矗石樓次板上韻
天地初開別一區 何年好事起斯樓
層軒遠接靑山影 彩檻低搖碧水流
斗覺登臨如羽化 却疑身世等萍浮
求封萬戶還非分 願夢三刀臥此州
龍歲兵焚捲八區 임진년 전쟁이 팔도를 휩쓸어 올 때/
魚殃最慘此城樓 무고한 재앙 이 성루가 가장 처참하였다/
石非可轉仍成矗 돌은 더 굴릴 수도 없어 촉석루 되었는데/
江亦何心自在流 무슨 맘에 강은 또한 절로 흐르가는가//.
起廢神將人共力 폐허를 일으키는 일에 신과 사람 함께 하고/
凌虛天與地同浮 빈 하늘을 달려봐도 천지가 함께 떴다녔다./
須知幕府經營手 모름지기 알아라, 막부를 움직이는 자들아/
壯麗非徒鎭一州 장려하구나, 다만 한 고을만 진압할 일 아님을
- 농포 정문부(農圃 鄭文孚, 1556~1625)-
* 길주 목사, 1624년에 이괄(李适)의 난에 연루 고문으로 죽은 뒤에 신원이 되어 좌찬성에 추증됨 -
天地初開別一區 천지가 처음열려 한고을을 앞세웠다/
何年好事起事樓 어느때 좋은시절 이다락을 일으켯나/
層軒遠樓靑山影 겹친마루 먼다락에 청산이 아롱지고/
彩檻低搖碧水流 채색한 난간아래로 푸른물만 흘러라//
斗覺登臨如羽化 올라보니 날개돗듯 시원함을 깨닫고/
却口身世等萍浮 몸은 문득 부평초같이 물에 뜬 듯 같구려/
求對萬戶還非分 만호 벼슬구함은 분수에 맞지 않아/
願夢三刀臥此洲 원하노니 영전하여 이 고을에 머물었으면
- 조은 한몽삼(釣隱 韓夢三, 1589~1662) -
戰場無恙只名區/ 人世虧成百尺樓/ 納納乾坤遙峀立/
溶溶今古大江流/ 船橫官渡隨緣在/ 鷗占烟波得意浮/
景物有餘佳況少/ 詩情寥落晉康州 -寒沙 姜大遂-
전장에서 별 탈 없기 오직 이 곳 명구런가/ 무너지고 다시 세운 백 척의 다락이라./ 천지에 휩싸 안겨 먼 산은 솟아 있고/
고금에 넘실넘실 큰 강은 흐르네./ 나루터 가장자리 배는 가로 놓여 있고/ 연파에 흡족한 듯 갈매기 떠다니네./
경물은 괜찮은데 좋은 일은 적으니/ 진양이라 강주는 시정도 쓸쓸해라. / -한사 강대수-
강대수의 자는 학안(學顔), 호는 춘간, 본관은 진주이다. 1614년 영창대군의 처형을 반대하여 죽게 된 동계 정온을 구하려다가 회양에 유배되었다.
1623년 인조반정으로 풀린 뒤로는 여러 관직을 역임하였다. 51세 때 진주에 부임하여 1641년부터 3년간 봉직하였다.
南烽日警陷諸州 여러 고을 함락된다고 봉화 날마다 오르고/
劍語秋燈對白頭 칼 이야기 등불 아래 흰머리를 마주하네/
安得良籌除海侵 바다 요기 없앨 계책 어디서 얻을 수 있을까/
君歌我酒更登樓 그대 노래 나의 술로 다시 누에 오르리라
- 만송 강렴(晩松 姜濂, 1544~1606), * 만송 강렴은 16세기 남명(南冥)학파 학자로 남명의 제자.
晉山形勝冠南區/ 況復臨江有此樓/ 列峀層巖成活畫/ 茂林修竹傍淸流
淸嵐髣髴屛間起/白鳥依稀鏡裏浮/ 已識地靈生俊傑/ 盛朝相繼薛居州
憂堂 朴融
진양의 아름다운 경치 영남의 으뜸이고
게다가 강가 이 누각 있으니
줄지어 두른 산과 절벽은 살아 있는 그림이고
무성한 숲 대나무 곁에 푸른 물이 흐른다.
