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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주머니 스크랩 참고자료- ‘문학관’에서 ‘에코 뮤지엄’ 으로
도끼걸 추천 0 조회 53 09.04.04 20:33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문학관’에서  ‘에코 뮤지엄’으로
-- 새로운 문화관광 대상으로서의 문학기념관 네트워크 구축

 

                                                                       이  규  식



I. 서론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시설은 효율적인 운영방안 개발이 설립자체보다도 더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건립의 당위성만을 강조하면서 이론적 그리고 경영상 뒷받침 없이 세워진 문화시설이 사용자보다는 설립자를 위한 시설로 존속하고 제대로 된 매뉴얼이나 프로그램이 없이 방치되거나 목적외 다른 용도로 전용되고 있는 사례들은 허다하다. 특히 우리나라 각 지자체들이 앞다투어 건립하는 문예회관의 경우 소프트 웨어, 전문운영인력 부족 그리고 무관심으로 기념식이나 교육용 강당으로 명맥을 유지하는 사례가 그러하다. 그러나 최근 속속 설립되고 있는 문학관들이 자치단체들의 전폭적 지원과 지역 민간기관, 단체들의 참여를 결합시켜 훌륭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그럼에도 그 연륜이 짧은 만큼 국내에서의 문학관 운영은 아직 별다른 운영지침이나 부가가치 향상을 위한 발전계획, 문화경영 마인드 확보없이 이루어지는 실정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국내의 문학관 설립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하고 해당 분야의 국제적인 흐름에 발맞추는 한편 보다 많은 일반인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하여 현실에 기반을 둔 문학관 운영연구는 시급한 일이다.


다른 문화시설과 비교해볼 때 문학관은 해당지역과 직접적으로 관련있는 작가와 작품을 주제로 한다는 점에서 지역 정체성을 가장 잘 표현한다고 할 수 있다. 또 문학관은 미술관, 박물관 등 다른 전시시설이나 문화공간에 비교할 때 더 다양하고 순발력있는 문화활동을 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교육, 생활과 관련해서도 그 활용가능성은 아주 크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의 문학관 건립-운영은 아직 초창기 수준인데 (2004년 현재 전국에서 22개소가 운영중이고 4개소가 건립중) 특히 서해안 권역의 경우 충남 1개소, 전북 4개소 그리고 전남 2개소 등 대체로 저조한 실정이어서 앞으로 개발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크다.


1995년 지방자치제 실시이후 지역정체성의 확립과 지역문화 활성화, 주민들의 문화욕구충족 차원에서 문학관의 설립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대전의 경우 일부 문인의 문학비는 건립되었으나 아직 본격적인 문학관 설립, 운영은 전무한 실정이어서 이 발표에서는 문학관의 설립과 운영의 분야에서 우리나라보다 일찍 그 필요성을 인식했던 프랑스의 문학관의 현황과 운영모델을 원용하여 빠른 시간안에 우리나라에서 문학관운영이 정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를 위하여 먼저 프랑스에서의 문학관 개념과 범위를 개관하고자 한다. 그리고 우리는 최근 들어와서 보다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문학관 활성화를 검토하기 위해 <프랑스 문학관 및 문학유산 협회>의 설립과 운영현황을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프랑스 문학관의 현재와 미래전망을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대전지역에서의 문학관 설립, 운영 가능성에 연관된 바람직한 대안을 제시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문학관’이라고 부르는 기관들을 프랑스에서는 ‘메종 데크리뱅’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이를 우리말로 그대로 옮기면 ‘작가의 집’이 되겠지만 프랑스에서는 굳이 ‘거주 공간’이라는 좁은 의미에서의 ‘집’으로서 뿐만 아니라 많은 경우 그보다 훨씬 더 넓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미셸 믈로는 1996년에 문화부에 제출한 프랑스 『작가의 집에 대한 성찰과 제안』 보고서에서 이와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 “작가의 집은 역사적 건물이나 통제받는 박물관일 수도 있고 도서관의 한 부분일 수도 있다. 동시에 이 모든 것들일 수도 있고 그 중 아무 것에도 해당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에 반해 프랑스에서 이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알려져 있는 조르주 푸아송은 『유명인사들의 집 안내서』에서 보다 좁은 정의를 제시하고 있다. 작가의 집뿐만 아니라 예술인, 종교인, 정치인 등 모든 유명인들의 집을 다루고 있는 그의 안내서는 항목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다음의 3가지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1) 일반에게 공개되어 있는가 2) 해당 유명인사가 실제로 살았던 곳인가 3) 그 유명인사가 살던 당시의 모습이 일부분이라도 남아있는가가 그것인데 제6판(2000년)까지 만해도 이런 기준들을 엄격하게 지키던 조르주 푸아쏭은 제7판 서문에서 ‘작가의 집’들의 형태가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이제는 그런 기준이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고 고백하고 있다.


프랑스 문학관 협회가 ‘작가의 집과 문학유산 협회’라는 명칭을 선택한 것도 이러한 개념상의 어려움 때문으로 이해된다. <집>에 포함시킬 수 없는 모든 것들을 <문학유산>이라는 두 번째 개념에 포함시킴으로써 여러 가지 가능한 논란을 피해가고자 하는 것이다. 실제로 프랑스 문학관 협회에는 다양한 형체의 기관이 가입되어 있는데, 이점에 대해서는 뒤에서 따로 논의하고자 한다. 현대적인 의미의 최초의 작가의 집인 빅토르 위고 박물관이 문을 연지 100년이 넘었지만 문학관의 정의를 둘러싼 논의는 아직도 완전히 정리가 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각종 보고서나 논문들은 머리말에서 ‘문학관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들을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이 질문에 대한 정의 자체의 어려움이라기보다는 ‘문학관’이라고 하는 것이 조직이나 그 기능 면에서 그만큼 다양하다는 데서 그 원인이 있다고 할 것이다.




II. 프랑스 문학관 설립의 배경과 전개과정


(1) 문학관의 등장 : 19세기

프랑스 최초의 문학관은 20세기 초두 파리에 세워진 빅토르 위고 박물관으로 기록되고 있다. 그러나 이미 19세기 후반부터 발자크나 장 자크 루소 같은 유명 작가들이 살았던 집들을 방문하고 작품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식의 소규모 문화 활동이 꾸준히 있어 왔다. 도미니크 페티Dominique P?ty는 유럽에서 문학관의 개념이 출현하게 된 배경으로 18세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몇 가지 사회적 흐름을 꼽고 있다.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것은 18세기 중반부터 문인들의 사회적 지위가 급격히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 나타난 이런 현상은 특히 계몽주의자라고 불렸던 당대의 사상가들이 주도했던 것이다. 왕권과 교권이 약화된 시대의 새로운 지도자로 자리 잡게 된 문인들에게 사람들이 기대한 것은 사회 현상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었고, 기존 권위의 붕괴에 당황해 하던 군주와 귀족들은 이들 문인들을 찾아 새로운 비전을 얻고자 했다.

