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릉도 개황 >>
위치: 동경 130도 54분, 북위 37도 29분, 경북 울진 죽변에서 130Km
면적:72.83 ㎢, (경북의 0.4%), 섬둘레 56.5Km
특색: 3無(도둑,공해,뱀), 5多(향나무,바람,미인,물,돌)
행정구역; 1읍2면
여객선: 포항, 묵호출발 매일 09:00 또는 10:00, 울릉출발 15:00(포항), 17:30(묵호)
사진을 시작하면서 2003년 교육중 방문했던 울릉도의 풍광들이 때때로 떠올랐고
"꼭 다시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던중
장마가 오락가락 하는 와중에도 불구 2박3일간(7.16-7.18)의 짬을 내어
7.16일 새벽 04:30 시청 앞에서 대아고속 버스에 올랐다.
묵호여객터미널 2층식당에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한 후 09:00 묵호를 출발 12:00경 도동항에 도착하니
우중충한 회색빛 하늘이 이번 사진여행을 망치지 않을까 걱정들게 하였으나
점심식사를 마치고 육로관광을 시작하려 부둣가 정류장에 나가니 하늘이 열리기 시작하고
이 번 사진여행이 좋을 것 같은 징조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가벼웠다.
14;00부터 25인승 버스에 올라 도동-사동-통구미-사자바위-투구봉-곰바위-태하성하신당-현포령--송곳봉-천부-나리분지를 왕복하는 육상관광을 시작하고
난 버스 좌측열 사진찍기 좋은 자리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는데 비취색 푸른 바다물 색이 탄성을 자아내게 하였다.
이 곳은 1차선 통구미터널로 신호등에 의해 차량이 교차운행하는데 울릉도 전체에서 유일하게 교통신호등이 있는 곳이라고 한다.
이 묘는 울릉도 전통 묘지로 바람이 많은 곳의 특징을 살려 바람의 영향을 덜 받도록 봉분이 뾰쪽하게 생긴 것이 특징이다.
사자바위, 남근바위, 곰바위,만물상 전망대를 거쳐 남쪽 해변을 따라 이어지는 순환도로를 계속 달려 성하신당을 구경하고 약수 한잔으로 목을 축인 후
현포령에 있는 전망대에 올라 현포항을 내려다 보는데 새털구름이 아름다운 맑은 하늘 그리고 그림같은 어촌의 풍경이 눈에 들어오고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아! 이 곳이 현포리구나...
세계 각 곳을 떠돌던 가수 이장희가 천국이라며 정착하여 더덕농사를 하고 있는 현포리가 이 곳이구나...
정말 아름다웠다. 이 곳에서 살고싶은 충동이 느껴졌다.
전망대에 올라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대학시절 즐겨불렀던 이장희의 "그건 너", "나 그대에게 모두드리리"를 조용히 불러 본다.
그리고 순탄치는 않았지만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고 있는 이장희의 삶이 부럽기도 하였다.
대마초사건에 휘말려 고생하던 시절 미국에서 우연히 서울고 2년 선배인 작가 최인호를 만나고 의기투합하여 자동차로 미국 대장정을 한 후
미국 서부의 광막함 반해 미국 거주를 결심, 미국에서 살았는데
그런 그가 6년 전 연고도 없는 울릉도에 들어와 더덕농사를 지으며 살고있다고 한다.
아마도 내가 보고있는 이런 풍광에 반해설 것이라 짐작해 본다.
최인호는 이장희와 함께 미국 전역을 돌아다닌 후 돌아와 이를 바탕으로 "깊고 푸른 밤"이란 소설을 썼고
이 작품으로 1982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했을 뿐 아니라
1985년 배창호 감독이 이 소설을 영화로 만들어 히트시킨 바 있다.
여행은 참으로 유익하고 즐거운 것이란 생각을 하면서
혼자서 하는 여행도 좋지만 좋은 친구와 의기투합하여 하는 장기간의 여행 또한 멋질 것이란 생각을 해 본다.
