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미년에 불러 온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 전예라
[태화관에서 외친 대한독립만세]
참말로 어째쓰까이, 이 나라 황제님이 독살을 당했다고 안 헝가?
간 데마둥 그 소문이 산맹키로 부풀어 올랐제
언젠가도 그 숭물스런 소문이 궐 안팎으로 부글부글 힜단디
무신 일이었능고 싶지라?
어느 칠흙 같은 밤에 말여,
낯바닥을 시커머니 개린 넘들이 궐문을 할딱 열어제칬당게
거서 명성왕후를 끌어내가꼬는 워치케 힜는지 앙가?
갱아지새끼 멕아지 죄디끼 힜다고 차마 내 입으로는 말 못헌당게
시체다가 지름을 부서가꼬 펄펄 끓는 불에 태와부렀다 안 헝가?
백두산 호랭이가 물어가도 열두 번도 더 물어갈 넘들이 말여
지옥도, 쎗바닥을 열두 자나 잡아 빼가꼬는 쟁기로 갈아분다는
그 발설지옥 깨골창에나 빠촤불 넘들 아닌갑네
근디 그 모지락시런 넘들헌티 지 배창시를 빼 놓고
완장꺼정 얻어 차고 댕기는 그 내깔시런 낯바닥은 대체 워치케 생긴 겨?
오적이당가 산적이당가 허는 그 마빡만 뺀질헌 삭신덜 말여
옥새도 없이 삘거넌 주뎅이만 문대가꼬 나라를 팔아 안 넴겼어?
그걸 나라법이라고 우기대는 그 머저리같은 언쳉이들 앞에
하늘이 울고, 땅도 피눈물을 흘맀제
하늘을 개리분 짐승겉은 넘덜헌티 날개꺼정 달아주믄 쓰겄능가?
인자 묵잘 것 없어진 조선 황제가
그것들 눈구녕에 얼매나 거추장시러웠겄어?
긍게로 용포꺼정 삐끼가꼬 암케나 내 떵거 불고는
앞문서는 호랭이맹키 뒷문서는 이리맹키 궐 안팎을 으르렁댐성
담베락 삥허니 돌리 시운 총칼 앞에 어찌도 못 허게 안 힜능가?
종당에는 말여, 조선법이 지랄만도 못헌 법이 되얐당게
옴싹을 못허게 된 황제가 가심팍만 쥐어 뜯다가는
이 얼척 없는 짓거리를 시상 배깥에 알릴거나? 싶었제
마침 쩌그 하늘 건너 헤이그서 만국평화 회의가 열린다고 안 헝가?
이 징허니 기쁜 소식을 가만히 듣고 밀사를 챙겨 살째기 안 보냈어?
근디 시상은 말여, 꼭 옳은 일이라고 손을 들어주는 건 아니드랑게
얼척없는 짓거리도 짝짝꿍만 맞으면 좋다고 디비지는 거이 시상이드랑게
그 일이 있은 후에 조선 황제가 말여,
뎁데 트집만 잽히가꼬 허수아비 임금만 안 되얐어?
복장이 터져 부러 갱신을 못허게 된 고종 황제가
결국 아홉수를 못 넹기고는 혼불이 되고 말았당게
글차네도 설움에 갇힌 백성들 심장선 불뎅이가 북북 올라오고
늦가실 다무락 우게 앙근 그 싸늘한 설움들이
속아지를 불끈불끈 달과댄디 워찠겄어?
바로 그띠게 말여, 민족대표 33인이당가 허는 냥반들 있제?
그 냥반덜이 쑥대밭 된 이 나라를 구해 보긋담서 총대를 맨겨
그동안 쥐도 새도 모리게 모다 온 독립의 불씨를 지피가꼬
백성들의 서러움에 그 불꽃을 댕기기로 딱 계획을 다잡고서나는
황제의 장례식 날, 그 인파 속에다가 팡! 터춰불기로 힜당게
근디 참말로 묘헌 일이랑게, 독립의 불씨를 지피기로 헌 거그가 말여
입줄에 오르내리기도 껄끄란 매국노 거시기네 옛집이었다네
생각만 히도 부글거리는 심장이 그 태화관 문을 할딱 열어제친당게
나라를 팔아 묵은 그 몹쓸 노무 기운 꽈악 배긴 꺼그 베람빡에다가
그것덜 삘거넌 주댕이를 빡빡 문대 불믄 안 쓰겄어?
그날의 비장헌 각오가 그 베람빡을 향해 골마리를 딱 짚고서나는
묵직헌 숨소리를 딱 치켜드는 순간,
“앗!, 태극기다!!”
10년 만이었제
백성들의 설움 바랜 그 깃발 앞에서 숨이 쿡 멎어분 거여,
그~ 복받치는 감격에 툭 터져버린 목구녕을 그냥 팽개쳐 부렀당게
대한독립만세!!, 대한독립만세!!!
나라 잃은 설움의 절규가 그 건물을 뽀솨버릴 딕시 안 힜어?
눈물로 콧물로 범벅이 된 그때였제.
우리가 여그서 시방 독립운동을 하고 있응게 언능 잡아가람서
총독부다가 직접 전화를 힜당게
손목에다가 스스로 수갑을 채와 감서 외쳐대던 그날의 함성은 말여
이적지, 임금이 주인 되얐던 이 나라 제국을 벗어 불고,
앞으로는 참말로 이 나라 주인이 될 백성을 일으키기 위한 마중물이었당가
기미년 그날에 이 한반도 땅 꾸석꾸석서 들불처럼 일어난 그 만세소리가 말여
시방,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열기 위해
뽈씨 백 년 전에 퍼 올린 마중물이었단 걸 낸들 알았겄어?
결국에, 비웃두름맹키 끌려가는 그들의 모습을 본 백성들이 워찠겄어?
쇳소리 철컥댐서 달라든 총독부의 총구녕을 맨몸으로 디리댄 겨
그래도, 아기만은 지발 살려달라는 엄마의 그 간절한 절규를
총칼질로 풀비디끼 히 대는 그 몹쓸 시절의 세력 앞에
초목마저도 슬퍼험서 통곡을 안 힜어?
날아댕기는 총칼들을 맨몸으로 디리댔던 그 저항은 말여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자유를 산 핏값이었당게
근디 까딱 방종을 히 가꼬
그 핏값을 다시 팔아묵는 이 시대의 매국노가 되믄 쓰겄능가?
우린 아름다운 이 삼천리 금수강산을 자손만대에 전해야 할 사명자로서
시방 이 순간을 워찌케 살아야 헐 거잉가, 곰곰허니 생각해 볼 일 아닌가?
지,금 여,기, 시방 여그서 말여.
`안 긍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