다음으로 개인의 사생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특히 예술가들의 사생활을 통해 작품세계에 접근해 들어갈 수 있다는 것으로 생각이 퍼지게 되었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 사실, 개인의 사생활에 대한 관심은 발터 벤야민이 <실내의 탄생>이라고 부른 현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발터 벤야민은 루이 필립이 즉위하던 1830년을 <실내>라는 개념이 탄생한 시기로 보고 있는데, 이 개념은 19세기 들어 급격히 성장하기 시작한 것으로서 문자의 상상력에 대응하는 개념인 이미지의 상상력과 결합하여 그 소유주의 취향을 드러내는 공간으로 간주된다. 이것이 작가의 경우에 적용되면 작가의 집과 실내 장식은 작가의 개인적 꿈의 연장이 보게 되고, 작가의 집은 문학작품과 마찬가지로 작가의 미학이 반영된 결과물로 간주된다.


마지막으로, 작가의 삶과 작품을 긴밀하게 연결시켜 읽어내고자 한 생트 뵈브와 텐느의 영향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생트뵈브는 그의 방대한 비편저작 속에서 작가를 작품설명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다. 텐느는 작품절정의 3요소를 종족, 장소, 시기로 봄으로써 작품과 그 환경사이의 절대적인 침윤관계를 강조한다. 두 비평가의 이러한 비평적태도는 문학작품을 이해하는데 있어서의 작가의 중요성을 강조하게 된다.


우리는 바로 이런 맥락에서 19세기 중후반에 생겨나기 시작한 소규모 민간 모임의 문학활동을 이해할 수 있다. 발자크나 장자크 루소 같은 유명 작가의 집들이 정식으로 대중을 위한 문학관으로 개방되어 있지는 않았지만, 그 마을과 집을 방문하고 작품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형식의 모임들이 많아지게 된다.


(2) 20세기 초반: 만국 박람회와 문학 전시회


20세기에 들어 이 분야에서 제일 먼저 화두로 떠오른 것은 ‘문학관’ 자체라기보다는 ‘문학을 전시한다는 문제’였다. 박물관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문화시설은 19세기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의 변형·확장된 형태라고 할 수 있는 ‘만국박람회’는 19세기 중반 이후 유럽 각지로 널리 퍼져나가면서 큰 성공을 거둔다. 만국 박람회는 모든 인간활동의 산물을 전시해 보여줄 수 있다고 보고 그것을 궁극적인 이상으로 삼았다.


그러나 문학은 이 축제에서 사실상 제외되어 있었다. 1876년의 파리 만국박람회를 계기로 시인 테오필 고티에가 프랑스 문학이 이룬 성과를 정리, 평가하는 작업을 시도한 것이 유일한 경우였다. 그러나 이것도 전시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문서상으로 기록을 남기기 위한 것이었을 뿐 만국박람회라는 틀 내에서 문학을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정도에서나 그 의미를 찾을 수는 있을 따름이다.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의 총책임자였던 알프레드 피카르가 만국박람회의 결산 보고서에서 "문학은 만국 박람회의 프로그램에 포함되지 않으며 포함될 수도 없다"라고 단언함으로써 이 논란은 마무리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1900년 만국박람회 이후 문학계 내부에서 문학과 전시예술 사이의 접점을 찾으려는 노력은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었고, 그 성과는 1920년대에 열린 몇 차례의 초기 문학 전시회를 통해 구체적으로 나타나게 되는데, 최초의 의미 있는 문학 전시회로 기록될 수 있는 것은 1920년 그르노블에서 열린 스탕달 전시회이다.


이후 프랑스 국립 도서관을 중심으로 프랑스의 유명작가들에 대한 문학 전시회가 곳곳에서 열리게 된다. 특히 1924년에 개최된 문예부흥기 시인 롱사르 탄생 400주년 기념행사는 문학 전시회가 본격적인 궤도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계기가 된다. 이를 통해 축적된 경험은 다음에서 언급할 1937년의 성공으로 이어지게 된다.



(3) 1937년의 ‘문학 박물관’ 전시회 : 대중을 위한 문학


문학과 전시예술의 관계에 관한 이론적인 틀이 제시된 것은 1937년의 파리 만국 박람회에 이르러서였다. 1936년에 수립된 인민전선의 좌파정전은 문화의 대중화에 상당히 많은 관심을 기울임으로써 프랑스에서의 문화민주화의 호석을 다지게 되는데, 문학을 전시예술과 결합한 1937년의 만국박람회는 이러한 시대적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문학 박물관’ 이라는 이름의 문학 전시회가 최초로 박람회의 공식 프로그램에 포함된 것이다. ‘문학 박물관’은 두 부분으로 구성되었는데, 프랑스 문학사의 주요 작가 13명을 선정하여 그들의 친필 원고, 작업 노트 등을 보여줌으로써 작품이 태어난 배경과 과정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첫 부분의 내용이고, 프랑스 대혁명 이후의 중요한 문학 아카데미, 문학잡지, 선언문 등을 파노라마 형식으로 제시하는 것이 두 번째 부분의 내용이었다.


‘문학 박물관’은 1937년 만국 박람회가 거둔 가장 놀라운 성과로 평가받은 만큼 이를 둘러싼 논쟁도 만만치 않았다. 논쟁의 핵심은 ‘문학이라는 예술을 이렇게 대중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한가’라는 것이었다. 지지하는 쪽에서는 ‘문학 박물관이 대중에게 문학을 친숙한 것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는 점’이라든지, ‘여가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대중들에게 가지는 의미’를 내세웠다. 하지만 반대하는 쪽에서는 ‘일반화된 교양의 위험성을 들고 나와 이에 맞섰다.



(4) 1937년 이후 1980년대까지 : 고전적 의미의 ‘작가의 집’


이후 1970년대까지 프랑스의 문학관은 대부분 1937년 박람회를 밑받침했던 중심사상인 “문학 창작의 비밀”에 접근해보겠다는 의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문학관은 이름 그대로 문학 분야에 국한된 활동을 수행했다. 국가나 지방 정부의 개입과 지원은 여전히 미미하여 지역민간단체들의 주도로 설립된 것을 재정적으로 지원해주는 정도에 머물러 있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문학관의 숫자는 시대에 따라 별다른 큰 기복 없이 꾸준히 늘어났다. 1994년 75개 문학관을 대상으로 실시된 하트빅J?rg Hartwig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1920년대, 30년대, 40년대에 각각 4군데, 3군데, 3군데 문을 열었던 문학관의 수는 50년대 7군데, 60년대 10군데, 70년대 8군데로 꾸준히 늘어났다.