떠나고 싶지 않은 현포항을 뒤로 하고 송곳봉을 돌아 천부를 거쳐 나리분지로 향하는 험한 길은
울창한 나무 숲과 각종 산나물이 즐비하였고 트래킹을 하면서 찬찬히 살펴보며 사진을 찍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리분지는 분지답게 아늑하기는 했으나 사진의 소재는 별로 없는 것 같아
버스에 같이 탄 일행들과 식당 평상에 앉아 울릉도 더덕구이와 참나물전에 막걸리를 나눠마시며 여행의 피로를 풀었다.
나리분지를 구경하고 숙소가 있는 도동항으로 돌아오는 길에 들린 만물상 전망대에서 바라 본 역광의 바다는 참으로 아름다웠다.
일행중 한 부부의 뒷모습을 통해 바라 본 만물상 앞 바다는 여행의 아름다움을 일깨워 주었다.
도동항 인근 모텔에서 1박 후 일출을 보기위해 04:00에 일어나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도동항을 지나 행남등대 방향 좌측 해안산책로를 걸어 일출전망지역 까지 가는데
해안도로 직벽 위에서 비오듯 물이 떨어지고 대부분 암석의 강도가 떨어지는 현무암과 조면암인 직벽에서 돌이 떨어지지 않을까 마음을 조리면서
어두운 산책로를 오르내리는데 온몸에 땀이 흐른다.
40여분쯤 산책로를 빠른 걸음으로 가는데 멀리 붉은 하늘이 열리며 해가 머리를 들고 몇 분도 되지 않아 동그랗고 붉은 해가 힘차게 떠오른다.
망원랜즈를 휴대치 않아 17미리 랜즈로 이 장엄한 일출을 담아낼 수 없어 내 눈으로 보는 것 만으로 만족할 수 밖에 없었던 점이 아쉬었다.
일출을 보고 돌아오는 길
낙석에 대한 우려가 있어 시선이 자꾸 절벽 위로 향하는데
절벽 사이로 나리 몇 송이가 아름답게 피어있고 현무암 돌 사이에 잡초가 자라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렇게 척박한 곳에서 세찬 바닷바람을 맞으면서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질긴 생명력이 경이로웠다.
전남 보성이 고향이라는 숙소 식당아줌마가 끌여준 미역국에 산더덕과 명이나믈로 아침식사를 맛있게 한 후
섬을 한바퀴 도는 유람선 투어를 시작하니 갈매기 무리들이 뒤를 따른다.
우리나라 해안 유람선이 뜨는 곳은 다 그렇지만
이 곳 갈매기들도 하루 2번 유람선투어 여행객들이 던져주는 새우깡에 길들여져 야생성을 잃어가고 있다 한다.
유람선 투어는 검푸른 바다와 갈매기들과 관광객들이 벌이는 한 판 새우깡놀이를 즐길 수는 있으나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섬을 한 바퀴 돈다는 의미 외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유람선 투어를 끝내고 돌아와 울릉도 특산음식이라는 홍합밥(1만원)에 호박막걸리로 점심식사를 했는데
아침에 먹은 나물식사에 비해 가격은 더 비싸나 맞과 질은 더 떨어진다는 생각을 하며
관광 당국이나 관광지 상인 모두 우리나라 관광지의 특산품과 특산음식이 진정 특산이 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과 괌심을 갖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봤다.
점심식사 후 케이블카를 타고 독도전망대에 오를까 생각했으나 날씨가 별로인 것 같아 행선지를 고민타가
2003년 독도행 해경선을 탓던 저동항이 생각이 나 저동항으로 가니
많은 오징어 배가 출어하지 않고 정박해 있고 부두에 있는 생선파는 노점상에도 오징어 몇 마리 보이지 않는다.
저동항은 도동항과 달리 어선만 왕래하는 항구인데 어선의 출입이 거의 없이 쓸쓸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자연산 굴 5개를 1만원에 구입하여 소주를 마시며 상인 아주머니에게 물으니
7월에는 오징어가 통 잡히지 않고 날씨가 좋지 않아 배가 출어하지 않는 날이 많기 때문이란다.
소주 반병을 마시고 부두를 빠져나와 촛대바위 쪽으로 걸음을 옮기는데 공사중으로 촛대바위 접근이 불가하여
반대쪽 해안도로로 향하니 무지개다리라는 예쁜 다리가 나타나고 다리 너머 산 위에 행남등대가 보인다.
