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19일 새벽 4시 30분 알람시계 벨소리가 요란스럽게 울리기 시작했다. 오늘이 신림동에 위치한 신사동 베드로성당에서 활동하는 산사랑 베드로 산악회에서 한라산 정상을 향해 35명이 출발하는 날. 나는 보통 때보다 훨씬 이른 새벽부터 눈을 떠야 했지만 피곤함도 모른체 허둥지둥 얼굴에 분칠을 마치고 최상의 기분으로 지하철을 탔다. 약속장소(신림동)에 도착하니 대형 관광버스 안에 2010년도에 백두산여행을 함께하셨던 형제 자매님들의 낮익은 분들이 변함없이 타본당인 저를 반가이 맞이하셨다.
우리들은 성당에서 안전산행의 강복을 신부님으로부터 받고 장흥에 위치한 노력항으로 5시간을 버스로 갔다 .노력항에서 제주도 성산포행 오랜지 1호를 타기위해 기다리는 동안 형제 자매님들의 얼굴빛에는 한라산정상에 있는 백록담을 상상하는지 전혀 피곤함도 없어보였다. 오랜지 1호라는 배는 출항을 시작한지 얼마안되는 배라는데 무척이나 컸다. 나는 배로 제주도를 가는 것은 처음이라 배 멀미할까? 무척이나 걱정했는데, 오랜지 1호는 출발을 했는지조차도 모르게 우리일행들을 2시간 곤한 잠에 빠지게 하였다. 우리는 성산포에 도착해 제주도 특미의 해물탕으로 저녁을 마치고 성산포 성당에서 20시 저녁미사에 참석했다. 성산포 성당은 너무도 아름다웠다. "꼭" 공원같은 평온함을 갖게 하는 성당으로 우리일행들의 발걸음을 편하게 하였다. 우리들은 성산포 성당 신부님과 사진촬영을 마치고 숙소인 제주부림온천에 여정을 풀고 1박은 온천욕여행으로 만끽했다. 물은 염화나트륨 성분이 있어 좀 짭짭하기는 했지만, 다음 날 새벽 4시에 기상한 형제 자매님들의 피부가 반짝 반짝 빛날 뿐이였다. 새벽 5시에 설익은 아침 밥을 드시는데 피곤함도 없이 그리도 맛잇게 드실 수가! 제주도 특이의 보말국(미역국에 성개 또는 고동을 넣어 끓이는 것) 이 맛있었던 것일까? 아마도 온천욕 때문이였을 것이다.
아침7시 성판악에서 등반하여 관음사쪽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선택한 김종우(알퐁소)대장님의 지시에 따라 선발대는 산사랑 베드로산악회 길발을 들고 산행은 시작되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갑자기 노루 한마리가 자기들만의 영역에 침범하는 산행인들에게 검문이라도 하겠다는 듯 귀를 쫑긋하게 세우고 쳐다보고 있지 않은가! 나는 와! 노루다 하고 소리쳤더니 옆에 계신 형제님께서 (세레명 모름) 노루가 아니고, 고란이"라고" 하는데 저는 민망했답니다. 하지만, 산행시작 전 제주도 버스기사님께서 가끔 노루가 보이더라도 놀라지 말고 함께 놀아주는 태도를 취하라고 했으니 나는 노루로 믿겠습니다. 그런데, 노루인지 고란이인지 요놈 태도좀 보게나~ 형제님이 카메라를 들어 올리니 포즈를 취하지 않겠어요. 아~우리 일행들은 자기를 해치러 들어온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검문은 통과된 것 같습니다. 걸어도 걸어도 하늘은 보이지 않고 숲 속 길이니 얼마나 높은 산인지 짐작이 가더군요. 5800m 고지에 이르러 사라오름이라는 곳에 도착했을 때 또 한번 와! 하고 입이 벌어졌어요. 이렇게 깊은 산 속에 저렇게 큰 연못이 있다니! 사막에 오아시스가 있듯이 높은 산 속에도 ...사진을 잠시 찍고있노라니 갑자기 안개로 뒤덮히는게 앞이 하나도 안보였어요. 