이 시기의 문학관들이 어떤 활동을 했으며 어떤 성격의 공간이었는지에 대한 연구 자료는 아주 드물다. 다만, 이 시기에 나온 문학관 관련 자료들을 보면 이 시기의 문학관 분야에서 무엇이 주된 관심사였는지에 대하여 대강 짐작만 할 수 있을 따름이다. 이 시기의 책들은 문학관의 개념이나 운영방안 등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라기보다는 작가의 생가와 작품에서 다루어지는 지역을 방문하고 난 후에 쓴 가벼운 기행문에 가깝다. 그렇다고 해서 작가의 집을 방문하고자 하는 대중들을 위한 실질적인 안내서도 아니었기 때문에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정도에서 그치고 만다.



III. 탈중앙집권화 시대의 문학관의 발전


(1) 외부 환경의 변화


프랑스에서 문학관 분야에서 새로운 차원에서의 접근이 시도되었던 것은 좌파 사회당이 집권했던 1981년에 들어서면서부터이다. 이 시기는 문학관 분야에서뿐만 아니라, 문화정책 전반에 대한 새로운 차원에서의 발전방향을 강구하던 시기였다. 앞서 언급했던 인민전선 정부 이후 1981년 근 50년만에 다시 권력으로 돌아온 프랑스 좌파는 문화 정책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지방분권화 정책의 영향이 우선 컸다. 1981년 사회당의 집권과 더불어 제정된 지방분권화법은 문화예술분야의 재정, 인력과 관련된 권한을 대거 지방정부로 이양하게 했다. 이에 따라 지방문화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지방 정부들은 문학관이 가지는 두 가지 장점에 주목하게 된다. 첫 번째는 유명작가와 그 작품이 지역정체성에 행사하는 영향 때문이며, 두 번째는 지역 관광의 한축으로서의 문학관의 가능성이다.


지역 출신이거나 지역에 거주했던 작가들의 집을 찾아내고 복원하는 일은 지방자치단체들이 가장 먼저 발 벗고 나선 일이었다. 오랜 중앙집권 정책의 영향에서 벗어나 새롭게 지역정체성을 확립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던 각 자치단체들에게 문학관은 지역정체성 확립에 아주 효과적인 도구였다. 그 지역에서 태어나 그 지역의 언어로 그 지역의 사람들과 풍경에 대해 이야기한 문학작품이야말로 지역정체성의 가장 좋은 뼈대였기 때문이다. 20세기 들어 사라지기 시작한 남부프랑스의 언어 오크어를 되살리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오크어로 작품 활동을 한 프레데릭 미스트랄이나 장 부두의 문학관이 세워진 것이 그 좋은 예이다. 또 기존의 문학관들도 작가가 그 지역을 주제로 쓴 작품을 찾아내고 그것을 주제로 한 각종 행사를 개발하는 쪽으로 관심을 돌리게 된다.


문학관이 관광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역정체성의 문제와 직접 연결되어 있다.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지역의 특색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가 그 지역의 작가와 작품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1980년대를 지나면서 문화관광이라는 상품이 관광업계의 주요한 내용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도 그 이유로 꼽을 수 있다. 1980년대 이후 5주간의 유급휴가제가 일반화되면서 불기 시작했던 장거리 여행의 유행이 어느 정도 가라앉으면서, 지적이고 보다 정서적인 휴양에 대한 열망이 생겨났던 것이다. 최근에 세워진 문학관일수록 지역 관광 안내소나 ‘지역 관광업 협회’같은 곳에서 주도적으로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많은 지역에서 문학관은 지역관광의 중심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2) 내부적인 변화


사회당 집권 이후 프랑스 문학관들은 외연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활동 내용에서도 큰 변화를 시도한다. 전시 위주의 활동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으로 관람객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기 시작했고, 그 영역도 문학의 테두리를 넘어 각종 문화예술 분야로 넓혀나가기 시작했다. 물론 이러한 변화는 외형적 변화에 비해 훨씬 느리게 진행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은 19세기부터 이어져온 위대한 작가에 대한 <경배와 이들의 생가나 흔적들에 대한 순례>로서의 문학관의 개념에서 비로소 벗어나기 시작했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2000년 <프랑스 작가의 집 및 문학유산 협회>의 문화관광 위원회가 31개 문학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는 이러한 상황을 잘 반영하고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국가나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대부분의 문학관에서 문화예술공연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개인 소유의 문학관에서도 주민들을 상대로 문화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문학관의 대부분은 전원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주거지역에서 가까운 문학관이 주민들에게 훌륭한 지역 문화 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같은 해 협회의 교육 위원회가 실시한 다른 설문에 따르면, 거의 전체 문학관에서 학생들을 위한 문학교육 프로그램과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으며, 노년층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문학관이 청소년층의 교육뿐만 아니라 노년층을 위한 평생교육기관으로서의 기능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학교와 연계하여 실시되는 문학 교육 프로그램은 많은 문학관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문학관이 독자적으로, 혹은 민간 협회의 도움을 받아 개설하는 글쓰기 교실 등도 환영을 받고 있다.




IV. 프랑스 문학관 협회


프랑스 문학관 협회는 그 창립 목적을 ‘작가의 집, 그리고 작가나 모든 분야의 유명인들의 저서에 관련된 장소나 유품의 문화적 활용과 보존을 보장하기 위한 활동을 제안하고 실행하는 데 두고 있다’고 밝히면서 다음과 같이 중점활동 방향을 밝히고 있다.


- 장소와 수집품과 관련된 정보의 수집과 확산
- 장소, 작품, 인물에 대한 연구와 토론 조직
- 교육 프로그램과 각종 행사 개최
- 회원문학관들 상호간의 교류와 협력
- 국제적인 차원에 이르기까지 각종 협회나 정부와의 협상에 있어서 회원문학관의 대표



이 협회는 각 분과위원회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협회의 본부가 있는 부르쥬시에는 단 1명의 직원만 상주하면서 기본적인 행정지원업무만 담당하고 있다. 그 외의 구체적인 활동은 각 회원문학관들이 위원회 별로 소속되어 필요에 따라 모임을 가지며 활동하고 있다. 현재 활발하게 활동중인 위원회는 문학관광 위원회, 교육 활동 위원회, 출판 위원회, 콜로키움 준비 위원회, 시청각 자료 위원회, 국제 관계 위원회, 인터넷 위원회 등이 있다. 이 위원회는 상설기구의 성격을 띠는 것이 아니라 필요나 협회 구성원들의 사정에 따라 쉽게 구성되기도 하고 폐기되기도 하는 자유로운 테스크 포스(TF) 형식이다.


