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봉산, 운길산
1,일시
2006. 7. 1
2,동행자
중고교 동창과 함께
산행기
30여년전부터 친목계처럼 해온 동문회를 남양주시 촬영소 입구에서 전문음식점을 경영하는 동문집에서 한다 산을 좋아하는 동문과 함께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과 조안면 경계를 이루는 예봉산(683.2m)을 거처 운길산으로 하산하면 동문이 경영하는 음식점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다
예봉산은 한북정맥에서 가지를 친 능선 끝머리에 해당되는 산으로 예봉산의 능선을 따라 오르다보면 북한강과 남한강이 팔당댐에서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산을 끼고 굽이쳐 흐르는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예봉산은 서울에서 전철 5호선 광나루역이나 2호선 강변역에서 덕소행 버스로 20분 안팎이면 닿고. 서울 청량리에서 덕소 - 능내 - 양수리를 수시로 오가는 버스로 4~50분이면 산행기점에 닿는다 이같이 수도권에서 손꼽힐 정도로 근교산행 코스로 인기 있는 명산이다.
예봉산 등산로는 북한산 못지않게 다양한 코스로 형성되어 있다. 팔당 못미처인 도곡 3리 버스종점에서 예봉산 북릉산의 철문봉을 경유해 정상으로 가는 1코스를 비롯해서 도곡 3리에서 팔당역 방향으로 1.5km 더 간 도곡(동막골) 마을에서 철문봉 서릉을 타고 오르는 코스, 도곡 마을에서 약 2km 더 간 상팔당(팔당2리)에서 예봉산 남서릉으로 오르는 코스, 팔당댐을 지나간 봉안터널 옆 천주교 공원묘지에서 오르는 코스 등 10여 가닥에 달한다.
분당에 거주하는 동창과 청량리역에서 오전 9시에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약속장소에 가니 먼저와서 기다리고 있다 청량리 롯데백화점 앞 버스정류장 1번 홀에서 양수리가는 2225번 버스를 타고 1시간 정도 지나니 봉안터널 옆 서울 신당동 천주교 공원묘지 앞에 도착한다 공원묘지 정문 옆 좌측 봉안터널 바로 옆 급경사포 장길를 따라 계속 오르다 좌측으로 오르니 능선길이다 능선길을 따라 계속 오르다 보면 공원묘지 정상에 와닿은다 양수리 쪽을 바라보니 운무에 가려 잘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가끔은 양수리가 조망되고 있다 멀리 보이는 팔당호도 참으로 아름답다 가파른 길을 10여분 오르니 273봉이다 산봉우리에는 간단한 체육시설을 해놓았다 웬 잘생긴 젊은이가 운동에 열심이다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흐르는 땀방울을 닦아 내며 양수리 쪽을 바라보니 조망이 잘 된다 가져온 물에 목을 적시고 다시 470봉(승원봉)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한참 오르니 승원봉을 지나니 견우봉(590m)과 직녀봉(590m)에 다닿은다
전설에 의하면 예봉산은 견우와 직녀가 1년에 한번 만났다는 일화가 내려오는데, 예봉산의 지류인 견우봉과 직녀봉이 견우와 직녀의 애틋한 사랑을 현재까지 전하고 있는 듯하다 직녀봉 정상에는 남양주시에서 예봉산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데 이렇게 적고 있다
직녀봉(589.9m) 이곳 예빈산은 검단산(동악 승산)과 함께 한성백제의 강역을 수비하던 외오성 산이였고 조선조엔 나라 굿 기우제를 봉행하던 명산이다 산이름은 대동여지도, 청구도, 해동지도, 경기38관도 등에 보이고 유협 등의 묵객들이 예빈산을 소재로 한시를 남기고 했다
