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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사정 회원들과 함께 시 공부를 하고 있는 박광배 시인. 서서 강의하는 사람이 박시인. | | |
그는 누구보다 정읍을 사랑한다. 그의 집 뒤에 서 있는, 이제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각시다리 옆 당산나무를 누구보다 귀히 여기고, 옛 소방서 옆 송시열 유허비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며, 한국적 페미니즘의 선구자였던 덕천 태생 강증산과 음(陰)개벽을 설파한다.
강증산과 음개벽, 그리고 ...
그의 꿈은 장명동 거리 한켠에 헌책방, 고서점을 내는 것이었다. 정읍의 전통과 문화를 고스란히 담아내어 젊은이들에게 전해주고 싶다고 했다. 옛날에는 정읍의 동헌이 있었다는, 지금도 향교가 있고 정겨운 옛 흙담과 몇 채 안 되지만 고옥들이 있어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 그는 장명동 일대를 문화의 거리를 만들고 싶어 했다. 고서점을 시작으로 화방과 작은 갤러리, 예술인들이 모여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작은 카페도 한번쯤 운영하고 싶어 했다.
"가을엔 장명동 거리예술제를 하면 어떨까." 막걸리 한잔 걸치면 그의 꿈은 부풀어 올라 그자리가 곧 축제의 자리가 되었다. 하기사 10여년전 그 거리에 산재한 화실과 사진관, 청년문화단체들이 모여 아주 작은 거리 축제를 열었다는 전설이 남아있긴 하다.
그는 정읍사람이 아니다
그는 정읍사람이 아니다.그의 본가는 대전, 처가집 동네가 정우이다.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정읍에 와 생활터전을 새로 잡고 돈벌이를 해야 했다. 시인의 마음을 전하고, 아이들에게 깊은 정신의 세계와 아름다움의 가치를 전하고 했지만, 남들은 그저 논술학원이라고 불렀다.
사람들은 그를 "박시인"이라고 부른다. 이름자는 "박광배"이지만, 모두는 그저 박시인이라고 불렀다. 시집을 낸 적은 없다. 하지만 그는 시를 좋아하고, 시를 써 함께 나누기도 하며, 술자리에서는 어김없이 애송시나 혹은 자작시를 낭송했다.
그는 한탄했다. 정읍 밖에서는 정읍의 우주적 가치, 역사문화적 가치를 너무너무 소중히 여기는데, 정읍에선 그저 여기저기 아무렇게나 흩어져 발로 차이는 신세가 되었다고 한숨 짓는다.
시인의 가슴에 새겨진 정읍
그는 지금 정읍을 떠 고향인 대전으로 가기 위해 짐을 싸고 있다. 정읍에 온지 3년만이다.
"정읍에 내려와서 쓴 시는 없습니까?" "겨우 한편 쓰고 말았습니다."
그가 정읍에 사는 동안 우의를 돈독히 했던 "문화를 사랑하는 정읍사람들(문사정)"에서 2003년도에 주최한 문화 축제에서 낭송한 시이다.
참으로 가슴 아픈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그가 정읍을 떠나면서 남긴 아픈 사랑의 이야기이다.
저 노인
아무렇게나 잘라낸 지팡이를 쥐고 등이 곱새마냥 굽은 노인이 연방 두리번거리며 승강구 손잡이를 잡고 섰다. 자리를 내어주자 "고맙소" 세월이 등걸 채 문드러진 소리다. 지팡이만큼이나 굵은 손마디가 천 원 짜리 지폐 한 장을 불안스레 쥐고 있다. 노인 거였다는 게 믿겨지지 않는 버스 가운데 놓인 고물 원동분무기를 사람들 도움 받아 겨우 들쳐 메고 불안불안 내린다.
마을로 난 기다란 길 어스름 속으로 비척비척 걷고 있는, 저 노인이 지고 가는 분무기의 터무니없는 무게를 나는 모른다. 다만 내 장인의 농협 빚과 객지 자식들 빚 보증과 감당할 수 없는 이자와 그에 따르는 남는 게 없는 일년 농사 그저 인생이 허무하다는 장인과 친구들의 전화통화 목소리만이 귀를 울릴 뿐. |
첫댓글 글쎄,먹고 산다는 것이 뭣인지~원...
떠나도 나는 떠나지 않았습니다. 요새는 문득 남쪽하늘을 바라 보곤 합니다. 내 기필코 다시 가리라. 가서 초강 막걸리 달고 살어야지. 아 먹고 싶다. 초강 막걸리, 내 처가집 막걸리, 세계 최고 막걸리,가서 장명동 뒷골목 막걸리가 마구 흐르는 명소로 만들어야지 세상 술꾼들이 한번은 거쳐가는 곳으로 만들어야지.
와서는 술타령에 세월가는 줄 모르게 만들어야지. 그래서 그 마누라들이 결국 이사오게 만들어야지. 먹고싶다 초강 막걸리 내 처갓집 막걸리, 술과 영감과 순결한 영혼이 하나 가득 흐르는 거리. 앗기고 지친 영혼들이 와서 충만해져 돌아가다 되와서 주저 앉고 마는 막걸리 거리, 어서와어서와 막거리 한잔 밥 한술 그득
그득 먹이고야 마는 막걸리 거리. 먹고 싶다 초강 막걸리 내 처갓집 막걸리 영혼을 푸근하게 풀어주는 초강 막걸리, 세계 최고 막걸리, 쓰다 보니 환장하겠네,,,,,,, 쓴 엉겅퀴 술이나 한잔 해야겠다.
^^~!ㅋㅋㅋㅋㅋㅋ 초강 막걸리 드실때 저도 불러 주셔요^^ 저도 초강하면 첫사랑이 자꾸만 떠 올라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