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봉투를 함부로 구기지 마라
사람과 비닐봉투의 품격은 동격
홍성남 에코미디어 대표
그린투데이 2009.07.01 17:23 입력
비닐봉투는 포장지 중의 하나이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다. 슈퍼에서 음료수 한 병만 사도 비닐봉투에 담아줄 정도이다. 생선 가게에서는 냄새를 방지하기 위해 한 겹이 아닌 두 겹으로 담아준다.
이처럼 비닐봉투가 너무 흔하다 보니 바라보는 시선과 느낌이 무감각하다. 많은 물건들을 담아 나르지만 상품으로서 존재감이 없다.
비닐봉투는 담겨진 물건이 비워지면 아무렇게나 버려진다. 더러 두 번 세 번 다른 물건을 담아 쓰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일회용으로 그친다.
우리 일상에서 비닐봉투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많은 불편이 따를 것이다. 실제 그러한 경우를 우리는 경험했다. 한때 일회용 봉투의 사용 자제와 단속이 실시된 적이 있었다.
슈퍼에서도 물건을 담아 줄 때 비닐봉투값을 따로 받았다. 처음에는 사용량이 줄어드는 듯했다. 그렇지만 얼마가지 않아 많은 불편이 따랐고, 단속법은 유명무실해졌다.
앞으로도 비닐봉투의 편리와 실용성을 대치할 수 있는 포장지가 나타나지 않는 한 그 사용량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반듯하게 접는 정성이 필요한 시대
필자는 언제부턴가 비닐봉투를 구기지 않게 되었다. 이제는 습관이 되었다. 그 이유는 아마 비닐봉투의 생명과 인간의 생명이 단 한 번뿐이라는 점에서 존재성이 같다고 봤기 때문이었는지 모른다.
비닐봉투도 공장에서 나올 때는 윤기가 흐르고 네모반듯하게 접혀져 있다. 이후 사람의 손을 거치면서 많은 물건들을 담아내고 비운다. 할아버지가 손녀에게 줄 아이스크림을 담고, 중년의 사내가 쑥스럽게 부인의 팬티와 브래지어를 담아 사랑을 전하기도 한다.
그런데 손녀와 부인은 담긴 선물만 챙기고, 비닐봉투는 아무렇게나 구기고 뭉개 쓰레기통에 획 던져 버린다. 그것으로 비닐봉투의 삶은 마침표를 찍는다.
하나의 생명으로서 산뜻한 세상여행을 위해 웃으며 나왔지만, 별 생각 없이 구겨 던져버리는 사람들로 인해 호흡을 멈춘다.
비닐봉투에 사람의 인생을 겹쳐 본다. 어느 누구로부터 내 인생이 구겨진 비닐봉투와 같은 대접을 받는다면 어쩔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자신의 의지와 열정과는 상관없이 어떤 힘에 의해 구겨지고 던져 진다면 그 인생 또한 비닐봉투의 인생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비닐봉투를 쉽게 구기고 던져버릴 수 없었다. 비닐 봉투를 많이 접하지는 않지만, 비닐봉투를 보면 본래의 상태로 반듯하게 접어 보관하거나 다시 사용한다.
잘 접어진 비닐봉투가 차곡차곡 쌓여 소중하게 보관 될 때 내 인생도 그 같은 대접을 받으며 반듯하게 가는듯한 기분이 들어 한결 마음이 밝아진다.
또한 어쭙잖은 여러 감상에 젖기도 한다. 모든 사람들이 비닐봉투를 구기지 않고 반듯이 접고 보관하는 정성과 여유가 있다면 세상은 좀 더 부드러워지고 여유가 있을 것 같다.
무심히 던지는 말로 상대방을 할퀴는 생채기도 줄어 들 것이다. 내 인생을 소중하게 생각하듯 남의 인생도 소중하게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내 정성이 소중하듯 남의 정성도 소중하게 여길 것이며, 내 가치가 중요하듯 남의 가치도 지극히 존중할 것이다.
하찮게 여기는 비닐봉투 한 장을 반듯하게 접을 수 있는 그 정성만 있다면 우리의 삶은 지금보다 좀 더 풍요로워지고 문화적이며 행복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나의 비닐봉투 접어 보관하기는 몇 가지 원칙을 지키면서 계속 될 것이다.
첫째 다른 사람들에게 권유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둘째 묵묵히 하는 가운데 자족의 기분으로 빙그레 웃는다. 셋째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할 날이 있을 것으로 기도하며 소망한다. 넷째 경제적 가치로 판단하지 않고 수양의 한 방편으로 인식한다.
비닐봉투의 경제적 가치와 대안 종량제봉투
비닐봉투 사용을 경제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도 매우 재미있다. 비닐봉투와 같은 일회용품은 생활의 편리함 등을 이유로 범람하고 있다. 한번 사용하고 폐기되기 때문에 자원의 낭비가 심할 뿐만 아니라 많은 양의 폐기물도 발생시킨다.
정부는 금년 2009년 5월부터 대형마트에서 비닐봉투를 없애기로 했다. 일회용 대신 종량제봉투를 판매했다.
환경부가 2009년 말까지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GS마트, 메가마트, 하나로마트 등 국내 6개 대형 유통업체의 전국 290여개 매장에서 일회용 비닐봉투 대신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판매하기로 협약했다.
환경부는 종량제 봉투를 쇼핑백으로 쓰는 데 불편하지 않도록 강도를 높였고, 크기도 30ℓ까지 늘렸다. 종량제 봉투는 유통매장을 나갈 때 계산대에서 구입해 상품을 담아간 뒤에 가정에서 쓰레기봉투로 쓰면 된다.