다산 정양용 형제가 유년시절 산책하며 응흔한 기상을 키운 곳이며 화성선사는 항일의병을 도모하다 한때 견우봉 아래 도정암에서 피신하기도 했다 몽양 여운형 선생은 봉안마을 주민의 도움을 받으며 견우봉아래 천연굴에서 피신했던 역사의 향기가 서린 곳이라고 적고 있다
산정상에서 좌측 율리고개 이정표를 따라 내려가면 율리고개가 나온다 율리고개에서 약간 우측길로 오르면 율리봉이다 율리봉에도 다음과 같이 안내하고 있다
율리봉(해발 587m) 이곳 율리봉은 정화선 선사께서 지은 산유기에 밤이 많은 산마을에 있는 산이라하며 명명한 것이다 화성의 속명은 申成인데 다산의 학문과 도를 따라 세상을 밝히고자 호를 喆文이라 하고 다산의 후학을 자처하여 항일의병을 주도하다 익산 용화산 신용사에서 사별하였다 다산형제들 또한 이산에서 웅지를 키웠다
이처럼 여기 예빈산은 다산 정양용 선생과 인연이 많은 산이다 초입 들머리인 천주교 공원묘지에서 양수리 쪽으로 조금만 가다보면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 마재인데 여기가 다산의 생가인 여유당과 묘소가 있는 곳이다
율리봉에서 내려오니 안부 삼거리다 이곳 안부 삼거리는 예봉산 등산 6코스인 팔당2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곳이다 달당쪽에서 올라온 등산객 5~6명이 간식을 먹으며 쉬고 있다 예봉산 정상을 향해 땀방울과 거친 숨을 내몰아쉬며 가파르게 올라오니 성터 비슷한 돌들이 보인다 아마 이곳이 정상인가보다 예봉산 정상에는 등산로 안내도와 정상표시석 이정표 등이 설치되어 있으며 팔당쪽 하산길에는 막걸리도 팔고 있다
예봉산은 주민들로부터 사랑산이라고 불린다 산을 위해 제사를 지낸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으며 옛 문헌에 빈(賓)산 또는 받듣산이라는 의미의 예빈산(禮賓山), 예봉산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러한 연유로 동네 사람들은 신비의 산, 산신령을 모시는 산으로 아주 소중하게 여긴다.
예봉산에서 조금 내려오니 적갑산과 동막골 갈림길인 철문봉(630m)이다 정상에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정약용, 정약전, 정약종 형제가 본가인 여유당(남양주 조안면 능내리 마재)에서 집 뒤 능선을 따라 이곳까지 와서 학문의 도를 밝혔다(喆) 하여 철문봉이란 명산이 전해지고 있다.
철문봉은 덕소 마을과 구리시, 그리고 서울 천호동과 미사리 일대가 한눈에 보이는 전망 좋은 곳이다. 오른쪽 밑 산자락에 세정사가 있고, 왼쪽으로 내려서면 팔당리 연세대실습농장으로 가는 길이다. 철문봉에서 다시 적갑산으로 계속 진행 오늘의 종착점인 운길산을 향하고 있다 한참 진행하니 적갑산이다
적갑산을 별로 흔적이 없어 지나쳐 버렸다 한참 내려서니 철쭉 군락지다 철쭉군락지란 안내판에 철쭉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고 있고 철쭉군락지를 지나니 미덕고개다 경운기 정도는 충분히 넘나들 수 있는 비포장 고갯길에서 왼쪽은 세재고개로 가고 오른쪽은 세정사로 이어지며 조곡천으로 빠져 동국대연습림을 지나 진중리까지 닿는 길이다
고개마루에는 운길산에 대한 등산로 안내판이 잘 설치되어 있다 같이온 동창녀석은 도저히 못가겠다며 진중리 세정사 쪽으로 하산하자고 야단이다 등산안내판을 보며 능선을 타고 운길산으로 하산하는 것이 더 쉬운 길이라며 달래니 겨우 따라 온다 운길산은 고갯길을 가로 질러 곧장 오른다.
