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지로의 여행 자체가 직업이나 다름없는 대한항공 여승무원들이 프로포즈를 받고 싶어하는 가장 분위기 있는 장소는 파리 에펠탑의 야경 앞, 최고로 꼽는 신혼 여행지는 하와이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항공이 최근 ‘고객들에게 해외 여행에 대한 살아있는 정보를 드리기 위해’ 스튜어디스를 중심으로 한 남녀 승무원 7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보면, 그들이 추천하고 또 가고 싶어하는 최고의 신혼 여행지는 하와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와이는 낙원과 같은 자연 환경과 마우이·카우아이 등 섬마다 가진 독특한 매력, 그리고 우수한 관광시설 덕에 편안하고도 낭만적인 허니문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으로 1위(23%)로 꼽혔다. 다음은 남태평양 피지(13%), 로마(11%) 순이었다. 반면 ‘나 홀로 여행’의 최적지로는 스위스, 피지, 로마 등을 우선적으로 추천했다.
●청혼 받고 싶은 장소 ‘에펠탑’1위
결혼에 앞서 ‘만약 해외에서 청혼을 받게 된다면 어디가 가장 좋을까’라는 물음에 대해서는 ‘예술과 낭만의 도시인 파리 에펠탑의 야경 앞’(17%)이 ‘눈부시도록 푸른 바다와 하얀 집들이 환상적 풍광을 자아내는 이탈리아의 카프리섬’(15%)을 근소한 차로 누르고 수위에 올랐다. 다음은 ‘만년설로 덮인 백색의 나라 스위스의 융프라우 정상’(11%)이 꼽혔다. 이밖에 ‘여객기 안’이라는 응답도 적지 않았고, ‘어디든 상관없다. 청혼을 받는다면’이라는 반응도 있었다고 한다.
최고의 기념사진 장소로는 파리 에펠탑(19%)을 역시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2위를 ‘이집트에서 모래바람이 불 때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를 배경으로’(14%)가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검투사의 전설이 서려있는 로마 콜로세움(11%)이었다. 이탈리아는 콜로세움 이외에도 로마의 트레비 분수, 피사의 사탑, 베니스의 곤돌라 선착장 등 6곳이나 추천돼 풍부한 관광자원을 가진 나라임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볼거리·살거리가 많은 곳으로는 영화 ‘로마의 휴일’의 오드리 헵번처럼 아이스크림을 맛보며 쇼핑도 즐길 수 있는 로마의 스페인광장(29%), 노천 카페에서 커피향을 음미할 수 있는 파리 샹젤리제 거리(26%), 언제나 새로움으로 가득하다는 뉴욕의 예술가 거리 소호(13%) 등이 상위에 올랐다. 세계 최고의 박물관 또는 미술관으로는 파리 루브르박물관(37%), 런던 대영박물관(19%), 파리 오르세미술관(9%) 순으로 추천됐다.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해외에서 꼭 한번 맛보길 권한 음식들도 다채롭다. 가격이 저렴한 편이면서도 독특하고 우리 입에 맞는 메뉴를 소개하라는 요구에는 빵 속을 파내어 고소한 조갯살 수프를 담아 내놓는 샌프란시스코의 크램차우더 수프(24%), 시원하고 담백한 국물 맛이 일품인 파리 샹젤리제 거리 레옹 식당의 홍합요리(14%), 태국의 전통 향료와 죽순, 해산물 등이 어우러져 강렬한 맛과 향을 가진 방콕 맨해튼호텔의 볶음국수(12%) 등이 상위에 올랐다.
가장 인상적인 여행 기념품으로는 오뚝이 모양으로 풍요와 다산(多産)을 뜻하는 러시아의 전통 목각인형 마트로시카(32%)가 압도적이었고, 이집트의 파피루스(15%)와 베니스의 가면(9%)이 뒤를 이었다.
●시차적응 비법 “잠이 최고”51%
해마다 수십 차례 해외를 오가는 국제선 승무원들의 시차(時差) 적응 비법은 무얼까. 절반 가량은 ‘뭐니뭐니 해도 충분한 잠이 최고’(51%)라고 답했고, 이어 헬스나 조깅과 같은 가벼운 운동(12%), 무조건 현지 시간에 맞춰 지내기(10%)가 꼽혔다. 이런 요법들과 함께 ‘가급적 물을 많이 마시고 일광욕을 자주 하면 아주 도움된다’는 조언도 곁들여졌다.
해외여행 필수품으로는 현지에서의 편안한 휴식을 위한 책(20%)과 CD플레이어(16%), 추억을 담을 카메라(16%)와 일기장(7%)이 추천됐다. 현지 음식이 입에 맞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기내식에서 제공되는 휴대용 고추장을 챙기고(한두 개쯤 더 달라고 주문), 쇼핑할 때 환율을 착각해 자칫 실수할 수 있으니 계산기를 가져갈 것도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