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놀이탐험대 첫 만남
드디어 설레는 첫 만남입니다.
만날 시간과 장소를 정하기 위해 전에 연락처를 교환하여 이름은 대략 알고 있지만,
이렇게 직접 대면하는 일은 기대 반 걱정 반입니다.
‘회의가 원활하게 진행하도록 잘 할 수 있을까?’
‘혹시 아이들한테 실수하면 어쩌지?’
이런 생각들이 자꾸만 스쳐지나 갑니다.
처음 회의 장소에 도착한 것은 규환이입니다.
그리고 규환이를 만나자 사소한 걱정들이 금방 잊혔습니다.
“이번에 기획단에 김치찌개도 온다고 들었어요!”
너무 어렵게만 생각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친구의 별명을 부르는 규환이의 장난에 마음이 한결 편안해질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다른 기획단 아이들도 하나둘 도착했습니다.
기획단이 처음인 아이도, 이전에 경험이 있던 아이도 있었기에 자기소개를 시작해 보았습니다.
간단하게 이름과 나이 정도만 돌아가며 말해보았는데, 역시 첫 만남은 쑥스럽습니다.
서로 구면인 아이들도 있었지만 막 아는 척하기가 조금은 쑥스러운지 살짝 인사만 장난스럽게 주고 받습니다.
본격적으로 프로그램에 대한 회의가 시작되었습니다.
우선 며칠에 언제 진행할 예정인지, 장소는 어디인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 것인지 간략하게 소개해 줍니다.
그러자 어색했던 분위기가 한결 풀어지며 여러 이야기가 오고 갑니다.
“팀으로 나눠서 진행해보자! 이긴 팀에게 선물도 주고!”
“개인전으로 할 수 있는 것은 개인전으로 진행해도 좋을 것 같아!”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가 퍼지다 보니 놀이를 먼저 생각해 보기로 합니다.
각자 종이에 자신이 떠올린 놀이를 적어보고 공유하기로 했습니다.
가가볼, 좀비게임, 탁구, 참참참, 인물 퀴즈, 몸으로 말해요, 개구리 가위바위보, 뿅망치 게임, 물건 숨바꼭질 등
저도 처음 들은 많은 놀이들이 등장했습니다.
모든 게임을 전부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쉬운 마음으로 거수투표를 통해 6개 정도로 추려봅니다.
이렇게 추려진 게임은 내일 조금 더 깊이 있게 얘기해보기로 했습니다.
갑작스레 실습생 선생님이 혼자가 된 채, 아이들과 교류하고 모임을 보조하게 되어 부족함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회의의 사회자 역할을 맡는 것으로도 벅차 모든 기획단 아이들의 의견이 활발하게 개진될 수 있게 하진 못했습니다.
특히 회의 진행 중에 이러한 부분이 보임에도 어떻게 할지 몰라 애써 모른체했던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내일 있을 회의에선 자리나 진행 방식에 변화를 주어
모든 기획단 아이들이 더 편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2) 복지요결 해설서 완독
기획단 아이들을 만나고 나서 오후에는 복지요결 해설서를 완독했습니다.
당사자와 관계를 맺은 후 읽는 복지요결은 또 다르게 다가옵니다.
특히 오전의 활동에 임했던 저의 태도를 성찰하게 되었습니다.
“알아서 하라고 맡겨 버리지 않습니다.”
- 복지요결 해설, p.52
첫 만남 전 일정표와 가상시나리오를 짤 때
저는 전통놀이 탐색과 미디어에 등장하는 놀이 탐색이라는 두 큰 틀을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기획단 아이들은 미디어에 등장하는 놀이에는 관심이 많았지만
전통놀이에는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듯했습니다.
전통놀이를 탐색하는 과정은 지역사회 어른들을 만나 뵙고 인사드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지만
아이들의 반응을 보니 선뜻 추진할 용기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당시엔 한편으로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당사자가 원하는 대로 하는 게 좋은 것이라고 타협했습니다.
그런데 당사자가 원하는 대로만 하는 것이 꼭 바람직한 방향인 것은 아니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다른 의견을 내세우거나 다르게 도와야 할 만큼 당위성이나 실익이 있는지, 그럴 만한 관계인지, 헤아립니다.”
- 복지요결, p.59
활동을 통해 더 많은 경험을 하고, 더 좋은 기억을 남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충분한 설득과 묻고 의논하는 시간을 거쳐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첫댓글 "내일 있을 회의에선 자리나 진행 방식에 변화를 주어
모든 기획단 아이들이 더 편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네~ 실제 회의를 진행할 때 인원이 많아 어렵다면, 모둠을 나누어 모둠 별로 과업이나 역할을 다르게 하는 것도 회의 진행을 원활하게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사회자나 기록자 역할을 아이들에게 부탁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충분히 잘 해낼 아이들도 보이네요.
성현동 아이들은 전통놀이를 꽤 오랫동안 하고 놀았어요. 단기사회사업으로 새로운 전통놀이를 마을 어른들에게 배우는 것에는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미 2016년부터 계곡, 산, 담력훈련, 달보기, 1박2일로 놀기 같은 야생 놀이도 한 아이들도 보이네요. 활동을 많이한 고학년 아이들과는 따로도 이야기 나눠보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