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신도시 센트럴파크를 처음 찾은 사람들은 흔히 첫마디가 이렇다. “여기 우리나라 맞나요?” 단언컨대 맞다.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 올라간 고층 빌딩들, 다양한 디자인의 호텔들, 시원하게 물살을 가르는 보트와 카누, 유유자적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 여기는 미국 뉴욕이 아니라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동, 송도국제도시 한복판이다. 밤이 되면 은하수 같은 화려한 야경에 감탄하며 새삼 묻는다. “여기가 홍콩이야, 싱가포르야?” 놀라지 마시라. 여기는 당연히 송도 센트럴파크다.
송도 센트럴파크의 야경
도시 여행의 두 가지 즐거움이 있는 곳
도시를 찾는 여행객들은 어떤 곳을 좋아할까? 우선 떠오르는 테마가 골목길 여행이다. 도시화가 빨라질수록 사람들은 추억을 찾기 위해 골목길로 빨려들어간다. 서울의 북촌, 서촌, 삼청동 등이 그렇다. 오래되고 낡은 골목길의 아기자기한 소품가게와 카페 등을 기웃거리다 보면 현지 주민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아날로그적 감성이 아직 남아 있는 예쁜 골목길을 걸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다음으로는 공원 여행을 들 수 있다. 특히 도심의 공원은 지친 몸에 청량한 기운을 불어넣는다. 아이스커피 한 잔을 들고 큰 나무 그늘에 앉아 공원 구석구석을 돌아본다. 그네를 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유모차를 밀고 가는 젊은 엄마들의 수다, 팔각정에 앉아서 세월의 흐름을 부채질하는 노인들, 도시락을 나눠먹는 직장인들…. 바쁘게 도시를 누비다가도 문득 가족이 그립거나 피로가 쌓일 때면 공원만큼 좋은 데가 없다. 나무, 꽃, 풀밭 등 공원에는 외로움이라는 병에 잘 듣는 치유제가 풍부하다.
거기에 도시 여행의 또 다른 테마를 고른다면 건축물 여행도 좋다. 역사적 건축물은 물론이고 현대 건축물도 대상이 된다. 제각각 다른 형상의 건축물을 찾아다니면서 ‘나라면 어떻게 설계했을까’, ‘이 건물은 왜 이렇게 지었을까’ 하고 자문해보거나 스토리를 되새기는 것도 재미난 일이다. 요즘 고층 건물에는 전망대를 설치한 곳이 많아서 여행객들에게 조망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송도 센트럴파크는 앞서 말한 도시 여행의 세 가지 테마 중 두 가지를 충족시킨다. 야경도 백만 불짜리이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G타워 33층에서 바라본 센트럴파크 전경 해질 무렵 선셋카페 3층에서 본 해수로 풍경
부담없이 감상하는 백만 불짜리 야경
외국에서는 야경도 관광 명물 중 하나로 적극 홍보한다. 일본의 경우 2012년 ‘일반사단법인 야경관광컨벤션뷰로’가 전국의 야경감상사 3,500여 명으로부터 ‘세계 신3대 야경’을 추천받아 모나코, 홍콩과 함께 나가사키가 선정되었다고 발표했다. 이후 나가사키 시는 자신들의 관광자원을 자랑할 때 야경을 절대 빼놓지 않는다.
송도 센트럴파크의 야경은 어떨까? 스케일은 나가사키나 홍콩에 못 미치지만 아름다움만큼은 뒤지지 않는다. 야경을 보려고 일부러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되고, 전망 레스토랑에 들어가지 않아도 되니, 주머니 가벼운 여행자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저 지하철 타고 휘리릭 갔다가 해가 질 때를 기다려 선셋카페 전망대나 공원 벤치에 앉아 사방으로 시선을 두면 눈길 닿는 곳마다 백만 불짜리 야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송도 센트럴파크는 면적이 약 41만 ㎡에 이른다. 남동쪽에서 서북 방향으로 보면 직사각형 모양으로 길쭉하다. 서쪽 끝은 강아지의 입처럼 인천아트센터 건물을 향해 삐쭉 튀어나갔다. 국내 최고층 빌딩인 동북아무역센터와 가까운 선셋전망대 겸 이스트보트하우스에서 반대편 웨스트보트하우스까지 해수로의 길이가 1.8km나 된다. 해수로 양옆으로 곡선 산책로를 조성해 송도 센트럴파크를 왕복으로 걷는다면 4km는 족히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인천종합관광안내소 외관 [왼쪽/오른쪽]컴팩스마트시티·인천광역시립박물관 외관 / 컴팩스마트시티의 쉼터인 카페 ‘봄날’
밤낮이 다른 센트럴파크의 풍경을 비교하는 재미
야경 감상이 목적이라고 해서 반드시 밤에 찾아갈 필요는 없다. 낮의 아름다움을 보고 나서 밤 풍경과 비교해보는 것이 현명하다. 일단 한낮에 센트럴파크를 찾아간다면 인천지하철 1호선 센트럴파크역을 출발지로 삼으면 된다. 4번 출구로 나가면 인천종합관광안내소, 컴팩스마트시티·인천광역시립박물관, 복합문화공간 트라이볼, 전망대가 있는 G타워, 한옥마을 등으로 접근하기가 편하다.
