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지 않겠다는 자녀 vs 결혼해야 행복하다는 부모
40대 초반 딸이 결혼을 하지 않습니다. 눈치를 보니 독신주의자는 아닌 거 같습니다만 '마흔고개'를 넘긴 자식을 볼 때마다 제가 더 불안합니다. 결혼을 안 하겠다는 딸,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혼인할 시기가 지난 딸을 둔 엄마로서 맘고생이 많으시겠어요. 무엇보다 딸이 행복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엄마로서 초조한 마음, 충분히 공감됩니다. 그렇습니다. 부모의 가장 큰 바람은 자녀의 행복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행복과 자녀가 생각하는 행복이 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머님은 딸이 결혼해야 행복할 거라 생각하는데, 딸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여자는 결혼을 해야 행복하다."는 생각은 일종의 고정관념이나 선입견이 아닐까요? 선입견은 '과거에 내가 한두 번 경험했던 것을 일반화시킨 고정된 사고'를 말합닌다. 선입견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과거에 내가 경험했던 한두 가지의 사건을 통해 얻게 된 견해를 가지고 현재의 대상을 평가 또는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갖고 있는 선입견으로는 '가방끈이 길어야 성공한다. 미인은 팔자가 세다. 남자는 울면 안 된다, 생머리가 젊어 보인다' 등이 있습니다. 어떠세요? 지금까지 살면서 이 말들이 모두 맞나요?
제가 아는 한 분은 일흔이 넘으셨는데도 '생머리가 젊어 보인다'는 선입견 때문에 평생 생머리만 고집하셨습니다. 분명 얼굴형이나 스타일에 따라 그 분만의 어울리는 헤어스타일이 있을 텐데 말입니다.
어머님이 따님에게 '여자는 결혼해야 행복하다'며 결혼을 강요하기보다 따님의 마음을 헤아려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더욱이 따님이 독신주의자는 아닌 것 같다고 하셨는데, 평소 자신의 생각을 먼저 말하기보다 따님의 말에 귀 기울이면서 '그랬구나!', '그렇구나! 하고 공감의 표현을 하다보면 서로가 편안해지지 않을까요?
글/강현숙 kanghs8291@hanmail.net 노인전문상담가입니다. 서호노인복지관에서 전문상담사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시립동작노인복지관과 성신여대에서 심리학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위 내용은 공무원연금공단이 발행하는 월간 '공무원연금'지 2017년3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