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3월 22일, 휴무 토요일이지만, 내일 있을 '일요일 밤에' -온니 유- 최종 편집을 위해 나와있습니다. 그간 제가 연출하는 '박수홍의 Only You'가 방송이 좀 밀렸습니다.
요즘 장안의 화제 '브레인 서바이버' 특집에다, 안재욱 게릴라 콘써트에다, 이래저래 밀리니 거의 한 달만에 방송을 하게 되었군요. 논스톱 시절 매일 한 편씩 연출하다, 이렇게 드문드문 방송하는 날이 오게되다니...
버라이어티에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일.밤'에 지원한 민시기, 요즘 혹독한 신고식을 치루고 있습니다. 버라이어티에서 감동 코너를 만든다는게 쉽지가 않구나... 하는걸 매일 매일 몸으로 느끼고 있지요.
오늘은 내일 방송에 나갈 'Only You'의 주인공들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먼저, MC인 박수홍 님.
수홍님과 저의 인연은 예전 '논스톱' 연출 시절, 수홍님의 카메오 출연때로 거슬러갑니다. 당시 뉴논스톱 제작진은 심혈을 기울이던 박경림-조인성의 러브 라인에 클라이맥스를 위해, 박경림의 애인으로 박수홍을 투입합니다. (당시 라디오에서 맹위를 떨치던 박남매의 이미지를 차용한거지요.) 수홍님의 역할은 어찌보면 악역입니다. 서로 사랑하게된 또순이 경림을 버리고, 능력있는 여자를 찾아가니까요. 하지만, 수홍님의 밉지않은 캐릭터와 연기 덕에 악역이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그래, 저럴수도 있겠다.'하는 생각을 하게했지요. 어쨋던 결과적으로는 수홍에게 실연한 경림의 상처를 인성이 나서서 보듬게 되고, 고백까지 하게 되니, 수홍님은 인성 경림 커플 만들기의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겠군요.
사실 '논스톱 3'을 위해 새 연기자를 캐스팅할 때, 저는 수홍님의 연기력을 생각하고, 접촉하기도 했었답니다. 나름대로 타방송국 녹화장까지 쫓아다니며, 삼고초려를 했는데... 수홍님의 사정상, 결국 캐스팅에는 실패했습니다. 올 봄, '일밤'으로 발령이 나며, 다시 MC와 PD로 만나게 되자, 경림이한테 그랬죠. '수홍님이 나한테로 안오니, 내가 수홍님을 찾아온거 아니니.'
사실 PD로 일하며, 수홍님에게 미안한건, '박수홍의 Only You'가 아직 포맷이 자리잡히지 않아 매주 새로운 노력만 계속 하고 있다는거지요... '러브 하우스' 이후, 일밤의 새로운 감동 버라이어티를 만드려는 노력은 아직은 정답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 '꿈은 이루어진다'에서 한 아파트 이야기, 'Only You' 초기의 스타의 감동 이벤트, 정화와 저를 속였던 논스톱 몰래 카메라에, 러브 하우스 풍의 개조 프로젝트까지...
'박수홍의 Only You', 감동과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목표를 달성하는 그날까지, 홧팅!입니다. (그 길이 좀 멀고 험하긴 하군요. 경쟁사가 워낙 세어서... 아, 물대포여, 물대포여...)
2. 게스트 - 안재모
안재모 씨가 'Only You'에 출연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을때, 저는 속으로 '어라, '적과의 동침'이네?' 했습니다. 사실 제가 MBC 청춘 시트콤 일을 오래 했는데요. 최근 2년간, '논스톱'의 기세에 밀려보이는 SBS 청춘 시트콤도 한때 잘나가던 때가 있었답니다. 바로 안재모가 나왔던 '행진'- 대학교 응원단원 친구들 이야기-때지요. 저는 당시 조연출로 일하며, 매일 경쟁사에 뒤지는 시청률을 보며, 안재모가 활약하던 당시 '행진'에 질시의 눈길을 보내곤 했습니다.
그러던 제가 이제 '일.밤'에 와서 안재모를 다시 만나게 되니... 우선 저는 안재모를 보고, '아, 이 배우가 이렇게 컸구나!'하는 무상함을 느꼈습니다. '야인시대'가 처음 방송될때는 안재모가 거인 김두한의 자취를 좇을수 있을까 했는데, 나중에 회가 거듭할수록, 최고의 캐스팅!이구나 하는걸 절감했지요. 제가 예전에 봐오던 안재모가 아니더군요.
이번에 '온니유' 촬영으로 만나 일하다보니, 만나는 할아버지들마다 '김두한 왔다!'며 반기시더군요. 김장옥 할아버지 말마따나, '일정때 고생 좀 했지? 잘했지, 참...' 야인시대를 통해 훌쩍 커버린 배우 안재모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경쟁사 시트콤의 배우로 이름을 익히고, 그간의 성장과정을 멀리서 지켜보다, 이렇게 게스트로 다시 만난 안재모. 바쁜 프로젝트하느라, 요리에 반찬 배달에, 도배에... (정말 도배 한번 기깔나게 하더이다.) 고생많았습니다. 다음에도 좋은 인연으로 만날수 있기를.
3. 조정린
요즘 방송 3사, 쇼 프로에 게스트로 바쁜 걸음을 옮기고 있는 정린이를 보면, 한때 TV 채널을 독식하던 경림이가 생각납니다. 물론 두 사람의 색깔은 다르겠지만요. MC에 게스트에 사연의 주인공에, 유독 사람이 많은 코너인 '온니 유'에서 정린이의 역할은 아직 작아보입니다.
사실, '온니 유'의 1차 편집본은 35분 정도였는대요, 잘나가는 두 코너 '브레인 서바이버'와 '대단한 도전'에 밀리다보니, 25분으로 줄어들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정린이가 했던 의료봉사 과정이 편집되기도 했지요. (타이틀 예고 그림에서 정린이가 할머니와 볼을 부비는 장면이 있었지요?)
처음에 촬영으로 어려운 이웃들을 만나면 참 난감한 법입니다. 코미디를 해야할지, 서툴게 감정을 잡아야 하는지... 아마 그런 점에서 조정린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기란 쉽지 않겠지요. 하지만, 촬영이 회가 거듭할수록 자신의 색깔을 찾으려하는 모습. 자신의 장기인 성대모사를 가지고 이제는 코미디로 키워보려는 모습이 눈에 띄더군요. (어제 '나미꼬'와 '김두한'의 대화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