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준의 '산경표'를 접하고 익히면 산길과 물길을 알 수 있다.
산은 물을 건너지 못하고 물은 산을 넘지 못한다는 것이 산맥의 기본 개념인데...
백두대간을 일제강점기때 태백산맥과 소백산맥 등으로 바꿔 가르치는 바람에
우리는 식민사관과 지리를 잘못 배워왔고 지금도 쓰고 있는 이가 많으니
뿐만아니라 왜곡된 역사과 지리에 대해 알고나면 얼마나 분통터질 일인가?
아무튼 백두대간에서 뻗어나온 호남정맥은 정읍 내장산과 광주 무등산, 장흥 제암산을 거쳐
보성 주월산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순천 조계산과 광양 백운산을 거쳐 광양만에 발을 담근다.
5월 첫주 일요일,
친구 내외와 함께 보성 조성역에서 만나 주월산 무남이고개로 애마를 몰았다.
옛날에 득량만의 바닷물이 이곳까지 넘나들었다해서 무남이고개라 한다던가?
그래서 산의 명칭도 배가 넘어왔다는 뜻을 가진 주월산(舟越山)인가보다.
정상(557m)에는 패러글라이딩장이 있어 차가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등산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올라가는 길 우거진 숲이 인상적이다.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으로 가는 포장도로와 만나 잠시 휴식하고...
화장실도 들렀다가 다시 등산로로 접어든다.
일주일 전만 해도 철쭉이 만발했을 초암산이 건너다보이고...
고흥반도의 잘룩하게 이어진 육지를 사이에 두고 여자만과 득량만이 보인다.
여기는 주월산 정상
배가 산으로 갔다는 이곳은 뱃머리 모양의 전망대가 설치되어있다.
이곳에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있다.
예전처럼 다시금 날개달고 창공을 날아다니고 싶다.
보성군은 2016년 대대적인 이륙장 정비 사업을 추진하여 전국 제일의 산악레포츠공간으로 구축했단다.
서쪽으로 보성강댐이 내려다보이고 멀리 월출산도 솟아있다.
장흥의 천관산과 제암산도 박무로 희미하지만 하늘금을 이루고 있다.
하산길에 꼭 들러보게 되는 윤제림
윤제림은 주월산과 초암산 사이에 조성된 숲정원이다.
2020년 전남도 민간정원 12호로 선정된 윤제림은 음식과 목공예 체험은 물론
물놀이장과 캠핑, 숙박, 패러글라이딩, 숲체험 프로그램까지 운영하고 있는 종합 휴양지다.
1964년 정은조 회장의 선친이 조성해온 숲으로 부친의 호를 따서 윤제림(允濟林)으로 명명하였다고 한다.
정 회장은 1976년 서울대 졸업후 무역업을 하다가 선친의 뜻을 이어 받아
임업에 관광을 접목한 복합산림경영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
주월산 정상에서의 그 시원한 조망과 잘 가꾸어진 휴양림이 지금까지도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