3일째 되는 날 늦잠을 자다가 숙소 식당아줌마가 "빨리 식사하지 않으면 아침식사는 없다"는 성화에 일어나 아침식사를 하고
성인봉 등산을 준비하는데 여행사로 부터 급한 전갈이 왔다.
오늘 아침 묵호에서 출발하는 배가 폭풍주의보로 뜨지 못해 오늘 묵호로 돌아 갈 수 없을 것이란다.
부랴부랴 성인봉 등산을 취소하고 부두에 있는 여행사로 찾아가 서울로 갈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묻자
묵호행 배는 뜨지 못하지만 포항행 배는 크기 때문에 폭풍주의보에도 불구 뜰 수 있을 지 모르니 예비좌석을 예약해 놓고 기다려 보란다.
여행사를 나와 부둣가로 나오니 회색 하늘과 바람과 파도가 을씨년스럽게 느껴진다.
부둣가 선착장의 밧줄 감는 쇠뭉치도 부둣가 인부들의 휴식 아닌 휴식도,
오징어잡이 배를 기다리는 부둣가 노점상 여인들도,
귀가치 못한다는 생각에 바다만 바라 보는 연인들의 모습도,
파도가 높아 비어있는 해안도로 낚시꾼의 의자도 모두 쓸쓸하고 외롭기만 하고
갈매기 마저도 사라질지도 모르는 새우깡을 걱정하고 있는 듯 하다
얼마 후 14:00 포항 가는 배가 뜬다는 소식이 있어 여객터미널에 들러 배표를 구하려 하니
이미 매진되었다며 울릉도 주민들에게만 잔여분 몇 장을 판매할 뿐 묵호발 배표를 구입했던 사람들에게는 표를 팔지 않는다.
여객터미널을 나와 숙소로 돌아오면서 성인봉 등산을 하고 배가 뜰 때 까지 기다릴 것인가 아니면 어떻게든 나갈 것인가 고민하다가
내일에도 묵호행 배가 뜰 수 있을 지 장담할 수 없다고 하니 어떻게든 나가야겠다는 생각에
여객터미널 소장을 찾아가 우여곡절 끝에 VIP실에 승선, 포항으로 출발하였다.
파고가 높아 배가 심하게 요동치고 배멀미로 고생하면서 평소 보다 1시간 30분 많은 4시간 30분만에 포항항에 도착,
인근 물회집에서 빈 속을 채우고 21:00 서울발 우등 속버스 표를 구입하고 인근 다방에서 출발시간을 기다리는데
울릉도 탈출의 힘든여정의 여파인지 눈꺼풀이 내려앉아 눈 뜰 수 없을 정도로 졸음이 몰려온다.
고속버스에 오르자 마자 잠에 빠졌다가 새벽 01:00가 조금 넘은 시간 강남터미널에 도착하여
택시를 타고 용인 집에 도착하니 02:00, 샤워를 하고 잠을 청해도 잠이 오지 않아
울릉도 여행가이드북을 뒤적이다 첫 페이지에 있는 유치환의 시 "울릉도"를 조용히 읽어 본다.
동쪽 먼 심해선(沈海線) 밖의
한 점 섬 울릉도로 갈거나
금수(錦繡)로 굽이쳐 내리던
장백(長白)의 맷부리 방을 뛰어
애달픈 국토의 막내
너의 호젓한 모습이 되었으리니,
창망(滄茫)한 물굽이에
금시에 지워질 듯 근심스레 떠 있기에
동해 쪽빛 바람에
항시 사념(사념)의 머리 곱게 씻기우고,
지나 새나 뭍으로 뭍으로만
향하는 그리운 마음에
쉴 새 없이 출렁이는 풍랑 따라
밀리어 오는 듯도 하건만
멀리 조국과 사직(社稷)의
어지러운 소식이 들려 올 적마다
어린 마음 미칠 수 없음이
아아, 이렇게도 간절함이여!
동쪽 먼 심해선 밖의
한 점 섬 울릉도로 갈거나.
첫댓글 여행기록과 사진 잘 감상했습니다. 성인봉 등반을 하지 못한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았지만 친구들과 함께 옛적을 이야기하며 보낸 시간이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군요. 모두 수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