후미대장님(알퐁소)이 도착을 안했는데 안개로 앞이 안보이니 어쩌면 좋아 ~ 알퐁소님 허겁대며 몇명의 일행과 도착했지만 얄미운 안개는 사라지지 않는군요. 아마도 알퐁소님께서 자매님들만 모시고 달려오니 사라오름 신께서 질투라도...우리주님이여! 사라오름 권리권을 분양했지만 알퐁소님께도 보시권은 주옵소서~ 기도할 시간적 여유도 없이 발걸음은 정상을 향해 옮겨야하니 아쉽기만 하네요. 헉헉대며 7300m 고지에 오르니 진달래 밭 대피소가 있더군요. 그런데, 진달래꽃이 모두 져버리고 꽃잎들이 많지않아 사진촬영은 포기했어요. 지금까지는 오르는데 완만한 편이라 잘 올라왔는데 여기서부터 정상까지가 제일 힘든 코스라기에 저는 선두 뒤를 바짝붙어 오르기시작했습니다. 하늘이 점점 가까와 보이더니 갑자기 안개와 한쪽편에서는 먹구름이 모이기 시작하는데 걸음아 날 살려다오 하고 쉬지도 못하고 발걸음을 재촉해서 마냥 걸었어요. 와! 정상이다. 하고 백록담이 어디메에 있는가! 사진촬영을 마치고 백록담 주변에 노루들이 뛰노는 것을 보았는데 비가 내리면서 백록담을 안개로 뒤덮기 시작하더군요. 비옷을 꺼내 입으면서 후순이로 달려오는 형제 자매님들이 또 걱정스러웠어요. 사라오름을 못 보시 분들인데 백록담까지 못 보시면 어쩌나~ 내심 걱정하고 있는데 안개가 서서히 겉이면서 백록담이 다시보이고 후미대장님께서 이끄시는 자매님들께서 도착했네요. 야호~파이팅 ~ 결국 우리 산행인들은 주님의 은총을 받으신 분들이구나 ! 주님께서 분양한 권리권행사와 노루들의 사용권도 주님의 힘으로 모두 제압하고 저희들에게 축복을 주셨습니다.
정상에서 사진촬영을 마치고 관음사쪽으로 하산한 우리일행은 안전하게 산행을 마치고 버스에 올라 성산포- 장흥-서울 이렇게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이번산행에서 제주도에 돌이 많다는 것을 한라산에서 실감했습니다. 걸어도 걸어도 돌 길이지 흙 밟을 곳이 없었었으니까요. 그렇게 힘든 코스를 제가 선두 뒤에 바짝 따랐으니 베드로 산악회에 가입하던 초급 봉지선(브리짓다)이 이제는 초급에서 중급을 뛰어넘어 상급인가요? 인정하실지 궁금합니다. 형제, 자매님 그리고 이번 한라산 산행을 주관하신 임원진님들 고생많으셨어요. 베드로 산악회일동님들 모두가 주님은총 가득한 하루 하루 되시길 바라며, 다음기회에 또 한번 파이팅! 외쳐봅시다.
첫댓글 세세하게 후기를 잘써줘서 감사하게 잘가는걸보니 잘했어요.도장.꽝
지금도 다리에는 *알*이 생겨나
계단을 내려올때..불편도 하지만
35명이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안전 산행함을
전능하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사는 곳이 멀어서 걱정이 되었었는데...
선두에 씩씩
참
너무 감사드립니다. 지난번 아차산 산행 후기를 보고 부탁을 드렸는데, 글 솜씨가 대단하네요. 이젠 대한민국 어느 산도 등반 가능할 것 같네요. 한라산 등반 측하드립니다.
칭찬해 주시니 부끄럽습니다. 감사하구요. 지금도 다리가 너무 아프지만 마음은 뿌듯합니다. 제가 한라산 정상에 백록담을 보았다는 기쁨 자랑할 만 하지요?
베로니카 언니도 언제나 산행 때 뒤돌아 보면서 제 걱정을 많이 해주셨는데 이제는 안심해도 될까요 이러다 어느날 언니 나 힘들어 대면
구구절절 글만봐도 산에 오르는듯 한 내려오는듯한 그때 느낌이 새록새록~~~~~~~ ㄳ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