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생을 위한 현대시 명강의
[시를 잊은 그대에게]는 공대생들이 각종 스펙 쌓기와 취업에만 몰두하느라 마음마저 가난해져 있는데 시 읽는 즐거움을 돌려 주고자 했던 정재찬 교수의 문화 혼융의 시 읽기 강의는 매 강의마다 학생들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한양대 최고의 교양강의로 선정되었다. 이 책에서 46편의 시는 우리가 읽어보았던 친숙한 작품들이다. "눈은 살아 있다"에 눈은 순수의 상징이라고 하고 신경림의 [갈대], 윤동주의 [별 헤는 밤],김춘수의 [꽃] 등은 교과서에서 읽던 그러나 지금까지도 한국 최고로 손꼽히는 시들을 동시대에인의 삶 속에서 각종 영화와 소설, 유행가와 가곡, 다양한 문화콘텐츠들이 동원되었다.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왜 모르겠는가! [가난한 사랑노래p25]
김소월의 아버지는 아버지이지만 부모가 될 수 없었던 이를 아버지로 두었던 소월의 상처를 아프게 봐 주고, 시를 통해 공감하며 들어 주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 아닌가? [아버지의 이름으로 중에서 p201]
눈의 가치를 새삼 느끼게 해주는 시 눈은 살아 있다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마당 위에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는 대목에서 우리는 젊은 시인임을 알 수 있다. 로커처럼 젊은 시인은 젊은 이 다워야 하는 것이다. 진정한 의미의 자유를 위해서는 진정한 문학을 위해 시인은 기성문화에 저항한 로커들처럼 근대화에 반기를 든 히피들처럼 , 침뱉는 용기와 행위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깨끗한 기침, 순수한 가래 중에서 p291~295]
이 책은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속 키팅 교수가 그랬듯이 울고웃고 울분을 토로하며 시와 아름다움과 낭만과 사랑을 이야기한다. 가슴을 찌르는 듯 날카롭고 풍부한 글 솜씨는 강연과는 또 다른 마력을 지니고 있다. 이 독창적인 해석과 공유하는 이책은 언젠가 뜬금없이 눈물짓던 그러나 감정의 사치라며 애써 시 읽기의 즐거움을 외면했던 그 누구라도 다시 시집을 손에 쥐도록 만드는 것 같다.