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이 무너진다④] 생산현장 기피풍조 확산
실업高 학생 80% "공장 가기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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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선린인터넷고 3학년 학생들이 30일 대입시험에 대비한 특별수업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 실업계 고교생들이 진학 준비에 매달리면서 산업현장의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다./채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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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청파동에 위치한 실업계 선린인터넷 고등학교(옛 선린상고)를 찾았다. 방학 중이지만 3학년 학생 60여명은 대입수학능력시험 준비에 한창이었다. 방학을 이용한 산업 현장 실습은
이젠 옛말이다. 기업체 취업은 뒷전에 밀려났다. 대학 진학을 위해 학교에서 특별반을 편성할 만큼 인문계 고등학교와 다를 게 없었다.
화학공업·기계 등 6개학과를 갖춘 수원의 삼일공고도 마찬가지다.
올해 졸업한 509명중 취업생은 고작 86명뿐이었다. 졸업생의 83%인
423명이 대학 진학을 선택했다. 리강인 교장은 “3학년 뿐만 아니라
1~2학년 80%가 대학 입시에 매달린다”며 “산업체에 취업한 학생들도 한두달 다니다가는 사표를 내고 다시 입시에 매달린다”고 말했다.
제조업 현장에 인력을 공급해야 하는 기술계 고교들은 이미 제 역할을 못하는지 오래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300여개 업체에서 매년 ‘제발 학생을 보내달라’고 애원하지만, 정작 학생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리 교장은 “학생들이 ‘취직을 못해도 공장은 싫다’고 말할 때면 이러다 나라경제가 어떻게 될까 걱정이 앞선다”고 말한다.
◆ 취업 못해도 ‘기름밥’은 싫다
경기 안산시 중앙역 인근 유흥업소 거리에서 호객 행위를 하는
신모씨(20)는 “공장에서 일해본
친구들은 절대로 다시 돌아가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지방 공고 출신인 그는 고교 3학년 때, 안산 시화공단의 자동차 부품업체에 실습생으로 취직했다. 그러나 신씨는 실습기간 동안 20㎏이 넘는 자재나르기와 바닥청소를 해야 했다. 기계
근처에 갔다간 선배들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신 씨는 “3년동안 자격증 따느라 고생했는데, 한달에 100만원도 못받는데다 청소만 시켜서
미련 없이 그만뒀다”고 말했다.
인천 남동공단 내 헬스기구 제조업체인 YL산업은 두달째 직원 모집
공고를 내고 있지만 한명도 뽑지 못했다. 홈쇼핑업체에 물건을 납품하는 이 회사는 3~4월에 주문이 몰렸지만 인력난으로 납기에 물품을
대지못해 수천만원을 배상했다. 이국태 이사는 “젊은이들이 폼 나는
일자리만 찾다보니 중소기업 취직은 ‘실패한 인생’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오죽하면 젊은이들사이에 ‘피자 배달은 해도 중국집 배달은 안한다’는 말이 나오겠느냐”고 반문했다. 인력컨설팅업체인 IBK 송헌철 이사는 “대졸 인력들도 월급을 50만원만 받아도 좋으니까 여의도 빌딩에 있는 회사에만 취직시켜 달라는 구직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젊은이들이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젊은 인력이 중소제조업체를 기피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중소기업청이 최근 중소제조업체 893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낮은
임금’ 때문이라는 응답이 44.2%를 차지한다. 다음으로 ‘높은 작업강도’(36.3%), ‘열악한 작업환경’(25.2%), ‘빈약한 복리후생 취약’(23.1%) 등을 꼽았다. 취업을 준비중인 전상진(연세대 경영학과
4학년)씨는 “대부분의 기업이 중소기업 근무는 경력으로 쳐주지 않는다”며 “아무리 취업이 어렵더라도 비전없고 대우가 낮은 중소기업은 안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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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경기도 포천군에 위치한
세명가구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사무용 가구를 제작하고 있는 모습. 이 회사는 극심한 인력난 때문에 생산직 28명 중 17명을 외국인
근로자로 채웠다./조인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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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기업, 대졸자는 싫다
물론 눈 높이를 낮춰 중소기업을 찾는 대졸 인력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중소기업이 채용을 꺼린다.