맑은 바람은 병풍사이에 일어나고
흰 새는 거울 속에 떠있는 듯하다
땅이 좋아 인물 많이 남을 이미 알거니와
조정에 이름 있는 신하 이어져 나온다네
-우당 박융 (1347-1424)-
본관은 밀양, 자는 유명(惟明), 호는 우당(憂堂), 충숙공 익(翊)의 아들이며 정몽주의 문인이다.
생원과를 거쳐 문과에 급제하여 정언(正言) 전한(典翰) 이조정랑(吏曹正郞) 함안군수(咸安郡守)를 역임하였다. 경북 청도 덕남서원(德南書院)에 배향 되었다.
矗石樓中三壯士 촉석루중 삼장사/
杯笑指長江水 한잔술로 웃음지며 남강물을 손짓한다/
長江指水流滔滔 장강지수 맑은물은 도도히 흐르나니/
波不渴兮魂不死 강물이 다하여도 넋은 죽지 않으리
-학봉(鶴峯) 김성일(金誠一, 1538~1593)-
임진순국 삼장사(三壯士)는 1993년 6월 왜군이 진주성를 공략하자 진주성에 들어가 9일동안 용전분투하다가 전사한 창의사(倡義使) 김천일(金千鎰), 병마절도사 최경회(崔慶會), 충청병마절도사 황진(黃進)을 뜻함.
興廢相尋直待今 흥망이 돌고 돌아 지금을 기다렸나/
層巓高閣半空臨 층암절벽 높은 다락 반공에 다다랐네/
山從野外連還斷 들판 건너 산줄기는 이어졌다 끊어지고/
江到樓前闊復深 누각 앞에 이른 강은 넓어지고 깊어지네.//
白雪陽春仙妓唱 白雪陽春은 선기녀(仙妓女)의 노래요/
光風霽月使君心 光風霽月은 사군(使君)의 심사로다./
當時古事無人識 당시의 옛 일을 아는 사람 없는데/
倦客歸來空獨吟 고달픈 손 돌아와 속절없이 읊조리네
- 교은(郊隱) 정이오(鄭以吾, 1347년 ~ 1434년), 고려 말 조선 초기의 문신이며 학자 -
滿目兵塵暗九區 병진이 눈에 가득 온 세상이 어두운데/
一聲長笛獨憑樓 긴 피리 한 소리에 홀로 다락 기대었네./
孤城返照紅將歛 외딴 성에 낙조도 붉은 빛을 거두고/
近市晴風翠欲浮 저자엔 개인 남기 푸른 기운 떠 있네.//
富貴百年雲北去 평생의 부귀영화 구름처럼 떠가고/
興廢千古水動流 천고의 흥폐는 물과 같이 흘러가네./
當時冠蓋今蕭索 당시의 고관대작 이제는 적막한데/
修道人才半在州 그 누가 인재의 반이 진주에 있다던가.
- 태계((台溪) 하진(河溍, 1597~1658), 1614년 영창대군의 처형을 반대하여 죽게 된 동계정온을 구하려다가 회양에 유배,
1623년 인조반정으로 풀린 뒤로는 여러 관직을 역임, 51세 때 진주에 부임하여 1641년부터 3년간 봉직 -
高城絶壑大江頭 높은 성 깎은 벼랑 큰 강 멀 임한 곳에
冬栢梅花矗石樓 동백 매화 우거진 촉석루 서 있구나
若也登臨留勝跡 만약에 여기 올라 좋은 자취 남기려면
請題佳句記吾州 아름다운 글을 지어 우리 고을 적어 두게
敬齋 河演 - 경재 하 연 -
排律六韻
黃鶴名樓彼一時/ 崔公好事爲留詩
登臨景物無增損/ 題詠風流有盛衰
牛壟漁磯秋草沒/ 鶖梁鷺渚夕陽遲
靑山四面皆新畵/ 紅粉三行唱古詞
玉笛高飛山月上/ 珠簾暮捲嶺雲垂
倚欄回首乾坤小/ 方信吾鄕特地奇
이름 높은 황학루도 한 때의 일이러니/ 최공도 시 지어 남기기를 좋아 하였네
올라보니 경치는 옛날 같은데/ 시를 읊는 풍류는 성쇠가 있네
소먹이고 낚시하던 언덕엔 가을 풀이 시들고/ 백로와 수리 놀던 물가엔 해가 저무네
둘러앉은 푸른 산 모두 금방 그린 그림인데/ 분홍으로 치장한 세 행렬은 옛 노래 부르네
옥피리 소리 멀어져가는 산위에 달이 뜨고/ 해 저물어 걷는 주렴에 고갯마루 구름 드리웠네
난간에 기대어 둘러보니 시야가 좁아/ 우리고을 아름다운 모습 확실하게 알겠네
면재 정을보 (勉齋 鄭乙輔)(1285-1355)
[출처] 진주성 촉석루·의기사·의암·서장대·북장대,망진산(봉수대)|작성자 산마루
산마루
이 시는 고려 고종 28년(1241) 진주목사 김지대(金之岱,1190~1266)가 상주목사 최자(崔滋,1188~1260)에게 보낸 우정의 통신문이다.