여기서부터 운길산까지는 동쪽으로 거의 직선 능선길이고 한두군데 빼고는 계속 오르막이다. 503봉으로 이어지는 초입 오르막지대를 새우젓고개라 부른다 503봉에 올라서니 젊은이 3명이 쉬고 있다 어데서 오는 길이라고 물으니 팔당에서 올라와 운길산으로 간다고 한다 반갑다 뒤처져 따라오는 동창녀석 거친 숨을 몰아치며 도착 한다 잠시 쉬었다가 정상을 향하니 0.26km라는 이정표가 나온다 인제 정상이다
정상에는 정상표시석과 안내판. 통신안테나가 있다 정상 안내판에는 운길산(雲吉山 610.2m)은, 구름이 가다가 산에 걸러서 멈춘다고 하여 운길산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강원도 금강산에서 발원하여 화천, 춘천을 거처 약 371km를 흘러 내려온 북한강물과 태백 대덕산에서 발원하여 영월 충주를 거처 흘러 내려온 남한강물이 서로 만나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산수(山水)가 무두 수려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운길산(610m)은 서울에서 동쪽으로 40km,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류되는 양수리에서 서북쪽으로 4km 거리에 솟아 있는 산이다. 산 아래까지 시내버스가 연결돼 교통이 편리하다. 산세가 부드럽고 등산로가 순탄하여 가족산행이나 가벼운 주말산행에 적합한 곳으로 유명하다.
운길산을 뒤로하고 한참 내려오니 삼거리가 나온다 삼거리에서 우축으로 하산하니 산 중턱에 수종사에 이른다 수종사에는 지방문화재 제 22호인 팔각 5층 석탑과 500년이 넘는 수령을 자랑하는 은행나무가 있다. 무엇보다도 남한강과 북한강을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경관이 뛰어나 해동 제일의 사찰이라 말한다
수종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 25교구 본사인 남양주 봉선사의 말사다 조선시대 세조는 평생을 피부병으로 고생하였는데,1458년 오대산 상원사에서 요양을 하고 돌아오던 중 이 부근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그날밤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종소리에 잠을 설친 세조는 이튿날 수소문 끝에 지금의 수종사 자리 바위굴속에서 18나한상을 발견하고, 또 그 굴속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가 종소리로 들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자리에 절을 짓고 水鐘寺라 했다.
또한 조선시대의 명문장가 서거정이 동방 사찰중 제일이라 했을 정도로 마당에서 내려다보는 북한강 경관이 빼어나다. 서거정, 초의선사, 정약용, 송인, 이이 등이 머물던 곳으로 시 몇 수가 전해진다. 물맛이 좋아 차와도 인연이 깊은 곳이다. 6.25전쟁으로 폐허가 되어 팔각오층석탑만 당시 모습을 갖고 있다. 경내에 있는 수령 500년이 넘는 은행나무는 세종대왕께서 심었다고 전해온다.
수종사 일주문을 지나 도로를 따라 내려오니 장대 같은 소나기가 내리고 있다 비를 맞고 내려오니 음식점을 하는 동창이 승용차를 가지고 우리를 데리려 왔다 동창 덕분에 역사가 서린 예봉에서 운길산을 종주하는 기쁨도 땀방울에 젖은 고달푸고 배고품도 잠시 동문들의 얼굴과 함께 동창의 별장에서 맞보는 보양식이 오늘의 피로를 풀어 준다. 끝
2006.7.4
첫댓글 1979년도 서울에서 은행에 근무할 때, 남양주 능내리 다산 선생 묘소를 답사했었네. 그 때는 교통이 불편해 고생 고생하면서 혼자 찾았는데,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가보고 가르침도 받고 싶네.
좋은 산행기 잘읽었네.
우리 나라 좋은 나라. 참 아름다운 나라네. 높건, 낮건, 이름을 날렸건 그리 못했건, 산마다 개성이 있고 아름답군. 그 산을 오르내리며 친구들에게 재미있고 유익한 글로 즐거움을 주기 위한 수고와 노력의 댓가로 횟수를 거듭할 수록 가히 전문가를 능가하는 수준에 이르러 읽는 즐거움이 크네. 뿐만 아니라 친구의 땀 냄새와 가뿐 숨결까지 느낄 수 있어 고마움과 기쁨이 더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