먼저 인천종합관광안내소부터 들어가보자. 실내에는 인천경제자유구역 등 인천 지역 입주 기업들이 생산한 우수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인천 관광안내 팸플릿, 인천경제자유구역 관광 가이드북 등 다양한 자료를 챙겨가기도 좋다.
안내소 바로 옆은 컴팩스마트시티·인천광역시립박물관으로 인천의 어제와 오늘, 미래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송도·영종·청라지구를 비롯해 강화도·석모도·교동도 모형, 인천국제공항과 영종도 모형, 인천시 전체 모형 등은 시간을 들여서 둘러봐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3층 영상관에서는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영화를 상영하는 ‘컴팩토요시네마’를 진행한다. 1층에 카페 ‘봄날’이 자리해서 쉬어가기에 알맞다.
[왼쪽/오른쪽]송도국제도시를 중심으로 한 주변 모형 / 석모도와 강화도 모형 [왼쪽/오른쪽]호텔, 음식점, 커피숍 등이 들어선 한옥마을 / 해수로를 오가는 수상택시
이제 센트럴파크의 전경을 감상하러 송도의 랜드마크 빌딩 가운데 하나인 G타워로 이동한다. 이 빌딩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청사이자 유엔 산하 국제기구인 녹색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이 입주한 건물로 33층이 전망대로 활용되고 있다. 이 전망대는 무료로 운영되니 결코 지나칠 수 없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33층 전망대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인천대교가 시야에 들어온다. 여기서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진행하면서 하나하나 이름을 불러본다. 유리창 밑에 주요 랜드마크의 사진과 이름을 붙여놓아 찾아보는 즐거움이 있다. 영종도, 인천대교 전망대, 인천아트센터, 포스코건설 사옥, 송도센트럴파크호텔, 오라카이송도파크호텔, 한옥마을, 센트럴공원, 동북아무역타워 그리고 고층 아파트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최고의 명당은 해수로가 한가운데로 보이는 창문 앞이다. 고층 건물들 가운데에 녹색 공원과 해수로가 펼쳐져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수상택시가 물살을 가르며 오가는 모습도 시원하다. 저 고층 아파트 단지에 탤런트 송일국 씨와 그의 세쌍둥이가 살고 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는 ‘삼둥이’ 덕에 송도 센트럴파크도 덩달아 유명해졌다. 방송에 자주 등장하다 보니 이제 주말이면 인도와 가까운 차선 하나가 주차장으로 변해버릴 정도다.
[왼쪽/오른쪽]한옥마을 식당 / 보트, 카누, 카약 등이 어울린 해수로 석양 무렵의 해수로
선셋카페 전망데크에서 야경 감상
G타워 전망대에서 전경을 감상했으니 이제 야경을 감상할 차례다. 공원을 가로질러 이스트보트하우스가 있는 동남쪽의 선셋카페로 이동한다. 1층은 카누·카약·보트 선착장, 2층은 푸드카페, 3층은 전망데크로 구성됐다.
해가 서서히 내려앉자 카누, 카약, 보트를 타던 사람들이 하나둘 석양빛을 받으며 돌아온다. 만선을 이룬 어부들처럼 행복으로 하루를 가득 채우고 집으로 돌아오는 모습이다. 만찬을 위해 예약을 마친 가족들은 한옥마을 식당이나 길 건너편 NC큐브의 식당들을 찾아가고, 시간이 없는 연인들은 푸드코트에도 대만족이다.
공원 위 하늘이 어두워질수록 지상의 건물들은 아름답게 반짝이기 시작한다. 상업용 빌딩들이 조명을 밝히는 것은 당연하고, 고층 아파트들도 옥상에서 조명 쇼를 펼친다. 초저녁 별빛과 인천국제공항을 오가는 비행기 불빛이 더해져 여행자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그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불빛은 아파트 창문에서 흘러나와 해수로 수면을 반짝반짝 물들이는 불빛들이다. 그 빛들의 잔치에는 가족들의 행복과 웃음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G타워 앞에서 본 공원의 야경 [왼쪽/오른쪽]NC큐브 상가 입구 / NC큐브 분수대 앞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