 힘들 정도다
배낭을 내려놓자마자 강가로 나왔다
과연 강 한쪽 끝에서 장작불이 활활타고있는 것이 보인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이다 여기선 사진도 함부로 찍을 수 없다
인도 현지인들이 단체로 몰려와 강물을 병에 떠 담는 사람도 있다
밤이 되면 강가에 조명이 환해진다
제사의식을 하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볼만한 구경거리가 된다
여기에 황금으로 만들어진 사원이 있다길래 보러갔는데 입구골목에서 부터 경비가 삼엄하다
마지막 사원 문앞에서 다시 검문을 하는데 내 여권을 보더니 어디 코리아냐고 묻는다
싸우스코리아라고 했더니 안들여 보낸다 힌두교가 절대신앙인 인도인들에게 종교적인 문제였는지
아니면 다른 정치적인 이유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결국 황금사원은 코앞에서 보지 못했다
인도여행의 종착지 여기 바라나시에 오면 다들 쉬 떠나지 못한다
여기서만 한달이상 있다가는 사람도 있다 나도 여기서 일주일 넘게 있었다
그 때도 한국의 유명한 류시화시인이 여기에 머물고 있다고 들었다
삶과 죽음이 함께하는 곳, 삶에 대해 다시한번 성찰해 보고 모든것을 내려놓는 것이다
강가를 천천히 거닐다 배를 타보기도 하고 강둑에 앉아 갠지스강을 하염없이 바라보다
명상을 하며 하루를 보내기도했다
인도에 처음 들어와 정신없이 보낸 지난 한달반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함피에서 떠난 뒤에사 연락이 왔던 동행자와의 약속도 지키지 못하고 그 뒤 두어번이나
더 연락이 왔슴에도 한곳에 오래 머물러 있지 못하고 떠날 수 밖에 없는 곳이 인도였다
인도여행만큼 일탈을 위한 곳이 있을까 특이하고 낯선 새로운 문화들속에서
바쁘게 쫓아다니다 보면 다른 잡념은 생각할 새가 없을 정도였다
그렇게 인도여행을 마무리하고 히말라야가 있는 네팔을 향해 국경으로 떠났다
타지마할
첫댓글 6월 첫 날, 같이 해외여행을 다녀온 느낌이네요~~
종종 해외여행 답사기 부탁드려요~~
에테르님의 여행이 눈앞에 펼쳐지네요~~ 재미있어요.
타지마할 궁전과 빼빼마르고 수염 덥수룩한 노인이 대조되네요
인생은 천차만별~
구경 잘 했습니다
다음엔 일본 알프스산 기행문 기대됩니다~ㅎㅎ
또 어느날
저희들도
함께 할 수 있는 날?이 있겠지요..
마지막 사진속에 모습처럼..
풍성한 여행후기 감동적입니다..
멋진 이국풍경 사진속에 담겨져 있네요. 에테르님 정말 멋진인생이십니다👍👍👍
또한번 읽어봐도 재밋네요~ 저도 그성들을 직접들어가 보고싶어요 저에게 그럴기회가 올지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