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탑골공원에서 무료도시락 나눔처에서 무료도시락 대신 무료떡을 얻고
용산도서관으로 돌아오는 길 중, 명동을 지나가기 전에 제 앞에 빠르게 길을 걷던 한 중년 남자분의 등에 맨 가방이
열려 있는 것을 보고 뛴 걸음으로 이 중년의 팔을 손으로 살짝 건드린 후에 '가방 문이 열렸네요'라는 말을 전했습니다.
이런 경우 어릴 수록 여성일 수록(가방을 열고 다니는 여성분은 거의 없을 정도이지만 다른 경우를 참고하면)
'감사합니다'라는 말로 감사를 표현하기에 남성 중년이나 노년일 수록 선의를 베풀어도 무뚝뚝하게 받아들이고
감사의 표시도 없습니다.
이번 중년도 제 말에는 반응을 보였지만 말로는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자신의 가방을 벗고 확인할려는 것을 보고 저는
앞서 걸어나갔습니다. 같은 방향이기에 혹 뭐라도 할 경우도 생각했지만 이 중년은 아무 말 없이 빠른 걸음으로 앞서
나갔고 '감사'를 표하지 않은 중년의 뒷모습에서 한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왜 어른 남자일 수록 감사의 표현이 적을까?'
제가 생각한 결론은 어른 남자일수록 길 안내를 잘 묻지 않는 것과 도움을 받았음에도 감사를 잘 표현하지 않는 것에는
서로 통하는 이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자신의 연약함이 드러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길 안내를 묻는 것도 자신의 능력의 한계가 드러난 연약함이며
가방의 지퍼가 열린 상태로 걸어다닌 것도 자신의 연약함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어릴수록 여성일수록 누군가로부터 도움받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기에 감사를 표현하기도 쉽지만
나이가 들수록 남자는 도움을 베푸는 입장에 서야 평안한 위치인데 누군가로부터
길안내나 가방이 열린 것을 들켜 도움을 받는 입장에 서는 것은 불안감을 유발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