"작년에는 江樓(강루)에서 진주로 떠나는 나를 배웅하더니, 금년에는 그대도 牧使(목사)가되었구려.
전에는 그대의 얼굴이 옥같이 고왔지, 우리 더 늙기 전에 다시 한 번 놀아 봄세.
낙읍(상주의 옛이름)의 溪山(계산:지명)이 비록 좋기는 하나, 그래도 진양의 풍월이 仙鄕(선향)이라네.
두 고을은 길이 멀어 만나기 어려우니, 잠시 한 번 헤어지면 이별의 아쉬움이 오래가지.
거문고 책 뒤져 좋은 옛 노래 찾아, 가을에 염막(簾幕)에서 놀아 봄이 어떠랴.
추석에 만나자는 약속은 어겨 졌으니, 이번 중양절에 국향주(菊香酒)를 마시려 다시 약속함세."
라고 하며 상주와 진주를 "신선의 고을"이라고 함께 예찬하였다.
[출처] 진주성 촉석루·의기사·의암·서장대·북장대,망진산(봉수대)|작성자 산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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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文選卷之十八 / 七言排律 / 寄尙州牧伯崔學士滋[金之岱]
去歲江樓餞我行。今年公亦到黃堂。曾爲管記顔如玉。復作遨頭鬂未霜。
洛邑溪山雖洞府。晉陽風月亦仙鄕。兩州歸路閒何許。一寸離懷久已傷。
欲把琴書尋舊要。况看簾幙報新涼。嗟公虛負中秋約。更約重陽飮菊香。
동문선 제18권 / 칠언배율(七言排律) / 상주(尙州) 목백(牧伯) 최자 학사에게 부침[寄尙州牧伯崔學士滋]
김지대(金之岱)
작년 강루에서 나를 전송하더니 / 去歲江樓餞我行
금년에 당신 또한 황당(수령의 관아)에 왔구려 / 今年公亦到黃堂
일찍이 관기로서 얼굴이 옥 같더니 / 曾爲管記顔如玉
지금 오두(지방 태수) 되어서도 머리 아직 안 희었네 / 復作遨頭鬢未霜
낙읍(洛邑) 계산도 비록 신선의 동부이지마는 / 洛邑溪山雖洞府
진양의 풍월이 또한 선향 아닌가 보네 / 晉陽風月亦仙鄕
두 고을의 오고 가는 길 거리가 얼마인가 / 兩州歸路閒何許
일촌간장 이별의 회포는 오래전 벌써 상심됐네 / 一寸離懷久已傷
금서를 가지고 옛 벗을 찾으려는데 / 欲把琴書尋舊要
염막에 더구나 새 가을이 온다 하네 / 況看簾幙報新涼
추석의 약속을 저버린 것 야속하니 / 嗟公虛負中秋約
이 다음 중양 날에는 국화주를 꼭 마시세 / 更約重陽飮菊香
[주-D001] 관기(管記) : 서기(書記)의 속관(屬官)이다. 최자가 전일에 서기로 있었다.[주-D002] 낙읍(洛邑) : 여기서는 상주(尙州)를 낙읍이라 하였는데, 낙동강(洛東江) 고을이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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