협회활동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콜로키움 개최이다. 1996년부터 2002년까지 매년 콜로키움이 개최되었고 그 후로는 매 2년마다 개최된다. 보통 2-3일에 걸쳐 진행되는 이 콜로키움은 사례 발표와 토론에 이어 문학관 현장 방문 등으로 구성된다. 이 콜로키움의 의미는 그 동안 산발적으로 진행되어 오던 문학관 관련 논의를 하나로 결집했다는 것과 개별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졌던 각종 시도와 실험들이 공유되었다는 데 있다. 다시 말해, 이러한 행사를 통하여 개별 문학관 관장의 개인적인 아이디어와 관심으로 시도되었던 실험의 성과와 한계를 모든 문학관 관련 인사들이 공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것은 지역적인 차원에서 소규모로 이루어져 오던 문학관의 움직임에 큰 영향을 주게 되었다. 국제적인 차원에서도 2002년에는 국제 박물관 협회 산하 국제 문학 박물관 위원회의 회원들이 대거 참석해서 유럽 내 문학관들 사이의 교류, 협력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콜로키움과는 별도로 매년 1회 토론회를 개최하여 해당 주제에 대한 회원들 상호간의 교류를 촉진한다.
협회의 또 다른 주요 활동은 인터넷상에 문학관에 관련된 모든 자료의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일이다. 여기에는 문학관의 목록을 만드는 일, 문학관 관련 서적과 연구 결과들의 서지를 만드는 일, 바람직한 문학관의 활동 사례들을 정리해 올리는 일, 현재 문학관들이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의 정보를 올리는 일 등이 포함된다. 특히 대부분 재정과 인력의 측면에서 열악한 문학관들은 아직도 홈페이지를 가지고 있지 못한 경우가 많은데, 협회의 홈페이지에는 회원 문학관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행사들의 프로그램을 올릴 수 있게 되어 있다. 이는 문학관을 방문하고자 하는 잠재적인 관람객들에게 그날그날의 프로그램 정보를 주기 위한 것이다. 프랑스 문학관 협의의 이러한 모델은 세계 여러나라에 그 운영모델을 제공해 주고 있다.




V. 대전 지역 문학관 설립 가능성과 운영방안 제언


(1) 문학관의 현황


이상의 논의를 바탕으로 이제 대전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문학관 설립의 당위성과 이를 중심으로 에코 뮤지엄 차원의 문화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로 한다. 문화통계에 관한한 세계정상급인 프랑스의 경우에도 문학관의 수를 정확하게 파악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어디까지를 문학관이라고 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조차 정해진 것이 없는 데다 작가가 사망한 후에 일반인이 주거지로서 점유, 사용하고 있는 경우는 존재 자체를 파악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어떤 사람을 작가라고 부를 수 있는가라는 질문까지 제기한다면 문학관의 숫자를 파악한다는 문제는 더욱 더 복잡해진다. 영화, 미술, 문학 분야의 활동을 모두 했던 장 콕토를 작가의 범위에 넣는 데 반대할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런데 군인이자 정치인인 드골 대통령의 경우 그의 회고록이 프랑스 문단의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플레이아드 총서에 선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작가로 분류하기가 꺼려지는 것은 사실이다.


문학관과 관련된 가장 권위있는 안내서인 조르주 푸아송의 책은 2000년에 나온 제6판에서 70명의 작가와 관련된 93개의 문학관 항목을 제시하고 있다. 1982년에 나온 초판에서는 50명의 작가와 관련된 72군데 문학관이 소개되어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대로 매우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푸아쏭의 리스트는 그야말로 최소한의 경우라고 할 수 있다. 푸아쏭이 자신의 기준을 일부 포기하고 내놓은 2003년의 제7판은 187명의 작가에 348개의 문학관 항목이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정확한 수치라고 보기는 힘들다. 중부 프랑스 소도시 마콩의 라마르틴 박물관처럼 작가 박물관이지만 작가가 거주하지 않았던 문학관은 여전히 배제된 반면, 작가의 흔적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개인 소유의 저택이기 때문에 일반인이 접근할 수 없는 곳이 소개되어 있는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이다. 생시르 쉬르 루아르의 앙리 베르그송의 저택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가장 최근의 자료로는 프랑스 문학관 협회가 홈페이지에 올린 문학관 데이터베이스가 있다.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되고 있는 이 자료에는 현재 288군데 문학관이 수록되어 있다. 이 중에는 90여개에 달하는 시립 도서관도 포함되어 있는데, 이들 도서관의 소장고에 작가의 친필 원고만 보관된 경우도 있고 작가의 작업실을 그대로 옮겨 재현해 놓은 곳도 있지만, 그 자세한 내용은 소개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288군데 리스트를 모두 엄밀한 의미의 문학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프랑스 문학관 협회가 문학관들의 목록을 작성하기 위해 별다른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데도 그 숫자가 300개를 넘지 않는 데에는 이 리스트가 문학관 자체의 조사 결과로 나온 것이라기보다는 개별 문학관의 자발적인 접촉이나 협회 가입에 의해 작성되고 있다는 데서 기인한다.
이처럼 프랑스 문학관의 수는 작가가 살았던 자취를 간직한 집, 작가에 관한 자료를 보관, 전시하고 있는 박물관, 기타 작가에 관련된 추억이 깃든 곳을 통틀어 일반에게 개방된 곳만 300군데에 이를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프랑스에서 문학관의 수에 대해서는 어디에서도 정확한 통계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것은 문학관의 정확한 범위에 대해서 여전히 논란이 분분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역설적으로 문학관과 관련하여 프랑스에서는 아주 다양한 차원에서 문화활동이 전개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앞으로 보게 되겠지만, 문학관이 순전히 문학적인 기능만을 하는 경우는 지극히 드물다. 그것은 주민들 속에 자리한 복합문화예술 공간으로서 때로는 지역관광의 거점이 되기도 하고, 지역교육활동의 중심지가 되기도 하며, 또 때로는 연구소나 도서관이 되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대전의 문학관을 1) 대전에서 태어나 살다가 작고한 문인 2) 대전에서 태어나 외지에서 활동하다 작고한 문인 3) 외지에서 출생했지만 대전에서 살다가 작고한 문인 4) 한때 대전에서 살았으나 문학사에 뚜렷한 자취를 남긴 문인 등으로 구분하여 가능하면 생시에 살거나 활동한 장소를 중심으로 유물을 전시, 운영하는 방안을 강구할 수 있다. 현재 문학비가 조성된 문인의 숫자가 10여명에 이르고 현존하는 문인들의 경우 보다 구체적이고 풍부한 자료를 보유하고 잇는 점을 감안할 때 문학관 조성의 전망은 밝다고 할 수 있다.



(2) 문학관의 관람객


프랑스 전체의 문학관의 관람객에 대한 조사 또한 아직까지 체계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없다. 다만 이를 짐작해볼 수 있는 자료들만 있을 뿐이다. 베르나르 바쇠르Bernard Vasseur가 2003년에 작성해 일 드 프랑스지역 문화사업국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응한 이 지역의 15개 문학관을 통틀어 2002년 한 해 동안 방문한 관람객 수는 모두 25만 명으로 조사되었다.

