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블로그에 쓴 글이지만, 기록은 저조하지만, 명색이 하남철 옷도 입고 뛰었는데다가
카페도 너무 한산하여 빈칸채우는 기분으로..올립니다.
집에서 출발할 때부터 대회 끝난 다음날 오후인 지금까지도
졸음과의 실갱이를 했던 것이 이번 대회에서는 특이하다.
작년 영암대회 싸이클 막판에 퍼져 포기한 후 1년이 되도록
칼을 갈고 훈련은 고사하고 그냥 생업 올인형 인간이 되어 있으므로
올해 대회들은 쉬려 한 것인데, 나의 천성도 귀가 얇고 '철인'이라는
명함에 어느정도 집착하고 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예전 잘 될때의 기록은 근처도 못가는 상황을 인지하며 러닝을 하면서
다음엔 훈련량이 안되면 죽어도 안하리라 다짐하지만, 알량하신 완주메달
하나 보태며 뿌듯해 할 것도 이 인간의 속성이다.
늘 그렇듯 불만족 속에서도 몇가지 얻은것도 있어 의미 있었다.
8/20(토)
아침 9시반 일행 두분과 모여서 자가용 트렁크에 바퀴 분리한 싸이클 3대를
실으려 했으나 실패, 한대는 뒷좌석에 싣고 출발하였다.
남부지방으로 내려갈수록 날씨가 흐리더니 비가 온다.
비..잔차가 미끄러질 빌미가 되어 위험하긴 하지만, 이 여름 더위를 식혀줘
경기를 편하게 하기에 난 반갑다.
대회장에 도착하여 크고 작은 비를 맞으며 등록하고 검차하고 거치도 하라고
해서 비맞히긴 싫지만 하라는 대로 하고 그동안 못만났던 아는 얼굴들 보면
인사하고 '울트라 심재덕'님도 만나 학수고대하던 같이 사진한방도 찍었다.
(박정희님)
(최병두님)
(이몸)
(심재덕님과 함께...는 박정희님이 찍어주셨는데;;시간이 없으셔서 파일을 못주심;;..)
코스답사는 안하는지라 경기설명회 싸이클 코스까지 설명듣고, 비도 오는데
일행들과 저녁으로 난생 처음 장어탕을 먹었다. 장어를 술안주로는 많이
먹어봤지 탕은 처음인데, 이것도 심재덕님의 추천으로 같이 식사자리를 하게
되었다. 식사하며 이것저것 대화내용은 우회적으로 고수의 스킬과 특이점을
캐내는 것이 나의 속내였을 테고 고수는 뭐 숨길거 없이 친절하게 답을 해주어도
결론은 지속적인 훈련량이 기본이고 테크닉과 먹느것등이 그다음..운동하는
사람들 다 알면서도 쉽지만은 않은 진리를 다시 확인했다.
숙박을 근처 찜질방에서 하기로 하였는데 이것도 의외로 모텔이 비싸지 않아서
셋이 잘 방을 잡아 잤다. 그래도 약 6시간 자고 나오기에 아까워라..
8/21(일) 대회날
준비 ;
어찌 이번엔 먹고 자고 싸는 대사가 아주 잘 되어 뱃속에 넣을 거 잘 넣고
뺄거 잘 빼고, 잠도 잘 잤지만 최근 며칠 바쁜 일이 있어 부족했던 잠에 고생좀
했다.
수영 ;
바다와 강이 만난다는 지점을 방조제로 막았다나..물 짜기도 심하지 않고
파도도 일지 않아, 여태 출전햇던 킹코스 수영 코스로는 최고였다.
다만 지난 1년간 수영을 전혀 안하다가 지난주 화수목 사흘간 5킬로도 안한
몸으로 하려니, 날씨도 흐리고 좋은 온도에 1시간 40분씩이나 한다.
2시간 안에만 들어오길 바랬으니 대만족하고
싸이클 ;
어제 코스설명회에서 드래프팅 반칙에 대한 진행을 잔뜩 엄포도 했고 또
세상이 그렇게 변해가는 추세라 생각하고 홀로 라이딩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아주 잘못 생각한 것이었다.
출발하여 한 25킬로 지점부터는 30킬로 왕복 4회전 코스를 돈 후 다시 바꿈터로
되돌아온다는데, 늘 그렇듯 초반엔 자세 좋게 잘 나간다. 중후반에 고생하지 말고
페이스 조절을 평속 약 30킬로를 넘기도록 하자고 하며 순환코스까지 가니 참
많은 잔차들이 다니는 거 보니, 내가 수영에서 늦게 나오긴 했구나..
계획대로 바람도 불고 30킬로 내기도 힘들게 혼자 가고 있는데 둘씩 셋씩 대여섯
열명 가까이씩 드래프팅으로 뭉쳐 가는 작자들이 점점 많아진다.
한번 걸려봐라..떼로 몰려가다 심판이라도 나타나면 급하게 퍼지느라 위험할텐데
그건 너희 복이리라...했던 생각이 오산이었다. 심판이 한명도 안보인다.
좁은 도로에 왕복코스라 위험하다 판단한건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고 마침
약 90킬로 되는 거리에서 스페샬푸드 먹고 나오면서, 또 떼로 몰려가는 그룹에
나도 합류한다.
혼자 갈 땐 평속 30킬로 내기도 힘들던 것이 몰려 가니 40킬로를 육박한다.
됐어 이걸로 순환코스 두바퀴 다 하고, 가능하면 바꿈터까지 쫒아가면 되겠군..