물론 현행 종량제 봉투 실시 현황에 비춰 볼 때 많은 개선점이 필요하다. 서울의 경우 25개 자치구마다 종량제 봉투가 달라 매장에서 비닐봉지 대용으로 판매하기가 쉽지 않다.
서울은 제작업체가 많고 봉투 규격도 다양하여 협의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봉투규격 일원화를 추진해 최대한 빨리 시행할 방침이다.
환경부는 내년부터 편의점과 동네 구멍가게 등으로 종량제 봉투 사용을 확대해 일회용 비닐봉지의 발생량을 2년 안에 절반으로 줄일 계획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일회용 비닐봉지는 연간 1억9100만개(3820t) 정도가 사용되고 있다. 모든 매장에서 비닐봉지를 쓰지 않으면 96억 원의 경제이익과 온실가스 7100t를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에코시대, 세계적인 문제로 떠오른 비닐봉투
일회용 비닐봉투의 처리 문제는 우리나라 이외 미국과 중국 등 사용하는 모든 국가에서 골머리를 앓는 문제 중의 하나이다.
환경운동가들은 비닐봉투가 바다에 들어가면 해양 동물들이나 거북이들의 입속으로 들어갈 수 있고, 그 외에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화석 연료도 낭비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에서 살아 본 사람들은 미국처럼 비닐봉투 인심이 후한 나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월마트, 타깃, 마틴 등 미국의 대표적 대형마트에서 쇼핑하면 점원은 하나의 비닐봉투에 모두 담을 수 있는 물건들도 여러 개에 나누어 담아준다고 한다.
무게로 인해 비닐봉투가 찢어질 것 같은 물건은 두 겹, 세 겹으로 담아주고, 과자 한 봉지를 사도 비닐봉투에 넣어 주는데 우리나라처럼 비닐봉투 값을 환경비용이라며 받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이런 미국도 앞으로 비닐봉투에 대한 정책을 달리하기 시작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쇼핑객들이 종이봉투와 비닐봉투를 같이 취급할 수 없도록 했다. 상점과 약국에서 비닐봉투 사용을 금지하는 것에 대한 방안이 제안됐다.
샌프란시스코 환경부의 제어드 블러먼펠드는 “샌프란시스코만 연간 1억8000만개에 달하는 막대한 수의 비닐봉투가 무료로 나가고 있다.”며 “비닐봉투는 결국 쓰레기 처리 문제를 낳기 때문에 샌프란시스코시는 그 문제를 놓고 수백만 달러의 예산을 들이게 된다.”고 말했다.
당시 비닐봉투 금지안 도입을 주도한 샌프란시스코시 감리위원회의 로스 미르카리미씨는 "많은 다른 나라와 도시들이 이미 비닐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미국이 환경 상식에 속하는 일을 이처럼 늦게 시작하고 있다는 것이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비닐봉투는 결국 수백만 배럴의 기름, 이산화탄소와 이산화탄소 방출을 낳으며 결국에는 지구온난화 영향을 낳게 한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의 비닐봉투 소비국인 미국에서 한번 사용한 후 쓰레기 매립지로 가는 비닐봉투의 양은 연간 수천 톤에 이르며, 이 같은 양의 비닐봉투를 만드는 데 해마다 수십만 갤런의 석유가 들어간다.
매립해도 썩지 않고, 소각해도 해로운 물질이 나오는 비닐봉투의 오염이 심각하자 샌프란시스코시 의회는 2007년 3월 미국에서는 최초로 대형마트나 약국에서 비닐봉투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만들었다.
법적인 제제를 통해 가게에서는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나 쓰다버린 천 조각으로 만든 봉투 그리고 땅속에서 퇴비가 되는 환경봉투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선진국이라는 미국이 비닐봉투에서는 국제수준에 뒤떨어지는 '환경후진국'임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이기도 하다.
반면 우리나라의 비닐봉투를 비롯한 쓰레기 문제는 환경선진국이다. 1999년부터 유통매장과 소매점에서 1회용 비닐봉투를 무상으로 제공하지 못하게 했다. 쓰레기 분리수거도 미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철저하다.
우리나라의 이런 친환경적 정책은 조금만 보안하고 잘 지켜내면 다른 나라에 수출할 수 있는 정책이다. 또한 그 정책을 수출할 때 비닐봉투를 함부로 구기지 않는 문화까지 더한다면 저탄소성장 정책으로 대표되는 에코시대의 중심국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첫댓글 미국의 서쪽 태평양에 한반도 7배인가의 커다란 쓰레기 섬이 생겼다하지요.
그 것의 대부분이 프라스틱 비닐류의 병이겠지요?
썩지않아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석유화학제품의 생산단계부터 재제해야 하지 않을까 ..... 생각해봅니다.
일회용 종이컵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 어디에 묻을 것인가요? 미국, 중국, 등은 땅이나 넓으니...
너 연탄재 발로 부로 차지 말라 연탄 처럼 한 번이라도 남을 뜨겁게 한 적이 있는가?
너 비닐봉투 함부로 하지 말라! 한 번이라도 남을 포근히 감싸 안은 적이 있는가? 어때요? 하하하하!
회장님~~ 아주 죽이는 멘트입니다.
비닐봉투 장무상망 하겠습니다.
하하하하! 다행입니다.
함부로 하면 벌을 받는답니다. 자연으로부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