이 보고서는 일드프랑스의 문학관 수를 25군데로 파악하고 있는데, 이들 25군데 문학관의 방문객 전체 수는 40만에 이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프랑스 문학관 협회가 2000년 31개 문학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각 문학관들의 입장객 분포가 적게는 300명에서부터 많게는 3만 5천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 조사에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문학관들이 대거 빠져있기 때문에, 이 결과가 전체적인 현황을 대표한다고 보기는 힘들다.


한편으로 문학관의 잠재적인 관람객층을 형성하고 있는 집단으로서 프랑스에서 흔히 ‘애호가 협회Association des amis de...’라는 이름으로 조직된 문학동호회를 들 수 있다. 최근에 발간된 문학 동호회 안내서는 이들의 수를 파리 지역에 98개, 프랑스 전역에 116개로 모두 214개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본 연구의 수행과정에서 만난 문학 동호회가 이 책에서 찾아볼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실제 동호회의 수는 이보다 훨씬 많으리라고 짐작할 수 있다. 프랑스의 경우 이들 동호회가 문학관 설립단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문학관운영에 있어서도 이들의 참여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사실, 잊혀져있던 문학관을 찾아내고 여론을 모아 문학관을 개장하고 운영하는 등의 활동은 대부분 동호회에서 시작된다. 실제로 프랑스 문학관의 많은 수가 동호인들에 의해 운영되고 유지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프랑스에서의 문학관 설립이나 운영은 이들 동호회의 활동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적극 지원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앞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문학관의 다양성은 바로 여기서 생겨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대전의 경우 도시규모나 인지도 그리고 역사등을 감안하 때 단가간에 급격한 관람객 증가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프로그램과 운영방법에 따라, 문화-교육계와의 유기적 협조체제가 이루어질 경우 자체 수익사업을 포함한 부가가치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개관중인 중요 문학관의 현황은 다음과 같은데 아직 전시부분에 치중하고 있을뿐 대체로 관람객 유치와 문인들의 창작동기유발을 위한 구체적 프로그램 개발이 미흡하다.



(3) 21세기 문화 지형에서 문학관의 역할


앞으로 문학관들이 수행해야할 역할은 크게 다음의 다섯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가. 지역 관광 거점


지역의 여행업, 호텔업, 숙박업자들이 공동으로 지역의 문학관과 대표적인 작가들을 홍보하고 지역 여행안내소가 이들을 지원한다.


나. 보조 교육 기관


학교 교육이 담당할 수 없는 현장 교육이라는 측면에서 문학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문학관이 관련 단체들과 공동으로 개발한 교육프로그램은 문학교육, 자연교육, 역사교육 등으로 다양하며, 과외 활동으로서 글쓰기 교실, 미술 교실들도 조직할 수 있다.


다. 근접 문화 공간


도심지를 벗어난 전원지역에 자리 잡은 문학관은 근접한 문화시설을 갖추지 못한 지역의 주민들에게 훌륭한 문화 공간의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지역주민들이 중심이 된 동호인 협회가 문학관의 운영에 관여하고 있는 경우는 더 많은 혜택을 주민에게 준다.


라. 연구 지원 공간


작가가 생전에 집필하던 공간이나 소장 도서를 잘 보관하고 있는 도서관의 경우, 연구자들을 위한 공간과 도서관을 따로 만들어 연구 활동을 지원하게 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경기도 안성의 편운문학관과 강원도 원주 토지문학관이 일부 이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마. 문학 박물관


문학관의 모든 활동은 결국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문학작품을 읽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고 문학에 접근하는 또 다른 길을 제시한다는 목표로 모아진다. 이것이 문학 박물관의 목표라고 할 수 있다.



(4) 대전 지역 문학박물관이 지향할 몇 가지 특징


행정, 과학, 연구도시로 입지를 굳히고 있는 대전이 지닌 변별력을 활용할 경우 다양한 스펙트럼 확산이 가능하다. 특히 지역 인력과 교통상의 요충지로서의 입지를 활용한다면 역사의 일천함에도 불구하고 독특한 위상확보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가. 안내자 동반 방문


문학관 관람객들에게 안내자가 동반하는 방문 형식을 제공한다. 현재 미술관의 경우 도슨트라는 자원봉사인력의 활약이 두드러지는데 문학관 역시 소정의 교육을 이수한 인사 또는 문창과 학부-대학원생, 사회교육원-문화센터 문예창작 과정 수강생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 시스템의 장점은 전문가의 자세한 설명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흥미를 유발할 수 있고 안내자의 통제 하에 관람객이 움직이기 때문에 소장품(특히 서적류, 침구류)을 보다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문학박물관이 전시물을 유리상자에 넣어 보존,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생전에 사용하던 그 위치에 있는 그대로 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유물의 보호라는 측면에서도 안내자 동반 방문은 아주 효과적이다. 또 안내자들에 대한 충실한 교육을 통해, 관람객에게 단순한 구경거리가 아니라 배울거리를 제공하는 방문을 제시할 수 있다. 청소년을 자녀로 둔 관람객층에게 특히 호응이 좋다. 그런데 여기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자유롭게 한 번 둘러보고 싶은 관람객이나 어린아이를 동반한 관람객의 방문을 가로막는 역효과도 있다. 이 경우 주중에는 안내자 동반 방문, 주말에는 자유 방문으로 나누어 제공되는 경우도 있다.


나. 시청각 자료 활용


프랑스의 경우 많은 문학관들이 실내 방문의 마지막 단계에 시청각 자료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문학관 내부가 제대로 보존되지 않아서 작가가 살던 모습에 대한 환기력이 부족한 경우에 많이 쓰이고 있다. 문학관 내부가 다 보여줄 수 없는 부분을 보충해주는 것이다. 슬라이드나 자체 제작한 짧은 다큐멘터리인 경우도 있고 원하는 경우 영화로 제작된 작품이나 전기 영화를 보여주기도 한다. 시청각 자료의 활용이라는 새로운 방식은 최근의 변회된 관람객들의 취향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드골 생가의 안내성 나오는 다음의 설명을 보자. “젊은 관중들은 변했다. 오늘날의 젊은이들은 이미지나 소리에 탐닉하고 있어 과거의 전통적인 수단들로는 그들의 관심을 더 이상 끌 수 없다.” 그리하여 드골의 생가에서는 시청각 실에서의 다양한 활동을 기척하고 있다. 이는 변화된 문화적 상황에 대한 적응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대덕연구단지와 대덕벤처단지의 기술지원으로 멀티 미디어 자재를 이용하여 보다 효율적인 전달, 이해가 가능하다.