했는데 아차..3바퀴 회전지점에서 난 4바퀴를 돌러 가야 하는데 이인간들은
다 돌고 가버린다. 수영을 빨리 나왔어야 했는데, 그래야 애초에 버스든 기차든
비행기든 탈 수가 있었는데, 수영훈련 못한 것을 주제 넘게 원망하며 다시
홀로라이딩이다.. 걸리면 페널티 먹길 각오하고 했던, 이왕 버린 몸.. 어디 또
몰려다니는 작자들 없나 찾았지만, 거의 없다. 있다 하여도 아까와는 실력차가
확연해서, 잘 나와야 35킬로..결국 혼자 30킬로를 목표로 가는데, 마지막
터닝점에서 너무 졸려.. 눈꺼풀에 자석이 붙었는지 안떨어지려 한다.
멀쩡한 싸이클 코스에서 내려 잠자본 적은 없지만 졸린데 자야지 어떻하나..
근처 보급소 맞은편에 마당이 있길래 내려서 한 10분 드러눕는다.
잠깐이지만 쉬긴 한거라서 잠깐이지만 가뿐한 몸으로 페달링, 바꿈터까지 와서
시계를 보니 4시가 다 되어간다..잔차에서 7시간 가까이 탔구나..먼저온 잔차들도
많고..에효..완주하자고 왔으니 런이나 하자; 신발 모자를 갈아입는다.
이 더운 여름에 날씨가 흐려서 그나마 좋은 조건인 거다. 내가 못해서 그렇지..
런 ;
왕복 7킬로 주로를 6회 왕복한다고 들었으니, 코스고 자시고 그냥 따라가보니
목포 도심지를 다니게 된다. 무난한 코스를 한바퀴를 돌아보니 50분이 나오고..
그 페이스를 유지하면 5시간 걸릴테니 9시 이전에, 14시간 내에 끝낼 수 있겠다
했지만 이놈의 졸음이 초반부터 또 괴롭힌다. 어떻하나 자야지.
2랩부터 4랩까지 한바퀴를 돌때마다 10분씩 주로옆 벤치에 누워 신발벗고
양말벗고 피같은 시간을 팔자 늘어지게 보냈다.
싸이클에서 안장 바꾼게 잘못되었는지 숲에서 오줌을 누는데 요도가 엄청
아프다. 찢어진건지..오줌을 찔끔거리며 누고 다녔고,
(심재덕님...폼이 참 근사합니다..)
러닝 초반에 역시나 머리가 지끈거렸는데, 보급소의 깨진 얼음들을 모자에
넣고 쓰니 차가워지며 두통도 없어졌다. 싸이클에서도 결국은 머리의 온도
상승이 두통의 원인이었구나..이걸 왜 몰랐을까..기쁘다..
2랩까지는 그나마 편했고 3랩부터는 역시 훈련부족에 의한 발바닥 뼈들과
인대들의 통증, 종아리와 허벅지 등의 미토콘드리아 부재에 의한 젖산치
상승..힘들기 시작하고 마지막 랩은 거의 절뚝거리다시피 하여
피니쉬하니. 9시 45분. 14시간 45분정도 한 듯 하다.
다음에는 기념품이 좋다고 가지 말아야지.
킹코스 나가려면 마라톤기록 얼마 이상, 각 훈련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한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나가야겠다. 가까운 거리의 대회로 1년 하나정도만.
8/22 도착
일행들이 모두 일찍 올라가야 하는 사연이 있어서 찜질방에서 씻고 잠깐 눈붙이고
출발하려 작정 하였으나, 뭐 씻자고 또 들어가서 시간낭비하나 그냥 올라오자
했다. 다른 사람이 운전해 주는것도 아니고 대회 치른 몸으로 곧바로 운전대를
잡으니, 블로그이웃 박정희님은 몇분 못버티고 몸을 자꾸 비트신다.
나는 오토를 못한다 하여 하는 수 없이 가장 늦게 들어온 첫 완주자인 최병두님이
얼마 쉬지도 못하고 운전대를 잡았는데, 그나마 젊어 다행인지 중간에 한시간정도
자고 잘 올라왔다.
킹코스 대회 끝나고 곧바로 출발하는 것도 처음이고, 대회 참가자가 직접 운전을
하는 경우도 흔치는 않으리라.
나도 그렇고, 이렇게 생활고에 시달려서는, 대회 참가해서 완주정도나 하겠지
제련된 실력을 보이기는 힘들겠다고 새삼 느낀다.
그래도 하루 일과중에 스트레칭은 꼭 해야지.
p.s
러닝 스페샬 푸드백을 대회주최측에서 잃어버린건지 없다 하여, 몸이 힘들어서
짜증도 못냈다..내가 준비한 먹을거야 그렇다 치고 심재덕님이 맛보라고 주신
하이5도 있었고, 특히 해드렌턴을 거기다 왜 넣었는지 지금은 후회하고 있다..
러닝 주로에서 신종민 형님 많이 봤는데, 싸이클에서 차이가 없었으면
따라잡힐 뻔 했다..런시작때 한바퀴 이상 차이났었는데 끝나갈 무렵엔
반바퀴도 채 안되었으니..
첫댓글 수고 많았습니다 연습없이 참가한것 치고는 적당한시간에 들어왔네요
내년에 연습많이해서 같이 갑시다
오랜만에 만났는데 식사도 같이 못하고... 암튼 반가웠어요.
사진이 저만 안보이나 봐요... ㅎㅎ 긴거리 고생 많으셨어요 얼굴 뵙고 인사를 못 드려서 아쉬움이 남네요.^^
나도 안보여요
좋은기록이네요, 사진이 안뵈서 좀 아쉽네요
댓글이 많더라 했더니 사진이 안보여서ㅋ...블로그에서 그냥 퍼다 박았더니...이제 보이시나요?..^^
와~ 사진이 멋져요. 완주를 추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