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무지(無知)=진지(眞知)
장자는 제물론에서 상대적 진리 세계를 절대화하려는 지식인들의 지식 논리를 극복하여 무지로 나아가고자 한다. 무지는 곧 물아일치(物我一致)로서 나와 상대를 차별과 분별로 묶어두지 말자는 의미로 이어지고 있다. 곧 언어, 지식, 이성적 인식이란 근본적으로 한계를 정하는 것으로, 그것은 무궁하게 얽히면서 이루어진 전체를 부분으로 왜곡시킨다. 그러면 장자 철학에 있어 오늘날 우리가 추구하고 있는 지식은 왜 극복되어야 하는가? 도가에서는, 지식의 탐구는 어느 정도의 영역을 넘어서면 도를 인지할 수 없으므로 이를 벗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장자는 이에 말한다. “삶은 유한하고 지식은 무한하므로 유한한 것으로 무한한 것을 추구하면 위험할 뿐이다.” 이같이 말하는 그는 우리가 지식이라는 것으로 무한 진리 즉 도를 알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여 이의 초탈에 자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장자는 지식이란 진리 인식에 있어 그 제한성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주장하였다. 그가 인간의 인식 능력의 제한성을 제시하였던 바, 인간의 생명은 유한하나 인식 대상은 끝이 없는데, 유한한 인생을 가지고 무궁한 지식을 추구하면 반드시 곤경에 빠진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리하여 그는 不知를 眞知로 간주하기에 이른다. 진지는 이러한 곤경에서 벗어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 진지는 그의 인식 체계에 있어 무한 진리를 파악하는 요소라는 것이다.
이에 장자는 차별과 구속의 왜곡된 세계의 앎으로부터 초탈할 것을 강조하며 이에 노자와 같이 無知를 강조한다. 이 무지와 같은 측면에서 거론할 수 있는, 위에서 언급한 바 있는 장자의 지식은 ‘大知’와 ‘眞知’로 표현된다. 소위 장자의 ‘대지’, ‘진지’는 우주와 인생을 근원적인 면에서 이해하고 궁극적인 탐구를 전개하는 것이다. 이러한 대지와 진지를 간직할 때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있어 물아일체적 무차별과 평등의 세계에서 안심할 수 있다는 것이 장자 제물론에서 밝힌 인식론의 골간이다. 그가 말하는 이 인식론은 서구적 인식 체계’와는 상반된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관조적이고 내재적인 방법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도가적 사유로서 이는 동양인에게 수준 높은 인식으로 연결된다. 궁극적으로 도가의 인식론에 있어서 장자가 추구하는 경지는 무엇인가? 이 경지 설명에 있어 그는 전문 용어로 대신하고 있다. 이를테면 ‘天府’라는 용어이다. 그는 이에 말한다. “지식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는 데에 머물러 있는 것이 최고의 지식이다. 말로 나타나지 않는 말, 도로 나타나지 않는 도를 누가 알까? 만약 그것을 알 수 있는 자가 있다면 그야말로 천부(天府)라 할 수 있다.” 이 천부는 쉽게 말해서 ‘자연의 보고(寶庫)’라는 말이다. 자연의 보고에서 관조되는 그의 심적 경지는 최고 지식과도 같은 인식 체험이 보장되고 있다.
*요약 : 진지는 무지로 물아일체의 사고를 바탕으로 한다. 이를 ‘천부’ 개념으로 정리하는데, 인간은 유한의 존재로 천부 개념은 알 수 없어 그대로 ‘무지’로 두는 것이 곧 진지에 합치한다는 것이다.
첫댓글 장자의 핵심정리 새겨 읽습니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