다. 민간 협회의 역할의 증대


앞으로의 문학관들은 동호회 형식의 민간협회와 연계되어야 한다. 문학관이 주체가 되어 동호회를 조직한 경우도 있을 것이고 지역 주민들이 설립한 동호회가 자체적인 노력을 통해 문학관의 문을 여는 경우도 가능하다. 프랑스의 경우 파리 근교의 투르게네프 문학관의 경우가 대표적인 경우이다. 문학관의 대지는 1978년부터 시 소유로 있었는데 1977년에 먼저 민간주도로 투르게네프 동호인 협회가 조직되어 문학의 밤, 콘서트, 강연회 등을 꾸준히 개최함으로써 문학관 설립에 대한 공감대를 키워나갔고 마침내 1983년에 정식으로 문학관을 개관했다. 이 밖에도 동호회가 문학관의 소유주이거나 경영의 주체인 경우가 많은데, 이런 형식은 문학관이 지역 사회와 아주 밀착된 주민 친화형 문화 공간으로서 기능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사실, 프랑스에서는 민간역할의 증가현상은 문화활동의 모든 분야에서 두드러지고 있는 현상이다. 특히 문학관처럼 지역주민들의 삶과 정서와 직접 관련되어 있는 경우 민간의 역할은 거의 절대적이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러한 민간활동에 대한 지원만 담당할 뿐 어떤 형태의 통제도 가하지 않는다. 이점 우리나라 지자체의 문화시책이 벤치마킹할만하다.


라. 학생과 실버 관람객의 흡수


어느나라를 막론하고 문학관의 주요 관람객층은 노년층과 학교 단체프로그램으로 참가하는 학생층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노년층은 주말의 번잡한 시간대를 피해 주중에 개별 또는 단체관람이 많은 관계로 문학관의 중요한 관람객을 형성한다. 이들을 흡수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되어야 하는데 활동량은 많지 않지만 시간적으로 여유가 많은 이 세대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여기에는 식사와 교통편이 포함된 하루짜리 프로그램이나 문학관과 주변 지역 방문 등을 포함하는 투어형식의 프로그램이 포함된다. 학생들의 경우 앞에서 제시한 보조교육기관으로서의 문학관 기능의 수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제대로 된 운영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는 문학관은 대부분 학생들을 상대로 한 글쓰기 교실을 포함한 문학교육,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와 애향심의 고취라는 향토의 사회?역사교육, 자연과 환경에 대한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교육적인 효과를 거두어들일 뿐만 아니라 문학관의 수입증대 효과도 거두어 들이고 있다.


문학관명 지역 개관연도 지원(억) 비고

○박화성문학관 전남
목포1991 목포문화원2층
박화성 유품자료 1,800점 전시

○추리문학관 (김성종)부산
해운대1992- 국내외 추리소설 13,000권 등 도서3만권 소장

○편운문학관 (조진형)경기 안성1993
(안성시지원) 대지315평, 연면적85평(지상4층)
대회의실, 세미나실, 창작 숙박실(26개방)

○한국현대문학관 (전숙희)서울 장충동1997- 연면적150평
8,000여점 소장(전시)
-초판본, 육필원고, 문인도예품 등

○토지문학관 (박경리)강원
원주1999- 대지1,54평, 연면적804평(지상4층)
-대회의실, 세미나실, 창작?숙박실(26개방)
건립비 45.5억(토지공사40, 현대5.5)

○ 한국 문인인장 박물관 (이재인)충남
예산1999 부지 1,750평, 연면적100평
문인인장500점, 육필원고 유품100점

○가사문학관전남 담양 2000 부지5,017, 연면적541평(2층)
전시실, 향토사료관, 세미나실, 문화 사랑방
(※조선시대 가사문학 종합)

○청마문학관 경남 통영20005
(97생가) 문학관(51평), 생가(17평)
유치환 유품100점, 자료350점 전시
※생가복원 지원 : 5억(‘97 삶터조성)

○문학의집 서울 (김후란)
서울 남산2001- 부지400평 지상 2층 지하1층(서울시소유)
구 중앙정보부장 공관(유한킴벌리, 서울시 지원으로 개보수)
상설강좌, 기획전시, 시낭송 등

○영인문학관 (이어령,강인숙)
서울 평창동2001- 육필원고, 도자기 등 5,000여점 소장
상설전시, 기획전시 등

○채만식문학관 전북 군산2001
부지3,025평, 연면적 160평(지상2층)
전시실, 자료보관실, 영상실, 세미나실

○미당시문학관 전북 고창2001
부지2,861평, 연면적 247평(폐교활용)
미당 서정주 기념문학관 (생가마을)

○경남문학관 (경남문인협회)
경남 진해2001 부지625평, 연면적 171평(지상2층)
문학사 자료 전시실, 도서실, 세미나실 등

○광산문학연구소 (이문열)
경북 영양2001.5 대지856평, 연면적 72,569m²
학사 6실, 강당, 사랑채 (집필공간)

○김유정문학촌 춘천2002.8.64 (‘98생가)
전시관, 생가, 디딜방아, 외양간 등
※ 생가복원 지원 : 4억(‘98삶터조성)

○이효석문학관 평창 2002.9.7
10억 (국6,마4) 부지7,813평, 연면적 218평
전시실, 메밀자료관, 자료실,

○구상문학관 경북 칠곡‘02.10.4
10(00) 연면적205평(지상2층) 작품집필지
전시실, 도서실, 문화사랑방 등

○이주홍 문학관 (이주홍문학재단)부산동래
온천동‘02.10.5(부산시 지원) 지상2층 연건평182.5m², 정원 66m²
-1층(일반도서 서화 5천건), 2층(유품)
아동문학가(1906-‘87)

○아리랑문학관 전북 김제2003.5
조정래 작‘아리랑’관련(김제시 건립)

○만해문학관 강원 원통2003.9 부지 5,200평, 6개동 1,804평
문학관(384평), 문인의집(1,096평)
문인숙소(58평)
※총사업비 85억

○조태일 문학관 전남 곡성2003.
(00마사회) 태안사 경내(기념관/생가)
○동계초교(폐교/시집박물관, 창작실 등)

○이육사 기념문학관 경북 안동‘03~ 이육사 기념관(총사업비 20억)



VI. 문학관의 미래- 에코 뮤지엄을 향하여


(1) 복합적인 공간 : 지역협력


점점 많은 수의 문학관들이 프로그램에 의해 움직이는 문화활동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파리 남쪽의 생타르누에 위치한 엘자 트리올레-아라공 문학관 관장인 베르나르 바쇠르는 최근에 제출된 한 보고서에서 문학관을 정의하면서 ‘문학과 독서, 책 그리고 문화와 예술에 대한 접촉의 욕구를 태어나게 하고 더 크게 하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활동들이 이루어지는 대중들에게 열린 모든 공간’이라고 언급했다. 이전의 연구서들의 정의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이런 정의는 문학관이 단순히 작가에 대한 자료를 소장, 전시하는 데 만족하지 않고 문학과 예술 전반에 대한 구체적인 활동을 개최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이 보고서에는 루이 아라공-엘자 트리올레 문학관의 활동의 한 예가 소개되었는데, 이는 최근의 문학관들이 지향하고 있는 바를 잘 보여주고 있다.


