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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잘 쇠셨나요?
설은 세거나 새는 게 아니고 ‘쇠는’ 것입니다.
“설 잘 쇠셨어요”가 맞는 말입니다.
‘쇠다’는 ‘명절, 생일, 기념일 같은 날을 맞이하여 지내다.’의 뜻으로,
‘설을 쇠다 / 환갑을 쇠다 / 생일을 쇠다 / 명절을 쇠다’와 같이 씁니다.
자, 그건 그렇고...
귓구멍에 낀 때는 '귀지'입니다.
옛날엔 '귀에지'라고 했지만 '귀지'만을 표준어로 삼았습니다.
'귀지'를 '귀똥'이라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건 지저분하니 들리니 당연히 틀린 말이지요.^^
지난 시간에 공부했지요?
"귓밥을 팠더니 시원하다"
"귓구멍에 귓밥이 가득 찼다"의 '귓밥'은 잘못된 말이라고.
무조건 귓구멍에 낀 때는 '귀지'입니다.
그럼 '귀지'는 뭘로 파야 시원할까요?
귀지를 파내는 물건은 '귀이개'입니다.
'귀후비개'라고 하지만 그것도 바른 말이 아닙니다.
아, 통발과의 한해살이풀인 '땅귀개'와 '이삭귀개'가 있지요?
자그마한 이 식물들은 꽃받침 조각의 모양이 귀이개와 비슷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그런데 왜 '땅귀이개'나 '이삭귀이개'로 쓰지 않느냐고요?
이미 오래전에 명사로 굳어진 말은 말법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냥 '땅귀개', '이삭귀개'로 씁니다.
이전에는 '귀개'와 '귀이개' 모두 표준어였거든요.
'족두리'가 표준어가 되었지만 '족도리풀'로 그대로 쓰고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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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이거 뭔지 알어?"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알어?'는 '알아?'로 써야 합니다.
'알다'의 어간 '알'에 양성모음 'ㅏ'가 있으므로
뒤에 오는 어미도 모음조화에 따라 '어'가 아닌 '아'가 와야 합니다.
'고달프다'와 '바쁘다'도 '고달퍼'와 '바뻐'로 활용하지 말고
'고달파(고달프+아)'와 '바빠(바쁘+아)'로 활용해야 합니다.
- '건방진 우리말 달인 1'(엄민용/다산초당)에서
첫댓글 아.. 그렇구나..대단히 감사합니다..
뭘 새로 알았어요?^^
알아??? 이건 첨입니다
경상도에서는 귀지를 귀창이라 했던 것 같은데 어떻게 이 말이 생겨났는지 모르겠네요.ㅎㅎㅎ 귀이개 보다 귀후비개가 훨씬 더 익숙하지만 표준어를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렵니다. 에구... 벌써 친구들의 구박이 들립니다. '고마..대충 살어...' ^^;
저는 왜 래리삐님이 30대 후반 40초반으로 보일까요??
맞아요. 귀창, 귀청이라 했어요. 그래도 이제 '귀지'라 하세요. / 콩쥐님 래리삐님 40대 초반 맞아요.^^
나이는 무르익은 4학년, 몸매는 중후한 50학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