작년 서울 도봉구청 환경미화원 선발엔 21명 모집에 162명의 지원자가 몰려 7.7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그중 전문대졸 이상이 12명이나
됐다. 현재 환경미화원을 선발중인 서울 중구청에도 31명 모집에 116명이 지원했고, 전문대졸 이상이 6명이나 된다. 중구청 관계자는 “3D직종이긴 해도 공무원대우를 받는 안정된 직장이기 때문에 대졸자
지원이 많다”고 말했다. 환경미화원의 경우, 초임이 월평균 200만원(수당 포함) 안팎이고, 정년도 보장받는다. 올봄 개장한 렉스필드 골프장의 경우, 캐디직 공모에 응시한 지원자 355명 가운데 86%가 전문대졸 이상이었다. 4년제 대졸자가 122명(34%)이었고, 외국 유학생 출신도 21명이나 됐다.
광학기기를 생산하는 중소업체 토펙스의 안영식 총무부장은 “작년
말에 운전기사 1명 뽑는데 대학원 출신까지 지원했었다”며 “대졸
출신은 잠시 머물다 떠나기 일쑤고 고졸 출신 직원들과 화합이 되지
않아 회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 프리터족과 캥거루족을 아시나요
제조업 현장을 기피하는 젊은 인력들이 차라리 직장 찾기를 포기하는
경우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특히 대졸 이상의 고급인력 중에는 아르바이트로 먹고사는 프리터족(Free+Arbeiter)까지 등장하고 있다. S대학 물리학과를 졸업한 강모(28·여)씨는 3년동안 100여곳의 기업에
원서를 냈지만 떨어지자 작년부터는 출장강의로 컴퓨터를 가르치는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하고 있다.
부모에 기대어 직장 찾기는 포기하는 ‘캥거루족’도 생겨났다. 집안
사정이 넉넉한 김모(27·여·S여대졸)씨는 연봉 2000만원을 주지 않는 직장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김씨는 “다른 친구들은 이름만 대면 아는 회사에 다니는데 나만 중소기업 다닌다면 창피하다”고 말했다.
노동연구원 정인수 부원장은 “대기업과의 임금격차가 크지 않는 중견기업을 육성하고, 정부가 직업학교를 운영해 직접 젊은 기술인력을
양성, 취업까지 시키는 시스템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산업부 김영수차장대우·윤정호·김희섭·김종호·장일현·이인열·황대진기자)
입력 : 2003.07.30 18:32 15' / 수정 : 2003.07.31 10:13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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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정(sky11090) |
등록일 : 07/31/2003
03:24:26 |
추천수 : 2 |
잘한다 이게 다 사회가 이런풍토를 만들었다 사농공상 뿌리깊은 양반근성덕분이다 제일 쳐주는게 양복입고 거들먹거리는 정치인 공무원 이런사람들이 저보다 아래면 인간으로 안 쳐주는풍토인데 이런풍조를 탓한들 무슨
소용있나 3D를 제일 돈많이주고 육체노동자에게 돈많이주고 양복쟁이한테 돈적게주면 다해결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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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중(comnari) |
등록일 : 07/31/2003
00:41:45 |
추천수 : 2 |
그러나 더욱 배우고 싶고 더욱 자신의 진로에 대해 희망을 같고 생활하는
그들에게 산업현장의 인력란이 심화된다고 하는 것은 너무한 비약입니다.그럼 그들에게는 사회적 계층향상을 무시하는 처사가 아닌가요.실업고에
현재 있는 학생들도 젊음의 열정을 가지고 있습니다.그런 한 문장에 의하여 실업고 학생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가하지 말길 바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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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동식(jds7715) |
등록일 : 07/31/2003
06:04:32 |
추천수 : 1 |
세상물정 모르는 소리...오래 일해봐라 등따시고 배부른곳이 공장의 생산직이다. 사무직 말이 좋아서 그렇지...물론 좋은 기회가 있을수도 있지만
격무에 스트레스 등등 감안하면 생산직이 휠씬 좋다는 사실을 먼세월이 흐른뒤에 알수가 있을거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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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중(comnari) |
등록일 : 07/31/2003
00:36:27 |
추천수 : 1 |
그런 말씀하지 마십시오. 꼭 실업계 고교생들은 산업현장으로 진출하여야
합니까? 그들은 중학교에서는 열등 하여지만(아니 공부에 희 미를 느끼지
못하여) 실업계 고교에 진학하였지만 인문고교의 최하위 학생들 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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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현(belt21) |
등록일 : 07/31/2003
10:34:35 |
추천수 : 0 |
아이고...이러다 온나라가 걸뱅이 되지...더운밥 찬밥이 어딨다고 가리고들
앉었어!!!우리는 배곯고 주어 터지면서 군대생활 했잖소...왜들 다 벌써 잊어 버렸나...배부른 소리들 하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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