아라공 문학관은 수동적으로 관람객을 기다리는 데서 벗어나 관람객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고 관람객을 능동적으로 창출해내기 위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특히 이는 정부의 보조금에만 의존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전략과도 통하는 것인데 기업의 마케팅 활동에 견줄 만한 것이다. 아라공 문학관이 접촉 상대로 삼은 곳은 각 지방자치단체의 문화 담당자들이었다. 구체적으로 자신들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시한 다음, 그 지역의 주민들을 상대로 한 문화 프로그램을 자치단체와 공동으로 진행할 것을 제안하는 것이다. 사실, 이렇게 문학관의 벽을 넘어서 외부로 나가는 적극적인 활동은 근래 박물관 분야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아라공 문학관이 이렇게 해서 거둔 성과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센-생드니 지역 의회와 맺은 협력사업이다. 2002-2003 시즌에 체결된 이 파트너쉽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리의 경우 유익한 참고사항이 될만하다.


1. 이 지역 주민들에 한해 7,8월에 무료입장을 실시한다. 이를 위해 지역에서 발행되는 소식지에 무료 쿠폰을 싣는다.

2. 지역 정부의 후원을 받는 극단, 청소년 단체와 공동으로 아라공의 작품을 주제로한 연극을 제작한다. 이 연극 공연을 중심으로 한 각종 문화행사를 지역의 박물관, 미디어홀, 학교 등에서 개최한다.

3. 지역의 학생들이 편리한 날에 아라공 문학관을 방문하여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4. 지역의 청소년 레져 센터 회원들이 아라공 문학관의 미술 아틀리에에 참여한다.


1년동안에 걸쳐서 진행되었던 이상의 활동을 통해 문학관은 안정된 수익을 확보하고 아라공의 작품을 청소년과 주민층에 널리 알리는 효과를 거두었으며 지역정부로서는 양질의 문화 서비스를 지역 주민들에게 장기간에 걸쳐 제공할 수 있었다.


한편, 프랑스 북부 도시 아미앵의 쥘 베른 문학관장 장-폴 드키스는 <보다 발전된 문화 공간>으로서의 문학관으로 <제2세대 문학관>을 주장하는데, 이 역시 같은 맥락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에 따르면 무엇을 소장하고 있는가 하는 것으로 문학관을 정의하고 구분 짓던 시기는 지나가고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하는 것으로 문학관을 규정해야한다. 그 활동의 중심에 주민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이 있다.



(2) 주민과 작가의 만남의 공간


앞으로 개설될 문학관들은 대부분 여건이 허락할 경우 두 가지 방향에서 새로운 발전을 계획하는 것이 유익하다. 그 하나는 앞서 말한 것과 같은 문화 공간 구실을 한다는 것이 그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작가나 예술가들을 위한 창작과 거주의 공간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의 경우, 문학, 미술, 음악 분야의 예술작가들에게 창작에만 전념할 수 있는 안정된 환경을 제공하는 데 그 1차적인 목적이 있지만, 이러한 방향은 문화 예술이 보다 편안하게 주민들 속으로 들어오는 계기를 제공하고자 하는 각종 자치단체들의 노력과 연계되어 있다. 그 때문에 작가들에게 공간을 제공하는 대신에 대부분의 경우, 1년에 1~2회 정도 주민들과의 만남의 시간을 갖고 그 자리에서 자신의 창작물을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파리 근교의 드라베이의 알퐁스 도데 문학관은 도데가 소설가인 동시에 동화작가이며 사람들에게 동화를 들려주었던 이야기꾼이었다는 데 착안하여 동화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처음에는 동화작가들을 초청하여 동화를 듣는 데 머물렀던 이 문학관의 활동은 문학관의 일부를 숙소로 개조하여 동화작가들이 머무를 수 있게 하면서 더욱 활발하게 확대되었다. 동화작가들이 좋은 환경 속에서 동화를 쓰고 동화를 들려주기도 하면서 문학관을 찾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3) 문학관 상호 협력망 구축


지금껏 각기 개별적인 취지로 설립되어 독자적으로 활동해 오던 문학관들의 상호협력의 필요성은 절실하다. 특히 서해안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문화결속의 일환으로 인천-경기-대전-충남-전북-전남 지역 문학관이 연대하여 <서해안 지역 작가의 집 및 문학유산 협회> 결성도 바람직하다. 이 협회를 통하여 상호정보교환, 기획행사 전개 그리고 관람객 상호 교류, 소요물자 공동구매및 대 행정부 지원요청 발언권 강화 등 전국 문학관들의ㅡ이익을 대하는 기반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학관은 그 개별적 성격이 다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들을 항상 공동의 연계체제하에 묶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운영중인 우리나라 몇몇 문학관에서 이미 드러나듯 문학관은 소속된 지역에 따라 그 기능과 효용성면에서 현격한 차이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문학관들은 지역단위로 소규모 협력체계를 갖추어 나갈 수 있다.


프랑스의 경우 <프랑스 문학관 협회>의 2000년 설문에 따르면, 소수의 개인 소유 문학관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문학관들이 주변의 다른 문학관들과 협력하고 있거나 협력을 희망하고 있다. 이것은 대부분 재정 면에서나 인력 면에서 넉넉하지 못한 문학관들이 상호 협력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자 하기 때문이다. 최초의 본격적인 문학관들의 협력망이라고 할 수 있는 <작가의 집 역사 기행루트>는 1988년 민간협회의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문화관광과 문학관광에 대한 수요가 날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 공동으로 대응하고 대중들에게 보다 나은 문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현재 여기에는 에밀 졸라의 집, 알렉산더 뒤마의 성, 플로베르의 집, 빅토르 위고의 저택 등 파리를 둘러싼 일 드 프랑스 지방과 이웃 노르망디 지방의 열 한 군데 작가의 집들이 참여여 공동의 홍보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새로이 생겨나고 있는 각종 문학관들의 결합체는 여기서 많은 것들을 배워오고 있다.
단순한 형태로서는 지방 자치단체들의 관광 사무소가 해마다 내놓는 문학관 방문 루트들이 있다. 지역관광에서 문학관이 차지할 수 있는 역할을 인식한 많은 지방자치단체의 관광사무소는 문학관광을 지역관광 루트에 포함시키고 있다. 이는 문학관의 상호 협력과는 무관하지만, 문학관이 독자적인 운영에서 벗어나서 다른 문화시설과의 협력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문학관 운영의 중요한 발전의 전기가 된다. 보다 복합적인 형태로서는 최근에 피카르디 지방에서 결성된 문학관의 망을 들 수 있다. 2001년부터 준비작업에 들어가 2004년 4월에 비로소 결실을 본 이 시도는 협회와 같은 별도의 조직을 설치하지는 않으면서도 문학관 내부에서 긴밀한 협력망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랑스 문학관 협회>가 프랑스 전역에 걸쳐 하고 있는 활동을 피카르디 지방에서 수행하겠다는 것이 의도이다. 따라서 그 활동도 공동 홍보나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교육 활동, 문화 활동 등으로 확대시키고 있다.



(4) 문학관과 박물관


문학관은 소장품의 수집과 전시라는 기존의 박물관과의 차별성 확립에 노력해야한다. 지방 자치제 실시이후 그리고 문화에 대한 관심과 욕구가 증가함에 따라 박물관, 미술관과 더불어 문학관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물론 문학관 또한 전시, 관람을 기본틀로 삼는다는 점에서 일종의 박물관이다. 하지만 그것은 관람객의 참여를 애초부터 배제하듯 철저한 보안장치 속에 갇힌 낡은 유물의 감상만을 허용하는 박물관이 아니다. 문학박물관은 그 소장품의 성격상 애초부터 대중의 참여를 기본 요소로 요구하는 박물관이다. 그런 점에서 문확관은 단순히 문화에 대한 ‘접촉’이 아니라 문화에 대한 ‘참여’를 그 태생의 조건으로 가지고 있는 문화기관이다.


프랑스가 앙드레 말로와 자크 랑이라는 두 사람의 문화부 장관을 통해 이룩한 예술과 문화 분야의 지방 분권화는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문화예술의 혜택을 누리게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었다. 아비뇽 축제나 안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처럼 대규모 문화축제를 지방의 소도시에서 열도록 한 것이나 대형 문화 시설의 신·증축을 통해 보다 많은 대중들이 전시장이나 박물관을 방문하게 만든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프랑스는 이렇게 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예술작품과 문화행사를 접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꾸준히 시행해 왔다. 우리가 지금까지 검토해 온󰡐���문학관󰡑���의 운영에 대한 관심은 프랑스가 줄기차게 시행해 온 문화의 민주화와 문화의 지방화 정책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문화의 민주화는 파리중심의 고급문화를 많은 지역과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에게로 확장시켜 나가려는 목적에서 시행되고 있다. 문화의 지방화 문화 민주화의 일환으로서 중앙집권적인 문화정책에서 탈피하여 각 지방으로 하여금 지역 실정에 맞는 문화행사를 개발함으로써 지역이미지의 확립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보자면 문학관의 설립과 운영은 문화의 지방화와 문화의 민주화라는 현대의 문화정책을 가장 잘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문학가와 그의 작품이 비록 물질적인 차원에서 문화유산으로 분류되기 힘든 측면이 있기는 해도 정신적인 차원에서 지역민들을 강하게 흡인할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 지역의 언어와 정서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어서, 지역 주민의 정서에 가장 잘 부합하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경우 모든 분야에서의 지방 분권화가 강력하게 추진되던 1980년대부터, 우리나라의 경우 지방자치제가 본격적으로 실시되던 1995년 이후 문학관의 설립과 관련된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어나게 되었던 것도 문학관이 지니고 있는 이러한 성격과 무관하지 않다.


우리나라에도 2004년 4월 현재 22개의 문학관이 문을 열었으며, 여러 곳의 문학관이 개관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그리고 2004년 4월 전국 18개 문학관 운영담당자들이 모여 <전국문학관협회>를 결성하여 상호협력 방안을 마련하기로 하고, 그 실태파악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런 사정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문학관은 아직 합당한 운영방안을 마련하고 있지 못하다. 우리가 프랑스에서의 문학관의 현황파악과 운영방안을 검토하고자 했던 것도 우리나라 문학관이 처해있는 이런 상황에 대한 인식에서 출발했다. 앞에서 확인한 대로 프랑스의 경우에도 우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프랑스의 경우에도 여전히 문학관 운영 모델 계발은 모색단계에 있다. 다만 프랑스의 경우 100년의 문학관 역사를 통해 다양한 경험을 축적했다. 현재 프랑스의 문학관들은 이러한 다양한 경험들을 하나로 묶으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학관에 대한 학문적 연구는 물론이려니와 문학관의 재정을 확충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직 문학박물관이 한 곳도 조성되지 않은 대전을 비롯하여 우리나라 문학박물관이 안고있는 공통의 문제점과 역할변화를 다음과 같이 전망해본다. 국내 22개 문학관에 대한 설문조사(11개소 회신)에서 운영비는 연간 3.000만원-2억원 사이로 대부분 인건비로 충당되고 인원충원과 자료수집비의 증가를 요구하고 있었으며 문학관 사?립주체는 시,군의 비율이 높았고 앞으로도 그러하리라는 전망이다. 문학관은 개설 초기부터 일정기간 소규모로 운영될 수 밖에 없다. 다양한 볼거리 제공, 편안하고 아늑한 공간의 느낌, 관심있는 분야와 작가를 접촉한다는 지적충족감, 단순한 시각적 기능을 넘어 직접 체험하고 창작 또는 연구-독서의욕을 느낄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서의 장점을 극대화 해야한다. 반면 문학관이 가지는 취약점은 1) 재정열악으로 재투지 여건이 열악하고 소장품 역시 일정ㄴ기간이 지나면 관람객들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다 2) 예산및 전문인력 부족으로 다양한 기획전시-행사가 어렵고 희귀한 자료의 지속적 수집이 용이치 않으며 관리 역시 쉽지않다 3) 보안시설, 소방시설 구비가 어렵고 소장자료 멸실-훼손이 우려된다 4) 규모의 영세성으로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고 홍보부족으로 일반인 방문의 원활화를 기하기 어려울 수 있다.



VII. 결론: 에코 뮤지엄으로서의 문학관


결론적으로 문학관은 주변지역의 다른 문화시설, 문화환경, 생활환경, 생태환경과의 연계 가능성을 궁국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 가령 ‘에코 뮤지엄’ 개념설정이 그것인데 에코 뮤지엄을 구성하는 주요요소는 지역-주민-환경 등의 단어로 요약이 가능하다. 지역이 중요한 것은 에코 뮤지엄이 기존 박물관과는 달리 모든 대상을 있는 그자리에 그 상태대로 보존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소장품이라는 말보다는 ‘대상’이라는 어휘가 사용된다. 주민은 에코 뮤지엄의 설립과 운영에 직접 참여하는 주체이다. 향토작가 문학관이 지역주민의 관심과 능동적 참여없이 생명력을 존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역문화 정체성과 나아가 정신세계 독창성을 현양하는 문학관이 에코 뮤지엄으로 자리매김하려면 지역주민의 참여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다. 환경은 그 지역의 자연적, 문화적, 사회적 환경을 모두 포함한다. 예를 들어 춘천의 경우 김유정 문학관과 연관하여 춘천, 인근지역의 문화시설, 자연환경, 문화행사 조사와 이들 간의 협력가능성이 검토될 수 있을 것이고 이효석 문학관이 있는 평창군의 자연환경과 효석문화마을의 개념접목은 에코 뮤지엄을 위한 중요한 작업의 일환이 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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